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업] 코로나 매출 제로를 이겨낸 요가센터의 남다른 비결
페이지 정보
조회:3,474 등록일등록일: 2021-03-24본문
불행할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옥석을 가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코로나로 집합금지 업종을 비롯해 영업을 중단해야 했던 소상공인들이 많은데, 이럴 때 떠나가는 고객이라면 내 고객이 아닐 수도 있다.
또 이렇게 위기가 올 때 주저 앉아버리면 영원히 일어서지 못한다. 전국의 많은 소상공인들이 지난 한 해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냈던, 그리고 버티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타격을 강하게 맞은 업종으로 실내체육시설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지속되던 지난 몇 달간 전혀 영업을 할 수 없었기에 매출이 제로였던 곳도 많았다.
아메리카요가 건대점을 운영하는 우공란 센터장(45)의 마음도 착잡했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회원들로 활기를 띠던 80평 규모의 센터는 텅비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다행이 센터가 문을 열지 않은 기간동안 500여명의 회원 중에 등록을 취소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회원들은 묵묵히 기다려줬다. 그리고 거리두기가 완화되자 회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센터를 찾아와 조용히 운동을 하고 간다.
센터가 문을 열 때나 열지 않을 때나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연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류사업에서 요가지도자로, 1억원대 투자해 창업
우공란 센터장은 아메리카요가 건대점을 열기 전까지는 요가지도자로 일을 해왔다. 그 이전에는 30대 초반까지 의류소매업을 운영했다. 동대문에서 물건을 가지고와서 판매도 하고 제작도 했다. 일의 특성상 밤낮이 바뀌는 경우도 많았고,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결국 탈이 났다. 건강이 안 좋아진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주위의 권유로 요가를 시작했다. 몇 달 꾸준히 하니 몸이 회복됐다. 정신 건강도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서 2009년부터 지도자 과정을 밟았다.
그 이후 개인강사로 출강도 하고 작은 요가학원에서 요가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러다가 출산과 육아로 잠시 요가를 접었다. 하지만 요가가 너무 좋았고 계속 하고 싶었다. 오래 쉬었기 때문에 강사로의 복직은 어렵다고 판단, 아메리카요가 직영점에 입사해 점장으로 일을 했다. 그러다가 2019년 지금의 건대점을 인수해 센터장으로 새 삶을 시작한다. 센터의 인수 비용은 1억원이 조금 넘게 들었다.
◆코로나 직격탄! 월 3천~4천이던 매출이 0원으로
일년이 좀 넘는 기간동안 센터 운영은 순조로웠다. 여성들을 대상으로하는 아메리카요가는 정통요가와 현대요가 등 다양한 종류의 요가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폭도 넓고 깊이도 있다. 때문에 회원들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곳 건대점은 우수센터로 상도 받을만큼 회원수도 많고 운영도 잘되고 있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처음 코로나가 발생할 때만해도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문을 못 열게 되는 현실이 닥쳤다. 코로나 이전에 월 3천~4천만원하던 매출이 제로인 날이 계속됐다. 우공란 센터장은 당연히 등록된 회원들이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문을 못 연 몇 달 동안 회원들은 등록을 취소하지 않고 기다려줬다.
◆코로나 기간 중 고객 이탈이 없었던 비결은?
우공란 센터장은 센터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을 요가의 힘으로 돌린다. 하지만 비단 그것 때문만이었을까? 요가가 좋아도 센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회원들은 빠져 나가기 마련이다.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는 멀쩡한 시점에도 회원이 들고나는게 실내체육시설의 특징이다. 그런데 코로나를 지나면서도 회원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다면 거기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다. 맑은 날 우 센터장이 했던 정성과 노력이 비오는 날 보답을 받은 것이다.
첫째, 우공란 센터장은 수익의 일부를 어떤 식으로든 회원들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해왔다. 이를테면 센터에서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열어 회원들에게 10만원에서 20만원짜리 상품권이나 요가복, 요가도구 등을 자주 선물했다. 돈이 가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 말이 있다. 선물을 받아서 좋은 게 아니라 회원들은 우공란 센터장의 마음을 받았기 때문에 좋았다.
둘째, 수업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상담을 통해 고객의 몸과 마음상태를 체크한다. 마음이 움직여야 요가도 열심히 할 수 있다. 회원권을 끊었으니 고객이 생각없이 오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요가가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 회원들에게 끊임없이 알리고 대화했다.
