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비건은 전기 자동차] 4. 가성비 제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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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572 등록일등록일: 2021-08-03본문
왜 육류를 먹을까?
우리는 왜 소, 돼지, 양, 닭, 오리의 살을 먹을까? 그것도 모자라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우유, 치즈, 계란을 그토록 섭취하려 애쓰는 걸까? 전 세계적으로도 육류 소비는 지난 20년 동안 두 배로 증가했다.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가의 경제성장이 그 소비를 촉발시켰다. 전세계 사람들은 다양한 육류 레서피를 전파하고, 그것이 비싼 가격임에도 기꺼이 지불할 의지를 갖고 있다. 하물며 육류를 정기적으로 먹어야 한다고 믿는다. 육식이 왕의 식단인양 “황제 다이어트” 라는 프로그램도 요란하게 등장했었다. 마치 의무처럼 육식을 해야 하는 이유의 인터뷰 내용은 이렇다. 모든 언론에서 이구동성으로, 단백질을 섭취해야만 한다고 하니까, 육류에만 들어있는 필수 영양소가 있다고 하니까, 힘이 나는 것 같으니까, 그 맛을 잊을 수 없으니까,………… 결론은 ‘남들이 먹으니 나도 먹는다’ 그리고 ‘익숙해진 미각을 버리고 싶지 않어서’이다.
가성비 제로_육류공급의 딜레마
어떤 이유에서 이든 인구의 증가와 함께 육류 소비량은 늘었고, 높아진 육류 소비량을 맞추기 위해 축산업 또한 그 규모가 커져왔다. 그 결과 78억 7천만명의 인구 대비, 현재 전세계에는 약 12억 8천만 마리의 소를 포함하여 약 220억 마리의 가축이 키워지고 있다. 지구 인구의 3배가 가축인 셈이다. 지구 전체 산소량의 20%를 생성하는 아마존 열대우림 70%의 벌채를 감행하면서도 공장식 축산업은 양산되었다.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지구 토지면적의 1/4(24%)를 차지한다. 미국의 경우 곡물생산의 70%는 이들 가축이 먹어 치운다. 심지어 이들이 내뿜는 탄소 배출량(18.4%)은 자동차업계의 양(11.9%)보다도 많다. 글로벌 축산 시스템을 위해, 지구의 허파를 무너뜨리고 그 곳에 결핵균을 더 투입하는 꼴이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수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이 얻어낸 혜택은 과연 얼마만큼일까? 인풋대비 아웃풋의 효율을 계산하는 사료전환율(FCR)을 보여주는 상기(표)에서 답을 얻어보자. 소의 경우, 공들여 먹인 25kg의 사료량 대비 인간은 소에게서 단 1kg의 단백질을, 양은 1/5, 돼지는 1/6.4를 얻는다. 이제까지 글로벌 축산업계가 만들어내는 이러한 수급 시스템에 소비자의 관여는 하나도 없었다. 이러한 시스템이 이해된 현시점에서, ‘남들이 먹어서’ 혹은 ‘나의 입맛을 위해서’ 육식을 고집할지는 정신차려 고심해 볼만하다.
전기 자동차의 가성비
기후변화에 맞물린 친환경 실천과제로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로의 점진적 대체는, 논쟁을 넘어 관련 법규정 등을 통해 이미 미래의 사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연비와 연료비가 보여주는 전기자동차의 압도적인 가성비 차이도 이를 충분히 뒷받침한다. 현대차의 예로 100km당 연료비는, 내연기관차(아반테1.6)의 경유차가 7,302원, 휘발유차가 11,448원인 반면, 전기자동차(아이오닉) 완속 충전차는 1,132원, 급속 충전차는 2,759원이다. 정부가 적극적인 보조금 지원으로 전기자동차 구입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석기시대가 돌이 없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증가되는 육식 소비만큼 지구환경은 점점 악화되어 왔다. 한정된 자원을 가진 지구는 곧이어 100억의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 내연기관을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는 것만큼이나 효율을 따지지 않을 수 없는 절대적 명제 앞에 우리 모두가 서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전 장관인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30년 뒤에도 지하에는 엄청난 석유가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사지 않을 것이다”
이제 알았다. 우리 소비자는 더 이상 글로벌 확산 시스템의 이기적인 경제이익에 휘둘려 힘없이 매일 3끼 식사 앞에 긴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때맞추어 개선하고 진전하는 자동차업계를 통해서도 상황을 간파했다. 육가공업계도 자발적으로 시대상황에 맞추어 따라 가준다면, 소비자의 불필요한 관여는 필요 없을 것이다.
루시 조. 디오픈 컨설팅 대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환경의 ‘회복’이라는 글로벌 목적에 부합하고자, 동물성 단백질 대체식품을 공부하고 관련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더 나은 내일’, 우리모두가 책임져야할 미션임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의 가교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외 비건제품 공급업체들의 마케팅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