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골퍼들의 환상은 티샷이 빨랫줄처럼 날아가고, 홀컵에 붙이는 환상적인 아이언 샷, 그리고 원 퍼트 내지는 투 퍼트로 마감해서 버디 아니면 파를 잡는 것이다.

특히 드라이버로 만족한 티 샷을 잘 날리면 투온을 기대하고 신중하게 두 번째 샷을 시도하는데, 그 샷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이렇게 되면 화를 내거나, 좌절감을 느끼고 골프채로 땅을 치거나, 골프채를 던져버리는 일도 있다. 또는 남 탓을 하거나, 주위 바람 탓, 환경 탓을 하면서 화는 내는데, 엄밀하게 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공을 친 사람은 바로 자신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실수한 것을 주위 탓을 하면서 자신을 방어하려는 행동이다.

우리는 목표 방향으로 신중하게 정렬하고 홀 깃대를 향해서 공을 치는데, 왜 공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는 것인가?

골프공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공을 치는 위치에서 약 30센티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타를 치면 된다. 그러면 공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연히 날아가게 되는데, 많은 골퍼는 공을 치는 순간 홀의 깃대를 생각하거나, 전방 벙커나 물을 피하려는 두려움, 자신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시선에 주의가 분산되면서 공을 치는 과정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정타도 못 치고, 긴장하면서 샷을 하기에 순간 골프 게임이 망가진다.

공을 잘 치려면, 샷을 하기 전에 심호흡하고 자신을 안정시키고, 현재에 집중하고 마치 공을 연습장에서 치듯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치면 된다. 이런 의미에서 골프는 멘탈 게임이다.

인생 골프 역시 하루하루 목표를 향한 지금의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인생 목표를 사업이 잘되고, 건강하고, 돈을 어느 정도 벌고, 자녀가 잘되고,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학력이 높고, 사회적인 지위가 높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인생 골프를 치면, 매일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인생의 골프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다.

이런 인생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었는데, 돈을 쓰고 갈 건강이 받쳐 주지 않아서 후회하고, 자녀와 관계, 부부 관계가 좋지 않아서 후회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행복한 인생 골프를 치면서 즐기기 위해서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골프를 칠 때 샷의 과정에 집중해야 하는 것 같이, 행복한 인생의 핵심도 목표를 달성한 후 행복을 누리려고 하기보다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순간순간 즐기고 행복을 누리려고 해야 한다. 즉 지금 여기의 삶에 집중하면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면 행복한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흔히 인생을 등산에 비교하는데, 진정한 등산가는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등산하는 과정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면서 지금 여기의 삶을 즐기면서 등산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등산가는 오르는 과정도 즐기고, 산 정상에서도 즐기고 하산하면서도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공기를 마시면서 숨을 쉬는 것에 감사하고, 주위에 가족이나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면서 이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면서 현재 여기의 삶을 즐겨 보자.

둘째: 즐거운 골프와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마음 챙김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의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선 전 홀의 더블보기라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버디를 한 흥분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항상 침착하게 지금 여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박인비 골퍼는 감정을 잘 통제하는 골퍼로 유명하다. 일반 골퍼 중에는 컨디션이 좋아서 몇 홀에서는 아주 잘 치다가 자신의 샷이 벙커에 빠지거나 해저드에 빠져 점수를 잃으면 그날 라운딩을 망치기도 한다.

유능한 골퍼는 이전의 실수를 다음 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홀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공을 친다. 우리의 삶에도 벙커와 해저드가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가 인생의 건강 악화, 경제적인 어려움, 자녀들의 문제라는 벙커에 빠지면, “왜 내가 인생의 벙커에 빠졌는가? 내가 이러려고 골프를 치려고 돈과 시간을 들이고 있나?” 하면서 자신이나 환경을 원망하지 말고, 일단 주어진 상황을 수용하고, 현재 상황에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생 골프 점수를 향상하는 비결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 수 없이 많은 새로운 홀들을 직면하고 있다. 오늘의 골프 홀들은 어제의 실수 홀이 아니고, 내가 새롭게 굿샷을 날릴 수 있는 새로운 홀이다. 우리는 마음 먹기에 따라서 항상 새로운 홀에서 골프 인생을 즐길 수도 있고, 어제의 실수한 홀에 집착하며 골프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컵에 물이 반 정도 차 있을 때, 물이 반만 없다고 보기보다는 반이나 차 있겠다고 하면서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아가자.

채규만. 현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성신여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부부 및 성 상담 전문가, 한국 및 미국 임상 심리 전문가. 일리노이 이공과대학 임상심리학 박사. 한국심리건강센터 대표 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