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데일리 창업뉴스 [성공사례]

와인보다 맛있는 와인맥주로 히트, 수제맥주 양조장 운영하는 청년사장

페이지 정보

조회:5,532 등록일등록일: 2023-01-17

본문

유퀴즈에 출연한 배우 김혜자씨는 누군가 직업란에 배우라는 말을 적으면 ‘아 저 사람은 직업이 배우구나’, 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혜자씨에게 배우는 직업이 아니다. 연기는 삶 그 자체이므로 단순히 그 일로 먹고 사는 직업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계를 위해 혹은 성공을 목표로 직업을 찾고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힘든 길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과 자신이 혼연일체가 되면 일은 삶의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 된다. 성공이나 생계는 그 삶에 따르는 부수적인 요소다. 


일이 목적이 되는 매니아 창업자 중에는 유독 크래프트 비어 사업자가 많다. 부산에서 수제 양조장을 운영하는 와일드 웨이브의 김관열 대표(38)도 그 중에 한 명이다. 와일드웨이브가 만든 제품은 롯데칠성이 개최한 수제맥주 경연대회에서 탑10에 들기도 했다. 작년에는 싱가폴에도 수출을 했고 올해는 홍콩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은 코로나 직전까지 급성장하다가 코로나 기간 동안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미국의 경우 전체 주류 시장의 20%가 수제맥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우리 나라에서 수제맥주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 경영학도인 김관열 대표에게 수제맥주 사업이 삶의 목표가 된 계기는 무엇일까?


◆대학 시절의 꿈을 기억하다 

김관열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공군장교를 하면서 회계사 시험 준비를 하던 어느 날 ‘세상을 둘러봐라, 더 다양한 삶이 있다’는 아버지의 말에서 큰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됐다. 문득 학교 다닐 때부터 맥주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나중에 우리가 직접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만들어 먹자고 약속한 게 생각났다. 본인이 얼마나 그 일에 열정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났다. 그 일이 가능하다면 뭐든 닥치는 대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625_9885.jpg

김관열 대표는 2012년에 군에서 제대했다. 제대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인터넷 포털의 맥주 만들기 동호회에 가입한 것이었다. 크래프트 맥주의 시장 동향을 보면서 집에서 직접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대기업에 취업하던 시절 김 대표는 수제맥주 펍에 취업을 해서 1년 정도 일을 했다. 술을 공부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선택한 직업이었다. 김 대표가 근무하던 펍은 직접 양조장을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소형 양조장에 위탁해서 양조를 해오는 수제펍이었다. 


◆2014년 주세법 개정으로 활짝 열린 소형 양조장 사업 

2013년 소형 양조장이 제조한 맥주도 유통이 가능하도록 주세법 개정안이 발표됐고 2014년에는 주세법이 개정됐다. 


그 무렵 온라인 맥주 동호회를 통해 부산 지역의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양조장과 펍이 같이 있는 브루펍 형태의 매장 오픈 멤버로 제안받은 것이다. 브루펍의 주주들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캐나다인 2명, 미국인 2명, 영국인 1명이 모여서 만든 회사였다. 한국인인 김관열 대표는 식약청 구청 등 양조장 관련 인허가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1년 정도 일을 하면서 배울 것이 많지 않다고 판단해 그 일을 그만두고 커리어에 획을 긋는 결정을 내린다.


◆맥주 공부를 위해 독일 유학을 결정하다 

그 결정이란 다름아닌 독일로 맥주 공부를 하러 떠나는 것이었다. 유학 준비를 하는 동안 소형 양조장 세팅하는 일을 돕고 2015년 가을에 독일로 날아갔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브이엘비 베를린은 베를린 공대와 함께 하는 양조 연구소였는데 거기서 경력직 연수 과정에 입학했다. 기네스, 하이네켄 등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 근무자들이 연수를 오는 곳이었다. 과정에는 대형 양조장 근무자들과 소형 양조장 경력자들이 섞여있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교육생들 간에 배울수 있는 내용도 많았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수업을 받고 실습을 했다. 1년 동안 30개 과목을 들어야 했고 3개 과목 이상 과락이면 과정에서 탈락되는, 빡센 교육이었다. 전세계 양조인들이 모이다보니 다행히 수업은 독일어가 아니라 영어로 진행돼 진도를 따라갈 수 있었다. 


유학 비용은 3, 4천만 원 정도 들었다. 그동안 일을 해서 번 돈을 모두 유학비로 지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원룸에 거주하면서 교육을 받았다. 한 번은 현금으로 갖고 있던 5개월치 월세를 날치기 당하기도 했다. 한 달 월세가 당시 70만 원 정도였는데 520유로를 잃어버린 것이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703_249.jpg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710_2798.jpg

◆양조회사 지분을 인수하다 

그렇게 힘든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 창업한 지 1년된 회사로부터 양조 부분을 다 맡길 테니 공장을 같이 지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부산에서 양조공장을 직접 세팅한 경험이 있어서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싶었다. 2019년 4월까지 그 회사에서 양조 부문을 총괄하면서 근무했다. 그 회사는 200억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고 그 후에도 수도권에 5개의 양조장을 더 세팅했다. 