식품에 좋은 영양성분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되면 그 음식을 저절로 찾게되는 것와 마찬가지이다. 우 센터장은 “요가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문제, 나를 가두고 있던 부정적인 문제까지 치유해준다. 마지막에 요가를 다 하고 나면 눈물이 날 때가 있는데 그때 해방감을 느낀다. 그런 요가의 본질을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철학으로 고객과 대화한다.
◆회원제 사업은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해야 성공한다
셋째, 회원을 영업 대상이 아닌 사람으로 본다. 그리고 사람을 진정으로 좋아한다. 이것은 모든 회원 기반 사업의 기본이다. 문제는 그 기본이 무시되고 고객이 돈으로만 보일 때 발생하는데 우 센터장은 고객을 돈으로만 보지 않고 회원들의 몸과 마음의 치유를 진정으로 바란다.
그런 마음은 회원들을 조금 남다르게 대하게 한다. 뭐든지 회원들과 나누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 회원들과 틈나는 대로 대화를 나눠서 회원들의 문제점을 알고 기억해주면 회원들은 감동하고 보답을 해온다. 사소한 간식거리라도 갖다주고, 다른 회원을 소개시켜주기도 한다. 그렇게 서로가 연결되어 하나가 된다. 센터를 활성화시켜주는 건 요가 강사나 사장이 아니라 회원들이다.
요가센터 운영에 특별한 자격증은 필요없다. 그러나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 상대방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게 좋은 사람, 나누는 삶을 살기 원하는 사람이 창업하면 성공할 수 있다.
넷째 고객 편의 중심으로 운영한다. 보통 개인센터들은 하루에 5타임 정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메리카요가 건대점은 하루 9타임까지 운영한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다양한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섯째 트렌드를 받아들인다. 요가의 전통적인 측면만 강조하면 젊은 고객 확보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트렌드를 받아들이며 상품을 다양화했다. 정통요가, 매트수업, 도구수업, 플라잉요가, 마사지를 할 수 있는 소도구 수업 등이 그것이다.
한참 요가 붐이 일었을 때에 비하면 지금은 요가시장도 거품이 많이 빠진 상태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요가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요가 인구도 좀더 세분화될 것으로 본다. 여성요가, 남성요가, 실버요가, 어린이요가, 임산부 요가 등으로 나뉘어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벤트로 즐거움 제공, 고객편의 중심으로 운영
여섯째, 온라인 강의다. 거리두기 2.5단계 동안 가맹본사에서 스트리밍 수업을 무료로 제공해줬다. 서비스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해준 것이다. 센터 매출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 시기에도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였다.
일곱째, 잦은 이벤트다. 수익의 일부를 돌려주기 위한 이벤트 뿐만 아니라 소소한 즐거움의 요소를 많이 실천하고 있다. 출석도장을 다 찍으면 선물증정함에서 뽑아서 선물을 증정하는 것도 그런 예 중에 하나이다.
여덟째 회원 추천이다. 소개 이벤트는 회원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신규 회원을 추천해 등록이 되면 서비스 기간을 연장해주고 선물 키트를 증정한다. 무료 초대권을 통해서 고객 추천이 이뤄지도록 한다.
아홉 번째 중요한 경쟁력은 직원 관리이다. 직원들과의 화합과 교류도 중요하다. 현재 건대점에는 7명의 요가강사와 3명의 사무직원을 포함해 총 1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우 센터장은 직원들과이 팀웤을 위해 자주 얘기하고 면담을 하는 편이다. 직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되, 성과를 냈을 때는 선물이나 보너스를 꼼꼼하게 챙긴다. 우 센터장은 고마운 마음을 잘 표현하고 전달하는 게 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노하우라고 생각한다.
◆삶의 일부인 요가, 인생의 고비에서 만나다
우공란 센터장은 삶에 지쳐 더 이상 움직일 힘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요가를 만났다. 그리고 제 2의 삶을 살게 됐다. 요가는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제 요가는 삶의 일부이자 나침반 같은 존재다.
우 센터장은 요가를 통해 회원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과 행복감을 느낀다. 이건 진심이다. 이런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에 코로나에도 회원들이 이탈하지 않고 묵묵히 센터가 문 열 때까지 기다려준 것은 아니었을까?
우공란 센터장은 코로나가 지나가고 센터가 더욱 활성화되면 또 다른 센터를 열고 싶다. 단순히 사업의 확장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싶다는 열망이 더 크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요가의 좋은 점을 나누고 싶다.
“코로나로 자영업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병을 호소한다. 삶이 무너지고 절망하는 사람들이 요가로 마음을 치유를 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좋은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