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단백질=전기자동차] 11. 돈 룩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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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1,115 등록일등록일: 2022-03-08본문
一手遮天(일수차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일수차천, 한 사람의 손으로 천하의 눈을 가린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은밀한 행동으로 혹은 권세를 배경으로 남을 그럴 듯하게 속이는 수법으로 남의 이목을 사는 것을 비유한다. 지난 글에서 대체육 시장에 던져 놓은 수많은 질문들 안에서 필자는 정답을 찾는 삼매경에 빠져 있다. 셀럽이 동원된 금빛 투자세력들과 함께 900%에 육박하던 대체 단백질 시장의 성장세가, 오늘까지 하방 경직성으로 향하는 의혹은 무엇이란 말인가. 도대체 어떤 진실이 가려져 왔고 이제서야 손가락 사이로 어떤 사실이 새어 나오고 있는 걸까.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대체’? 무엇을 대체한다는 것인가? 대체로 번역되고 있는 alternative는 혹 ‘대안’이란 뜻은 아닐까? 선택의 여지가 있는 대안(alternative)과 바뀌어진 것만 남는 대체(substitute)는 비슷한 듯하지만 매우 다른 의미임을 주시하면서, 그 답을 구해보도록 하자.
Don’t Look Up? 솔직할 때이다
콩고기로 시작되는 대체육의 역사를 거슬러 가 보자. 콩은 기원전 1100년경 재배되기 시작하여 영양소로 관심받기 시작한 데는 이후 1000년이 걸렸다. 재배기술이 필요한 콩에 비하면, 단순한 사냥으로 가능했던 동물의 섭취는 이미 선사시대가 그 기원이다. 인간은 몇 백 만년 동안 고기는 고기대로, 콩은 콩대로 섭취했다. 그러다가 간편음식을 선호하던 서구에서 1985년에 최초로 콩버거를 출시했다. 이는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식품업계의 수고스러운 서비스 차원이었다. 고기 맛을 내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와 고기 맛을 내겠다는 콩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가 등장하였다. 특히 기후변화 이슈가 붉어지면서, 2009년에 식물성 대체육업체인 ‘비욘드 미트’가 설립되면서 삽시간에 ‘동물성 흉내내기’ 전략을 추진하는 대체 단백질 시장이 급부상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콩과 같은 전통적인 식물성 식품을 사용한 식단은 칼슘, 칼륨, 마그네슘, 인, 아연, 철 및 비타민 B12에 대한 일일 요구량을 충족했으며, 일반 식단보다 포화 지방, 나트륨 및 설탕 함량이 낮았다. 반면에 푸드테크라는 미명 아래 새로운 식물성 대체물을 기반으로 한 식단은 영양소가 부족하고 유해요소는 기준을 초과했다. 대체 단백질 시장 확대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혼란 속에 대체 단백질 시장이 머뭇거리는 동안 소비자는 더욱 성숙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환경과 공장식 농업에 대한 윤리적 관심을 가진 소비자 관점에서 대체 단백질을 바라보고 있다. 푸드테크가 ‘모방전략’을 고수하기에는 청중과 대상 시장이 너무 커져 버렸다. 대체 단백질 시장이 새로운 범주를 만들기 위해 또다른 혁신을 해야 할 때이다.
비욘드 미트 대표의 다음 인터뷰 내용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팬데믹, 다양한 변종, 행동, 식품 서비스와 소매업에 대한 불안정성 때문에 시장에 너무 많은 소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토론에서 벗어나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열심히 그것들을 뒤쫓을 것이고, 우리는 우리의 사업을 성장시킬 것입니다."
Just Look Up! 기회이다
우리는 몇 년 동안 대체 단백질 시장을 충분히 경험했다. 대체육이 동물성 고기와 유사한 감각, 특성만을 달성하여 소비자의 수용을 촉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나는 것을. 그래서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 선택이 표준이 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식품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제 그들은 맛이나 질감만으로 타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건강한 한끼로서 훌륭한 식사를 하고 싶어한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유연한 식단을 가진 소비자들은 맛, 질감, 건강, 다양성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단백질’ 제품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고맙게도 재료공급 업체 또한 다양한 변화의 기회를 향상시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까다롭고 새로운 식물성 단백질에서 영양을 찾아내고 맛과 질감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육가공업체들도 육류에서 ‘단백질’로 그들의 생산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대체만이 아닌, 미래의 식량이 기회이다. 특히 증가하는 단백질 수요에 대응하는 공급원으로서, 지구를 희생하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 대체 단백질 시장의 몫이다.
Fake it, till you make it_진정한 자신감으로!
우리의 또다른 화두인 전기자동차(EV) 시장 역시 곤경스러운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EV와 배터리 투자를 두배로 늘리겠다는 친환경 약속을 해왔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같은 시기에 SUV가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47%를 차지하는 놀라운 통계를 보이고 있다. SUV는 전세계 탄소 배출량에 있어서 국가로 환산했을 경우,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우국(牛國)에 이어 6위에 올라 있다. 3위 소가 배출하는 탄소 총량인 우국 덕분에 대체 단백질 시장도 기회를 맞았었다. 전기자동차업계도 테슬라의 익살스러운 모토로 회자되는 ‘Fake it, till make you it’ 처럼 진정한 자신감을 강요받고 있다. 소가 배출하는 탄소와 SUV의 탄소량 감축이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것임을 확신해야 하는 것이다.
루시 조. 디오픈 컨설팅 대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환경의 ‘회복’이라는 글로벌 목적에 부합하고자, 동물성 단백질 대체식품을 공부하고 관련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더 나은 내일’, 우리모두가 책임져야할 미션임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의 가교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외 비건제품 공급업체들의 마케팅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