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가방으로 쇼핑몰 매출 50억원 올리는 사장의 창업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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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7,527 등록일등록일: 2021-11-15본문
요즘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트렌드는 미니멀리즘이다. 불필요한 장식을 다 떼어내고 심플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미니멀리즘은 인테리어부터 패션 잡화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독일 비스바덴에서 출생한 디자이너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커피포트,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등은 오늘 날 전세계 미술관에 전시될 정도로 디자인계의 전설로 여겨지는데 그의 디자인 모토는 ‘less but better’이라고 할 정도로 절제된 깔끔한 디자인의 원조로 여겨진다.
애플은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며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는 애플의 최신 디자인이 디터 람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가성비 있는 미니멀리즘 핸드백으로 인기를 끄는 쇼핑몰이 있다. 쇼핑몰만으로 연매출 50억원을 올리는 ‘앨리스마샤’이다. 하지만 앨리스 마샤가 처음부터 가방 사업에서 성공을 한 것은 아니다.
패션 잡화는 이미 온라인상에서 인기 있는 품목이지만 앨리스 마샤가 온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은 코로나 이후이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온라인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하면서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에기 인기를 얻는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밤에는 동대문시장, 낮에는 쇼핑몰을 운영하며 사업기초를 닦다
‘앨리스마샤’를 운영하는 곽창훈 대표(40)는 세계적인 패션사업 거장들 상당수가 그렇듯이 현장에서 일을 배우며 디자인 감각과 촉을 키웠다.
스무살부터 동대문에서 일을 해온 곽 대표는 누구보다 패션 트렌드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한다. 현재 가방 브랜드 앨리스마샤 이외에도 의류브랜드도 론칭해 운영 중이고, 동대문 도매업과 가방 제조업도 하고 있다.
동대문 시장은 우리나라 패션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곽창훈 대표는 스무살때부터 동대문 시장에서 일하며 헝그리정신을 키우고 힙한 패션 감각으로 무장하게 됐다.
그는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 군대 제대 후 다시 동대문시장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패션관련 일을 시작한다.
곽 대표는 주로 새벽 도매시장에서 일을 했는데 당시에는 오프라인이 중심일 때였다. 그런데 의류매장에서 일하다보면 똑같은 상품을 몇백장씩 주문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여기가 어딘가봤더니 온라인쇼핑몰이었다. 그때 곽 대표는 앞으로는 온라인쇼핑몰이 대세가 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밤에는 시장에서 일하고, 낮에는 잠을 안 자고 의류쇼핑몰을 작게 운영해봤다.
반응이 괜찮았다. 그러나 아직 어릴 때라 자금 관리를 제대로 못했고 돈이 모이지 않았다. 곽 대표는 일단 쇼핑몰 사업을 보류했다.
◆지인의 우연한 권유가 히트 아이디어로
쇼핑몰 사업을 잠시 중단하고 시작한 것은 가방도매업이었다. 남평화상가의 구석자리에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원짜리 매장을 얻어 본격적으로 가방도매업에 뛰어들었다.
가방을 직접 디자인해 판매했다. 그러던 중 옷 만드는 원단으로 가방을 만들어보라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실제로 제작해서 판매했는데 그게 히트를 쳤다. 운이 좋았던 것은 동대문시장은 한 아이템이 히트를 치면 카피가 심한 곳인데, 곽 대표의 매장이 구석진 자리에 있다보니 어디 제품인지 모르고 가방 원단도 아니어서 카피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다.
옷 원단 가방 아이디어가 히트하면서 큰 돈이 들어오고 매장도 확장했다. 가방 도매업을 하면서 다른 브랜드들 OEM사업도 했는데, 곽 대표가 OEM으로 만든 디자인이 다른 브랜드를 달고도 꽤 잘됐다. 그것을 보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2016년 마침내 자신의 브랜드 ‘앨리스마샤’를 론칭하게 된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쇼핑몰 창업자들의 메카인 카페24를 통해 자사쇼핑몰도 만들었다. 앞으로의 시대는 쇼핑몰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지난번에 쇼핑몰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시작하게 된다.
