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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창업뉴스 [성공사례]

칼국수로 연매출 10억, 요알못 40대의 식당창업 성공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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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9,005 등록일등록일: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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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박기대 씨(49)는 부친에게 각자 2억원씩 투자해서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고깃집 브랜드 ‘새마을 식당’을 창업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적성에 맞지 않아 대기업을 그만둔 후 스포츠신발 대리점을 창업했었다. 그러다가 대리점 사업도 접고 무역업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환율이 급등하자 그 사업도 정리한 후였다. 


아버지의 반응은 냉담했다. 음식 간도 못보는 놈이 무슨 음식 장사냐는 것이었다. 창업 보다 아버지에게 신뢰를 받지 못했다는 게 더 아팠다. 가족을 두고 혼자 스페인 산티에고 순례길을 떠났다. 


혼자 긴 순례길을 다녀온 후 박기대씨는 밀면전문점을 창업하기로 결심하고  1년 반 동안 부산 지역 밀면 음식점을 전전하며 일을 하고 배웠다. 월급 130만원 남짓 받으면서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한달에 두 번밖에 못쉬는 날이 계속됐다. 그렇게 배워서 시작한 창업.


지금 박기대 사장은 하루 10~11회전을 하는 칼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 1억원을 기부해 고액기부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음식 간도 못맞추던 요알못 남성이 음식장사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밀면식당 다니며 음식 기술을 배우다

박기대 사장의 첫 직장은 삼성전기였다. 자동차 품질관리부에서 일했다. 그러다가 자동차 사업이 르노삼성으로 넘어가면서 부서가 바뀌었는데 전자부품관련 업무는 적성에 맞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다음에 한 사업은 유명스포츠 브랜드 대리점이었다. 그 사업은 겉으로는 깔끔하고 폼이 났지만 속으로는 힘들었다 


대리점 사장이 열심히 물건을 파니까 본사 직원들도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건데 패션 및 신발은 시즌 상품이다보니 시즌마다 공급 물량을 가지고 본사 직원들이 장난을 쳤다. 본사 직원 접대를 잘해야 좋은 물건을 풍부하게 받아서 시즌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박기대 사장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가 대박이 난 적도 있지만 본사 직원들의 갑질에 마음은 곪았다.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더 이상 접대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그 사업을 그만두고 무역업을 시작했는데 환률 급등으로 그마저 그만두게 됐다. 


외식업을 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은 유명브랜드 대리점처럼 본사에 얽애여 갑질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당은 자기만 열심히 하면 자율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을 것같았다. 


그래서 부친에게 각각 2억씩 투자해서 당시 뜨고 있는 브랜드인 새마을식당을 창업하자고 제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눈에는 대기업 박차고 나와 제대로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아들이 믿음직스럽지 않아 보였다. 


아버지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 박기대씨는 아내와 자녀를 두고 홀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다. 그 순례길에서 다시 도전할 힘을 얻고 밑바닥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밀면식당을 전전하며 1년 6개월간 월급 120만원, 130만원에 하루 12시간 28일 근무를 했다. 당시는 노동법 개념이 없어서 식당 종사자들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지만, 몸이 젋었고 각오가 단단했기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 그렇게 음식장사를 배운 뒤 2010년말 부산 범일동에 밀면전문점 ‘조방밀면’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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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매출 8,9천만원하는 식당을 접은 이유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밑바닥부터 배운 덕에 창업 후 장사는 순조로웠다. 한 그릇 3500원짜리 밀면을 하루 100만원씩 팔았다. 밀면집은 한 여름 반짝 장사다. 제철에 번 돈으로 1년을 먹고 산다. 부산의 소문난 밀면집 중에는 시즌 기간 중 하루 매출액만 3000만원인 곳도 있다. 


매장이 있는 부산진 시장은 1평, 1평반에 상인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면 2~3명씩 모여서 점심 배달을 시킨다. 정말 장사가 잘됐다. 


문제는 계절 편차였다. 밀면은 여름 음식이다. 3월부터 9월까지만 장사가 잘 됐다. 첫 해 7월과 8월의 매출이 8천~9천만원대였다. 하지만 그 해 장사는 그걸로 끝이라고 보면 됐다. 겨울에는 개점휴업이었기 때문이었다.  


직원 구하기도 힘들었다. 요즘에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도 많이 일하지만, 당시에는 종일 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힘들었다. 점심 장사 위주로 여름에만 장사가 잘 되는 가게인데 종일 일하는 직원을 데리고 있으려니 인건비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박 사장은 고민 끝에 겨울 메뉴를 보완하기 위해 칼국수를 개발해 내놓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조방밀면를 오픈한 후 계절별로 매출 편차가 큰 데도 2년차에 연매출이 4억 원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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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접고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다

조방밀면은 배달 매출이 절반 이상이었다. 그래서 배달 직원을 세 명씩 뒀다. 처음에는 별 탈없이 잘 운영 됐는데, 1년이 지나자 배달 직원들이 한꺼번에 그만둬버렸다.