지분까지 받고 일을 했지만 그 회사의 대표가 지향하는 방향과 김관열 대표가 원하는 방향이 달랐다.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꿈을 담아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그 무렵에 부산의 와일드 웨이브에서 대표 이사직 제안을 받게 됐다. 와일드 웨이브는 맥주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홈브루잉으로 시작해서 홈브루잉에서 만든 레시피를 양조장에 위탁 제조해서 2015년부터 팔기 시작한 회사였다.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2017년에는 직접 양조장을 짓게 됐다. 그리고 벤처캐피털 2곳에서 투자도 유치했다. 


김관열 대표는 와일드 웨이브의 대표 이사로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와일드 웨이브의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4억 원을 투자해 지분 36%를 인수했다. 현재 와일드 웨이브는 창업자, 김관열 대표, 동호회에서 참여한 회원들, 벤처캐피털 회사, 나머지는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고객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업하면 망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주주들이 참여하는 사업이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이다. 


김관열 대표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끌어갈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뒀기 때문에 지분 인수 방식의 경영에 거부감이 없었다. 책임은 나누고 지혜는 모으는 방식이 바로 공동 사업의 묘미다. 


2019년 김관열 대표가 지분을 인수할 당시 와일드 웨이브는 수제양조장 한 곳과 펍 2곳을 운영하고 있었다. 매출은 15억 원 정도였는데 양조장 매출보다 펍 매출이 더 높았다. 송정과 광안리 매장 2곳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790_3501.jpg

◆와인보다 맛있는 와인 맥주를 만들다 

김관열 대표는 펍 중심의 매출 구조를 양조장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했다. 와일드 웨이브는 라거와 에일, 와일드맥주를 모두 만든다. 이 세 가지 맥주를 구분하는 기준은 효모이다. 에일은 대기업 양조장에서 만든 라거에 비해서 홉과 맥아가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맥주의 향과 풍미가 뛰어난 게 특징이다.


라거는 효모들이 발효주 아래에서 발효하는 하면발효 맥주이며 에일은 상부에서 발효하는 상면발효맥주이다. 라거와 에일은 효모를 한 가지만 사용하는데 비해 와일드 비어는 효모외에 각종 유산균과 미생물을 같이 발효시켜서 만들어진다. 


다른 맥주는 효모 맛이 나는데 와일드맥주는 과일을 넣지 않아도 과일을 넣은 것같이 포도 복숭아 등 독특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제조 방법이 와인과 비슷하다고 해서 와인 맥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846_6671.jpg

◆1년 6개월간 발효 숙성시키는 프리미엄 와인맥주 

와일드 웨이브의 정규 라인업 제품은 병당 4500원에서 5500원 사이다. 와일드비어를 만드는 프리미엄 라인은 4만~12만 원선이다. 정규 라인업은 한 달이면 양조가 가능하지만 프리미엄 라인은 1년6개월 가량 기간이 걸린다.


대신 유통기한도 길다. 에일맥주의 유통기간이 12개월이라면 와일드 비어는 제조 후 12개월에서 10년까지도 유통된다. 숙성될수록 부드러운 맛이 나기 때무에 제조 연도를 붙여서 빈티지 제품으로 출시된다.


정규 라인업 제품은 설레임 맥주가 가장 대표적이다. 4500~6000원에 판매되는 설레임은 전세계 맥주매니아들이 평점을 매기는 사이트에서 2015년 2017년까지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매니아들과 한국을 방문해서 먹어본 매니아들이 좋은 평점을 준 덕분이다. 


설레임 맥주는 에일이지만 와인맥주 방식으로 제조된 게 특징이다. 에일효모와 유산균을 사용해서 와인맥주 방식으로 만들지만 1년 6개월 동안 발효숙성하지 않고 1개월동안 단기간에 제조하는 에일종류다. 프리미엄 라인은 레드홀릭과 골든 오차드가 대표적이다. 


와일드 웨이브의 대표제품은 와인맥주방식으로 만든 에일맥주 설레임 외에 진짜 와인방식으로 만든 와일드맥주군이다. 가격은 750ml 기준으로 블랙커런트가 들어간 레드홀릭이 4만~4만5천 원, 금귤이 들어간 골든오차드와 황매실이 들어간 데이라이트가 6만~6만5천 원, 벨기에 전통방식으로 만든 와일드웨이브가 8만 원대이다. 이 제품들은 주류전문점, 크래프트 맥주 전문점에서 만날 수 있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903_0876.jpg

◆크래프트비어 미국 시장과 국내 시장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2021년 기준 1500억 원대이다. 양조장 수는 2014년에 40개 였던 것이 지금은 160개 정도다. 국내 적정 양조장 수는 200개 정도로 본다. 


