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톤 연어 수입, 편의점형 연어식당 선보인 40대 사장 창업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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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1,422 등록일등록일: 2022-05-06본문
1년에 200톤 이상 연어를 수입하는 사람이 있다. 연어전문점을 운영하는 ‘연어로만’의 신효철 대표(43)다. 23세부터 수산물과 인연을 맺어온 신 대표는 2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모아 2014년 ‘연어로만’을 오픈했다. ‘연어로만’은 연어덮밥, 연어초밥 등 연어요리를 판매하는 소규모 연어전문식당이다.
횟집을 운영하다가 미래의 트렌드는 작은 식당이라고 판단해 2014년 연어요리 식당을 창업했다. 전국에 매장을 운영하면서 노르웨이에서 연어를 직수입하며 잘 운영해왔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던 2020년 초기에는 다른 식당들처럼 힘든 시기를 보냈다. 전체 매장의 매출이 하락했다. 버티다 못해 문을 닫는 매장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야 말로 사업을 재정비하고 혁신할 시기라고 판단,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 전에는 무역과 유통만 했는데 팬데믹 기간 동안 자체 연어 가공 공장을 설립했다. 덕분에 대기업에 가공품을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초에는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유무인 하이브리드 타입의 연어식당을 개설했다. 유인·무인 병행 식당은 아직 실험단계이지만, 12평에서 월 3천만원대 매출을 올리며 사업성을 검증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프리미엄 스타일의 매장도 새로 오픈해 코로나 기간에도 월 5천만원대 매출을 올리는 성공을 거뒀다. 5월말에는 경남 양산에 14시간 동안 무인으로 운영되는 24시간 유·무인 병행 식당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어는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속하고 연어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신효철 대표는 어떻게 모두가 힘들었던 코로나 기간 동안 연어 사업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을까?
◆스물 셋에 횟집 창업했다가 실패
신효철 대표는 23세에 친구와 함께 작은 횟집을 운영했다. 형이 일식당 셰프였던 탓에 어려서부터 회 뜨고 요리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 영향으로 본인도 횟집을 창업해서 운영하게 됐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사업을 해서 빨리 경제적인 능력을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자영업을 택했지만 성공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전문성 부족으로 1년반 만에 횟집 문을 닫았다.
그러나 실패는 끝이 아니다. 다음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다. 신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형과 형의 지인인 셰프들에게 본격적으로 일식 조리 기술을 배웠다. 일식집에 취직해서 몇 년간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형과 함께 다시 사업에 도전한다. 2004년도에 인천 구월동에 ‘어다리’라는 횟집을 차렸다. 창업 초기 1년 동안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호텔 셰프 출신인 형이 만드는 ‘어다리’의 음식은 대중적이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음식에 대한 진정성이 통하자 손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인이 룸을 만들어보라고 권해서 시도를 했는데 효과가 있었다. 어다리는 점차 성장해 가맹점이 27개까지 늘어났다.
◆미래에 유망한 외식 아이템? 소규모 연어식당에서 기회를 찾다
형과 함께 사업을 하던 신 대표는 10년이 되자 독립을 결심했다. 형님과 함께 하던 사업의 지분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
어떤 창업아이템을 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횟집은 60평~200평 규모 대형점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래는 1인가구가 늘고, 핵가족화되면서 소규모 식당이 대형 식당보다 유망할 것 같았다. 또 세계적으로 K푸드가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내가 만든 음식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수출하고 싶었다.
소규모 식당으로 운영할 수 있고,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회를 고민하다가 ‘연어’에서 가능성을 보게 됐다. 전세계 연어 시장은 60조원에 육박한다.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시장이 커야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연어로 아이템을 정하고 2014년 송도 국제도시에 ‘연어로만’ 첫 매장을 오픈한다. 16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하는데 보증금 제외하고 7~8천만원이 들었다. 그 매장이 큰 성공을 거두자 가맹 문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첫 직영 매장이었던 송도 국제도시점은 회사 동료에게 양도해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서울 연남동과 인천 청라에 직영점을 2개 운영하고 있고 가맹점이 24개이다.
안타깝게도 팬데믹 기간 초기에 줄어든 매출을 버티지 못해 문을 닫은 매장도 있다. 하지만 그런 아픔덕분에 다시 팬데믹이 와도 거뜬히 버텨낼 수 있는 혁신적인 식당 모델을 만들게 했다. 신효철 대표는 어떻게 코로나 팬데믹을 위기 극복의 기회로 만들었을까?
◆위기가 기회,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 모델을 찾아내다
신효철 대표가 팬데믹 기간에 했던 가장 중요한 혁신은 사업 모델을 다양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점포 사업을 하면 공장에서 찍어내듯 획일적인 사업모델을 오픈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연어로만’의 식당 형태는 다양해졌다. 첫 번째는 오프라인의 강점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고급매장이고 두 번째는 오랫동안 운영해왔던 클래식 매장, 세 번째는 무인과 유인 운영을 병행하면서 편의점의 판매 방식과 식당의 특성을 결합한 그로서란트 형태 매장이다.
클래식 매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운영해온 전형적인 소규모 식당 모델이다.
오프라인 식당의 강점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고급 모델은 2021년 7월에 문을 연 서울 연남직영점이다. 이 매장은 코로나19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첫날 문을 열었다. 강화된 방역 수칙으로 식당 영업이 쉽지 않았던 때라 오픈 초기에는 매출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잘 살린 덕분에 점차 입소문이 났다. 3개월차부터 매출이 오르더니 월 5천만원대를 넘어섰다.