당시 박 사장은 유압식 제면기로 면을 뽑았었다. 유압으로 눌리면 그 힘에 의해 면이 쭉 내려와서 그게 솥에서 삶아지는 것인데, 중간에 면을 인분씩 끊어줘야한다. 그 작업을 하려면 손에 감각이 있어야 한다. 기술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그래서 배달을 직접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배달 직원들이 한꺼번에 그만두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직장에 다니던 부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에 나왔다. 면 뽑는 기술을 부인에게 배우게 한 뒤 박 사장이 직접 배달을 나가기 시작했다.


3500원짜리 음식을 배달로만 하루 100만원씩 팔다보니 배달이 너무 위험하고 힘들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도 많아서 영업이 끝나면 파김치가 됐다. 그렇게 조방밀면을 4년 가까이 하다보니 돈은 벌렸지만 심신이 지쳤다. 쉬고 싶었다. 결국 2014년 7월에 가게를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다시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부산 맛집으로 선정되다

박 사장은 가족들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하고 대화를 나웠다. 결론은 조금 느리게 가자는 것이었다. 적게 벌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메뉴를 정해 다시 장사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칼국수였고, 2014년 12월에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해물왕창칼국수’를 오픈했다.


총투자비는 6천만원. 매장 규모만 30평대이고, 뒤쪽에 냉동냉장 창고 공간이 있다. 테이블은 11개다. 2014년 당시 보증금은 1200만원, 월세 13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월세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매장은 2개 지하철역 중간 지점으로 주변에 공장이 많다. 상권도 별로 좋지 않고 인테리어를 직접 하는 등 적은 자본을 투자해 소박하게 시작한 것은 좀 천천히 가고 싶어서 였다. 밀면전문점 운영할 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 때문이다. 


그래서 애초에 큰 매출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매출은 꾸준히 올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고생해서 만드는 맛있는 칼국수를 더 많은 사람들이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다. 


해물왕창칼국수에 대한 장점과 매력을 A4 용지 열장 분량으로 글을 써 지역신문 음식 담당 기자에게 메일로 보냈다. 진심이 통했는지 기자에게 연락이 왔다. 현장을 방문한 기자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재료, 맛을 좋게 평가해서 얼마 뒤 ‘부산 10대 맛집’중 한 곳으로 소개를 했다. 그때가 2015년이었다. 


한 번 부산 맛집으로 알려지자 여러 방송국에서도 연락이 왔다. 당시 하루 매출은 80만원대였는데 그런 일이 있은 후 매출액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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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5시간 투자해 매장에서 직접 제면

하지만 아무리 미디어에서 유명해져도 경쟁력이 없으면 반짝 하고 끝난다. 지역신문에 소개된 후 7년이 지났는데도 코로나 영향도 거의 없이 연간 1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나름대로의 경쟁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때보다 매출액이 훨씬 더 많이 올랐다. 그 비결이 뭘까?


첫째, ‘신선한 식재료 사용과 맛의 업그레이드’에 있다.
 

해물왕창칼국수는 최고급 제면용 밀가루를 사용해 물과 소금으로만 직접 반죽하여 2차까지 숙성시켜 만든다. 반죽은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매일 매일 반죽한다. 제면은 박 사장이 직접한다. 전날 미리 만들어서 2도씨 정도에서 저온 숙성을 시킨다. 제면을 위해 하루에 4~5시간 정도 투자를 한다. 


해물칼국수의 맛은 해물의 질과 양에 좌우된다. 바지락과 동죽 등의 조개류는 전북 고창에서 가져온다. 바지락은 해감 상태가 중요한데 거래처에서 거의 완벽에 가깝게 해감해서 보내준다. 오징어나 새우 등의 냉동해물은 박 사장이 직접 대량으로 사와서 냉동창고에 보관한 뒤 사용한다.


해물왕창칼국수의 메뉴는 8년 전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맛은 조금씩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칼국수 면발도 손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변화를 줬고, 김치 같은 경우도 고춧가루나 액젓 등에서 디테일한 변화를 주면서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밀면의 고기 고명을 육전으로 바꾼 것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고기고명을 먹지 않고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속상해 하던 중 고소함과 고기맛을 함께 즐길수 있는 육전으로 변경했다. 육전은 사이드 메뉴로도 함께 판매하고 있는데 인기가 높다. 조금씩 맛에 변화를 주지만 기본적인 맛은 건드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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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메뉴 구성

두 번째 비결은 ‘메뉴 구성’에 있다.


