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의심리칼럼] 골프를 알면 인생이 보인다 (6) 골프와 인생의 고질적 문제인 수행 불안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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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2,224 등록일등록일: 2022-04-04본문
프로골프 선수들에게 “오늘 골프 게임 우승 전략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거의 모든 선수가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면서 한 홀 한 홀 치면서 즐기겠습니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임해서 이러한 전략을 유지하는 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겉으로는 침착한 것 같아도 내면적으로는 불안과 좌절감을 참으면서 경기를 한다. 실제로 선수 중에는 미스 샷이 나면 골프채를 땅에 던지거나 부러뜨리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골프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그린에서 홀컵에 먼 거리에 있는 선수가 퍼팅해서 홀컵에 공을 집어넣으면, 오히려 가까운 거리에서 퍼팅하는 선수는 의외로 퍼팅에 실패하기도 한다. 그린의 깃대에서 더 먼 거리에 있는 선수가 아이언 샷을 해서 홀컵에 바짝 붙이면, 오히려 가까이 있는 선수는 홀컵에 가까이 붙이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아마추어 골프들 사이에서는 연습장에서 공이 잘 맞으면, 필드에 나가면 공이 더 안 맞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골프는 내가 공을 놓고 내가 치는 나만의 게임인데 왜 이러한 자신의 능력이 상황에 따라서 발휘되지 못할까?
자신의 평소 실력을 남을 의식한 나머지 100%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를 심리학에서는 수행 불안(Performance Anxiety) 때문이라고 부른다.
수행 불안이란 골프를 포함해서 발표회, 각종의 스포츠, 연주회, 시험, 면접 고사 등 자신이 평가를 받거나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순간 환경, 청중, 다른 사람을 의식한 나머지 자신의 주의가 분산되어서 평소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수능 시험에 대한 시행 불안이 있으면, 평소 모의고사에는 점수가 잘 나오는데, 시험만 보면 성적이 잘 안나 온다.
골프의 전설인 타이거 우즈가 자신의 골프 비법을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은 초기부터 골프의 수행 불안을 줄이고자 마인드 콘트롤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타이거는 전성기에 관중과 미디어가 자신을 집중해도 골프를 치는 순간 몰입한 나머지 어떻게 스윙했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했다.
골프 샷에 대한 수행 불안의 핵심은 샷하는 순간 그 샷의 과정에 집중하기보다는, 내 샷을 외부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평가하는 모드로 전환되면서 “내가 샷을 잘하고 있나? 다른 동반자들이 보기에는 내 샷이 어색하지 않을까?”, 또는 “내 멋진 샷을 하는 폼을 보여 주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샷을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샷하는 순간 불안감이 높고, 근육이 긴장되면서 자신이 평소에 연습한 행동을 발휘하지 못하고 주의가 분산되어서 미스 샷을 하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골프뿐만이 아니고, 평소에 일반적인 행동에도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들이다.
▶골프의 수행 불안을 줄이는 방법
골프는 긴 채에 달린 쇳덩어리로 단단한 공을 쳐서 지형지물이 다른 자연의 조건 중에서 공을 날려 보내서 그린의 조그마한 구멍에 넣는 운동이기에 다른 운동에 비해서 실제로 집중력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그러기에 샷을 하는 순간 대회 진행요원들이 “조용히”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
골프의 수행 불안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점수나 샷의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고 스윙하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골프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 신경을 쓰지 말자!”라고 하면, 그 순간 이미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말이 된다. 골프 샷에 집중하는 방법은 자신만의 스윙 루틴을 습득해서 몰입하고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쓸 여지가 없어야 한다.
골프 스윙은 셋업, 백스윙, 헤드업을 방지하면서 몸통 회전과 다운스윙, 그리고 피니쉬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이 연속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한 동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동작을 리듬에 맞추어서 자신의 행동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심리적인 전략은 개인마다 다르기에 자신에게 가장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골프코치들이 제시한 자신만의 루틴으로 샷에 집중하는 방법을 여기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티샷할 때 심리적으로 리듬을 조정하는 심리적인 방법
- 셋업을 할 때 심호흡하고 숨을 내쉬고 숨을 참고 백스윙하고 다운스윙하기
- 하나, 둘, 셋, 또는 하나, 둘에 맞추어서 스윙하기
- 속으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반복하면서 스윙하기
- 공을 끝까지 똑바로 보면서 스윙하기
- 타겟 라인으로 공이 30㎝ 날아가는 방향을 보면서 집중하기
►샷을 하기 전 행동으로 하는 루틴
1) 연습 스윙하기, 2) 정렬하면서 샷의 라인을 바라보고 30㎝에 전에 방향을 맞추기, 3) 웨글 하기하면서 긴장을 풀기, 4) 숨쉬기는 어깨를 올리지 않고 복식 호흡하기 등을 들 수 있다.
