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왕초보 식당사장, 직장생활보다 1만배 만족하는 이유? 낙곱새전문 ‘이낙에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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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72 등록일등록일: 2025-05-22본문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열고 오랜 기간 운영해도 지역 맛집은 커녕, 식당을 유지하기에 급급한데 직장인 출신 왕초보 사장이 3년만에 지역 맛집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매장도 2개로 확장했다. 3호점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비결이 뭘까?
◆왕초보 사장, 1년만에 지역 맛집으로 입소문
2022년 9월, 코로나19 팬데믹의 그림자가 여전히 짙게 깔려 있던 시기, 부산 남천동의 한 구석진 골목에 ‘이낙에산다’라는 작고 투박한 식당이 문을 열었다. 특별한 인테리어도, 유명 셰프도 없었다. 투자비가 부족해 주방설비, 인테리어 등을 모두 이전에 인수받은 그대로 사용해 업종과 간판만 바꾼 매장이었다.
사진=이낙에산다 광안리본점
대신 퇴직 직장인이자 요리라곤 해본 적 없는 84년생 초보 사장이 있었다.
그렇게 문을 연 식당은 부산을 대표하는 낙곱새 맛집 중에 하나로 입소문을 타면서 매장도 2개로 늘어났다.
이 브랜드의 이름은 ‘이낙에산다’이다. 사람들은 줄여서 ‘이낙산’이라고 부르면서 ‘이낙산’이 제2의 상호가 됐다. "이낙지에산다"라는 상호의 ‘낙’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즐거울 ‘낙’으로 낙지요리를 만들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의미하며, 다른 하나는 빼어날 ‘낙(樂)’의 의미로 낙지의 효능과 장수의 의미가 담겨있다.
지금 이 낙지에 인생을 건 사람은, 강은우 대표(41세)다.
◆‘넥센 타이어’를 박차고 나온 이유
강 대표는 과거 넥센타이어에서 9년 이상 근무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온 것은 단순한 권태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이 싫었습니다. 저는 사람 냄새 나는 공간, 제가 주도하는 삶을 원했어요.”
그렇게 그는 회사를 퇴사했고, 새로운 인생의 길을 고민하던 중, 1인 술집이라는 소박한 꿈에 도전했다.술을 좋아했고, 작은 술집을 잘할 수 있을 것같았다.
2021년 9월 창업자금 2천만원을 들여 부산 남천동에 월세 60만원짜리 10평짜리 공간을 빌려 ‘베고나베집’이라는 나베 전문 1인 술집을 열었다.
사진=1인술집을 할때 고객으로 만난 아내와 결혼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린 강은우 대표
메뉴는 단 하나. 자신이 좋아하는 나베 하나로 조용한 조명 아래 김광석의 음악만 틀어서 손님을 맞았다.
한 달 매출은 600~700만원. 매출액세어 월세, 원재료비 등을 빼고 나면 겨우 생활할 정도의 돈을 벌었다. 이 가게는 장사보다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금의 아내를 손님으로 만나게 되었다.
◆베이커리 카페, 그리고 낙곱새로의 전환
아내는 제빵쪽 일을 하고 있었다. 아내와 사귀면서 1인 술집을 접고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를 창업했다.
부부가 함께 하는 베이커리 카페이름은 ‘스스스카페’였다.
그런데 아내의 임신으로 인해 베이커리 카페 운영이 어려워졌다.
제빵은 아내가 잘 했는데 직접적인 손기술이 부족했던 강 대표는 제빵을 하지 못했다. 사람을 채용해서 베이커리 카페를 계속 하느냐 다른 업종을 하느냐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러던 중 부산의 유명한 낙곱새 맛집에 외식을 간 것이 업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사진=이낙에산다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낙지볶음집에 갔죠. 너무 유명한 집이라 저는 맛있게 잘 먹었는데 아내는 맛도 위생도 서비스도 불만족이었습니다.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차라리 오빠가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 그 말이 시작이었어요.”
지역 대박 맛집의 불친절함과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며 아내가 무심결에 ‘툭’ 던진 말이었는데 그게 강 대표의 인생을 바꿔놨다.