칼국수와 밀면은 점심 장사는 잘 되는데 저녁 매출은 떨어진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저녁에 식사와 함께 간단히 술 한잔 할 수 있는 메뉴인 파전과 육전을 개발한 것이다. 파전과 육전이 있으니까 비 오는 날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는다. 대표메뉴인 해물왕창칼국수는 전골형 칼국수인데 저녁 매출로도 좋고 술 안주로도 인기다. 


시즌을 반영한 메뉴 전략도 성공 요인 중 하나이다. 겨울에는 밀면이, 여름에는 칼국수가 잘 안팔리기 때문에 시즌메뉴로만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찾는 손님도 적은데 식재료를 준비하면 일하는 사람도 힘들고, 식재료 로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물왕창칼국수는 일년내내 칼국수와 밀면을 판다. 메뉴를 없애지 않고 꾸준히 유지하면 어느 시점에는 계절과 무관하게 메뉴가 정착을 한다. 그렇게 되면 더운 여름에도 칼국수가 잘 팔리고 추운 겨울에도 시원한 밀면이 잘 팔린다. 계절을 넘어선 판매 효과가 나타난다. 


이렇게 시간과 계절적인 리스크를 서로 상호 보완한 메뉴 전략 덕분에 일년 내내 매출에 큰 차이가 없다. 


해물왕창칼국수집은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층이 방문한다. 고객층이 넓은 것도 매출에 도움이 되는 요소다. 


세 번째 현실을 반영한 가격 전략과 적성 수익률의 유지다. 


현재 가격은 해물왕창칼국수가 1만원, 해물듬뿍칼국수 6천원, 육전밀면 7천원, 해물왕창파전 1만2천원, 반판육전 9천원, 만두 6천원이다. 


박 사장은 장사를 하면서 두 번 가격을 올렸다. 고객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쨌든 사업이므로 적정 수익성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

 

장사를 시작할 때 해물듬뿍 칼국수는 한 그릇 4000원이었으나 현재는 6000원이다. 해물왕창칼국수는 8000원에서 10000만원으로 올랐다. 밀면은 5000원이었으나 7000원이다. 현재 원가율은 35% 선이다. 배달 가격은 매장 판매 가격보다 1000원을 더 비싸게 받는다. 이또한 적정한 영업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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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식재료를 대량구매해 원가를 낮추다

네 번째 비결은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다. 


칼국수는 가격이 저렴하다. 그래서 똑같은 수의 손님을 받아도 다른 식당보다 매출이 높지 않다. 때문에 박 사장은 최대한 원가를 낮추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가장 신경쓰는 것은 제철 구매와 대량 구매로 구매 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해물왕창칼국구의 매장 뒤편에는 냉동창고가 5평규모, 냉장창고가 2평 규모로 있다. 


이 냉동냉장 창고를 활용해 제철에 해산물 등 산지 거래처에서 신선한 원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낮춘다. 칼국수면도 직접 제면하는 것도 힘은 들지만 원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합리적인 루트를 통해 물류를 최대한 저렴하게 받으려고 공산품들도 대량 구매하는 게 많다. 야채는 박 사장이 직접 일주일에 두 세번 새벽 시장에 가서 사온다. 무거운 것만 배달을 시킨다. 대량 구매를 하는 것은 업체에 대한 배려의 마음도 담겨있다. 소량 배송을 위해 수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재료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오징어의 몸통은 칼국수에 쓰고 나머지 다리 부분은 파전에 넣고, 대파의 뿌리나 양파의 껍질도 그냥 버리지 않고 육수에 넣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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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매출 8천만원 주방 인력이 2.5명?

다섯 번째 비결은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칼국수는 식사와 간식이 모두 가능해 하루 종일 꾸준히 손님이 들어온다. 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적은 시간이 있다. 이 시간대에 쉬지 않고 재료를 준비해둔다. 육수를 미리 끓여서 얼려두고, 김치 등에 들어가는 생고추도 시간날 때 찧어서 얼려뒀다가 요리를 할 때 양념과 함께 무친다. 만두피도 안바쁠 때 직접 만들어서 미리 얼려두면 필요할 때 바로 해동해서 사용하면 된다. 