◆브랜드 인지도 어떻게 만들었나
앨리스마샤를 론칭한 2016년은 아직은 오프라인이 강세였던 시기다. 그 당시에는 편집매장이 유행하고 있었다. 제조공장을 갖고 있었던 곽 대표는 도매업을 하다보니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에 일이 끊기면 안 됐다. 그래서 일단 재고를 쌓아놓았는데 그 물건들로 유행하는 편집매장과 거래를 늘리기 시작했다. 편집매장 측도 위탁사업이라 재고나 물건값에 대한 부담이 적어 물건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던 시절이었다.
앨리스마샤의 가방은 가성비로 유명하다. 평균 가격이 5~6만원대이다. 주고객층도 20~30대 여성층이었다. 가성비와 편집매장 이용 주고객층이 20~30대 여성들이라는 점이 잘 맞아떨어졌다. 3~4개월만에 편집매장으로 나가는 가방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거래하는 편집매장이 150곳까지 늘어났다.
편집매장 공략은 인지도와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제품을 대량 생산해서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니까 젊은층에게 많이 알려지고 가성비 가방브랜드로 각인됐다.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곽 대표는 “나의 철칙 중 하나는 ‘많이 보이면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다. 자주 보면 이뻐보이지 않나. 그래서 노출을 많이 시켰다.”라고 말했다. 그 후 인지도가 급상승해서 편집매장 뿐만 아니라 백화점 등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다.
◆앨리스마샤, 어떻게 미니멀리즘 대명사가 됐나?
앨리스마샤의 가방은 심플하고 모던한 게 특징이다. 그런데 앨리스마샤가 론칭할 당시에는 브랜드 마크나 장식이 크게 들어가는 게 유행이었다.
하지만 곽 대표는 그게 다 돈이라고 생각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과감히 장식을 떼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심플해졌다. 최대한 원가를 낮추고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다양한 칼라와 심플한 디자인의 가성비 가방은 그렇게 탄생했다. 복잡한 장식을 줄이는 것은 미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가성비를 만드는 원동력이고,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운이 좋게도 곽창훈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이후에도 지속됐다. 가방 트렌드가 심플하고 모던한 쪽으로 흘러간 것.
앨리스마샤의 제품이 가성비 가방이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탄탄한 제조공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원하는 샘플을 샘플실에서 만들 수 있고, 자체 공장에서 직접 만들다보니 원가를 낮출 수 있고 마진구조가 좋다. 제조공장은 150평 규모로 모두 시스템화가 되어 있다.
◆코로나19 직전 오프라인 매장 철수, 쇼핑몰에 올인해 성공을 거두다
사업가의 자질 중에 중요한 것은 트렌드를 읽고 과감히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곽 대표는 이런 자질을 갖췄다. 편집매장이 유행할 시기에 그쪽을 공략해 인지도와 매출을 향상시킨 것도 트렌드를 읽고 추친력을 발휘했기에 가능했다.
곽 대표의 이런 자질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바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매장을 철수하고 쇼핑몰에 주력한 것이다. 운도 작용했겠지만 사업가로서 곽창훈 사장의 촉이 온라인에 대한 도전을 재촉했다.
만약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현재 앨리스마샤는 편집매장 일부와 안양의 직영점 하나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기가 풀리면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시작할 예정이다.
곽 대표는 “앞으로 오프라인의 보복심리가 한번쯤 일어나겠지만 그동안 익숙해진 온라인 소비를 무시 못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럴 때 일수록 역발상이 필요하다. 가방을 예로 들면 요즘처럼 미니백이 늘어날 때 반대로 빅백이나 포인트되는 백을 만드는 것이다. 하나 둘 쯤은 완전 반대되는 것으로 움직이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의견을 얘기했다.
