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열전] 5백만원으로 창업, 밀키트찌개로 빅히트! ‘땅스부대찌개’의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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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772 등록일등록일: 2021-07-09본문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를 보면 시작이 그리 화려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땅스부대찌개’도 그렇다.
땅스부대찌개는 2016년 사업을 시작한 후 현재 480개가 넘는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7월 7일에는 매일경제신문 100대 브랜드로 진입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롯데리아, CU, 이디야, 비비큐, 교촌 등과 나란히 서게됐다.
코로나 기간 중에 급성장해 화려한 자리에 있지만, 땅스부대찌개의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자녀 셋을 둔 가장이 꼬박 꼬박 월급받으며 단란하게 살다가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된다면? 직장인들에게는 가장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장안에서 가장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땅스부대찌개 정경문 대표(43세)에게 닥친 일이었다.
7년전 그는 20대부터 다니던 건설회사의 갑작스런 부도로 퇴직금도 못받고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꼬박꼬박 받던 월급이 끊기자 가정 생활이 위태로웠다. 당장 취업을 하는 게 쉽지도 않았고 38세의 나이에 직장인 월급으로는 세 자녀를 키우기 어려울 것같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소상공인의 길이다.
창업을 결정했지만 사업 경험도 없었고 통장에 남은 돈은 5백만원이었다. 그래서 잘하는 것, 평소 생각해온 것을 창업아이템으로 정했는데 그게 부대찌개였다.
평소 그는 음식점에서 부대찌개를 끓이지 않은 재료 상태로 구매해서 가족과 함께 캠핑을 자주 갔다. 끓여서 가면 현장에서 제 맛을 느낄 수 없다. 원재료 그대로 가져가면 현장에서 갓끓여 먹는 맛이 있었고, 한 가족 식사로는 만족도가 최고였다.
여기에 착안해 밀키트 형태의 부대찌개를 배달하면 어떨까 생각한 것. 2016년 당시만 해도 밀키트 개념조차 없던 때였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5백만원으로는 창업을 할 수가 없어서 대출을 받았다.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전기공사, 수도공사도 직접하고 간판도 직접 달았다. 주방 집기도 황학동에 가서 직접 사서 설치했다. 점포 포함해서 총 4천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 중 정 대표의 자본은 단돈 5백만원. 그렇게 어렵게 2016년 브랜드를 론칭했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땅스부대찌개는 결과적으로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260개의 가맹점을 오픈했다. 사업 시작 6년만에 가맹점수가 450여개에 달한다. 지금도 한 달에 40개씩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땅스부대찌개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생활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창업!
첫째, 소비자 감각을 창업에 잘 녹여냈다. 창업 아이템으로 부대찌개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었다. 가족들과 평소 캠핑을 즐기는 정 대표는 캠핑을 갈 때마다 유명 부대찌개 프랜차이즈에서 부대찌개를 비조리로 포장해가서 끓여 먹었다.
그렇게 캠핑장에서 부대찌개를 먹다가 어느 날 문득 집에서도 이렇게 비조리 상태의 부대찌개를 사다가 먹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리가 된 상태로 포장해와서 먹으면 불어서 맛이 없다. 음식은 맛보다 온도가 중요한데 조리된 것을 가져와 먹으면 원래 맛이 유지가 안된다. 야채 육수 다 따로 싸가서 현장에서 끓이면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가 있다. 바로 밀키트 방식이다. 생산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슈머적 사고를 한 것이 창업아이템으로 발전한 것이었다.
5년 전만 해도 밀키트가 크게 유행하지 않을 때였지만 정 대표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온전히 먹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 그것은 적중했다. 업종을 정한 후 소스 개발에만 6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점포를 구하고 설비를 한 끝에 드디어 ‘땅스부대찌개’가 탄생했다.
◆가격 양 맛 3박자 갖춘 가성비로 고객 공략
둘째, 가성비는 언제나 메가히트의 핵심 요소중 하나이다.
땅스부대찌개의 가장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이다. 그리고 맛도 있다. 3인분의 부대찌개가 9900원이다. 실제 양은 4인분이 넘는다. 정 대표 자신이 먹는 양이 많아 손님들도 그렇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양을 많이 했다.