부산의 향토음식인 낙곱새. 맛은 있지만 친절함과 위생이 부족한 식당들이 많았고다. 그는 그 틈새를 공략하기로 결심했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허술한 시장. 강 대표는 ‘맛은 기본, 위생과 서비스로 승부하자’는 원칙을 세우고 창업에 나섰다.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면서 낙곱새 매장 창업 준비를 했다. 2022년 7월에 베이커리 카페를 양도하고 낙곱새 창업 준비에 착수했다.
◆주방의 문을 열기까지 – 창업준비기
2022년 9월, 남천동에 낙곱새 전문점 ‘이낙에산다’ 1호점을 오픈했다. 인테리어도 하지 않았다. 이전에 있던 고깃집 그대로 천장, 바닥, 주방을 살려 쓰고 간판만 바꿨다. 총 투자비는 7천만 원.
“권리금이 저렴한 곳을 찾았고, 인테리어는 최소화했죠. 다만 음식의 본질에만 집중했습니다.”
팬데믹 기간이었지만 한번 방문했던 손님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네이버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신경을 썼다. 사업 초기에는 월 3천만원대 매출이었다. 그러던 게 1년 후에는 매출액이 최대 1억원대, 평소에는 월 7천만~8천만원대 매출이 올랐다.
사진=이낙에산다
그렇게 성과를 거두자 2024년 5월에는 부산역점을 오픈했다.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부산역점도 인근에서 줄서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인근 직장인 손님이 대부분이라 주중 매출이 높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주말에도 멀리서 손님들이 찾아오는 맛집이 됐다.
2개 매장의 성공 경험을 발판으로 강 대표는 앞으로 직영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함께 하는 조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직장인 출신 왕초보가 단 기간에 지멱 맛집을 만드는데 성공한 비결은 뭘까?
◆“맛이 답이다” – 성공의 비결
첫 번째 비결은‘맛’이다. 맛의 비결은 좋은 식재료와 양념맛이다. 이낙에산다는 최상의 재료를 사용한다. 새우도 일반 새우보다 헐씬 크다. 곱창도 한우 곱창을 사용한다.
사진=이낙에산다
1인 술집 운영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요알못이던 그가 가장 많이 고민하고 연구한 것은 레시피다. 최고이 맛을 찾기 위해 계속 레시피를 변경하면서 연구했다. 오픈 처음에는 ‘깔끔하지만 맹맹하다’는 평가를 들었고, 이후 감칠맛을 더한 자극적인 맛으로 바꾸며 손님들의 재방문율이 높아졌다.
이낙에산다의 양념장은 다대기 숙성을 최소 일주일 이상 거쳐 사용하며, 감칠맛을 위해 20가지 이상의 재료를 넣는다. 조미료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고춧가루의 양을 조절해 속이 더부룩하지 않은 깔끔한 맛을 유지한다.
사진=이낙에산다
◆비쥬얼과 경험이 마케팅
둘째 비쥬얼이다. 맛과 신선한 재료에 대한 자신감이 비쥬얼을 만들었다. 보통 낙곱새는 뚜껑을 덮고 제공되며 요리가 끓으면 그 때 뚜껑을 연다. 반면 모든 식재료는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뚜껑을 열고 플레이팅을 하여 제공한다.
사진=이낙에산다
모든 재료가 싱싱하고 반짝 반짝하다. 거기에는 비결이 있다.
사진=이낙에산다
이낙산은 일일이 손으로 낙지를 세척한다. 일반 낙지집에서는 세척 전문기계를 사용하거나 아예 낙지 세척용 세탁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세척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셋째, 가격 전략이다. 이낙에산다는 오픈 당시부터 부산 평균가보다 2천 원 이상 높은 13,000원을 받았지만, 품질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격 저항은 없었다. 저렴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충분히 만족을 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고객은 설득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은 이낙에산다가 창업이후 가격을 동결한데 반해 주변 식당들이 가격을 올리며 가격 경쟁력도 확보됐다.
◆혼돈에서 질서로, 시스템 구축
넷째 시스템 구축이다.
창업 초기 가장 큰 도전은 ‘사람을 쓰는 일’이었다. 경영의 경험이 없어서 직원 채용부터 면접, 관리, 접객 매뉴얼, 체크리스트조차 없었다.