프리미엄 매장은 3가지 S를 추구한다. 3S란 스페셜, 서비스, 센스이다. MZ세대들이 많이 찾는 상권에 기존 매장과 다른 고급스럽고 개성있는 분위기, 재방문 쿠폰및 SNS마케팅, 맛과 가격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유인+무인 병행운영, 편의점같은 새로운 연어식당
편의점의 판매 방식과 식당모델을 결합한 그로서란트 형태의 유·무인 매장인 인천 주안점도 새로운 실험이었다. 이제 오픈한 지 3개월 됐지만 12평 매장에서 3천만원 대 매출을 올리며 사업성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 주안점은 주안역 개찰구쪽에 있는 수수료 매장이다. 권리금 없이 보증금 3천만원에 매장을 얻었고 월 임대료는 매출액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내는 조건이다. 이곳은 출퇴근 유동인구가 많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당연히 장사가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장소일수록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걸어가는 통과 고객들이 많아 구매로 이어지기 힘들다.
이런 상권 입지 특성에 맞춰 유인·무인 하이브리드로 운영하고 있다. 주안점의 영업시간은 열차 시간에 맞춘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다. 이중 사람이 매장에 상주하는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다. 나머지 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고객은 카드로 출입 인증을 하고 매장에 들어가 진열장에서 원하는 음식을 선택한 후 무인 결제를 하고 그랩앤고(grab &go) 방식으로 포장된 음식을 가져간다. 무인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갈 수도 있다. 무인매장은 고객이 신용카드를 찍어야 출입이 가능한 매장과 출입이 자유로운 모델 두 가지가 있다.
무인매장은 아니지만 역시 그로서란트 모델을 적용해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서판교 매장이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도시락 전문점에 포커스를 맞춰 미리 준비된 음식을 빠르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월 매출액이 4천만원대까지 오르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편의점의 그랩앤고grab&go 운영방식을 도입해 매출을 극대화한 24시간 운영 유·무인 병행 매장은 영업 시간 연장을 통한 매출 증대와 인건비 절약을 기대할 수 있어 앞으로 적극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사업모델에 따라서 연어의 공급형태도 달라진다. 연어를 썰어서 공급해주는 매장도 있고, 원물로 공급해주는 매장, 필렛으로 공급해주는 매장도 있다. 매장 특성에 맞춰서 공급해준다.
◆코로나 극복? 자체 가공 공장을 설립하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연어공급이 가능해진 데는 팬데믹 기간 동안 새로운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연어로만’은 노르웨이 현지 양식장에서 연어를 직수입한다. 수입할 때 양식장 이력을 꼼꼼히 따지고 업체를 선정한다. 그렇게 들여온 연어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콜드체인으로 제조공장에 공급된다. 이전에는 제조 가공을 위탁했으나 코로나 기간 동안 신효철 대표는 100평 규모 자체 가공공장을 설립했다. HACCP 인증도 받았다.
공장 설립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대출을 활용했다. 자체 제조 공장이 생기자 연어를 보다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롯데상사를 통해 롯데 마트 등 대기업까지 판로를 넓힐 수 있게되어 대소 상생협력의 모델을 만들었다. 대기업 거래 물량은 1.5~2톤으로 아직 많지 않지만, 거래처를 계속 넓힐 예정이다.
◆업종 전문성, 인재 양성, 마케팅이 위기 극복 비결
도전을 통해서 매출도 올랐지만 그보다 더 큰 성과는 위기를 만나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그 자신감의 뒤에는 젊은 시절부터 쌓아온 수산물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다.
연어는 부위마다 써는 방법이 다르고, 어떤 각도에서 어떤 두께로 써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신효철 대표는 20년간 수산물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음식을 맛있어 보이게 하는 플레이팅과 매장 조명 등 디테일한 내용을 알고 있기에 코로나 팬데믹 한 가운데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출시하고 실험할 수 있었다.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도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다. ‘연어로만’은 3개월 과정의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가맹점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업 노하우와 서비스, 마케팅을 교육한다. 역량이 향상되면 위기극복 능력도 커진다는 사실을 이번 팬데믹 기간을 보내며 증명했다는 게 신대표의 말이다.
마케팅 역시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어느 사업이나 충성 고객이 든든해야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VIP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그 중 한가지는 카드를 만들어서 바로바로 적립해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만든 새로운 위기, 연어 양식장에 도전하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맞아 즐거워할 즈음 신효철 대표는 최근 새로운 어려움을 만났다.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그 여파로 연어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메뉴가격 인상을 결정했지만 획일적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고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 대안을 제안했다. 가맹점주에게도 마찬가지다. 선택권을 제공해 가격을 동결하되 냉동 연어를 쓰거나 한시적으로 10~20% 정도 메뉴가격을 올리도록 했다.
신 대표는 연어가격 등락에 대응하기 위해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바로 연어 양식장 운영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연어의 90%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원산업과 GS건설 등 대기업들이 국내에 연어양식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 대표도 대기업의 추진 상황을 잘 지켜본 뒤 ‘연어로만’의 양식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산업 분야 박사들과 노르웨이의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없었더라면 연어 가격이 오르지 않았고 그랬다면 양식장을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위기를 계기로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많은 사업가들이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고 하지만, 신 대표는 ‘코로나 덕분에’ 사업을 다시 돌아보고 재정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코로나를 겪지 않았다면 무인·유인 하이브리드 형태의 매장이나 편의점과 식당을 결합한 새로운 음식점 모델을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고 자체 가공공장도 설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 위기를 극복해본 사람은 또다른 위기가 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긍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연어로만’을 운영하는 ㈜거룩한일오삼의 신효철 대표는 자신감과 긍적적인 마인드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