보통 부대찌개를 사먹으면 1인분에 7~8천원이다. 그 가격에는 가스비, 임대료, 인건비, 반찬, 설거지 비용까지 다 포함돼 있다. 땅스부대찌개는 그 금액을 빼서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한 것. 즉 서비스를 돈으로 환산해서 그 금액을 뺀만큼 할인을 한 것이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땅스부대찌개는 재료도 최상품을 쓴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양에 이 정도 고급 재료를 쓰는 곳이 별로 없다. 땅스부대찌개가 잘 되는 이유다.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은 오리지널과 모듬 부대찌개이다. 땅스부대찌개는 플라스틱 용기를 아예 쓰지 않고 PP재질의 용기를 사용한다.
재방문율이 60% 이상이며 회전율이 높다. 많이 먹는 사람은 주 1회도 구입해간다.
◆낮은 폐점율과 사업 운영 안정성의 비결은?
셋째, 트렌드, 사회경제적 적합성이 메가히트 아이템을 만들어낸다.
현재까지 땅스부대찌개의 가맹점은 470개다. 260개 매장이 지난해에 오픈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월 40개씩 가맹점이 개설되고 있다. 코로나에 밀키트가 인기를 얻으면서 땅스부대찌개도 큰 수혜를 입었다.
땅스부대지깨는 주문하면 음식을 만드는 음식점과 달리 밀키트 제품이 미리 준비돼 있어 구매에 1초도 안걸린다. 테이크아웃 비중이 80%, 배달이 20%선이다. 언택트 비대면 트렌드에 안성맞춤인 판매 방식을 갖고 있다. 또 매장에서 음식을 먹지 않으므로 코로나19에 대한 염려도 없다. 이 점이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시대적 트렌드와 딱 맞아떨어졌다.
넷째, 가맹점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낮은 폐점율이다.
업력이 길지 않고 단기에 급성장했기 때문에 아직 결론 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폐업한 가맹점 수가 3개밖에 안 된다. 그 이유는 가맹점의 높은 마진율에 있다. 밀키트는 완제품에 가깝지만 땅스부대찌개는 원가율이 50% 선이다. 매장에서 직접 조리를 하는 음식점의 식재료 비율도 최근에는 40%를 넘어서 45%선에 육박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것이 아니다.
음식점에 비해서 인건비도 적게 든다. 사업자 1명과 오전 파트타임 직원만 있으면 되므로 인건비 지출이 적다.
제품을 하루 40개 팔면 1인 운영이 가능하고, 하루 70개까지 팔면 2명이, 70개 이상은 3~4명이 일하는 시스템이다.그런데 이런 추가 인력들이 밀키트 소분과 포장을 하는 오전 시간 파트타임 인력이므로 인원이 많아도 인건비는 적게 든다.
◆코로나 시대, 창업자들이 원하는 키워드는?
다섯째, 운영이 간편하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소상공인들의 피로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매출이 높고 열심히 일해도 인건비로 다 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기왕이면 편한 업종을 하려는 이지(easy) 창업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무인점포나 운영이 간편한 업종에 창업자들이 몰리는 경향이다.
땅스부대찌개의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반 음식점보다 영업 시간이 짧다. 이중 오후 4시까지는 가맹본사에서 공급해준 재료로 소분작업을 해서 부대찌개 밀키트를 만든다. 1일 판매량에 따라서 오전 시간에 필요한 인력 수가 달라진다.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부터 바빠지는데 오후 4시부터는 점주 1명이 매장에서 판매만 하면 된다.
주문이 들어오면 일일이 뜨거운 불 앞에서 조리를 해야 하는 음식점과 달리 가맹점주는 하루 사용량을 그날 그날 소분해서 판매한다. 판매 제품이 단순한 것도 운영이 간편한 이유 중 하나이다.
현재는 8시까지 영업을 하지만 땅스부대찌개도 무인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8시 이후 시간에는 무인매장을 운영해 소득을 배가한다는 계획이다.
여섯째, 선택과 집중이다.
오로지 부대찌개 하나만 공략한다. 이런 선택과 집중은 최고의 맛을 내는 비결이기도 하고 운영을 단순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부대찌개 하나 만큼은 땅스가 맛있다는 평판을 만든다.
하지만 최근 밀키트 전문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어떤 면에서는 땅스부대찌개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점차적으로 메뉴를 확장할 계획이고 준비도 끝났지만, 맛없는 제품 이것 저것 넣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준비가 끝났음에도 제품군을 확장하지 않고 있다는 게 정경문 대표의 말이다.
◆월매출 5천만원 점주와 900만원 점주의 차이는?
땅스부대찌개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은 어느 정도 일까? 최상위권 매장이 5천만원, 중간 매장이 3천만원, 최하위권이 900만원 선이다. 평균 2천만원 정도 매출을 올린다.
