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로나팬데믹과 배달공화국이 만든 식당창업의 새로운 기회와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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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0,999 등록일등록일: 2022-06-09본문
‘배달사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은 정말 영세한 서민들입니다. 그런데 코로나팬데믹은 배달 사업을 하는 영세한 서민들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을 지나면서 가맹점 100호점을 돌파한 배달연구소 장용진 대표의 말이다. 배달연구소는 국밥깡패, 김참, 스팸몽땅 부대찌개, 크로플 떡다방 등 다양하게 브랜딩된 메뉴로 배달사업자를 지원하는 프랜차이즈 회사다. 코로나19 발생전부터 배달사업을 해온 장용진 대표의 배달음식점 경력은 20년이 넘는다.
◆특정 분야였던 배달사업이 전 음식점으로 확대
장 대표는 배달 사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전에도 외식업에서 큰 시장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배달에만 올인하는 전문배달업체들 중에는 월 5~6천만원대에서 매출액이 1억원이 넘는 곳도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은 외식시장의 특정한 영역을 차지하던 배달을 외식업 전체로 확장시켰다.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되고 음식점이 집합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의 타격을 받게 되면서 배달에는 관심도 없던 맛집이나 주점까지 배달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전형적으로 오프라인 서비스 중심이던 유명 대형 레스토랑들도 배달을 강화해야 했다. 이렇게 배달이 외식업 전체로 확산되면서 기존의 배달사업체들은 오히려 시장이 줄어드는 셈이 됐다는 게 장용진 대표의 말이다.
◆다양한 브랜드로 배달 시장 공략하는 배달전문점
배달사업은 입지가 중요하지 않고 객석이 필요없어 인테리어비가 적게드는 게 장점이다. 그래서 소액투자로 시작할 수 있다. 장용진 대표의 말처럼 2천~5천만원대 정도의 소액 투자로 창업할 수 있어 영세한 서민들의 마지막 희망이 배달사업이었다.
그런데 그런 영세 소상공인들이 자본력있는 맛집들과 배달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배달 사업자들은 배달연구소처럼 새로 시장에 진입한 경쟁자들과 싸울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이 필요했다.
기존의 배달음식점들이 팬데믹을 지나면서 사업모델을 새롭게 발전시키는 동안 다른 외식업 사업자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배달연구소의 경우 배달전문업소에 브랜딩된 히트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해 가맹점이 100개를 넘어섰다. 배달연구소는 베스트셀러 브랜드만 10여개를 갖고 있으며 단 한 번 가맹으로 전체 브랜드에 대한 배달 사업권을 제공하고 있다.
◆식사 대용 한식 배달 시장의 성장
배달 시장에서 한식의 성장도 눈에 띈다. 코로나 이전에는 배달음식하면 피자나 치킨 보쌈 야식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인해 배달이 일상화되면서 배달 사업에서 한식의 입지가 크게 높아졌다. ‘직구삼’ ‘고돼지’ ‘1992 덮밥&짜글이’ 같은 한식브랜드들은 식사 대용 메뉴로 팬데믹 기간 동안 배달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가정에서 밥을 하지 않는 싱글족들에게 한식 메뉴가 인기를 얻었다. 김치찌개, 냉면, 덮밥, 국밥을 비롯해 찜닭, 아구찜, 죽류 등 다양한 한식이 배달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런 현상은 서양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피자, 족발, 치킨 등 특별한 외식이었던 배달 아이템이 파스타, 햄버거, 쌀국수 등 식사 대용 메뉴로 확장되었다.
◆음식점도 옴니 채널 시대
한편 기존에 오프라인 중심 음식점들이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배달 시장에 침투하는 것처럼 배달 전문 브랜드들도 오프라인으로 침투하고 있다.
삼겹도시락 전문 브랜드인 ‘직구삼’의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내점과 배달을 병행하는 모델을 만들어 배달전문 브랜드를 탈피하고 있다.
프리미엄 쫄면과 삼겹도시락을 함께 제공하는 ‘고돼지’도 배달과 테이크아웃, 매장 내점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청년창업자가 운영하는 ‘1992덮밥&짜글이’의 경우 광주 지역에서 출발했으나 코로나 기간 동안 성장하면서 서울 강남역에 내점을 병행하는 매스티지한 매장을 오픈해 인기를 얻고 있다. 강남역 매장에서는 프리미엄 막걸리까지 판매해 오프라인 사업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1992덮밥&짜글이는 배달사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오프라인에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인 사례이다.
◆단돈 500만원으로 음식점 창업? 공유주방의 성장
코로나 팬데믹이 만든 배달공화국에서 주목받은 또다른 사업은 공유주방이다.
공유주방은 기본적인 주방 시설을 제공하면서 최소 자본으로 배달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공유주방마다 개성있는 다양한 전략으로 창업자들의 유치에 앞장 서고 있다. 외식 분야 전문가들이 동선을 설계해 주방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로고 및 메뉴판 등 디자인 제작을 지원하기도 한다. 배달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
공유주방들은 인테리어, 주방 설비, 주방집기 필요없이 보증금 500만원에 월 100만원대의 임대료로 몸만 들어오면 외식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공유주방은 조리 솜씨를 갖고 있지만 음식점을 여는 데 들어가는 비싼 투자비를 마련할 수 없는 청년들에게 소액으로 배달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디자인 경쟁
배달 공화국이 낳은 또다른 풍속도는 디자인 경쟁이다. 내점 중심의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배달음식의 경우 음식의 맛과 포장지로 자신을 표현한다.
음식점은 인테리어, 푸드스타일링, 직원들의 유니폼 등이 종합적인 경험으로 어울려 브랜드 파워를 만든다. 반면 배달음식점은 매장 방문을 할 수 없다면 브랜드를 표현하거나 경험시키는 수단에 제약이 있다. 그래서 포장지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브랜드를 나타내는 스티커, 포장 용기의 질이나 편리함, 음식의 온도를 유지하는 노하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배달음식을 받아드는 순간 0.1초만에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다.
음식뿐만 아니라 화장품, 작은 생활용품까지 전부 배달로 구매하는 쇼핑 습관이 정착되면서 배달공화국은 쓰레기 공화국을 만들었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각 가정에서 늘어나는 포장지를 감당못하는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속가능한 경영이 부각되면서 친환경 포장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환경 보호보다 배달 고객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고객의 마음을 얻는 포장지에 더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맥주전문점인 펀비어킹의 김철윤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이 주점 시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배달 기회를 열어줬다. 배달이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배달 포장지에 대한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한다.
◆갈수록 높아지는 배달 수수료 또다른 고민
외식업이 배달을 통해 코로나위기를 극복한 것도 사실이지만, 갈수록 치솟는 배달 관련 수수료와 비용은 음식점 사업자들의 새로운 고민이다.
배달라이더 소득이 높아지면서 음식점들은 구인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힘든 식당일 대신 오며 가며 운동도 되고 열심히 하면 월 4~5백씩 벌 수 있는 배달직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외식업 사업자들이 배달수수료가 합리적인 또다른 대안을 갈망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배달앱을 도입하는 등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기도 했지만 큰 실효성은 거두지 못했다.
최근에는 신한은행이 합리적이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땡겨요’같은 배달앱이 등장하기도 했고, 수수료가 없는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의 예약 및 배달기능도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아직 배달앱과 대적할만한 합리적인 대안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팬데믹이 엔데믹 시대로 가면서 배달 시장의 열기는 한 풀 꺾였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동안 정착된 라이프 스타일은 지속될 전망이므로 음식 배달 문화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외식분야의 소상공인들에게 배달은 중요한 전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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