◆쇼핑몰창업,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온라인 창업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카페24의 신규쇼핑몰은 전년대비 39.6%증가한 3만6천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20%가 온라인 쇼핑몰을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쇼핑몰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얼마나 들고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창업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백만원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수천만원이 들어갈 수도 있다. 백만원으로 시작해도 성공할 수 있고, 수천만원을 들여 시작해도 실패할 수 있는 게 쇼핑몰창업이다. 동대문시장에서 성공한 사업자들도 쇼핑몰해서 10억, 20억씩 손해를 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초보자라면 비용을 최소화해서 경험 쌓는 게 중요하다는 게 곽대표의 조언이다. 경험이 없는데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잡으면 돈만 많이 들 수 있다. 욕심 부리지 말고, 헛된 꿈 꾸지말고 발로 열심히 뛰어야 한다. 특히 공부가 중요하다. 공부를 안하면 그만큼 돈과 시간, 기회비용이 날아간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발품을 팔면서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현명하게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
예를들어 쇼핑몰 창업을 위해서는 제품과 제품을 사입할 수 있는 공급처와 사진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도매업체가 사진을 제공해주는 곳이 많기 때문에 직접 촬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곽대표의 말이다. 즉 도전 의욕이 있다면 적은 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열정적으로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느냐이다.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거듭나는게 목표
곽 대표는 앨리스마샤가 어디가도 볼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누가 얘기했을 때 자랑할 수 있는 가방, 선물하기 좋은 가방이 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중저가 브랜드에서 탈피해 좀 더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얼마전 ‘엘르’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엘르의 연령대 있는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가방 디자인도 새롭게 할 예정이다.
곽 대표가 동대문시장에서 시작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PPL광고를 하려다가 지인에게 뒷통수를 맞고 법적소송까지 간 적도 있고, 5년간 같이 일했던 직원이 회삿돈을 이용해 나쁜 일에 쓴 적도 있다.
그런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초창기 때부터 옆에 있어준 직원들이다. 청춘을 함께 보낸 직원들은 이제 동료이자 파트너가 되어 곽 대표의 힘이 되어 주고 있다.
곽 대표에게는 하나의 꿈이 있다. 현재 운영하는 브랜드들과 도매업, 제조업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큰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곳의 수장이 되어 지금까지 함께 해준, 그리고 함께 하고 있는 30여명의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곳의 부끄럽지 않는 책임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앨리스 마샤의 성공비결
1. 가성비. 앨리스 마샤의 가격은 5만~7만원대다. 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이 정도 품질을 만들려면 10만원은 훌쩍 넘겨야 가능하다고 자부한다. 앨리스 먀사는 자체 제조 공장을 갖고 있어 원하는 샘플도 자체적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이런 모든 여건이 가성비 있는 제품 탄생의 배경이다.
2. 디자인. 클래식과 심플하고 모던한 미니멀리즘이 앨리스 마샤의 디자인 특징이다. 요즘 대세 디자인이기도 하고 유행을 안탄다. 원가 대비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이런 디자인 덕분이다.
3. 젊은 소비자. 앨리스 마샤는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이 주고객이다. 이들은 바이럴 마케팅을 주도하는 계층이고 입소문이 빠르다.
4. 대량 공급. 자체 제조 공장을 갖고 있어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 많이 노출될수록 브랜드 파워가 커진다. 대량으로 공급하다보니 그만큼 소비자에게 더 빠리 더 널리 각인됐다.
5. 발로 뛰는 노력. 사장부터 직원까지 운동화 신고 공장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배우고 행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6. 시스템.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위치한 150평대 공장은 나름대로 시스템화 되어 있다. 시작과 끝은 자사 공장에서 하고 중간 과정은 거래처에서 하도록 효율적으로 설계돼 있다.
7. 도전의식. 지금까지 겁나고 두려워서 뭘 안해본 적은 없다. 먼저 시작한 후 방향성을 모색하는 스타일이다. 뭔가 해보고 싶을 때는 던져 놓은 후에 직원들에게 공표한다.
8. 긍정 마인드. 매사에 긍정적이다. 동대문 상가에서 불이나서 창고가 다 타버렸는데도 불구경하며 시간을 재고 소주를 먹으러 갔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애태우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전에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
9. 추진력. 이거라고 판단하면 즉시 강하게 밀어붙인다. 코로나 발생 이후 방향을 온라인으로 잡고 과감하게 밀어붙여 성공한 것도 그런 추진력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