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비즈 칼럼] 밀키트·간편식 시대, 식당 창업 경영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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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2,478 등록일등록일: 2022-03-22본문
최근 배달 전문 식당 중 매출이 떨어졌다고 울상짓는 브랜드들이 많다.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40~50%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
과거에 비해서 방역에 대한 엄격함은 덜 하지만 하루 확진자 수가 몇 십만 단위로 나오고 있다. 아직은 비대면 언택트 트렌드가 우리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시점이므로 오프라인 활성화가 배달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매출 하락 이유가 뭘까?
◆아직 비대면 소비인데 배달식당 매출은 왜 떨어질까?
배달업종간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한 가지 요인일 것이다. 이제 배달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므로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특성과 무관하게 모두가 배달에 나서기 때문이다. 수요가 한정 돼 있는데 공급이 늘어나면 점포당 매출액은 떨어지게 돼 있다.
배달음식점에 대한 피로증도 배달기피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배달을 할 경우 기본 단가가 정해져 있고 요즘은 대부분 배달팁을 별도로 받으므로 혼밥을 해도 객단가가 1만5천~2만원대 전후이다. 배달음식에서 나오는 포장지를 정리하고 치우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또다른 이유 중에 하나는 밀키트의 상승세다. 배달의 민족 B마트에서는 편의점을 대신한 편리한 장보기 기능도 있지만 밀키트 제품도 주문할 수 있다.
밀키트 가격은 배달 주문액의 30~50%선이다. 가격이 저렴한데 배달음식 못지않게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종류도 한정돼 있고 간단한 조리 과정을 더해야 한다는 번거러움이 있지만 일단 비용이 저렴하고 맛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가심비가 높아서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배달앱 밀키트는 식당 매출 훔쳐가는 블랙홀?
밀키트를 배달받으면 내 주방에서 직접 요리하므로 뜨겁게 바로 즐길 수 있다. 나름 요리하는 맛도 있다. 요리를 못하는 남편이나 자녀들도 쉽게 식사 준비를 할 수 있어 주방의 민주화가 이뤄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클릭 몇 번으로 딱 한 끼 혹은 두 끼 분량만 시키면 되므로 번거럽게 동네 밀키트전문점까지 걸어가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다.
배달앱에서 감자탕을 시키면 1인분에 1만원이 넘는 부담을 해야 하고 2~3인용은 3만5천원대이지만 밀키트는 1만4천원 정도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 부대찌개 역시 배달음식 1인분 가격이면 밀키트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다.
일반 가정에는 밥, 김치, 김, 달걀같은 기본 찬 거리가 준비돼 있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지만, 가족이 있는 고객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내가 절약할 수 있는 1만원, 2만원이 더 가성비 있게 다가오기 쉽다.
◆오프라인 식당들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성비, 요리하는 즐거움 등이 더해져 밀키트로 빠져나가는 고객 수만큼 배달식당의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
배달의민족 밀키트는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쇼핑몰과도 다르다. 새벽 배송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하루 밤을 지나야 배송이 된다. 반면 배달앱 밀키트는 배달음식 주문과 동일한 시간만 기다리면 배송된다.
이렇게 편리한 배달앱 밀키트가 배달 식당의 매출을 뺏아간다면 일반 식당들은 어떤 창업 아이템이 유리하고 어떤 경영 전략을 짜야 할까?
시대와 판매 방식이 아무리 바뀌어도 고객이 원하는 것은 동일하다. 품질, 가격경쟁력, 편리함, 즐거운 경험이다.
◆우리도 밀키트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첫째, 품질이다. 푸드테크 기술의 발달로 밀키트와 간편식이 어중간한 음식점 맛 정도는 가볍게 이기는 시대가 됐다. MZ세대들은 웬만큼 음식 경쟁력이 없으면 배달앱에서 선택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저 그런 음식은 입소문이 안나고 재구매가 안되기 때문에 마케팅을 많이 해도 맡빠진 독에 물붓기다. 토핑이든 푸드스타일링이든 빅사이즈 원재료가 됐건 남다른 맛과 품질을 가져야 한다.
업종을 선택할 때는 햄버거나 김밥처럼 밀키트화하기 힘든 아이템을 찾든지 아니면 밀키트로 제조해서 판매할 건 지를 정해야 한다. 밀키트화 하기 힘든 메뉴인데 맛에 자신이 있다면 배달앱이든 오프라인에서든 고객이 선택할 확률은 높다.
