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MZ세대 청년창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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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9,451 등록일등록일: 2022-06-08본문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계층 중에 하나는 청년들이다. 5~6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팬데믹이 2년 이상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크게 줄이고, 아예 신입 공채를 없애고 상시 충원제로 바꾸는 회사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취업을 대기하던 많은 청년들이 창업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2018년, 2019년 각각 442,604개, 440,288개였던 청년 창업기업 수는 2020년 490, 512개로 코로나팬데믹 이전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30대는 물론 30세 미만 청년들의 창업도 크게 증가했다.
청년들의 경우 전자상거래, 정보통신업 중심으로 창업이 크게 증가했지만 기타 외식, 도소매업에서도 청년창업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MZ세대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코로나 팬데믹은 청년 창업을 확대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청년들이 취업 대신 창업을 하는 동기도 다양하다. 취업난을 피해서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타트업 붐과 백종원씨로 대변되는 소상공인 분야의 스타들이 많이 배출되면서 직장 생활보다 더 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창업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살펴본다.
◆밤에는 직장, 낮에는 무인점포 운영하는 투잡러 30대 청년
한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나 부업 등으로 N잡을 하는 직장인이 10명 중 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N잡을 하는 이유는 월급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재 직장에서 고용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정규직 고용이 줄고 계약직이나 파트타임 고용이 늘어난 것도 직장인이 투잡을 하는 것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N잡을 하는 직장인 중에는 N잡으로 원하는 수입을 올린다면 N잡을 주 직업으로 피보팅할 의향도 있다고 답했다.
7년차 30대 직장인 손종무 씨는 투잡러이다. 밤에는 시청률조사회사의 데이터베이스팀에서 일하고 낮에는 무인애견용품샵 ‘견생냥품’을 운영하고 있다.
투잡을 시작한 이유는 직장생활 이외에 수익을 창출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식도 해봤지만 위험하고 불확실해보였다.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이 무인창업이다.
창업전에는 걱정도 많았다. 매출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아무래도 직장인이다보니 생각보다 할 일이 많으면 어떻게 하나 그것이 더 고민이 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만족하고 있다. 매장에 나와 청소와 간단한 상품정리만 하면 된다. 하루 30분~1시간 투자해 월순수익 300만원을 올린다.
앞으로 손 사장은 현재 매장이 좀 더 안정이 되면 2호점을 열 계획도 갖고 있다. 2호점을 열면 직장 업무 비중을 조금 줄일 생각이다.
손 사장은 투잡을 하면서 높아진 소득으로 삶의 질이 향상됨을 느낀다. 자신의 본업과 상황에 맞는 무인창업아이템을 선정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4차산업 혁명으로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 증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서울시 등 각종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민관협력을 통한 청년 창업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유능한 청년들이 직장을 퇴사하고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주는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청년사장인 조현영 대표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1인 기업으로 하이퍼로컬을 설립하고 6월에 ‘해주세요’라는 심부름 앱을 출시했다. 혼자 창업 준비를 하면서 외부 협업 시스템을 200% 잘 활용했다.
국내 굴지의 IT기업에 근무하던 그는 2015년 퇴사를 하고 스타트업에 도전했다. 미국에서 공부를 했던 조현영 대표는 다양한 앱을 개발했는데, 그 중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해외 고객들을 대상으로 국내 성형외과 등 K-뷰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가간 왕래가 힘들어지면서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결국 개발했던 앱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고 본인은 새로운 앱을 개발했다.
‘해주세요’는 싱글족 증가와 긱코노미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고 만든 앱으로 심부름을 요청하는 사람과 심부름을 하고 싶은 사람을 매칭해준다.
심부름 종류는 배달부터 이사, 청소, 벌레잡기까지 다양하다. 이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심부름으로 월 500만원 소득을 올리는 헬퍼도 등장하는 등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만들고 있다.
◆원하는 일을 위해 무인점포에 투자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무인 업종이 늘어나면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무인 매장을 창업하는 청년들도 늘어났다.
올해 스물여섯인 김주완씨는 올해 초에 무인셀프사진관을 창업했다. 창업 아이템을 선택할 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많이 고려했다. 스튜디오나 댄스연습실 렌털 사업도 생각했지만, 코로나 시국이라 포기했다.
그런던 중 친구들과 자주 방문했던 셀프 사진관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본인이 사는 동네에 무인 사진관이 없는 걸 발견하고 창업에 도전했다.
24시간 무인 운영이지만, 매일 두 번 이상 들러서 소품관리와 정리정돈을 한다. 오전 7~8시 사이에 매장에 나가 지난 밤 흔적을 없애고, 밤 11시경에 다시 방문해 청소를 하고 저녁 6시 경에도 매장을 나가는 등 비록 무인 매장이지만 성실하게 관리했다.
매장이 어느 정도 정착돼 갈 무렵 김주완씨는 패션 매장을 열었다. 모델 활동 경험이 있었던 김주완씨가 하고 싶었던 업종은 패션매장이었다. 하지만, 먼저 무인 셀프 사진관을 창업했다.
청년사장 김주완씨가 창업을 한 것은 40대 이후에 경제적 안정을 이뤄 편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대부분의 MZ세대들처럼 젊을 때 열심히 하고 40대에 조기 은퇴하는 것이 꿈이다.
