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

카페 취직하려다가 그냥 차려버린 시골카페 여사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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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지 않던 40대 주부가 취직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김인혜 사장(51)은 40대 초반에 10년 간 운영하던 옷가게를 접고 취직을 하기 위해 바리스타 공부를 하며 카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나이 때문에 취직은 쉽지 않았다. 오기가 생겼다. ‘이렇게 된 거 그냥 차려버리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한번 마음을 먹으니 없던 기회가 생기고 막막했던 창업에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점포를 구하고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며 커피 맛을 연구하고 그렇게 준비 한 끝에 김 사장은 2016년에 경북 문경의 시골 마을에 카페를 차렸다.


왕초보를 프로 카페 사장으로 만든 가맹본사의 10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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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문경에서 커피베이를 운영하고 있는 김인혜 사장은 경북 예천이 고향이다. 김 사장은 평소 성격이 대차고 자신감 있기로 유명했다. 카페 창업을 결심한 뒤 자금을 준비하고 커피 맛을 연구하러 다닐 때만해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아니 자금여력과 본사의 경영노하우, 커피 맛을 고려해 커피베이를 선택할 때까지만 해도 이제 모든 게 쉽게 풀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사장이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본사에서 오픈 전 열흘간의 교육 과정을 거치는데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었다. 나이가 있다 보니 포스 보는 것부터 고객 응대하는 것 까지 모든 게 벅찰 것만 같았다. 하지만 본사에서 나온 직원들은 열흘간의 교육 기간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김 사장을 프로 카페 사장으로 변신시켰다. 오픈하고 마감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일대일로 맞춤 교육을 해줬다. 김 사장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다. 이래서 프랜차이즈를 하는 구나 싶었다.


오픈 전 대박 꿈, 테라스와 정원이 예쁜 카페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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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카페 오픈을 앞두고 김 사장은 신기한 꿈을 꿨다. 하늘에서 뭔가 내 품으로 들어오는 꿈을 꿨다. 김 사장은 뭔가 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경북문경점은 체육공원 바로 앞에 위치해있다. 관광지는 아니지만 근처에 강이 있고 벚꽃 시즌이면 꽃이 장관을 이루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외곽에 많이 떨어져있어서 자가용을 이용해야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이지만 테라스와 앞의 정원이 예뻐 손님들이 알음알음 많이 찾는다.
 

그러나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다보니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버스도 잘 안 다니고 택시를 타거나 걸어와야 하는 곳에 오려고 하는 아르바이트생은 많지 않았다. 초창기에는 혼자 일하는 일이 많았다. 아침에 9시에 오픈해서 밤 10시 11시까지 하루 종일 카페에 있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이것도 그냥 일상으로 받아드리니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기억력 나빠 손님을 기억하지 못하자 짜낸 묘안은?

