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네 번 실패 후 냄비 돈까스로 배달 맛집 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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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073 등록일등록일: 2022-04-13본문
파랑새를 찾아 모험을 떠났지만 파랑새를 만나지 못하고 낙심해서 집에 돌아와보니 자기 집 지붕위에 파랑새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내용이다.
우리가 찾고 원하는 것은 가까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먼 곳을 찾아헤매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답을 얻는 경우는 사업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았던 김정승 대표(50)도 그랬다. 지금까지 김 대표가 손댄 사업은 5가지가 넘는다. 부산의 대표적인 백화점에서 멋진 브런치 매장을 여러 개 운영한 적도 있고, 수제맥주가 뜰 무렵 화려한 수제 맥주사업에 손 댄 적도 있다. 커피 붐이 불기 전에 커피사업에 손을 댄 적도 있다. 하지만 미래에 황금알을 낳아줄 것처럼 장밋빛 희망을 줬던 사업들은 전부다 실패했고, 큰 관심이 없어서 직원에게 맡겨뒀던 음식점이 지금 김정승 대표의 파랑새가 됐다.
김정승 대표가 운영하는 나베야돈까스는 배달앱의 지역 맛집 카테고리 1등 매장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냄비돈까스다. 돈까스하면 노릇하게 튀긴 비쥬얼이 연상되지만 나베야돈까스는 불닭볶음면 정도의 매운 맛을 가진, 전골형 돈까스이다.
돈까스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메뉴이지만 배달 아이템으로서는 단점이 있다. 바삭하게 먹어야 하는데 배달이 늦어지면 눅눅해져 바삭함이 사라지므로 맛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
반면 전골형 냄비 돈까스는 그럴 걱정이 없다. 원래 얼큰한 국물맛과 함께 즐기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항의도 많이 받았다. 메뉴명이 특이해서 주문 했는데 본인이 상상하던 돈까스가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이상한 메뉴가 나왔다고 항의하던 고객들이 다음에는 다시 그 메뉴를 시켰다. 맛에 중독된거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중독성 있는 맛에 단골이 늘어나면서 깃발 3개로 지역 카테고리 맛집 1등 매장이 됐다. 냄비돈까스는 김사장이 뜨는 업종을 찾아서 헤매던 여러 번의 시행착오 후 낙심해서 집에 돌아오니 듬직하게 그를 기다려준 파랑새 메뉴이다. 2008년 문을 연 나베야는 올해로 15년째 장수하고 있다. 한달에 돈까스 메뉴만 6천개 이상 판매하는 냄비돈까스전골은 어떻게 김정승 대표의 파랑새가 될 수 있었을까?
◆첫 창업은 커피, 잘나가던 커피가 쫄딱 망한 이유는
김정승 대표는 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나와 커피회사 한국맥널티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커피 콩 볶는 법부터 제조방법, 그리고 다양한 커피 관련 업무를 습득한다. 그리고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지사를 맡게 된다.
몇 년간 커피 관련 지식을 쌓아온 김 대표는 커피 사업을 구상한다. 한창 헤즐넛커피 붐이 일고 있던 그 때야말로 커피 사업의 적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커피 노하우를 바탕으로 커피브랜드를 론칭한다.
장사가 잘되니 여기 저기서 지인들이 점포를 내달라고 요청해왔다.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 지도 모르는 채로 2년간 서른 개의 매장을 열었다. 일이 늘어나니 계산없이 직원 수를 늘렸다.
그런데 어느 시점 점포 개설이 멈췄다. 특별한 노력없이 저절로 잘되던 사업이라 그런 시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랐다. 쉽게 직원을 해고할 수도 없어 고민은 깊어지고 벌어놓은 돈은 인건비 임대료로 계속 지출됐다.
그 때 깨달아야 했다. 저절로 잘되는 게 아니라 내 힘으로 잘되게 만드는 방법을 배웠어야 했다. 그걸 모르면 외부 환경 변화를 주도하지 못해 어느 날 사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큰 대가를 치르고 깨달았다. 결국 사업을 접었다.
◆수중에 남은 돈 200만원...전세보증금 2천만원으로 창업
첫 사업에 실패하고 수중에 남은 돈은 200만원 뿐이었다. 뭔가 다른 사업을 해야 했다. 그 때 관심있게 본 업종이 죽, 김밥, 돈까스였다. 이 중에 돈까스가 안정적이고 전망이 있어 보였다. 요리학원에 들어가 200만원을 내고 돈까스에 대해 배웠다.
그런데 학원의 교육이 너무 아마추어적이었다. 그런 형식적인 교육으로는 실전에서 잘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다시 망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외식 잡지에 나온 부산 지역의 유명 돈까스 집을 찾아갔다. 직원으로 일하면서 6개월간 현장을 체험하고 배웠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브랜드라 고기나 중요한 소스는 다 공장에서 가공되어 오기 때문에 제조 방법을 배울 수는 없었다.