◆직장 퇴사 후 창업, 캐릭터 디자인제품 사업하는 30대 청년
직장생활은 안정적이지만 자신의 개성과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동물캐릭터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밀앤모이’의 서자현 대표도 그랬다. 10년간 주로 패키지 디자인 일을 해왔는데 연차가 쌓여갈수록 언제까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추는 틀에 막힌 디자인을 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창작한 캐릭터와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 회사내에서 이슈가 발생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왔고,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직장안은 전쟁터지만 직장 밖은 지옥이라는 말이 있다. 내 사업을 하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밤낮없이 디자인을 하고 일을 했지만 수입이 늘어나지 않다. 창업 후 5~6개월간 월평균 60만원 정도의 매출 밖에 올리지 못했다.
위기를 맞았지만 어렵게 시작한 창업이니만큼 나 자신을 믿고 꾸준히 일을 해나갔다.
결국 틈새시장을 공략한 전략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매출이 올랐다. 고정팬이 늘어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반응도 좋아지면서 매출은 날로 향상됐다. 현재 월평균 매출이 3천만~ 4천만원선이다.
◆직장 월급 80% 저축해 창업한 MZ세대 청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원인 1위는 인간관계라는 조사도 있다. MZ세대 청년 사장 성민지 씨도 그랬다. 특히 성민지 사장은 병원에서 고객 상대로 상담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럴수록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열망이 커졌다. 결국 회사 내의 이슈가 발생하여 8년간 일했던 직장을 퇴사를 하고 평소 염두해두고 있었던 무인창업을 했다.
막막하지는 않았다. 8년간 일하면서 악착같이 모아둔 돈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 먹고 안 입고 월급의 80%를 저축해 모은 돈이다.
성민지 사장이 경기도 구리에 창업한 것은 무인문구점 ‘빵꾸똥꾸문구야’이다. 업종과 브랜드를 고민한 끝에 시간 대비 수익성이 좋은 무인문구점을 택했다.창업비용은 점포보증금 포함해 8500만원 정도가 들었다.
창업 후에 투자하는 시간은 매일 1~2시간 정도. 자동발주 시스템으로 상품이 입고되고, 재고 상품도 월 1회 교환 반품이 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게 없다.
다만, 고객들의 니즈에 맞게 상품진열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매출과 연관이 있다.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이 주 고객층이기 때문에 그들의 눈높이와 문화에 맞는 이벤트를 열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성 사장 매장의 월순수익은 250~300만원선. 8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열심히 모았듯이, 앞으로도 돈을 열심히 모아 2호점도 열 계획도 있다. 성 사장은 현재를 열심히 살아 중년 이후의 삶을 편하게 사는 것이 목표다.
◆취업대신 창업 택하는 청년들
20대 청년 사장인 안수정씨는 생명공학을 전공했지만 취업 재수 중에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2년간 취업을 하지 못해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녀는 매일 우울한 시간을 보내던 중 희망없는 나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카페 사장이 밀키트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서 장소를 옮겨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2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벅찼던 탓인지 사장은 밀키트 매장을 포기하고 안수정씨에게 인수를 권했다. 부대찌개 밀키트 전문점인 ‘땅스부대찌개’ 부산 화명점이었다. 취업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창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기약없고 희망없는 취업 준비보다는 창업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에게 8천만원을 빌려서 매장을 인수했는데 창업 후 열심히 운영해서 빌린 돈을 거의 다 갚았다.
내 사업을 시작한 후 취업 재수생으로 시간을 보낼 때의 우울한 마음이 사라졌다. 지금은 추가로 매장을 운영하고 싶은 꿈도 갖게 됐다.
◆힘든 음식점 사업도 내 사업이니까 희망이 있다
심현명씨의 경우 해외 유학파이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외식업에 도전했다. 수제햄버거인 ‘힘난다버거&샐러드’ 광교 중앙점을 운영하고 있는 심 사장은 미국에서 패션 머천다이징과 마케팅을 전공했다. 한국에 들어와 아버지 회사에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었으나 창업쪽으로 눈을 돌렸다.
코로나 기간 중에 창업을 했지만, 햄버거 특성상 내점, 테이크아웃, 배달 3가지가 모두 가능해 현재 월 3천만~4천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친구와 함께 방문했던 햄버거 매장이 마음에 들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을 해서 그런지 햄버거와 샐러드에 친근했고, 건강한 맛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심현명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오프라인은 끝이다, 온라인의 시대다’ 라고 생각했다. 식당업을 택한 것은 ‘모든 것이 블랙홀처럼 디지털화 되는 세상에서 사람이 직접 가서 먹고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은 외식업밖에 없다. 오프라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외식업 종사자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창업하면 고생문이 열린다, 각오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심현명씨는 무조건 실패하면 안된다는 생각보다 실패하면 또 도전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도전했다.
청결관리에 신경쓰면서 힘들고 더러운 일은 직접 하고 항상 1시간 이상 늦게 퇴근하면서 매장 청결과 관리에 신경을 쓰는 등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미국에서 공부한 전공을 포기하고 창업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창업을 하면서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스타트업, 소상공인 할 것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창업이 늘어나고 있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청년 창업의 걸림돌은 여전하다. 중장년들에 비해서 창업 자본이나 경험이 불리하다. 또한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청년 창업의 특성과 현황에 대한 정밀한 연구를 통해 실패후 재기 지원 강화, 창업자금 지원 및 교육 강화를 통해 팬데믹 이후 늘어난 청년 창업의 확산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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