이중 탑10에 드는 양조장의 경우 연간 매츨액이 수백억 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3개 정도 양조장이 이 정도 규모이다. 나머지 탑 10에 드는 양조장의 매출액은 30억 원대 정도다. 와일드 웨이브는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30위권 정도에 드는 수준이다.

부산 지역에는 10개 정도의 양조장이 있는데 와일드 웨이브 정도 수준인 양조장이 3군데 정도 된다. 


미국의 경우 주 별로 200여개의 양조장이 있다. 미국 전역에 1만개 정도의 양조장이 있는 셈이다. 미국은 크래프트 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의 20%를 점유하는데 30년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맥주 시장 규모는 연간 4조 원이고 이중 크래프트 맥주 규모는 2~3% 정도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제맥주 시장은 갈수록 커절 전망이다.

 

와일드 웨이브에는 현재 양조사 3명과 영업팀 2명, 마케팅 1명, 경영지원 1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양조사 3명은 나이는 젊지만, 김관열 대표 못지 않은 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946_8602.jpg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위기 

워낙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결혼도 늦었다. 맞벌이 아내와의 사이에서 곧 첫째가 출생할 예정이다. 힘들어서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든 줄 모르고 일했는데 공황장애가 올 정도로 어려웠일 때가 있었다. 바로 코로나 기간이다. 


2019년 김관열 대표가 와일드 웨이브에 합류한 후 2020년 초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광안리 해수욕장 제일 끝 자락에 자리한 펍 매장이 코로나 기간 중에 문을 닫았다. 


광안리 매장은 랜드마크로써도 가치가 있었고, 1, 2층 합해서 60평 정도 됐다. 거리두기, 주점 영업 시간 규제로 매출이 크게 떨어졌지만 한 달 후에라도 코로나가 종식될지 모른다는 희망 때문에 코로나 이전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장을 지켰다. 


문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건물주가 임대료를 40% 이상 올린 것이었다. 보증금이 1억 원대라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도 받지 못했다. 매출이 떨어졌는데 임대료가 크게 오르자 더 버틸 수가 없었다. 해당 매장에 보증금 1억 원을 포함해 3억 원을 투자했고 한달에 8천만 원씩 매출이 오르던 매장을 1년만에 헐 값에 넘겨야 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했고, 공황장애가 올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39983_3343.jpg

◆위기속에서 싹튼 새로운 기회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2021년 롯데칠성 수제맥주 경연대회에서 탑10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1차 온라인 투표, 2차 소비자 시음단 평가를 거쳐서 얻어낸 결과였다. 


원래는 탑10에 드는 맥주는 제품화를 통해 편의점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당시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편의점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현재 롯데마트, 호텔 등 다양한 판로를 추가할 수 있었다. 그게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2020년 크라우드 펀딩에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억만 모아도 큰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크라우드 펀딩 상한선인 5억 원까지 모았다. 고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은 것이다. 작년에는 싱가폴에 수출도 했다. 


2019년 김관열 대표가 와일드 웨이브에 합류할 당시 매출은 유통과 매장 중 매장 매출 비중이 높아서 어정쩡한 사업 모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제품력으로 승부를 거는 모델로 변경됐다. 제조와 유통이 중심이 되는 모델이다. 


7d13c7ede04039f1f224540b1d66e6bf_1673940065_396.jpg
 

◆정관에 새로운 양조장 오픈 예정 

품질 향상을 위해서 현재 양조장 이전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12월 30일에는 건물주 사정에 의해서 송정 매장도 정리하고 현재 송정에 있던 양조장을 정관으로 이전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송정에 기존 양조장 외에 추가로 양조장을 하나 더 만들었는데, 송정에 있던 양조장 2개를 합쳐서 정관에 더 큰 양조장을 만들었다. 2023년 2월부터는 정관 양조장에서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부산 영도에 플래그십 매장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3월이면 오픈될 예정이다. 자체 제품의 브랜딩도 강화하고 있고 컬래버레이션 제품 출시도 강화할 계획이다. 


수제맥주 OEM위탁 제조는 3천병부터 가능하다. 일반 에일과 라거는 한달이면 생산되는데, 와인방식으로 제조되는 프리미엄 라인인 와일드 비어는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 2022년 매출액은 8억5천만 원. 대부분 유통을 통해 발생한 매출이다.


2019년 15억원에 비해서 매출액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매장을 정리하고 순수 유통에서 발생한 매출이라 전망은 밝다. 


누군가 사업은 사막을 걷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김관열 대표도 사막을 걸어왔다. 하지만 사막도 끝나는 지점이 있다. 더구나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라 사막에서도 희망의 별이 늘 함께 했다. 김관열 대표는 위드코로나 시대와 함께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buza.biz

데일리 창업뉴스

전체기사
창업뉴스
창업트렌드
창업아이템
성공사례
전문가 칼럼
창업경영실무
프랜차이즈
전체뉴스
  • 구분 창업  경영  마케팅
  • 이 름
  • 연락처
  • 이메일
  • 상담
    내용
개인정보처리방침 동의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