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 3년 만에 무인카페 200개, 사옥 마련한 35세 청년사장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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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7,419 등록일등록일: 2023-09-25본문
경제적 자립, 조기 은퇴는 현재 20, 30대에게 가장 관심을 끄는 주제다. 서점에서도 이런 주제를 다룬 책이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경제적 자립에 대한 열망으로 이른 나이에 재테크에 성공하고 사업에서도 성공의 길을 걷는 젊은이가 있다. 대기업에 다니던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동산 재테크를 했고 무인카페를 투잡으로 창업했는데 그게 인생을 바꿨다. 골목상권에 불어닥칠 디지털 전환과 무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도전했다.
청년은 불과 3년만에 200개가 넘는 무인카페를 만들고 용산에 사옥도 마련했다. 디지털 전환시대 골목길 무인화를 기치로 상장기업을 꿈꾸는 올해 서른 다섯살 청년사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무인커피숍 <데이롱카페> 이동건 대표 창업 스토리를 들어본다.
◆미국 법조인이 꿈이었던 청년, 30대에 부동산 재테크로 성공
인천에서 태어난 이동건 대표가 가진 20대때 꿈은 미국에서 법조인으로 활동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단국대 법학과, 인디애나주립대 로스쿨 졸업후 미국 변호사 시험을 봤는데 합격하지 못했다. 재도전하고 싶었지만 그때 나이 29세. 서른 살이 되어서도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게 싫었다. 그 길로 취업준비를 해서 2015년에 동부건설에 입사했다.
동부건설에서는 수주 영업팀에 소속되어 일했다. 건설사에서는 핵심부서에 속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회사에 입사해서 첫 월급을 받고 보니 급여만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게 어렵게 느껴졌다. 경제적 자립을 꿈꾸며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면서 선택한게 부동산 재테크였다. 부동산 재테크는 적성에도 맞았고 성과도 좋았다.
국토교통부 관련 사이트에 공시된 자료를 잘 활용하면 누구나 정보력을 가지고 부동산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게 이동건 대표의 말이다. 이동건 대표가 부동산에 투자할 당시만해도 부동산에 대한 비관론이 많았지만 이동건 대표는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실천에 옮겼는데 그게 좋은 결과를 낳았다.
◆산책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무인카페가 전환점
부동산 재테크가 자산형성에는 도움이 됐지만 자금이 묶이다 보니 현금 사정은 좋지 않았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현금 여유가 필요했다. 그 방법을 궁리했다.
2020년도 초 우연히 집 근처를 산책하다가 무인카페를 발견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커피 머신이 있고 몇 개의 테이블이 놓여있었는데 손님들이 들어와 직접 머신에서 커피를 뽑아 먹는 모습을 봤다. 그것을 본 순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과장되게 표현하면 <문화충격>을 받았다. 무인매장에는 소상공인의 미래가 담겨있었다.
그 길로 무인카페 창업에 대해 알아보다가 무인카페 컨설턴트를 만나게 된다. 그 사람을 통해 무인카페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배워가며 창업을 준비했다. 2020년 5월 경기도 시흥시 24시 무인카페를 오픈했다.
매장은 18평 규모로 테이블이 20개 정도였다. 보증금 1천만 원을 포함해 6700만 원 정도의 창업비용이 들어갔다.
무인카페를 창업할 당시에 이미 집이 6채였던 이동건 대표는 모아둔 돈 700만원에 전세상승분 2천만원, 아파트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4천만원을 대출받아서 창업자금을 마련했다. 대출비중이 높았지만 사업이 안돼 최악의 경우 집 한 채 팔면 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창업했다.
◆코로나19로 무인카페에 날개를 달다
무인카페를 오픈한 2020년 5월은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무인카페를 창업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대표는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당시 무인카페는 식품자동판매업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밤 9시 영업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물론 그 후 정책이 바뀌면서 제약을 받긴 했지만 테이크아웃으로 24시간 영업은 할 수 있었다.
이동건 대표가 직장생활을 하며 부동산 재테크에 무인카페까지 운영하자 가족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이 창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 대표는 회사를 다니면서 지인들의 창업을 도와줬다. 직접 매장 선정과 임대차 계약부터 카페창업까지 노하우를 전수하며 전수창업을 해주게 됐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는 아예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를 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도 무인카페를 운영할수록 사업에 대한 확신이 섰다. 결국 경기도 시흥의 무인카페를 본점으로 해서 2021년 9월에 <데이롱카페>를 론칭하게 된다. 1년간 회사를 다니며 고민하고 준비하다가 2021년 10월에 회사에 사표를 냈다.
◆3년만에 급성장한 비결은?
