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비건은 전기 자동차] 6. “테스형”이 예견한 “콩”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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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882 등록일등록일: 2021-09-23본문
1:29:300 _”테스형!”
통계지표 중에 ‘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1:29:300의 법칙’이라고도 불리운다. 보험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허버트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사례 분석을 통해 사고발생의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였다. 한 건의 대형 사고 전에 29번의 소형 사고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경미해 보이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때 신속히 대처한다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나, 방치한다면 훗날 대형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여기서, 우리의 화두인 대체육의 주 재료인 콩의 역사를 되감아 보자. 콩에서 콩고기로 그리고 오늘날 푸드테크 기반의 콩버거 등장에 이르는 3000여년 동안, 혹여나 삶의 터전인 지구에 재앙을 예고하는 29번의, 300번의 징후들이 있었을까,,,,,,, 2500년전 ‘테스형’의 말씀이 떠오르니 사뭇 두렵다.
“동물을 기르려면 땅이 많이 필요하겠네요”
“땅이 부족해도 고기를 줄이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땅을 빼앗아야 겠지요?
폭력이 전쟁이 되고 땅을 잃고 우는 사람이 많아지겠군요. 방탕함과 폭력과 질병이 발생하면 법원과 병원이 많이 필요하고요. 전에는 누구도 맡지 않으려던 일이지만, 수요가 늘면 권력이 되니 법률가와 의사는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니게 되겠지요?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며 동물을 먹어야 한다면 나는 차라리 채식을 하겠습니다” (출처: 소크라테스와 글라우콘의 대화 中, [국가], 플라톤)
콩의 전쟁 그리고 ‘콩 자동차’
콩의 경작은 기원전 1100년경 중국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이미 기원전에 두부를 만들었다. 콩이 식문화에서 중요해지면서 중국은 1900년대 초기까지 세계 대두의 70%를 생산한다. 이후 유럽과 미주로 콩이 전파되고, 1930년 초에 미국은 콩의 숨은 가치를 밝혀낸다.
콩은 탄수화물과 다량의 단백질, 지방을 함유하여 인간의 식량뿐 아니라 가축의 사료로 그리고 바이오 디젤과 플라스틱, 페인트 등의 사업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더구나 콩의 경작은 토지에 질소를 고정시키는 기능을 해서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콩의 대량생산을 추진하고, 결국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생산국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 와중에 우리의 또 다른 화두인 자동차에 콩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농업과 환경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자동차의 아버지 헨리 포드가 콩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1941년에 차체 전체를 콩 원료로 만든 ‘콩 자동차’를 생산한 것이다. 그러나 썩지 않는 플라스틱의 개발로 콩 자동차의 매력은 시들어 갔다.
하지만 콩 생산 확대정책은 계속되었다. 1990년대에 급기야 유전자 변형 콩의 개발이라는 획기적인 대량생산의 기점을 맞으면서 앞다투어 그 종자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몇 천년 동안 고요히 경작되던 콩은, 100년도 채 안된 사이 대량생산의 미명 아래 지구지형을 인위적으로 변형시켰고 도시와 국가는 콩의 교역으로 강력하게 연결되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는, 그 달콤함 대신으로 우리 삶에서 무엇을 빼앗아 갔을까?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시뻘건 산불, 호수의 바닥을 드러나게 하는 지속적인 가뭄, 그리고 도시를 통째로 날리는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는 물론, 인구의 10%를 사망케 했던 165년의 천연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더니 쥐 조차 그 길을 따라 유럽인구의 1/3을 사망으로 몰은 흑사병, 1차 세계대전 말에 발생하여 2여년동안 전쟁 사망자의 3배에 이르는 5000만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스페인 조류독감, 1976년에 발병하여 지금까지 숙주를 찾아내지 못한 채 2014년까지 발병했던 에볼라,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에 이르기 까지,,,,,,,,, 지면이 모자를 만큼의 29번, 300번의 징후는 세기를 거듭하며 결국 붉은 지구를 만들어 냈다.
테스형! 우리가 낙담만 하고 있을 수는 없겠지요? 교훈을 찾아보자. 15세기말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 개척자들에 따라온 질병은 원주민의 1/10을 사망에 이르게 하여 인공적으로 세워진 많은 거주지역이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 비워진 그 자리가 숲과 초원으로 변하면서 탄소배출이 줄고 지구의 기온이 내려갔다.
‘토끼와 거북이’ 우화로 배우는 백투더퓨처
마차의 말똥으로 인한 탄소배출과 장티푸스의 오랜 발병에, 전기차(1865년)와 가솔린 차(1887년)의 개발은 구세주가 되어 주었다. 1900년 미국의 전기차 점유율은 38%에 이른다. 하지만 원유의 대량발견으로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가솔린 차가 대세가 되고, 동시에 전기차는 암흑기에 들어선다. 자본주의 성장은 경제적 효율이라는 관점을 특성한다. 환경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은 또 변한다. UN에 의해 교토의정서(1997년)와 파리협약(2015년)이 채택되고 다시 세상은 급격한 기후변화의 문제로 전기차 생산이 법적 의무화에까지 와 있다. 또한 2000년대에 들어 자동차 주요부품이 분해성 콩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고 있다.
사료로 쓰이던 콩은 크고 작은 세계의 전쟁 와중에서 식량난의 해결책이 되었다. 콩의 영약학적 가치 외에 사업용으로서의 활용도가 발견된 이래 동서양 사이에 콩의 점유 전쟁은 시작되었고, 콩고기가 등장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2차대전이 끝나고 활발해진 육류의 공급으로 콩고기의 인기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UN이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콩의 가치를 다시 알리고자 2016년을 ‘콩의 해’로 지정하고 여기에 개인의 건강이슈가 합세되어, 콩과 콩고기는 최근에 다시 푸드테크 기반의 대체육으로 급발전하였다.
200년전 ‘다윈형’의 말씀은 여기서도 옳다.
“최후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힘이 센 사람이나 영리한 사람들이 아니다.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다.”
루시 조. 디오픈 컨설팅 대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환경의 ‘회복’이라는 글로벌 목적에 부합하고자, 동물성 단백질 대체식품을 공부하고 관련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더 나은 내일’, 우리모두가 책임져야할 미션임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의 가교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외 비건제품 공급업체들의 마케팅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