밀키트화 하는게 가능하다면 판매망을 확장할 수 있다. 부산 해운대 순메밀 100% 맛집 ‘면옥향천’은 배달의 민족과 함께 별미 메밀비빔면을 밀키트 제품으로 출시했다. 배달앱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부산 지역이지만 밀키트는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면옥향천’처럼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갖추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게 힘들다면 매장 테이크 아웃 강화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론적으로 모든 식당은 밀키트 제조가 가능하다. 식재료를 조립해서 개별 포장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식당에 프리미엄 가격 제품이 필수인 이유는
둘째, 가격 경쟁력이다. 오프라인 식당은 밀키트, 간편식과 가격 경쟁에서 이이기 쉽지 않다.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는 밀키트 제품은 어떤 면에서는 조리과정을 거친 간편식보다 더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간편식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들은 적게는 오프라인 식당 메뉴의 50%대, 많게는 70~80%가격에 육박하고 있다. 오프라인 식당은 인건비, 임대료 등을 감안한다면 밀키트와 프리미엄 간편식의 중간 정도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 밥, 반찬 등을 다 제공한다고 가정한다면 프리미엄 간편식보다 오히려 저렴한 수준인 곳도 많다.
하지만 고객에게 인상적인 맛과 특별함을 주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식당에서 프리미엄 상품의 출시가 불가피하다. 진입 가격은 평범한 식당과 동일하게 맞추더라도 20~30% 가격을 높여 월등한 비쥬얼과 감동을 주는 메뉴를 프리미엄 메뉴로 개발해야 한다. 프로모션을 잘하하면 객단가를 높이면서도 오프라인 식당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제공할 수 있다. 품질이 뛰어나면 단골 확보와 입소문에도 유리해 브랜드를 강화해준다.
수제햄버거 맛집인 힘난다버거의 경우 가심비 샐러드가 인기다. 흔히 햄버거가게 샐러드라고 하면 6천~7천원대 무늬만 갖춘 그저 그런 샐러드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힘난다버거의 슈퍼푸드 샐러드보울으 8,500~11,500원대 가격으로 샐러드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의 중간 지점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햄버거 가게 샐러드로는 프리미엄 가격대인 것이다. 하지만 품질은 전문샐러드가게 보다 뛰어나다. 슈퍼푸드 샐러드보울이라는 명칭에 맞는 가심비 품질로 정기구독 고객과 매니아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햄버거 가게 매출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귀차니즘 인간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려면
셋째, 편리함이다. 배달앱, 온라인몰과 비교한다면 직접 이동해야 하는 오프라인 식당이 편리함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오프라인 음식점들은 편리함과 즐거움을 잘 조절해서 ‘즐거움’으로 고객들이 매장을 찾는 번거러움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
힐링이 되는 인테리어, 친절한 접객, 인스타그램이 일상화된 시대에 사진 찍을 꺼리를 제공하는 것, SNS상의 명성, 이런 것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매장을 찾아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에 대한 보상이다.
단, 주문결제, 웨이팅 등에 따르는 불편함 등을 스마트 상점 솔루션으로 해결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키오스크 설치, 테이블 셀프오더, 적립형 쿠폰이나 웨이팅 시스템 등등.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와 스마트 스토어를 잘 활용하면 온-오프라인 통합을 통한 디지털 혁신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고객확보는 단골만들기, 매장 운영과 마케팅, 판매에까지 도움이 된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의 경우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예약, 배달, 결제, 적립, 쿠폰, 리뷰마케팅, 매장 소식까지 가능한, 식당들을 위한 토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맛집들은 고객의 구매 행동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 겨우 적립형 앱을 활용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이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직접 보유하는 것은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개인 자영업자는 쉽지 않겠지만,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라면 쇼핑몰, 배달앱, 포스업자들이 고객 데이터를 독점하도록 방치하지 말고 직접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대한 가장 우수한 사례는 스타벅스일 것이다.
◆식당은 일상의 작은 여행이다
넷째, 즐거움이다. 요즘은 유럽을 표방한 K카페가 아니라 진짜 유럽에 온 것 같은 체험을 주는 카페들이 인기다. 카페베네는 유렵형 카페를 내세우며 큰 성공을 거뒀지만 커다란 간판을 달고 있던 과거의 카페베네의 매장은 전형적인 K카페일뿐이다.
요즘 유럽을 표방하는 카페들은 외관도 내부도 모두 현지 느낌 그대로다. 식당이나 카페 경험이 작은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는 배고플 때 식당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대면 외식이 발달한 시대에 오프라인 식당을 찾는 것은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서 떠나는 일상의 작은 여행이다.
이경희. 네이버,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부자비즈> 운영.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저서 '내사업을 한다는 것'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등. KFCEO교육 과정, 부산프랜차이즈사관학교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