이 대표는 <데이롱카페>를 론칭하며 브랜드 콘셉트를 ‘프리미엄 무인카페’로 잡았다.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상황과 무인창업 트렌드와 맞물려 <데이롱카페>는 순식간에 100개를 넘어 현재 200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뛰어난 품질의 원두와 커피 맛’에 있다. 이동건 대표는 무인카페 커피는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커피의 맛을 고급화 시켰다.
<데이롱카페>의 원두는 ‘UCC원두’와 ‘예가체프 원두’를 사용한다. UCC 원두는 강한 바디감과 진한 향미,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예가체프 원두는 산미가 강한 스페셜티급 원두다. 두 종류의 고급 원두로 내린 커피를 2000~3000원대로 판매한다. 커피맛이 좋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판매 비중이 60%를 넘을 정도다.
이동건 대표는 무인카페의 장점인 ‘인건비 절감’을 고급 원두를 써서 대체했다. 고급 손님들도 무인카페라 커피 맛을 기대 안했는데 ‘먹어보니 괜찮네’라고 평가한다. 고급원두를 공급하기 위해서 본사의 이익을 줄였지만 가맹점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커피 외에 마카롱 등 디저트도 자판기로 판매한다.
◆편리한 원격제어 기능과 신속한 AS
둘째는 ‘편리한 원격제어 기능’에 있다. <데이롱카페>의 커피머신은 원격제어가 잘 된다. 점주가 매장의 모든 것을 원격제어 할 수 있다. 음료 추출과 가격 결제, 쿠폰 발송, 컵 추출, 머신 세척 등의 모든 것들을 휴대폰 어플로 다 컨트롤 할 수 있다.
셋째는 ‘AI 기반 시스템 활용’이다. 자사만의 AI 기반 시스템 자판기를 활용하여 단골 고객 기능이 탑재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맥 인증으로 고객 회원 등록을 해놓으면 생일이나 특별한 이벤트날에 쿠폰이 발송되어 고객이 찾아오끔 해서 지속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
장바구니 기능도 있어서 카페에 왔을 때 한번에 커피부터 디저트류까지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다.
넷째는 ‘신속한 AS’이다. <데이롱카페>의 머신은 유럽에서 들여 왔고 소프트프로그램은 국내에서 개발한 것이다. 내구성과 기능이 안정적이라 고장이 쉽게 안 난다.
간혹 고장이 나더라도 본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AS팀에서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본사에서 당직과 순번이 있어서 자는 시간 빼고는 열에 아홉은 웬만한 고장은 원격으로 제어해주고 있다. 머신에 구조적인 하자가 있을 경우에는 한 두 시간 내에 제조사와 동행을 해서 해결을 해주는 시스템을 갖췄다.
◆월세가 저렴한 곳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
다섯째는 ‘무인카페 맞춤형 상권. 입지 전략’에 있다.
많은 무인카페 브랜드들이 창업 시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월세가 저렴한 곳에 많이 들어간다. 반면 <데이롱카페>는 매장을 오픈해서 이길 수밖에 없는 입지에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커피 맛과 인테리어, 머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롱카페> 매장의 25%는 월세가 평균 130~180만 원 정도다.
이동건 대표가 추천하는 상권입지는 첫 번째로 ‘슬세권’이다. 슬리퍼를 신고 편하게 오고 갈 수 있는 도보 5분에서 10분 거리의 후면 상가나 상가주택, 아파트 상권, 오피스텔이 밀집 된 주거 상권에 많이 들어간다. 두 번째는 ‘공세권’이다. 트래킹이나 둘레길, 산책로가 잘 되어 있는 공원이나 등산로 근처도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된다.
물론 좋은 상권입지에 들어간다고 모두 장사가 잘 되는 것만은 아니다. 간혹 보수적인 소비심리를 갖고 있는 곳에 들어가서 생각보다 매출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동건 대표에게 숙제로 남아있다.
무인카페는 유동인구가 많고 오프라인 경쟁 브랜드가 많은 상권 입지는 무조건 피한다. 손님이 많은 곳에서는 무인과 유인이 경쟁하기 어려워 틈새 상권을 공략한다.
◆투잡 원하는 창업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영업사원
현재 <데이롱카페는>는 직영점 6개와 200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규모는 2,5~3평부터 30, 40평대까지 있다. 직원을 두기 애매한 학원이나 교회의 카페 라운지로 들어간 매장도 있다.
이동건 대표는 지금까지의 모든 가맹점 상담과 영업을 직접 했다. 초기 가맹상담은 물론 상권분석까지 직접해서 가맹점을 오픈시켰다.
대표가 직접 영업과 가맹상담을 하다보니 창업자들의 호응이 높다. 대부분의 무인 카페 창업 희망자들이 본업을 갖고 투잡을 희망하는 사람들인데 이 대표 자신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투잡으로 무인카페를 시작했기 때문에 창업자들의 심정을 잘 이해한다.
