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극복 소상공인창업]꽃 주는 고기집, 지글지글오돌구이 수영점 최길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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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417 등록일등록일: 2018-10-25본문
불황을 뚫고 지속성장하는 가게에는 남다른 것이 있다. 탁월한 경영은 경기 불황을 무색하게 만든다.
부산 수영구에 가면 기다리는 손님에게 비누로 만든 꽃을 주는 고깃집이 있다. 2016년 9월 오픈 이후 예외없이 계속 실천하고 있다. 한번에 세 박스씩 구매해서 준비를 해둔다. 비누꽃 한 개 가격은 400원대. 십만원 정도 투자하면 6개월간 감성마케팅을 할 수있다.
손님들은 의외로 작은 것에 감동한다. 그것이 지속적일 때는 더욱 그렇다. 꾸준한 실천은 문화가 되고 명성을 만든다.
‘성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다른 사업자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말만하면서 정작 실천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는다. 사장이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하는데 안되는 게 어딨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부산 수영구에서 오둘구이전문점 ‘지글지글(G글G글)’을 운영하는 최길수 사장(44세)이다.
최 사장이 운영하는 매장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수영역 5번 출구쪽 골목에 있다. C급 상권이다. 문을 열 당시 중심 유흥상권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 인적이 드물었다. 활성화되지 않은 상권이라 월세도 시세보다 저렴한 200만 원에 들어왔다. 주변에는 양곱창, 삼겹살, 민물장어 가게 등 경쟁 고깃집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수영점은 임시오픈 때부터 손님으로 북적였다. 비수기도 없다. 오픈 이후 꾸준히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매장 문을 연지 3년 만에 부산 맛집으로 등극한 수영점 최길수 사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 경쟁자가 적은 메뉴
최 사장이 운영하는 지글지글은 국내 최초의 오돌갈비 프랜차이즈이다. 당연히 대표메뉴는 돼지 오돌부위를 사용하는 오돌갈비다. 일반적으로 오돌뼈 구이는 뼈 주위에 붙어있는 살점을 모아 만드는 돼지잡육을 가리킨다. 특유의 식감 때문에 호볼호가 갈린다. 하지만 지글지글 오돌갈비는 갈비, 삼겹살, 갈매기살 교차지점에 있는 부위만을 사용한다. 아이도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특수부위로 돼지 한 마리당 100~150g밖에 나오지 않는다.
인기를 끌면 모방하는 업체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글지글은 오돌뼈라는 특수고기를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따라하기 어렵다. 이는 ‘지글지글’만의 독특한 경쟁력이고 진입장벽을 높이는 비결이다.
하지만 대중성이 떨어지는 만큼 사업초기에는 고객 설득이 쉽지 않다. 단, 일단 고객이 설득되고 단골이 확보되면 주변에 경쟁자가 없어 두터운 매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다.
◆ 초기 마케팅에 과감하게 투자
익숙한 상품은 품질을 탁월하게 하고 입소문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마케팅이 유리하다. 하지만 희소성 있는 낯선 사업은 초기 마케팅이 중요하다. 오돌뼈 전문점은 흔하지 않은 아이템이다. 입소문이 날 때까지 기다리면 하세월일 수도 있다. 그래서 사업 초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했다. 일단 홍보를 하고 고객 서비스를 잘해서 맛과 서비스로 단골을 만들기 위해 고객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덕분에 희소성있는 상품에 C급 입지인데도 사업 초기부터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 고객을 위해서 수고를 자처한다
손이 많이 가는 오돌갈비 작업을 본사에서 완성해서 보내준다. 매장에서는 1~2일 숙성 과정만 거치면 된다.
하지만 매장에서도 숯불 준비나 고기를 구워줘야 하는 등 번거로운 작업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서 가맹본사는 가맹점의 편리를 위해 고객이 테이블에서 직적 구워먹을 수 있도록 부스타를 이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하지만 현재 수영점은 여전히 숯불에 구워준다. 테스트 차원에서 테이블 2개만 부스타를 사용한다.
효율성이 손수 구워주는 정성을 못따라간다는, 고집스러운 서비스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제공하면서도 직원이 손수 고기를 구워준다. 고객들이 최상의 오돌갈비를 맛 볼 수 있도록 굽고 먹기 좋게 잘라준다. 고객은 고기 타는 걸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서비스하는 사람이 수고할수록 고객이 더 행복해진다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 매니아외에도 폭넓은 고객들을 배려한다
고깃집은 대부분 동반고객이 있다. 동반고객을 위해서 세트메뉴도 준비돼 있다.