결국 맨땅에 헤딩하는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독학으로 고기 써는 법부터 소스 만드는 것까지 연구 개발을 해야 했다. 고기를 어떻게 썰면 부드럽게 되는지 다양하게 연습해보고 익혔다. 연구하다보면 새벽 2~3시가 되기 일쑤였다. 아내와 두 아이를 보며 버텼다. 그렇게 6개월간 연구 개발을 한 끝에 메뉴가 완성됐다. 국물과 함께 먹는 매운 냄비돈까스 전골이었다.
그러나 매장을 오픈 해야 하는데 돈이 없었다. 하는 수없이 아내 몰래 전세보증금을 빼서 점포 보증금 2천만원을 마련했다. 그 외의 것들은 인맥을 총 동원했다. 커피 브랜드를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을 찾아가 나중에 꼭 갚겠다고 얘기한 뒤 외상으로 인테리어와 시설을 마쳤다. 그렇게 2007년도에 부산진역 부근에 테이블 4개를 가진 8평짜리 돈까스 매장을 낸다.
◆매운 맛? 국물 돈까스? 이상한 메뉴의 탄생
사람들에게 매운 냄비돈까스는 낯설었다. 메뉴명만 보고 음식을 주문했는데 메뉴가 잘못나왔다고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국물이 있고 매운 맛을 내는 전골형 돈까스가 이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먹고 나면 다시 생각이 난다. 그래서 다음에는 그 메뉴만 찾는다.
이렇게 입소문이 나면서 주문이 폭주했다. 당시에는 배달앱도 없던 시절이라 열심히 오프라인에서 홍보를 했다. 배달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무렵인데도 배달비중이 60%가 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테이블이 4개 밖에 없어 배달을 병행하지 않고는 매출을 올리기 힘들었다.
테이블 4개 매장에서 월 3천5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니 인근에 장사 잘되는 매장으로 소문이 났다. 매장을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손님들도 많았다. 그렇게 놓치는 손님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인근에 주점을 하다가 망한 30평대 매장으로 점포를 확장 이전했다. 장사는 여전히 잘됐다. 매출이 오르고 장사가 잘되니 트렌드를 타는 더 멋진 아이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템만 좋으면 성공한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멋져보이는 아이템을 쫓기 시작했다. 돈까스 매장은 직원에게 맡겨두고 다른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것. 처음 손댄 업종은 토종닭통구이 전문점이었다. 한 외식 컨설팅 업체가 제안한 사업 아이템을 500만원을 주고 샀다. 식당에서 잘 사용하지 않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는 11호 크기의 토종닭을 통으로 튀겨서 파는 사업이었다. 부산 경성대 부근에 매장을 냈다. 너무 맛이 있어서 사업성을 확신했다. 마리당 저렴하게 공급받아서 판매를 했다.
장사는 잘됐다. 그런데 여름철이 되자 닭이 공급되지 않았다. 가격도 껑충 뛰었다. 5천~6천원에 매입해 1만원대에 팔았는데 가격이 7천~8천원으로 뛰고 그나마도 공급이 되지 않았다.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 때쯤 정신을 차려야 했는데 그는 여전히 파랑새를 찾아 들로 산으로 헤맸다.
다시 그의 눈에 들어온 업종은 서울에서 잘나가던 브런치카페 브랜드였다. 화려하고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대형 백화점에 수수료 매장으로 입점해 2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매출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럴싸한 외양과 달리 남는 게 없었다. 인건비와 수수료를 지불하면 수익이 거의 없었다. 5년 계약으로 시작했지만 버틸 수가 없어 매도를 해야 했다. 2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총 10억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
두 번의 실패를 맛보고도 김정승 대표는 여전히 파랑새를 쫓았다. 이번에는 동업으로 수제맥주 사업에 손을 댔다. 당시 서울 이태원 등에서 수제맥주가 뜨는 걸 보고 이 사업은 반드시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 120평대, 50평대, 20평대 등 다양한 규모의 수제맥주점을 오픈했으나 다시 사업에 실패했다.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것이었다.
◆이루기는 힘들어도 무너지는 건 쉽다
어떤 업종이든지 한 번 개입되면 보통 3~4년 정도의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3번의 도전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자 눈깜짝할 사이에 7~8년이 흘러갔다. 더 이상 성공의 파랑새만 쫓을 수 없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라고 했듯이 다행히 김정승 대표에게는 직원에게 운영을 맡겨둔 냄비돈까스전문점 ‘나베야돈까스’가 남아 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장사가 잘되던 돈까스 매장은 월 매출액이 천만원대까지 뚝 떨어져 있었다. 직원에게 지분까지 주면서 매장을 맡겼지만, 주인 없는 매장은 청결과 위생같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무너졌다. 음식점 경영에서 청결 위생 서비스가 무너지면 매출은 덩달아 추락한다.
