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의심리칼럼] 골프를 알면 인생이 보인다(4) 골프의 보상 동작과 인생의 방어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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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0,374 등록일등록일: 2022-03-16본문
우리가 프로 골퍼들을 보면서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윙 동작이다. 이러한 프로들의 샷은 공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날아간다.
그러나 주말 골퍼의 스윙 동작은 사람마다 가지각색이다. 필자가 미국 친구들과 같이 필드에 나가면 스윙 동작이 특이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예상을 뒤엎은 동작으로 공을 쳤는데 의외로 공은 홀을 향해서 잘 날아가고 점수도 나쁘지 않은 경우를 본다.
일반 골퍼들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자신만의 보상 동작 스윙법을 개발해서 남들이 보기에는 우습게 보여도 자신들만의 게임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상 동작을 수정하지 않고 반복하면 골프 점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골프의 보상 동작은 우리 삶으로 말하면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이다. 심리치료에서 방어기제를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고 활용한 사람은 프로이트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은 자아, 초자아, 이드라는 내면의 심리적인 구조가 있는데, 이드는 쾌락의 원칙을 가지고 우리 내부에서 작동하면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나 충동을 충족시키려고 시도한다.
예를 들면, 성적으로 쾌를 추구하는 욕구다. 또한 초자아는 도덕적인 원칙으로 작용하면서 이드의 욕구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인 규율을 이용해서 제동을 걸고 통제한다.
이러한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현실적인 원칙을 적용하면서 양쪽을 만족시키려고 자아가 시도한다.
그러나 자아가 이드와 초자아와의 사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실패하면 방어기제를 발달시켜 현실에 적응하려고 시도하는데 이러한 방어기제가 효과적이 아니면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프로이트가 제시한 대표적인 심리적 방어기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억압(Repression): 고통스럽고 불쾌한 생각이나 기억을 의식에서 축출해서 무의식 수준에 가두어 두는 것을 말한다. 대체로 부모에 대한 학대나 분노를 억압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억압된 감정은 꿈이나 촉발하는 자극을 통해서 표면화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상담하다 보면 많은 내담자가 어린 시절 받았던 학대나 상처를 억압하면서 살아온 경우를 너무나 많이 만나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억압한다고 절대 해결이 안 된다.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고 표현하고 재조명하면서 풀어야 한다.
►부인 또는 부정(Denial): 가장 미숙하고 원시적인 방어기제인데 받아 드리기 어려운 사건을 직면하기 어려우면 이 사건을 회피하고 기억하지 못하고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
애인이나 자녀를 잃었을 때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인간의 불행은 부정해서는 절대 해결이 안 된다. 초기에는 어렵지만 직면해서 해결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상처가 나아지고 적응하게 되어 있다.
►합리화(Rationalization):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동기를 감춘 상태에서 자신의 행동이 합리적이라고 정당화하는 과정이다.
속담에 신 포도는 안 먹는다고 하면서 포도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감추는 경우이다. 대체로 자신이 실패할 것 같은 예감이 들면, 직면하고 도전하기를 회피하고, 내가 노력을 안 해서 실패했다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경우이다.
대체로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이 합리화를 많이 사용하는데, 세상에는 아무도 완벽한 사람이 없기에 일을 과감하게 저질러 놓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수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투사(Projection): 받아 드릴 수 없는 충동이나 욕구를 다른 사람에게 속한 것처럼 지각하면서 다른 사람의 탓으로 여기는 경우이다.
즉 내가 상대방을 미워하면서 상대방이 마치 나를 미워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에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이러한 방어기제는 좀 정교하고 지능적인 방어기제이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투사를 하면서 상대방을 모함하고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투사는 본질적으로 거짓이다. 자신의 행동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지 타인에게 투사하면 문제는 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전치 또는 치환(displacement): 어떤 감정이나 소망을 직접적인 대상보다는 보기에 만만한 사람에게 푸는 현상이다.
즉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넘어가서 흘긴다는 것과 같다. 남편이 직장에서 스트레스받으면 아내에게 풀고, 아내는 자녀에게 풀고, 자녀는 강아지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과 같다.
남편이나 아내가 경험한 스트레스나 상처는 그 대상을 직면해서 대화로 풀어야 하지 치환으로 풀면 묻지마 살인 같은 사회적 비극이나 억울한 가족 희생자를 만들어낸다.
►동일시(Identification):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삶의 가치나 태도를 내면화하면서 그 사람과 동일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자아 정체성이 취약한 청소년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 옷도 입고, 무조건 열렬한 팬이 되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현대는 각종의 스포츠 및 운동, 선수들을 추종하고 팬이라는 명목하에 자신과 동일시 하면서 타인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은 허상이고 가짜 정체성이다. 자신만의 진정한 정체성을 확립해야 행복한 삶을 산다.
자신의 골프 보상 동작을 수정하지 못하면 골프 점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보상 동작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프로 골퍼처럼 전문 코치를 받아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어린 시절 상처나, 어려움, 우울, 불안, 분노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발달시킨 자신만의 심리적 보상 동작인 방어기제로 인생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땜질식이고, 인간 성숙을 이루지 못하고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
우리의 심리적인 보상 동작인 방어기제는 거의 무의식 수준에서 작용하기에 이것을 알아차리고 수정하려면 반드시 전문 상담가에게 심리분석을 받고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자신이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장담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왜곡하고 자신에 무지한 경우가 많다. 심리 상담은 문제 있는 사람들만 받는 것이 아니고 더 성숙한 삶을 살기 위한 자기 공부이다.
채규만. 현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성신여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부부 및 성 상담 전문가, 한국 및 미국 임상 심리 전문가. 일리노이 이공과대학 임상심리학 박사. 한국심리건강센터 대표 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