김 사장은 허물없는 성격을 가졌지만 한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기억력이 나쁘다는 것! 그래서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카페를 오픈하고 얼마 동안은 이것 때문에 고충을 겪어야 했다. 자주 오는 손님도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거 같아 쭈뼛쭈뼛 인사를 안 하면 왜 인사도 안하냐고 호통을 치고 모진 말을 하는 손님도 있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양한 손님들을 어떻게 다 눈에 익힐까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김 사장은 묘안을 짜냈다. 무조건 모든 손님에게 알은체를 하고 90도로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익숙해지자 인사하는 게 자연스런 일이 됐다. 그리고 자꾸 기억을 하려고 애를 쓰니 손님들 얼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골 카페의 특성 상 카페의 손님은 80%가 단골들이다. 김 사장은 이제 대부분의 손님 얼굴을 기억할 수 있게 됐다. 기억력이 나빠서 무조건 인사를 한 게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뾰족한 고객들을 잊게 해주는 건 대다수 고객들의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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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오는 대다수의 손님들은 좋은 주변 경치와 커피 맛에 만족해하며 돌아간다. 그러나 김 사장은 일부 손님들 때문에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다. 한 번은 차를 주문한 고객이 있었는데 대뜸 서울 카페에서는 티백을 2개 넣어주는데 왜 한 개 밖에 안 넣어주냐며 여기는 시골이라서 그런가보다, 라고 싫은 소리를 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 카페와 시골 카페를 비교하는 것에 김 사장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어떤 사업을 하던 다른 사람들은 만족하는 일에 유난히 뾰족한 고객들이 있다. 그것을 극복하는 게 사업이다. 또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잊는다고 커피 맛 좋고 친절하고 카페가 너무 예쁘다고 말해주는 손님들이 훨씬 많다. 고객들의 친절한 말 한마디가 어려울 때도 잘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브랜드통일성+가맹점 개성이 경쟁력, 정원 보려고 일부러 오는 고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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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5년 간 카페를 큰 어려움 없이 운영할 수 있었던 가장 이유로 카페에 자기만의 분위기, 색깔을 가미하는 것을 꼽았다. 상권의 특성을 극대화해 예쁜 테라스와 정원을 만든 것이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브랜드 마케팅 등은 가맹본부가 담당하고 지역에서의 점포 운영은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커피베이는 프랜차이즈 카페지만 가맹점 사장들의 창의력을 살려서 지역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점주들을 많이 배려를 해준다. 요즘 고객들은 통일성속에서 개성을 발견하려는 경향이 있어 가맹본부의 그런 정책이 커피베이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김 사장은 카페테라스와 정원을 자신의 개성을 살려 꾸밀 수 있었다. 경북 문경점의 정원에는 사시사철 계절별로 다양한 꽃을 심어놓는다. 정원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김 사장은 “본사의 특성과 가맹점주의 개성이 잘 어우러질 때 카페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방의 매장들도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개인이 혼자  운영하는 점포들은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커피베이의 경우 가맹본사가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이드를 해주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해줘서 마음 고생을 덜했다.


코로나19에도 단 한 번도 문을 닫지 않았던 뚝심!

김 사장은 2016년 카페를 오픈 한 뒤로 지금까지 단 하루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가 심각했던 지난 3월에도 다른 가게들은 휴업을 하는 곳이 많았지만 김 사장은 홀로 카페를 지켰다. 대구 사건이 터진 3월 매출은 평소의 30%선에 블과했다.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하지 못하다가 어렵게 카페를 찾은 단 한명의 손님을 위해 문을 열어놓았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자 이곳도 영향을 받고 있다.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김 사장은 7명이었던 아르바이트생을 2명으로 줄이고 어렵게 운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문을 닫을 생각은 없다. 김 사장은 말한다.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건 위안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거리가 먼 시골카페까지 일부러 찾아왔는데 문이 닫혀 있으면 얼마나 실망을 하겠는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카페 문을 열 것이다.”


지금은 버틸 때! 우리 세대가 버텨야 젊은 세대들이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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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창업을 하고 싶은 예비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김 사장은 “버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자영업이 그렇지만 카페 창업은 더욱 단기간에 승부가 나는 업종이 아니다. 김 사장은 “안 된다고 위축되지 말고 자기 색깔을 갖고 노력하면 빛을 볼 날이 온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반드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은 꼬박 꼬박 월급 받는 직장 생활과 다르다. 힘들 때도 있지만 잘 될 때는 웃음이 귓가에 걸릴 정도로 좋을 때도 있다. 파도타기처럼 좋을 때와 힘들 때를 즐길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김 사장의 꿈은 가족과 함께 장사를 하는 것이다. 간호사인 딸과 시각디자인 전공을 한 아들과 함께 각자의 개성을 살려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멀티숍을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그 꿈은 김 사장이 코로나 시대에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다. 김 사장은 말한다. “내가 무너지면 우리 아이들이 무너질 것이다. 우리 세대가 버텨야 젊은 세대들이 살아갈 힘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