가장 직원이 많았을 때는 7명까지 있었는데 이들의 동기 유발을 위해서 직원 복지와 보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매장 인근에 원룸을 구해서 직원들이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가하면 직원들이 한 달에 50만원씩 적금을 넣으면 월 10만원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성과와 무관하게 3개월 만에 급여를 인상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대우가 곧 좋은 조직을 만들진 않더라”는 현실도 배웠다.
지금은 인센티브보다 시스템과 규율을 통해 조직을 다듬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인터넷을 보고 책을 보며 공부해서 시행착오 끝에 모든 매뉴얼을 직접 만들었다. 유니폼, 직원 행동 지침, 주방 청소표까지 하나하나 정리했다.
“처음엔 인간적인 배려로 다가갔지만, 너무 존중만 하면 호의가 권리가 됩니다. 결국 시스템이 사람을 지켜줍니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 복지제도가 없지만 조직은 오히려 안정적이다.
◆성공의 알파와 오메가, 아이템 선정
다섯째, ‘아이템 선정이다. 강은우 대표는 업종을 잘 선정한 게 성공의 핵심 비결이라고 말한다.
“낙지는 유행을 타지 않아요. 새로운 낙지집이 잘 생기지도 않고, 블루오션이었죠.”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은 분야가 낙곱새다. 또 기존 낙곱새 전문점에 비해서 잘할 자신이 있었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생기는 카페나 고깃집과 달리 낙곱새는 쉽게 뛰어들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그 진입장벽이 오히려 사업 성공의 비결이 됐다.
사진=이낙에산다
여섯째, 끊임없는 발전이다. 메뉴개발, 시스템구축,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요리에 대한 경험이 없던 그는 온라인을 뒤지며 하루하루 공부했다. 다대기 비율을 바꾸고, 재료 하나하나 바꿔가며 1년간 레시피를 다듬었다. 창업 후 1년이 됐을 때 우연히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배틀트립2라는 프로그림이었는데 아이돌들이 부산에 여행와서 맛으로 배틀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사진=이낙에산다
방송의 효과는 컸다. 단기간에 매출이 껑충 뛴 것이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그렇게 준비되지 않았을 때 사업을 다지지도 않고 갑자기 성장하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었다. 조직이 흔들렸고 모든 게 불안정했다.
오래 일한 직원들간에 신뢰가 있고 손발이 잘 맞아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창업한 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었다.
방송이 나간 후 방송 한 번으로 터진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늘 내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식탁위에 여성 위해서 놓아둔 작은 머리끈, 낙지가 끓는 시간을 잴 수 있도록 올려놓은 작은 모래시계병, 식사를 맛있게 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테이블 위 쇼카드, 우리 매장의 철학과 스토리 정립 등 차근 차근 하나씩 갖추고 발전시키고 있다.
지금은 단기적인 붐업보다는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하려고 노력한다.
◆다점포 운영과 미래 목표
현재는 부산 남천동 본점을 중심으로 부산역점을 운영하고 있다. 남천동 매장은 처음부터 함께 했던 점장이 관리한다. 강은우 대표는 부산역 부근에 작은 사무실을 하나 얻어서 오후 3시까지는 매장에서 일하고 이후에는 사무실에서 여러 가지 경영 업무를 하고 사업 구상도 한다.
부산역점은 남천좀 못지않게 매출이 높다. 주로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가 강했고, 이후 저녁과 여행객 수요까지 고르게 분산되며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했다.
강 대표는 다점포 확장을 ‘깊이’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보다는 직영 5개까지 먼저 구축한 뒤, 이후 가맹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다.
“로컬 맛집으로는 배울 게 없다고 느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더 잘하는 곳들을 찾아다니다보니 지금은 하나하나 보입니다. 실력이 쌓였다는 뜻이죠.”
◆그가 전하는 사장의 삶
“직장인은 노력한 만큼 보상이 바로 오지 않지만, 자영업은 잘되면 바로 결과로 옵니다. 내 삶을 내가 주도하고 있다는 만족감은 1만 퍼센트입니다.”
지금 강은우 대표는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나 부산역점에 출근한다. 오후에는 근처 사무실에서 브랜드 전략을 고민하고, 저녁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그의 하루는 여전히 바쁘고 치열하지만, 주도적인 삶의 만족감이 그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낙에산다, 그 이름처럼 그는 이 낙지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삶을 통해 맛과 서비스, 위생, 그리고 진심을 담은 식당이 어떻게 지역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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