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 설립] 최고를 원한다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보완해야 할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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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4,068 등록일등록일: 2023-02-27본문
사업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단순한 것을 최고로 잘하는 것이다. 단순한 것은 관리요소가 적고 자원이 적게 든다. 쉬운 분야를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혁신적이고, 고도화시키고, 앞서 나가면 경영 효율성이 높다. 반면 복잡한 것은 웬만큼 노력해도 잘하기가 쉽지 않다. 관리요소가 많아 그만큼 많은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 초기만해도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은 매우 복잡하게 여겨졌다. 해외 유명 브랜드를 들여온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내 가맹본부들은 영세했기 때문에 복잡한 시스템을 대충 대충 운영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도 부족했고 인재를 찾기도 어려웠다.
단순한 것을 최고로 잘해야 성공하는데 복잡한 시스템을 대충 운영했으니 실패는 불을 보듯 뻔했다. 그것은 80, 90년대 가맹본부와 가맹점 폐업률이 높았던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 무렵 ‘프랜차이즈’라는 단어는 사기꾼과 동의어로 여겨지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발전, 상향 평준화 시대
하지만 산업규모가 커지면서 가맹본부의 운영 시스템은 나날이 발전했다. 복잡하게만 보이던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지금은 단순하게 여겨질만큼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전문 인재들도 늘어났다. 덕분에 지금은 대부분의 가맹본부들이 상향 평준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가맹사업 성공에 중요한 출점, 슈퍼바이징, 마케팅, 연구개발, 구매 물류 등 조직의 기능이 효율적으로 작동되는 곳이 많다. IT 인프라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일정한 수준에 올라섰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산업이 성숙기에 도달한 지금도 고도화가 필요한 분야가 남아있다. 브랜드 매니지먼트력, 변화관리 역량, 관계 역량, 교육시스템, 기업가정신 등이다.
◆프라이빗 브랜드에 밀리다
브랜드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고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역량은 높아졌지만 브랜드 경험을 만들고 이것을 브랜드 애착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특히 브랜딩의 경우 프랜차이즈가 앞서가는 프라이빗 브랜드를 흉내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과거에는 개인사업자의 브랜딩 역량이 프랜차이즈보다 훨씬 떨어졌지만 요즘은 뛰어난 개인사업자가 만든 브랜드가 골목상권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먹이 사슬에서 점점 더 낮은 위치로 떨어질 것이다. 이는 가맹점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므로 가맹본사들이 반드시 보완해야 할 역량이다.
◆거래 관계를 넘어서려면
관계역량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브랜드 파워를 넘어서 브랜드 애착이 필요한 시대다. 브랜드 애착은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서 브랜드와 이해 관계자가 공감하며 결속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거래 관계에서는 손익이 관계 지속에서 중요한 기준이다. 하지만 애착이 형성되면 이해득실을 넘어선 관계가 만들어진다.
로얄티 부과를 둘러싼 가맹본부-가맹점 갈등은 거래적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가맹사업 부문에서 계속 적자를 내던 A사는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가맹점에 로얄티를 부과했다. 이에 일부 가맹점 사업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했다. 다른 가맹본부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이런 경우 지나치게 발끈해서 계약만 강조하거나 겁을 먹고 가맹점에 밀리는 것은 둘 다 해결책이 아니다. 두 사례 모두 해결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브랜드 애착을 형성해야 하는 순서
가맹본부의 상황과 프랜차이즈 사업의 원리를 논리로 정립해서 가맹점 사업자를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설득하고 상호 윈윈을 위해 앞으로 할 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운명공동체라는 결속감이 생기고 희망이 생기자 손익만 따지는 태도가 누그러졌다.
이런 브랜드 애착을 가맹점 사업자, 내부 고객인 직원, 외부고객인 소비자 나아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ESG경영은 좋은 실천 방안 중 하나이다.
브랜드 애착이 필요한 이해당사자의 순서는 첫째 가맹본부 조직원, 둘째 가맹점 사업자, 셋째 가맹본사 협력업체, 넷째 최종 소비자, 다섯째 가맹본부가 속해있는 사회 커뮤니티 순이다.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최종 소비자가 네 번째 순서인 이유는 앞에 있는 이해당사자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잘해야만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브랜드 이상향은?
브랜드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
우리는 건강을 추구하는 회사인가, 싸고 맛있는 것을 추구하는가, 소수를 위한 명품을 추구하는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새로움을 추구하는가, 고객의 건강이 최우선인가? 맛이 가장 중요한가? 전통적 가치의 보존이 중요한가?
브랜드 이상향을 구체적으로 정했다면 그 다음에는 각 이해 당사자들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정하고 그것이 실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북돋워야 한다.
가령 싸고 편리하고 맛있는 커피를 대중적으로 제공하려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서울 구로구에서 줄서는 커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나이스카페인클럽처럼 값비싼 스페셜 커피 메뉴를 대중적인 가격에 매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일리 커피맛집이 브랜드 이상향인 경우도 있다. 후자는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맛집커피 메뉴를 개발하고 매일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가격에 제공하며 커피 맛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손님이 몰릴 때도 그 맛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데일리 방문을 위해서는 친절한 고객관리가 중요하므로 힘들 때도 미소를 잃지 않는 인적 구성과 교육을 실천했다.
◆교육시스템과 기업가 정신 육성도 과제
교육시스템과 기업가 정신도 발전시켜나가야 할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약점이다. 가맹본부 CEO들이나 가맹점 조직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많아졌지만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시행하는 교육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속적인 교육 시스템이 약하고, 가맹점 오픈 전 교육에 치우쳐 있다. 역량 강화 교육보다는 기능 훈련 교육이 대부분이다.
프랜차이즈사업에 대한 정의가 많지만 그 중 가장 간과하는 정의 중에 하나는 ‘프랜차이즈는 기업가를 육성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기업가정신은 교육을 통해 키울 수 있다.
가맹점 사업자의 기업가 정신을 성장시키지 못하면 가맹본부의 성장에도 손해다. 결과적으로 가맹점 경쟁력이 약해서 매출 상승이 어렵고 덩달아 가맹본부 손익과 브랜드 파워도 약해질 것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컨설턴트. ‘내사업을 한다는 것’‘CEO의 탄생’‘이경희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등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