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장례 이동식화장 서비스 선보인 스타트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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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9,718 등록일등록일: 2023-02-21본문
반려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들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것 중 하나는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여부다.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있지만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외곽지역에 있어서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반려인들의 애로사항을 몸소 피부로 느끼고 사업화 한 스타트업 사장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 장례 이동식 화장 서비스를 선보인 ‘펫콤’의 김한종 대표(54)이다.
펫콤은 직접 개발한 반려동물 이동식 화장차로 반려인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장례를 치러준다. 아직 이동식 장례서비스가 법제화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실증 특례를 받고 올해부터 안산시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20년간 근무했던 김 대표는 어떻게 그 어렵다는 반려동물 장례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을까? 그의 창업스토리를 들어본다.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죽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강원도 영월이 고향인 김한종 대표는 경영학과를 나와 무역회사에서 20여년 간 근무를 했다. 그 후 내 사업에 대한 갈증으로 2008년에 자동차 관련 회사인 ‘제이투코리아’를 창업 한다. 제이투코리아는 자동차 외관을 보수할 때 사용되는 기기 및 제품을 전국에 유통하는 업체다.
창업을 해서 사업이 안정화 될 즈음 김 대표는 우연히 강아지를 입양해 키우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김 대표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반려동물을 통해서 기쁨과 생활에 활력소를 얻었다. 또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꼈다. 특히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때 반려동물 장례시설의 필요성을 처음 느끼게 됐다.
◆일본의 선례를 보고 화장차 차량 개발해 창업
김 대표는 반려동물 장례시설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만 하지 않았다. 실제로 지인과 반려동물 장례식장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허가와 민원 문제로 포기하게 됐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서 일본의 반려동물 장례 동영상을 보게 됐다. 장례지도사가 보호자 집으로 방문하여 장례를 도와주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때 일본에서는 반려동물 이동식 화장 시스템이 오래전부터 완전히 정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도 일본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이동식 장례가 대안이라 판단을 하고 사업을 결심한다.
일단 화장차량의 개발이 급선무였다. 차량은 일본의 것을 벤치마킹해서 개발했다. 차량 개발을 포함해 1년 여간 지인들과 매주 1회 이상 모여 아이템 개발과 회사설립에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고 투자금을 준비했다. 그렇게 10여 명의 도움을 받아 자본금 8천만 원으로 2018년 8월에 ‘펫콤’을 창업한다.
◆4년의 기다림 끝에 시범사업에 선정
펫콤은 반려동물 장례 이동식화장 서비스 사업을 하는 회사다. 방문형 장례서비스는 보호자의 자택이나 원하는 장소에 장례플래너가 직접 방문하여 장례를 진행한다.
김 대표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 야심차게 창업을 했지만 이동식 화장서비스는 규제 앞에서 발목을 붙잡혔다. 그 당시 동물보호법은 고정식 시설에서만 반려동물 화장을 허용하고 있어, ‘차량을 통한 이동식 동물장묘업’은 불법이었다.
김 대표는 정부에 사업 승인 신청을 해놓고 4년 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 때가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그랬던 이동식 화장 서비스 사업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실증특례 대상에 선정되어 안산시에서 시범운영 할 수 있게 됐다. 긴 기다림 끝에 얻은 결과였다.
◆이동식 장례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
김 대표가 이동식 장례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는 가족같이 키우던 반려동물이 폐기물로 처리되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기존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에 대부분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다. 그래서 갑자기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반려인들이 찾아가서 이용하기에는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이나 노약자 그리고 직장을 다니는 반려인들은 기존의 장례시설을 이용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반려동물 사망 시 80% 이상이 폐기물로 처리되거나 불법매립 혹은 유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반려인들이나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반려동물을 폐기물로 처리하지 않고 제대로 잘 보내주는 올바른 장례문화를 위해 이동식 화장서비스는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 3~4건의 장례 이루어져...물고기 장례를 치러준 고객도 있어
현재 펫콤에서는 하루 3~4건의 반려동물 장례가 치러진다. 강아지가 67%로 가장 많고, 고양이가 28%, 기타 동물이 1%를 차지한다.
김 대표가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물고기의 장례였다. 먼 지역에서 죽은 물고기를 데리고 와서 장례를 치러주고 진심으로 슬퍼했던 고객이 지금도 생각난다.
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의 죽음은 사람을 잃었을 때와 똑같은 슬픔을 느끼게 한다. 때문에 정성껏 진행되는 장례식에서 반려인들은 많은 위로와 안도감을 느낀다.
기르던 반려동물이 사망하거나 사망 징후가 보이면 전화나 SNS를 통해 예약을 하면 전문상담사가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 안내를 해준다. 그 후 보호자가 지정한 장소에서 염습, 상담, 추모 시간을 마친 후 화장을 진행한다. 화장 후 유골은 수습하여 보호자에게 돌려 준다.
기본 장례비용은 16만5000원이며 개별화장, 염습, 추모, 유골함, 사진 액자가 포함된 금액이다. 몸무게 5kg 기준이며 1kg 초과 시 1만 원이 추가된다.
◆전 직원이 장례지도사 자격증 있는 장례 전문가
현재 김 대표와 함께 일하는 직원은 6명이다. 40대가 주 연령대다.
직원들이 맡은 파트는 장례, 회계, 기획으로 나뉘어 있고, 김한종 대표를 포함해 전 직원이 장례지도사 자격을 갖춘 장례 전문가들이다.
김 대표는 직원들과 의견 차이가 있을 때는 가능하면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회사 정책에 반영하는 편이다.
김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원팀 정신. 스타트업의 특성상 자신의 주장이 강하다 보면 불협화음이 있기 마련인데, 서로 배려하고 인정하면 하나로 뭉칠 수 있고 뭉치면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사업의 바탕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어
김 대표는 정부 시범사업에 선정 된 후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SNS, 인터넷 검색 등 온라인 광고를 비롯해 지역 케이블TV 방송 광고도 하고 있다. 또한 펫 관련 업체들과의 제휴와 동물병원들과의 연계 등 다양한 오프라인 홍보도 병행 중이다.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것은 펫콤을 이용한 고객들의 구전 광고다. 입소문을 통해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김 대표는 더욱 더 책임감을 느낀다.
김 대표가 사업을 하는 밑바탕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반려동물은 세상을 살면서 꼭 필요한 가족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 사업은 진행되기 어렵다.
김 대표는 말한다. “인간이 동물을 키우고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나는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살면서 서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함께 행복을 공유하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반려동물 장례사업 아직 걸음마 단계...성장 가능성 높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6조 원에 이르렀다. 10년 뒤에는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노령의 반려동물들이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장례 수요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동식 화장 서비스 사업은 올해 1차년도에는 안산 지역에서 시범 운영되고, 문제가 없으면 2차년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해 가기로 합의되어 있다.
아직 주위에서는 반려동물 장례 이동식 화장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김 대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고 있다. 전문인력 충원 및 지속적인 새로운 기술 개발도 보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