그렇다면 이런 매출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 상권 입지 조건과 가맹점주의 마음 자세가 매출을 판가름하는 요인이다. 잘 나가는 매장과 못 나가는 매장의 가장 큰 차이는 절박함이라는 게 정 대표의 말이다.
“나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은 장사를 못한다. 대기업 출신에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보다는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마음자세를 가진 사장님들이 장사를 잘한다. 당연한 말 같지만 실제로 그렇다.”
정 대표는 밀키트사업이 잘 된다고 무턱대고 창업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가맹점주들은 개인 사업자로 한 가게의 대표다. 다른 점주도 만나보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가 하고 싶은 상권에 가서 유동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헤어려보는 등 상권 입지 조사도 직접 발로 뛰면서 해야 한다. 요즘 뜨는 업종이니까 창업하면 잘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현재 최고 전성기...공급업자들 횡포 때문에 어려움도 있어
한달에 40개씩 가맹점을 오픈하는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지만 정 대표도 어려움이 있다. 점포수가 적을 때는 식재료 공급업체에게 저렴하게 물건을 받으려고 사정을 했다면 지금은 물량이 부족해서 공급업체들에게 가격 인하를 사정하게 된 것이다.
땅스부대찌개 한 브랜드가 사용하는 물량이 워낙 많다보니 공급업체들이 종종 횡포를 부린다. 자신들 아니면 누가 그 물량을 댈 수 있어, 라는 생각으로 오늘 가격 인상을 통보하고 내일 가격을 올리는 공급업체들도 있다.
제품 개발도 고민이다. 신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하게 연구중이지만 ‘부대찌개 전문점’이라는 정체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부대찌개 전문점에서 김치찌개를 찾는 사람은 없다. 땅스부대찌개만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선택의 편리함을 주는 아이템을 찾는 일은 여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미 많은 제품군을 개발해뒀고 업계 상황이 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출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때로는 가맹점주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장사가 안 되면 온전히 본사 탓을 하는 점주들이 간혹 있다. 점주들의 마진율을 지켜주기 위해 본사가 손해보면서 재료값을 안 올리는 속사정을 몰라주고 본사가 해준게 뭐있냐며 싫은 소리를 들으면 서운한 마음이 밀려들고 힘들다. 하지만 그런 점주는 일부고 90%가 좋은 점주들이다.
정경문 대표 자신도 근무하던 회사의 부도로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어보고 가족의 생계를 걱정해야 했던 사람이다. 단돈 5백만원으로 창업을 해본 사람이므로 어려운 가맹점들의 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때문에 최대한 가맹점주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최고 성공비결은 ‘정직과 배려’
정경문 대표가 생각하는 땅스부대찌개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뭘까. 정 대표는 ‘정직과 배려’를 꼽았다. 지금까지 정 대표는 줄 돈은 빨리주고 받을 돈은 늦게 받았다. 지금까지 매입거래처 먼저 주고 가맹점주 주고 가맹비는 오픈하는 날 받아왔다.
정 대표 자신이 회사 부도로 퇴직금도 못 받고 창업 아니면 방법이 없었던 절박함을 겪어봤기에 돈을 받기 전까지 상대방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나는 퇴직금도 못받고 회사를 그만뒀지만 내가 줄 돈은 빨리 주자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정 대표의 이런 정직과 배려심은 협력사와 가맹점주들과의 신뢰를 낳고 있다. 가맹점 몇 개 일 때 함께 했던 협력사들과 땅스부대찌기는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급성장하는 회사이다보니 직원들도 덩달아 성장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1~2년 걸리는 승진이 땅스에서는 몇 달만에 이뤄진다.
땅스부대찌개는 2016년에 론칭해서 2017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해 급성장해왔다. 그러나 정 대표는 급성장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직원들과 협력사들과 함께 천천히 성장해왔다고 생각한다. 가맹점이 하나 둘 씩 늘 때 마다 협력회사, 직원들도 같이 늘어나고 함께 성장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는 ‘함께’라는 가치가 중요한 사업이라는 게 정 대표의 지론이다.
정 대표의 가장 큰 고민과 목표는 가맹점주들의 마진율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것이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 땅스부대찌개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자,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원재료비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마진율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맹점이 1000개가 넘었을 때도 지금의 마진율을 유지하며 가맹점들과 오래도록 상생하는 것 그것이 정 대표가 바라는 최종 목표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회사 다운 회사의 품격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면에서 투자를 하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