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프에는 동반자들이 서로 동의하면 최초의 샷이 오비가 나거나 해저드에 빠져도 벌타 없이 다시 칠 기회를 주는 규칙이 있는데 이것을 멀리건(Mulligan)이라고 부른다.  

멀리건의 유래는 1930년대에 미국의 신문 기자 두 명이 골프를 할 동반자를 찾지 못하자 골프장 라커룸에서 근무하던 한 청년에게 함께 라운딩할 것을 제시해서 같이 라운딩했는데, 이 청년은 골프를 친 경험이 없어 오비, 해저드에 많이 빠졌다고 한다. 그 청년은 연습 부족이라고 다시 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고, 기자들은 이 청년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청년 이름이 멀리건이었고 여기에서 멀리건이 유래했다고 한다. 

첫 홀에서는 몸이 잘 풀리지 않고 경직되다 보니 아마추어들은 첫 티샷을 실수하면, 이전 친 실수를 무효로 하고 새로운 기회를 주는 멀리건을 도입해서 골프를 즐긴다. 

그러나 골프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내기하는 아마추어들에게 멀리건은 아예 처음부터 없는 때도 있다. 그러나 멀리건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받아도, 자신이 한 실수 때문에 당황한 나머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서둘러 공을 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골프와 같이 인생의 삶에도 멀리건이 있다. 자신이 잘못된 결정을 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 우리는 새롭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롭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끼는데, 인생의 멀리건은 골프의 멀리건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다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골프의 멀리건과 같이 인생의 멀리건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재정비하고 공을 쳐야 한다. 

골프에서 멀리건을 받았을 때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스윙을 하면 또다시 실수하게 된다. 반드시 티도 옮기고, 스윙폼도 다시 연습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샷을 해야 똑바로 공을 보낼 수 있다. 

부부 상담이나 인생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실제로 자신의 삶에서 인생 멀리건을 많이 사용했지만, 결과가 안 좋아서 좌절하고 실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 전후를 잘 듣고 분석해 보면, 이전에 샷을 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복하면서 결과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결과를 바꾸려면 목표를 이루려는 과정을 바꾸어야 한다. 과정은 안 바꾸면 결과가 안 바뀌는 것이 실제 골프나 인생 골프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다. 

예를 들면, 부부 사이에 만성적인 갈등이 있는 사람들은 대화 도중에 상대방을 비난, 평가, 또는 멸시하는 언어폭력을 하거나, 대체로 상대방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한다. 

대화 기법을 개선해야만 한다. 또한 중독에 빠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이 술을 마시거나, 인터넷으로 순간 회피하는 행동을 한다.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길은 일단 자신의 스트레스를 알아차리고, 직면하면서 이전에 적용했던 자신의 해결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만 멀리건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된다. 

둘째: 골프의 멀리건은 제한이 있지만, 인생의 멀리건은 제한이 없다.

라운딩하다가 자신의 샷이 실수해서 오비가 나거나 헤저드로 공이 날아가면, 참혹한 결과를 맛보아야 하기에, 어이없는 티샷 실수를 하면, 순간 혹시라도 자비를 베풀어 줄까 해서 동반자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다. 

골퍼들은 남의 불행이 자신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겉으로는 안타깝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미소를 짓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인생의 멀리건은 자신이 실수했을 때 자신이 원하면 멀리건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기에 남의 눈치나, 타인의 자비를 구걸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 우리는 일을 하다가 실수하면, 좌절하고 자신의 실수로 자신을 너무나 질책하지 말고 멀리건 하나를 더 사용한다는 기분으로 삶에 도전하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사업, 직장, 부부를 포함한 대인관계에 오비가 나더라도, 자신이 원하면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멀리건은 자신이 선택하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대체로 성공한 사람들은 인생의 멀리건을 잘 활용해서 7전 8기의 정신으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다. 

셋째: 플레이 중간에 해저드에 빠진 경우는 멀리건이 없다. 

멀리건은 티샷에서 실수하였으면 새롭게 출발할 새로운 기회이지 플레이 중에 해저드에 빠지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탈출해야 한다. 

사람들은 심리적인 해저드에 빠져도 무벌타를 받고 빠져나오고 싶어서 그 상태를 부정하거나 속이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상담하다 보면 외도, 거짓말하다가 들킨 경우, 자신의 약점이라는 해저드에 빠지면 결과를 회피하려고 부정하고 덮으려고 하는데 부정하고 회피하려고 하다 보면 더 상황이 악화한다. 

심리적 해저드를 탈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상황을 인정하고 직면하고, 감정을 안정시키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넷째: 골프의 멀리건은 실수를 만회하는 땜질식 처방이지만, 점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수를 분석하고 고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흔히들 골프에서 잘못된 스윙 자세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교정된 스윙으로 1만 번을 반복적으로 연습을 해야 수정된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가 문제에 접근하는 사고방식, 자세, 습관적인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고쳐진다. 

상담하다 보면 제일 안 고쳐지는 것인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만의 분노 표현 방법이 있다. 분노를 파괴적 방법 즉 소리치기, 물건 던지기, 신체 폭력, 언어폭력으로 표현하지 말고, 자신을 안정시키고, 대화로 푸는 방법을 1만 번 정도 수정한다는 노력을 해야 분노 조절 방법이 수정된다. 

골프를 향상하려는 노력의 반만이라도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을 고치는데 투자하자. 스스로 변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상담을 받아서 자신을 근본적인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뼈아픈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 인생의 멀리건은 우리의 내면까지도 변화시키고 성숙할 수 있다.

다섯째: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죄에 벌타를 주지 않고 새롭게 해주시는 예수님의 멀리건이 절실히 필요하다. 

인생의 멀리건은 자신이 스스로 무벌타를 부여하고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인간의 이러한 노력은 우리의 자기 중심성이라는 죄성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기에 인간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우리의 영혼의 생사를 주관하시고, 우리의 죄에 대해서 심판하고 정죄를 하시는 분인 예수님께서 우리를 정죄하지 않으셔야 인간의 근본적인 영혼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십자가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 우리 대신 우리 죗값을 치르시고, 우리의 죄에는 무벌타라는 멀리건을 무한히 주시면서 우리가 변화되기를 믿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시는 예수님의 도움이 없이는 우리의 내면은 변화될 수 없다. 

우리는 매일 매일 실수한 인생 샷을 할 수밖에 없지만, 근본적으로 십자가의 은혜로 우리를 용서하시고 수용하시고, 예수님 안에서는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는 예수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수님이 주시는 멀리건을 사용하면 우리는 예수 안에서 항상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고 새롭게 다시 살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 안에 있으면 아무리 더럽고 추악한 인생의 해저드에 빠져 있어도 최상의 조건에서 다시 인생을 새롭게 도전할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이다. 

채규만. 현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성신여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부부 및 성 상담 전문가, 한국 및 미국 임상 심리 전문가. 일리노이 이공과대학 임상심리학 박사. 한국심리건강센터 대표 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