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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창업뉴스 [성공사례]

3남매 엄마, 안방에서 창업해 글로벌 정복한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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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9,411 등록일등록일: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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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2월 29일 밤 9시. 많은 사람들이 한 해를 정리하며 보낼 시간에 김민송 대표(38)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으로 향했다. 12월30일부터 열릴 팝업스토어 현장 준비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팝업스토어의 콘셉트는 <우주에 초대된 젤리멜로 아이들>이다.


젤리멜로는 김민송 대표가 운영하는 글로벌 아동복 브랜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중단됐던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며 2023년 새해를 연 김민송 대표. 코로나 이전까지 연매출은 40억원대였으나 코로나를 지나면서 연매출 1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젤리멜로를 유럽 직수입 브랜드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디자인이 유럽 감성이고 세계 2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유럽 엄마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젤리멜로는 한국 브랜드다.


경력단절 주부이던 김민송 대표가 안방에서 론칭한 브랜드다. 젤리멜로를 키운 건 네이버 블로그를 하는 한국 엄마들이었다. 자녀 셋을 둔 경력단절여성이던 김민송 대표가 안방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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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시댁살이 탈출이 창업 목적

김민송 대표는 세 자녀의 엄마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 4학년 아들, 늦둥이인 여섯 살짜리 딸이 있다. 김 대표 남편의 이름은 김민승이다. 김민송 대표와 이름 마지막 글자만 다른데 발음도 비슷하다. 그런 오해 때문에 선배의 싸이월드를 통해서 우연하게 알게 된 남편과 스물 여섯에 결혼했다.


결혼하자마자 큰 딸이 태어났다 딸이 너무 예뻤다. 이 딸을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강했다. 딸이 원하는 건 뭐든 해주고 싶었고 그런 경제적 여유를 가진 부모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너무 어린 나이게 결혼한 김민송 대표 부부는 가난했고, 시댁에 얹혀사는 처지였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잘해줬지만 어른을 모시고 사는 일은 쉽지 않았다. 매사에 눈치가 보이고 어려웠다.


경제력 있는 부모도, 시댁을 떠나 스윗홈을 갖는 데도 경제력이 필요했다. 남편 월급에만 의지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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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만명 달성, 공동구매에 도전하다

막 출산해서 갓난 아기를 둔 김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네이버 블로그에 육아일기를 올리는 게 전부였다. 매일 빠짐없이 글을 올렸다. 이웃을 만들고 사귀면서 모든 댓글에 답을 달았다. 아이가 잠든 시간에 글을 작성해서 올렸다. 육아와 살림하는 시간을 빼고는 모든 시간을 블로그 운영에 투자했다.


김 대표의 블로그는 아기도 예쁘고 글도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니 눈치보이던 시댁 생활에서 작은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었다.


구독자가 1만명까지 늘어나자 블로그를 활용해서 공동구매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김민송 대표가 딸 아이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그 옷을 어디서 구입했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김민송 대표는 중3때부터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여성잡지의 뷰티 모델로 활동하며 직접 돈을 벌어본 경험이 있었다. 대학 때는 자신이 직접 모델이 되어서 여성복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결혼하면서 출산 때문에 모든 일을 그만뒀다. 김 대표 안에서 기업가 정신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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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3시간 씩 자면서 블로그 운영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그만둔 김 대표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블로그를 기반으로 공동구매를 시작하면서 쇼핑몰을 운영하던 경험과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여성복 쇼핑몰을 운영할 때와 달리 이번에는 딸이 모델이 됐다. 딸에게 직접 옷을 입혀서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공동 구매할 엄마들을 모았다.


공동 구매를 할 때는 며칠 밤을 새워야 했다. 사진 촬영하고 편집하고 글 올리고 댓글에 답하고, 하루에 2~3시간씩 자면서 일을 했다. 컴퓨터 자판을 워낙 많이 쳐서 엄지손가락 지문이 지워질 정도였다. 지금도 지문이 잘 안찍힐 정도다.


열정적인 노력 덕분에 김민송 대표는 인기 육아 블로거로 자리잡았다. 공동구매도 인기를 얻었다. 그 무렵 둘째 아들이 태어났다. 김민송 대표의 딸과 아들 모두 김 대표가 운영하는 육아 블로그의 모델이 되었다. 자녀들은 사업 파트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던 중 브랜드 아동복 사업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우연히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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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기 수트 론칭, 하루에 1천벌 주문받다

둘째 아들의 돌잔치를 기념해서 돌배기 수트를 제작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부분 경우 돌 복은 대여한다. 돌잔칫날 하루만 입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10만원대 아기용 돌 수트를 기획했다. 수트지만 아기들이 불편하지 않게 어깨에 심을 제거해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게 만들었다.