올해 9월까지 계약된 매장까지 합하면 230개다. 이렇게 문의가 많다보니 대표의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맹사업팀을 별도로 신설할 계획이다.
◆하루 1시간 투자해 월소득 300만 원 가져가는 구조
<데이롱카페>의 점주들은 20대부터 5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본업이 있고 부업으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은 450~520만 원 정도다. 최대 1450만 원까지 나오는 곳도 있다. 얼마전에 서울 역삼동에 오픈한 매장은 월 790만원 매출에 340만원 순수익을 내고 있다. 원가율은 평균 24%, 순수익률은 50% 선이다. 하루 1시간 정도 투자해서 250~320만 원 정도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열티는 별도로 없고, 매월 10만 원의 유지관리비가 있다.
이동건 대표는 서울 용산에 사옥을 짓고 있다. 지하1층, 지상 4층 사옥이 완공되면 창고를 만들어 물류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물류는 제조사와 협력해서 운영 중이다.
◆창업은 투자한 만큼 나온다
무인창업을 고려하는 창업자들의 공통된 생각이 최소한의 투자비용을 전제로 하고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건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이대표는 “무인매장의 경우 사람의 노동과 에너지를 많이 투입하지 않는 대신 시설에는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투자비용 절약에만 초점을 맞추면 커피 머신도 안 좋고, 커피맛도 별로고, 인테리어도 좋지 않아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사업은 투자한 만큼 이익을 얻는다. 창업비용이 부족하다면 급하게 창업하지 말고 정적 수준의 투자금을 준비한 후 창업하는 게 낫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창업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 본업을 갖고 무인 카페를 운영하다보니 하루 한 시간 투자하는 것도 귀찮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짜는 없다. 최소한의 노력은 투자해야 한다. 모든 것을 AI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고 해도 기계관리나 매장 청소는 사람이 해야 한다. 한 두 시간 투자도 아깝다면 무인 창업을 해서는 안된다.
◆올해 본사 매출 80억 원 예상...하이브리드 매장 추진 중
200개가 넘는 매장을 진두지휘하는 이동건 대표는 사업가들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어떤 것을 꼽을까? 이 대표는 주저 없이 ‘자기에 대한 공부’와 ‘실천력’을 꼽았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많이 한다.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잘못하는지, 앞으로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 후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한다. 하루아침에 대단한 것을 이루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내가 잘하는 것을 하나씩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올해 <데이롱카페>의 예상 매출은 80억 원 정도다. 이 대표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로봇 도입도 그 중 하나다. 현재 매송 휴게소 상행선과 두산 그룹 본사, 그리고 수원 매탄동 매장에 로봇이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쿠팡과 제휴해 배달시스템 도입도 계획 중이고, 커피와 펍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도 추진하고 있다.
골목상권 무인화를 이루는 선두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3년 안에 기업상장을 하는 게 이동건 대표의 목표다. 더 나아가 ‘남에게 베푼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삶의 철학으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해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 개인적인 꿈이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이동건 대표가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성공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문제해결력과 리프레이밍을 통한 긍정적인 자기확언이다. 이대표는 건설업을 하는 집안 환경 때문에 부침이 심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학창시절 무려 27번 이사를 할 정도였다. 힘들었지만 덕분에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생존본능으로 환경을 재해석해 긍정적인 자기확언을 하면서 경제적 자립에 대한 열망을 가졌다.
둘째, 레버리지 전략이다. 내가 A부터 Z까지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 이익을 줄이는 대신 외부 자원을 지렛대처럼 활용할 줄 알았다. 외부의 힘을 활용해 무인 원두와 커피 설비라는 무인카페의 핵심 경쟁력을 구축했다. 최고급 원두를 선택한 덕분에 데이롱카페는 다른 무인카페보다 커피 가격을 더 비싸게 받을 수 있었다. 무인 매장에서 발생하는 설비 A/S 문제도 신속하게 해결하고 있다.
셋째, 원하는 목표에 집중한다. 무인카페 프랜차이즈의 목표는 가맹점 사업자의 성공이다. 가맹점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무인환경 통제, 상권입지 선정, 고객 만족도 제고 시스템을 잘 구축했다. 이 것이 무인카페 부문 2세대 리딩 브랜드로 성장한 비결이다.
넷째, 태도다. 이동건 대표는 SNS의 과시적인 콘텐츠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 매일 아침에 성경말씀이나 경영에 좋은 문구를 찾아서 본다. 독서도 열심히 한다. 바른 태도가 바른 의사결정과 바른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건강한 하루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내사업을 한다는 것><CEO의탄생><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