그동안은 다른 사업을 쫓느라 돈까스 매장 매출은 안중에도 없었다. 다시 돌아오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에게 남은 마지막 지푸라기 였기 때문이다. 김정승 대표가 다시 나베야돈까스로 돌아온 것은 2019년이었다.
성공의 파랑새를 찾아 헤맬 때는 ‘아이템만 좋으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번의 쓴잔을 마시면서 아이템 못지 않게 사업에 집중해서 관리하는 것의 중요함을 깨달았다.
비록 매출은 떨어졌지만 사장이 방치하고 버려둔 매장을 묵묵히 지켜준 직원들이 고마웠다. 미안한 마음에 다시 주방에 들어가 설거지부터 했다. 그리고 다시 돈까스를 튀겼다. 아직은 사업을 확장할 때가 아님을 깨달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메뉴개발과 연구를 하며 죽어가는 매장을 살리기 위해 애썼고 그 결과 3년만에 연매출 7억원대의 매장으로 바뀌었다. 김정승 대표는 어떻게 자신의 파랑새를 다시 만나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돈까스
김정승 대표가 나베야돈까스를 다시 살려낸 첫 번째 비결은 ‘메뉴의 맛’에 있다.
김 대표가 돈까스를 좋아해서 매일 돈까스를 먹다보니 질리지 않는 돈까스 메뉴를 개발하려고 만든 것이 바로 냄비돈까스전골인 ‘매운돈까스나베’이다. 메뉴 출시 당시 전국에서 최초였다. 지금도 전체 매출의 4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돈까스를 튀기고 당근 양파 계란와 전골용 다데기를 활용해 얼큰한 냄비 전골 스타일로 만든 메뉴는 기름에 튀겨 다소 느끼하기 쉬운 일반 돈까스와 달리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중독성이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전골형이라 배달할 때 눅눅해질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국물형 메뉴라 원래 그렇게 먹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청결과 위생을 재정비하고 맛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매출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진 매출을 다시 살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티며 최선을 다하는 1~2년의 시간동안 매장은 서서히 이전의 대박 맛집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탄탄한 원재료와 비법 소스
두 번째 비결은 ‘고기 관리’에 있다.
나베야돈까스의 대표 메뉴는 매운돈까스나베, 리얼치즈돈까스, 경양식수제왕돈까스, 김치우동 등이다. 가격은 8000원~9500원대로 가성비도 좋다. 이 메뉴들의 맛의 비결은 고기와 육수, 소스에 있다.
돈까스는 어떤 고기를 어떻게 쓰는지가 중요하다. 김 대표는 국내산 1등급 생고기만 쓴다. 생고기를 이틀 정도 0도에서 2도 되는 냉장고에서 저온 숙성을 한다. 그래야 고기가 부드럽고 질기지 않다. 김정승 사장이 다시 매장에 복귀한 후 돼지고기 품질에 각별히 신경을 써 맛이 변하지 않도록 했다.
세 번째 비결은 ‘육수와 소스’에 있다.
육수는 일본 정통 육수 레시피를 사와서 우리 입맛에 맛게 변형을 한 것이 특징이다. 이 육수로 매운돈까스나베와 우동 등을 만든다.
김치우동 레시피를 개발하는 데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김 대표 매장만의 김치 우동 국물 맛이 있다. 생김치를 쓰는 것과 자체 개발한 소스가 그 비법이다.
◆변하지 않는 맛의 진짜 비결은?
네 번째 비결은 ‘맛의 업그레이드’에 있다.
김정승 대표가 매장에 복귀하면서 맛을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시켰다. 매운 맛을 중강약 세 단계로 나누고 매운 맛을 내는 비법 소스를 개발했다. 맵지만 감칠맛이 나도록 소스를 개발했다. 마늘도 냉동 마늘을 사용하지 않고 생마늘을 갈아서 사용한다.
매출이 높든 낮든 나베야돈까스가 15년간 장수할 수 있었떤 가장 큰 비결은 ‘음식의 맛’과 그 ‘맛의 유지’에 있다.
그러나 맛이 유지된다는 게 10년 전과 똑같은 한결같은 맛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 대표는 말했다. “10년 전보다 훨씬 맛있고, 점점 맛있어지고 세련돼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플레이팅도 달라져야 한다. 맛이 발전하고,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그렇게 하면 손님들은 여전히 맛있다고 말해준다.”