돌배기 수트 제작은 힘들지 않았다. 김민송 대표의 남편은 남성 브랜드 의류 디자이너였다. 그래서 남편을 통해서 제조 업체들을 소개받았다. 디자인은 남편이 해줬다. 


프로모션 가격 99000원으로 돌배기용 수트 공동 구매를 시작하자 난리가 났다.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첫날에만 1천벌이 넘는 주문이 들어와 1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쟁을 치렀다. 주변의 지인들을 총 동원해서 옷을 포장하고 배송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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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스카웃 하다

첫 주문에서 사업 가능성이 확인되자 김민송 대표는 남편을 스카웃 했다. 남편은 퇴사를 하고 남성브랜드 디자이너에서 아동복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시어머니도 하시던 일을 그만두고 김민송 대표의 자녀를 돌봐주기로 했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시댁에서 분가해서 살 아파트와 작은 사무실도 마련했다. 


젤리멜로라는 브랜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와 마시멜로에서 따온 이름이다. 김민송 대표는 마케팅과 판매를 맡고 남편이 디자인을 책임졌다. 당시만 해도 성인복에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았지만 아동복에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없었다. 젤리멜로는 아동복 업계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1세대가 되었다.


고객들의 김민송 대표에 대한 믿음은 확고했다. 덕분에 사업이 승승장구해 하루에 10억 매출을 올린 적도 있다.  패션비즈니스는 쉬운 사업이 아니다. 다양한 사이즈를 준비해야 하고 시즌 재고 부담이 크다. 김대표가 손쉽게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었던 것은 공동구매 방식덕분이다. 샘플을 보여준 후 미리 구매 신청을 받고 선입금을 받은 후 판매량이 정해진 상태에서 제작하므로 현금 흐름이나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시즌에는 보통 2주에 한 번꼴로 신상품을 론칭했다. 한 시즌에 보통 200~300개 일년에 500-600개 정도 신상품을 론칭해서 선주문, 후제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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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다

국내에서 엄마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무렵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아들 딸 손을 잡고 남편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날아갔다. 파리에서 열린, 세계에서 가장 큰 아동복 박람회를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서양인 일색이던 파리 박람회에 동양인 부모가 동양인 어린이 손을 잡고 나타나자 단번에 주목을 받았다. 서양인들은 젤리멜로의 옷과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며 카메라 세례를 퍼부었다. 김민송 대표는 박람회 주최측을 찾아가서 무작정 내년에 참가하고 싶다며 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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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온 후 디자인 감성을 완전히 바꾸고 이듬해 박람회 참가 준비를 시작했다. 박람회에 참가하려면 적어도 1년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단정한 클래식 감성 대신 컬러풀한 유럽식 감성을 담은 제품 100여 종류를 샘플링 했다.


다음 해에 그 옷을 들고 파리 박람회에 참가하자 바이어들이 줄을 섰다. 원래 유럽 박람회에는 2, 3년 이상 꾸준히 나가서 얼굴을 비춰야 겨우 1~2개 정도 오더가 들어올까말까 하는데 젤리멜로는 첫 참가때부터 바이어들이 줄을 섰다.


이후부터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만 빼고 매년 2회 씩 해외박람회에 참가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자 국내 온라인 판매와 수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세계 25개국 50여개 백화점 및 업체에 젤리멜로를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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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컬러감이 인기 비결

우리나라의 출산률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낮다. 그래서 아동 관련 사업은 전망이 밝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자녀 수가 적은 대신 자녀에게 들이는 정성은 어느때보다 높다. 그래서 꾸준한 수요가 있다.


젤리멜로가 아동복 업계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로 성공을 거두자 신규 디자이너 브랜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성인 패션 디자이너가 출산후 아동복 디자이너로 직업을 바꿔서 론칭한 브랜드도 있다. 대기업들이 만든 디자이너 브랜드도 생겼지만, 겉만 프라이빗 브랜드이고 실제로는 대기업 직원들이 만드는 브랜드도 많다.


경쟁자는 늘어나지만 젤리멜로를 흉내내기는 쉽지않다. 가장 큰 장점은 젤리멜로의 탁월한 컬러감이다. 컬러감 덕분에 젤리멜로를 입는 순간 아이들의 얼굴이 반사판처럼 반짝거린다는 반응이 많다.