►샷을 하기 전 멘탈 루틴을 하는 방법: 3 R이라고 한다.
검토하기(Review): 헤드업 등 자신이 방금 샷을 한 행동에 대해서 반성해 보기
기억하기(Remind): 자신이 샷한 것에 대해 잠시 반추하고, 잘한 샷은 반복하고, 실수 샷은 수정된 행동으로 샷하려고 시도하기
긴장 완화하기(Relax): 심호흡을 하면서 부정적인 기분을 해소하고, 이전의 실수를 잊어버리고 긴장을 완화하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
이 밖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연습장에서 연습은 많이 하는데 이 결과가 실전으로 옮겨지지 못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자신은 수행 불안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골프 선수들이 우승하였을 때 어떤 심정으로 게임을 했느냐고 질문을 하면, 한결같이, “오늘은 다른 선수의 점수에 신경 안 쓰고, 내 게임을 하면서 매 샷을 즐기면서 차분하게 게임을 했습니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심리적인 수행 불안을 다루는 방법 : 면접이나 발표 불안을 다루는 방법
수행 불안이 많은 사람은 발표나 면접을 하는 순간 자신을 외부 사람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평가하는 모드로 전환되어 자신이 표현하려는 내용이나 자료에 몰입하고 집중하지 못한다.
발표하다가 혹시 자신의 발음이 정확하지 못하면 당황하고, 청중이 졸거나 자리를 떠서 화장실에 가면, “내 발표에 문제가 있어서 청중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것 같다. 큰일 났다. 어떡하지?” 등의 상상을 하면서 자신의 발표하려는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말하는 내용이 꼬이고, 이렇게 되면 더 당황하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말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당황하고 긴장하는 표정이 외부로 보인다.
청중도 이런 현상을 직감하기에 발표자의 내용에 집중하기보다 발표자의 비언어적인 제스처를 보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 발표 수행 불안을 대처하는 방법
1) 발표하려는 내용에 대해서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할 것
발표 또는 면접하려는 내용에 대해서 사전 준비 없이 좋은 결과를 올릴 수는 없다.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차분하게 자료도 조사해서 자신만의 발표 내용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2) 발표 전에 리허설을 하면 좋다.
발표 연습을 혼자서 하거나 믿을 만한 동료 앞에서 연습해서 피드백을 들으면서 발표 내용, 속도, 억양, 표정 등에 대해서 개선할 만한 피드백을 받으면 더 자신감이 생기고 내용도 풍부할 수 있다.
3) 발표하는 순간은 자신이 발표하는 내용에 지나칠 정도로 몰입하고 즐기면서 발표하라.
아마도 실제로 발표하는 순간의 기술이 가장 중요한데, 비결은 자신이 발표하면서 그 내용을 즐기면서 몰입해야 한다. 절대로 발표하는 자신을 스스로 관찰하는 모드로 전환되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청중이 졸면, “간밤에 잠을 못 잤나 보다.”, 청중이 나가면, “화장실을 가는가 보다.” 등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신나게 발표하라. 청중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발표하는 사람의 확신에 찬 표정 과정 등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영적으로 수행 불안을 대처하는 방법
기독교의 임마누엘 하나님은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항상 동행하시는 인격적인 신이시다. 그러기에 우리가 어려움이나 곤란할 일에 처해 있을 때,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잊어버릴지라도 우리의 불안이나 어려움을 다 아시면서, 우리 곁에서 “너 두렵고 힘들지? 나는 너와 동행하고 있으니, 사람들 앞에서 겁내지 말고, 나를 바라보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너의 최선을 다하면서 힘내!” 하시며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면서 격려해 주신다.
그러기에 발표하는 순간에도 내 곁에서 나를 격려해 주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을 영적인 눈을 떠서 바라보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수행 불안을 극복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발표하고 삶을 즐길 수 있다.
골프나 발표의 수행 불안의 핵심은 과정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을 평가하고 관찰하는 태도로 전환되기에 순간주의가 분산되어서 자신의 평소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남의 시선에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내면과 자신이 수행하는 행동에 몰입하고 주의를 집중하는 대상을 바꾸는 연습을 해야 수행 불안을 줄이고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채규만. 현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성신여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부부 및 성 상담 전문가, 한국 및 미국 임상 심리 전문가. 일리노이 이공과대학 임상심리학 박사. 한국심리건강센터 대표 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