진정한 맛의 유지란 맛이 발전하는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의 매장에는 한 직장인 단골고객이 있는데 그 손님이 이렇게 말했다. “제가 고등학생 때 먹던 집인데, 지금도 먹고 있다. 맛이 여전하다”
그러나 만약 예전과 맛이 완전히 똑같았다면 그 단골고객은 맛이 여전하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 대표는 말한다. “맛이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에 단골 고객이 그렇게 느낀 것이다. 변하는 것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메뉴 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다섯 번째 비결은 ‘끊임없는 연구와 벤치마킹’에 있다.
김정승 대표는 매운돈까스나베가 인기 메뉴라고 해서 거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더 맛있고 고기 냄새가 안 날까 계속 생각하고 고민한다. 맛에 깊은맛이 있다면 이런 고민과 연구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는 메뉴 개발로 현재 노트에는 30가지의 출시되지 않는 신메뉴 레시피들이 적혀 있다.
메뉴연구 뿐만 아니라 고객 연구도 한다. 캐시노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분석을 하면 신규고객 비율이 40% 정도로 높다. 15년 동안 장사를 해서 단골 고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을 줄 알았는데 놀랬다. 캐시노트를 통해 매일 같이 신규고객이 40%씩 있다는 것을 알고 항상 지금 오는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높은 신규 고객 특성은 지역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배달 연구도 한다. 김 대표의 매장은 배달앱에서 부산 동구 맛집 랭킹 1위를 했다. 그렇게 되기까지 부단한 연구를 해왔다. 다른 맛집 1위 가게는 어떻게 서비스를 하고 이벤트를 하는지 벤치마킹하며 더 나은 배달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김 대표는 리뷰이벤트로 치킨까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닭안심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3500원에 판매하는 것이다. 2년째 하고 있다. 월 무료로 제공하는 치킨까스가 2천여개에 이른다. 덕분에 현재 배달앱 리뷰가 8천건이 넘는다.
배달 라이더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서로의 사정을 이해해주는 것이다. 라이더가 늦을 것같으면 라이더 도착예정 시간에 맞춰서 음식이 나오도록 한다. 그래야 고객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도를 기다려준 직원들
여섯 번째 비결은 ‘인복’이다.
어쩌면 김 대표의 비결 중 첫 번째는 바로 좋은 사람과 직원들을 만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나베야돈까스를 오픈할 당시 인테리어와 시설을 외상으로 해준 사람들과는 지금까지 거래를 하고 있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직원들이다. 직원들 중에는 10년 된 장기근속자도 있는데, 그들은 김 대표가 다른 사업으로 매장을 비웠을 때 묵묵하게 지켜준 은인이다. 그 직원들이 없었다면 아마 나베야돈까스는 이미 없어졌을 수도 있다. 오래 매장을 지켜주던 직원 중에 한 명이 다른 지역에서 나베야 돈까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직원은 독립을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 곧 대구 지역에서 매장을 열 예정이다.
◆사업 위기를 돌파하는 길은 공부에 있다
일곱 번째 비결은 ‘독서와 공부’에 있다.
여러 사업에서 실패한 후 그에게 남은 마지막 남은 희망인 나베야돈까스를 살리기 위해 돌아왔을 당시 김정승 대표는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쳐있었다. 그럴 때 김 대표를 일으켜 세운 것은 바로 책이다. 다양한 책을 보며 마음 수련을 했는데, 한 책에서 읽은 ‘세로경영’이라는 말에 이거다 싶었다. 세로경영이란, 사업을 옆으로 확장하지 말고 깊이 있게 하라는 말이다.
책과 명상을 통해 다시 일어선 김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조언한다.
“실패를 하지 않으면 가장 좋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를 하게 된다. 외면하고 싶지만 그것도 인생의 일부이고, 성장통으로 껴안아야 한다.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배우는 게 있다. 실패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패를 성장통으로 바꾸면서 제대로 배우고 잘 여물어가야 한다.”
다른 사업에서 실패한 김정승 대표가 나베야로 다시 돌아와 1천만원대까지 떨어진 매출액을 연매출 7억원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3년이 남짓이다. 성공에는 그렇게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초보 창업자가 처음부터 너무 높은 매출을 내면 배우는 게 적다.
나베야 돈까스는 코로나 덕을 본 것도 있다. 원래 배달이 잘됐던 매장이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칸막이가 있다. 과거 테이블 4개짜리 매장을 30평대로 확장이전 할 때 오뎅바로 운영되던 매장이라 그 때 쓰던 칸막이를 그대로 뒀다. 한 때는 그 칸막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부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그 칸막이가 고객들이 안전한 식사를 보장해주는 가림막이 됐다. 그래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근 매장들의 점심매출이 떨어질 때도 나베야는 점심 시간에 줄서는 매장이 될 수 있었다.
김정승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장밋빛 환상으로 여기 저기 기웃거리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최고로 잘하고 싶다. 그리고 실패를 통해 배운 노하우를 공유해 다른 사람들을 성공시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노하우를 공유해 다른 사람을 성공시키면서 나도 성공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잘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