컬러 매치가 뛰어나 엄마들은 단품구매보다 코디된 제품을 통으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코디제품이 아니더라도 젤리멜로 제품들은 서로 색상 매칭이 잘된다.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서 어린이 엄마 커플룩을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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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예술가, 아내는 마케터

경쟁 브랜들들이 젤리멜로의 품질력을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디자인을 맡은 김민송 대표의 남편 김민승씨는 핏, 디자인, 품질에 대한 고집이 대단하다. 제품에 대한 의견 차이로 김민송 대표와 다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남편이 원하는 대로 하면 판매 가격이 1~2만원 이상 높아진다며 김민송 대표가 엄마들의 부담을 걱정해도, 남편은 품질이 가장 우선이라면서 고집을 꺽지 않는다. 남편이 핏을 중요하게 여기면 김민송 대표는 엄마들이 입히고 벗기기 쉬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기도 한다.

 

남편 김민승씨가 고집스러운 예술가라면 김민송 대표는 철저하게 고객과 공감하고 고객의 입장을 대변하는 마케터다. 어쩌면 두 사람 사이의 크고 작은 긴장과 갈등이 국내는 물론 유럽 엄마들에게도 인기를 얻는 젤리멜로의 품질 경쟁력의 비결인지도 모른다.

 

젤리멜로의 아동복은 비용이 많지 들지만 KC인증마크를 받는다. 국내 아동복 대부분이 중국이나 베트남 산이지만 젤리멜로는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 80% 이상이 국내산이다. 에러율이 낮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입는 옷이기 때문에 원단 선정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안감까지 가장 부드러운 소재를 고르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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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위로는 엄마들의 응원 메시지

젤리멜로 직원 수는 30명 정도라 지금은 부서별로 조직이 잘 구성돼 있다. 하지만 아직도 SNS는 김민송 대표가 직접 관여하고 있다. 블로그로 공동구매를 할 당시 하루 2~3시간씩밖에 못자고 지문이 지워질 정도로 열심히 했지만 그 힘든 과정을 모두 녹여주는 게 엄마들의 응원이었다. 정성껏 SNS를 하고 답하는 것은 엄마들의 응원에 대한 보답이다. 

 

엄마들이 하루에도 몇 십개씩 젤리멜로를 태그해서 아이들이 옷입은 사진을 올려주면 김민송 대표는 밤낮없이 고객이 올려준 사진을 젤리멜로 공식 계정에 공유한다.
 

엄마들은 김민송 대표에게 메시지도 많이 보낸다. 어디에 사는 누구인데 아이가 옷을 너무 예쁘게 잘 입고 있다, 마음에 든다, 계속 구매하는 단골이다 등등의 소식이다.


신제품을 론칭 할 때는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 신제품을 오픈하는 순간 주문 확인 버튼을 누를 때 순식간에 몇 천건씩 주문이 올라가는 것을 보는 짜릿함과 감사한 마음도 힘든 순간을 눈녹듯이 녹여준다. 


글로벌 수출 제품과 달리 국내 판매는 선주문 후제작하는 공동 구매 품목이 많다보니 완판되고 나면 품절이 돼서 다시 그 디자인을 구매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요즘은 시즌 제품을 조금씩 늘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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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이 성공비결

김민송 대표는 자신의 성공비결이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꼽는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긍정왕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부자가 될거야, 나는 뭐든지 잘될거야, 어떤 시련이 와도 나는 다 해결할 수 있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었다. 큰 문제가 생기면 필름처럼 문제 해결 방법이 머릿속에서 지나간다.

 

김민송 대표는 스스로 생활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슨 일을 해도 미친듯한 몰입감으로 반드시 해내고 마는 근성이 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런 근성이 지금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고마운 것은 아이들이 엄마에 대해서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김민송 대표의 아동복 모델이었던 아이들은 일하는 엄마를 좋아하고 응원해준다. 그게 큰 보람이다.

 

김민송 대표는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육아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것은 핑계다. 돈이 없다는 것도 핑계다. 일단 시작이 반이다. 뭐든지 도전해보라’고 조언한다.

 

또 아무리 대단한 사람을 만나도 ‘주눅들지 말고 먼저 연락해서 질문도 많이 하고 물어보고 배우라’고 말한다. 진심을 다해서 묻는 사람의 부탁을 거절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2023년은 젤리멜로 사업 10주년이다. 그래서 10주년 기념 이벤트를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유럽지역에서 인기가 있다보니 해외 유명 아티스트나 일러스트 작가들로부터 콜라보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 그래서 올해는 콜라보한 제품을 많이 선보일 계획이다. 1월에 있을 파리 아동복 박람회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온라인을 보완할 오프라인 매장도 4~5개까지는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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