월 매출이 8천만원대인에 주방에 2.5명이 일한다. 앞주방에 1.5명, 뒷주방에 1명이 일한다. 뒷주방에서는 계속 재료를 손질하고 다듬고 앞주방은 요리를 한다. 칼국수도 제물국수, 건진국수 두 가지 방법을 다 사용해서 맛을 개선하고 조리를 효율적으로 한다. 맹물에 미리 삻아서 면이 삶기기 3분전에 건져낸 후 육수에 넣고 3분 정도 더 끓인다. 이렇게 하면 국수의 맛을 텁텁하게 하는 전분은 다 씻겨나가고 육수의 간이 면에 배어서 칼국수가 더 맛있어진다. 


한식당 운영이 힘든 이유는 복잡한 재료 손질 때문이다. 하지만 덜 바쁠 때 미리 작업을 해두고 보통때도 주방을 이 중으로 분리한 게 인력 효율을 높이는 비결 중 하나이다. 


여섯 번째 비결은 ‘높은 회전율’이다. 


칼국수나 밀면은 간식과 주식으로 모두 가능하다. 식사 시간이 20, 30분이면 충분하다. 해물왕창칼국수는 탕이지만 40분이면 식사가 끝난다. 그래서 회전율이 빠르다. 이 것이 높은 매출의 이유 중 하나이다. 또 육전과 수제만두를 함께 함께 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객단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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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시스템의 개선으로 직원들 업무만족도도 올라

일곱 번째 비결은 ‘직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에 있다.


회전율이 높은 것은 매출을 올리는 비결 중 하나지만 직원들이 근무하기 좋은 여건은 아니다. 매장에 테이블이 15~17개만 되어도 테이블 순환이 원활하다. 하지만 해물왕창칼국수집은 테이블이 11개밖에 안된다. 한번에 손님이 몰렸다 빠져나가는 게 반복되는 데 이렇게 되면 직원들의 일이 힘들어진다. 


한 테이블씩 차근 차근 손님이 들어오면 순서대로 고객을 맞으면 되는데 한 번에 여러 테이블에 서빙을 하고 조리를 하는 건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매출이 높다보니 손님이 적을 때는 재료 준비, 테이블 치우기 등이 계속된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잘 해주려고 애쓴다. 


박 사장의 가게에는 정직원 4명이 일한다. 부산 범일동 조방밀면을 운영할 때부터 함께 일한 직원은 10년이 다 돼 간다.  그 사이 월세를 전세로, 전세에서 내집마련까지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함께 일하고 있다. 


8년 전에 비해 매장 근무환경도 많이 좋아졌다. 수천 만원을 들여 구입한 새로운 제면기로 짧은 시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해 조리가 간편해지고 조리 시스템이 개선됐다. 국수 뽑는 것도 써는 것도 기계로 하니까 좀 더 수월해진 것이다. 근무시간도 초창기에는 12시간 근무였는데 현재는 9시간 반 정도 일한다.


박 사장의 가게는 하루 300~350명의 손님이 방문한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다. 박 사장은 매장 근무 환경의 개선과 적절한 보상으로 만족도를 높이려고 노력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근무 경력 2년차가 되면 해외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여행 대신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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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을 기부한 이유

여덟 번째 비결은 ‘감사하고 나누는 마음’이다.


박 사장은 2016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 5년 간 1억 원을 기부하는 부산지역 133번째 아너소사이어티(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이 됐다. 박 사장은 2020년에 기부를 완료한 상태다. 


선뜻 기부를 하게 된 것은 어느 날 문득 ‘장사가 잘 되는 게 나만의 진정한 능력일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날 생각을 해봤는데 내 능력만은 아니란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가게를 방문해서 먹는 손님이 없다면 매출은 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사회에 보답을 할까 생각하다가 기부를 결심했다.


기부 기사가 나가고 손님들 반응도 좋았다. 어떤 손님들은 기부에 쓰라며 몇 만 원부터 십만 원까지 주고 가기도 했다. 지금은 기부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서 소소하게 익명으로만 기부하고 있다.


◆하루하루 사는데 급급, 여유 갖고 미래 계획 세우고 싶어

사장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직원들과의 관계다. 좋은 직원들도 있지만, 때로는 박 사장의 온정을 악용하는 직원들도 있다. 예를들어 퇴직금 제도를 악용해 단기간 일하고 돈만 받고 그만둬버리는 경우가 그것이다.


장사가 잘되다보니 일이 힘들어 직원 구하는 게 힘든 점도 있다. 그래서 한동안 가게 에 나오지 않던 부인이 6개월 전부터 다시 나와 돕고 있다. 부인에게는 항상 미안하다. 


여행을 좋아하고 맛집 투어도 좋아하는 박 사장이지만 최근에는 가게 때문에 여유가 없어 많이 다니지 못하고 있다. 


하루하루 사는데 급급하다보니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앞으로 10년을 제대로 내다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나를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세워볼 참이다. 

buza.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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