지글지글은 인기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오돌갈비, 닭갈비, 통삼겹 각 2인분에 치즈감자전이나 오뎅탕을 선택할 수 있다. 오둘구이가 매니아형 상품이지만 동반하는 고객층을 배려하는 메뉴 구성이다.
5만 원이 넘지 않는 가성비 있는 구성으로 4인이 시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현대적인 메뉴 구성도 장점이다. 고기만 즐기는 게 아니라 불판 양옆에 가래떡을 놓고 옥수수콘이 올라간 치즈 범벅을 세팅해준다. 재방문율이 80% 정도로 맛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직원, 고객 동선 고려한 인테리어
수영점은 중심 유흥상권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매장도 도로에서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해 행인들의 시선에 띄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최 사장은 정사각형의 반듯한 매장 형태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원하던 매장 내부구조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입점을 결정했다.
오둘구이전문점 지글지글 수영점 내부 모습.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제공
보통 음식점들은 테이블 하나라도 더 넣어서 매출을 수영점은 16개 테이블이 양옆을 붙어 있고 가운데 일자로 시원하게 통행로가 나있다. 고객과 동선이 겹칠 일이 없어 직원이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 서빙 시간도 단축되고 숯을 옮길 때도 사고 위험이 없다. 주문 후 1분이면 바로 기본 세팅이 끝나고 4분 안에 숯을 피워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다.
또한, 고객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테이블 마다 거리를 여유있게 벌렸다. 한 공간에 있어도 독립된 느낌이 들도록 테이블 사이마다 파티션을 넣어 분리시켰다. 시끄러운 고깃집 분위기를 싫어하는 여성들이 자주 찾는다. 고객 비율도 6:4로 여성고객이 더 높다.
◆아낌없이 주는 고객 이벤트
최 사장은 지글지글 매장을 찾는 손님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게 수영점만의 룰렛 이벤트이다. 룰렛을 돌려 해당되는 상품, 할인 혜택을 준다. 음료 무료부터 2000원 할인, 고기 1인분 추가, 1인분 무료쿠폰까지 다양하다.
1년 남짓 진행했으며 당첨 상품도 정기적으로 바꿔 단골고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해쉬태그 이벤트는 개인 공간에 올려야 돼 갈수록 꺼리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수영점은 매장을 찾는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소소한 이벤트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남긴 음식은 꼭 먹어본다.
아무리 맛점검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손님이 남긴 음식을 먹어본다?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최길수 사장은 다르다. 손님이 음식을 남기면 버리지 않고 먹어 본다. 고기 맛, 소스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소스 배합을 바꿔보는 식으로 부족한 점은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고객의 반응이 좋으면 본사에 보고한다. 본사는 내용을 확인해 개선한 레시피가 더 좋으면 이를 전체 가맹점과 공유한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넌다
최길수 사장이 이 사업을 하게 된 것은 교육과정 때문이다. 부산대학교 소상공인 강의에 지글지글 오돌구이 신영호 대표를 만난 것이다. 교육을 함께 듣는 학생으로 만나 인연을 쌓던 중에 신 대표가 오돌뼈 고기 브랜드를 구상한다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됐다. .
10년 넘게 바를 운영하던 최 사장은 밤낮이 바뀐 생활에 지쳐있던 참이었다. 오돌갈비라면 특색 없이 즐비한 삼겹살, 치킨 집 사이에서 희소성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험을 하지는 않았다. 신영호 대표의 일을 돕고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반응을 보고 매출을 확인했다. 일도 확실하게 배웠다. 자신감이 생겼을 때 비로서 자신의 매장을 창업했다.
외식업에서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월임대료 비율이 5% 이내이면 대박 점포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최 사장의 사업은 대박 점포이다. 매니아형 아이템으로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최고의 맛을 지향하며 매장 운영과 서비스에 혼을 담은 최길수 사장의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사장은 "매장 주인이 뒷짐 지고 편하게 지내면 망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몸으로 부딪쳐야 성공할 수 있다. 부산지역에 지글지글 매장 몇 개를 더 여는 것이 최 사장의 새로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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