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가는 정(情) 속에 매출도 껑충, 바보스 망원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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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스 망원역 한영돈 점주 인터뷰
옛 부터 한국인들은 정이 많았다. 정도가 지나쳐 학연, 지연, 혈연 등에 연연하는 문제점도 있지만, 분명 우리는 정이 많은 민족이다. 하지만 개인주의가 심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정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더 이상 배부른 소리일지 모른다. 남보다 나를 생각하고, 조직보다 개인을 생각하는 흐름 속에서 정이 쉽게 오갈 수 있을까.
콜라보레이션 주점 ‘바보스’(www.babos.co.kr) 망원역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영돈(남, 40) 점주는 정을 중요시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젊은 나이에 창업하여 15년간 고객을 상대하며 얻은 제일의 서비스 지론이다.
망원역 점주가 바라보는 망원동은 ‘서울 속의 시골’이다. 영화 속에서나 느껴질 시골의 느낌이 난다고 한다. 동네 주민 서로가 잘 알고 지내며, 정을 나누는 모습 속에서 망원역 점주는 충실히 그 느낌을 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점주의 이러한 노력 덕에 바보스 망원역점의 단골고객수는 상당하다. 비록 오픈한지는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출 또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망원역 점주는 어떻게 정을 나누고 있을까.
서비스는 매장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망원역 점주의 서비스 정신은 매장 안팎으로 이뤄진다. 가령, 주변 시장을 가더라도 점주는 바보스 매장 유니폼을 입고 나간다. 주민들에게 ‘바보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다. 단순히 유니폼만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아주머니들에게 음료 한 병씩 드리며 그들과 교감을 한다. 이런 점주의 서비스에 따가운 눈총을 보낼 사람이 있을까. 실제로 바보스 망원역점의 주 고객층은 아주머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네 시장에서 쌓은 좋은 이미지 덕에 시장 관련 회의가 있을 시 바보스에서 진행하기까지 한다. 매장 밖에서 이뤄지는 사소한 서비스가 안에서 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고객을 향수에 젖게 하라
바보스 망원역점에 들어서자 추억의 노래가 들려온다. 조성모, 임창정, 김건모 등 9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들의 노래다. 망원역점에서는 최신노래를 듣기 힘들다. 옛 노래로 고객을 향수에 젖게 하려는 것이 점주의 바람이다. 바람대로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향수에 젖은 고객들은 점주와 옛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레 친분을 쌓게 된다. 이러한 고객들은 높은 재방문률을 보이고 있고, 별도의 신청곡을 준비할 정도로 친밀도가 높아진다고 점주는 귀띔한다.
고객이 니즈를 파악하여 먼저 움직여라
망원역 점주는 직원들에게 항상 고객들의 테이블을 주시하라고 교육한다. 바보스 망원역점의 기본 메뉴는 점주가 개발한 파스타 튀김으로 그 인기가 상당하다. 밋밋한 강냉이와 달리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에 고객들의 손길이 끊기질 않는다. 테이블의 파스타 튀김이 다 떨어지기 전에 먼저 채워주면 고객들은 직원을 보고 바로 주류에 대한 추가주문을 한다고 점주는 귀띔한다. 어떠한 의도를 갖고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고객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고, 점주 입장에서도 덩달아 매출이 오르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바보스 망원역에는 주간과 야간의 메뉴판이 다르다. 주간 메뉴판에는 모든 메뉴가 실린 일반적인 형식이라면, 야간 메뉴판은 점주가 빠르고 맛있게 조리할 수 있는 자신 있는 메뉴만 모아 놓은 형식이다. 자신 있는 메뉴를 중점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의 취향을 미리 파악해 맞춤형 조리를 펼치기도 한다. 맛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을뿐더러, 조리 속도도 한결 빨라져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망원역 점주는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바보스’를 운영하는 (주)대대에프씨의 조동민 대표와의 인연 덕이라고 한다.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조 대표의 베푸는 신념에 반해 주저 없이 ‘바보스’에 뛰어든 것.
점주는 ‘바보스’를 통해 앞으로도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
“순수한 사람들이 많은 망원동이 정말 좋다. 이 곳에서 더불어 살며 더 나누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돈은 없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
정을 기반으로 한 망원역 점주의 마음은 오늘도 망원동에 서서히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