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신 사장님을 택한 청년창업자들의 성공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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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21,076 등록일등록일: 2021-10-08본문
취업보다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고용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청년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개인 창업기업은 66만 8000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0세 미만인 창업기업(8만 8000개)은 오히려 14.5% 증가했다.
직원 대신 사장님을 택한 청년창업자들의 다양한 성공비결을 들어본다.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햄버거집 창업한 30대 청년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2천명대를 기록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누가 과연 창업을 할까 싶지만 ‘힘난다버거’ 광교중앙점을 운영하는 심현명 사장(30)은 올해 8월 창업을 했다.
심 사장은 미국에서 패션 머천다이징&마케팅을 전공한 뒤 한국에 돌아와 아버지 회사에서 잠시 일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이 맞지 않음을 느꼈고 그 전부터 생각해온 창업쪽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한 차례 샌드위치 브랜드를 창업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창업에 대한 열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계속 아이템을 물색하고 자금을 확보해 이번에 힘난다버거를 오픈했다.
초기창업비용은 점포 구입비 포함 1억 3천만원 정도가 들었다. 평소 모아 놓은 자금과 은행대출 그리고 약간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아끼던 차도 팔아 창업자금에 보탰다.
힘난다버거를 선택한 이유는 ‘건강한 맛있는 버거’라는 슬로건이 마음에 들었고, 정크푸드로 인식된 버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어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심 사장의 매장에는 아이들에게 먹일 햄버거를 사러 오는 엄마 고객들이 많다. 이들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요청사항을 철저하게 들어주는 것이다. 재료를 추가하거나 빼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이를 꼼꼼하게 메모한 뒤 더블 체크해 햄버거를 만든다.
‘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지 말자’는 철학을 갖고 사업을 운영 중인 심 사장의 매장은 오픈 한달만에 3천만원 중반대의 매출을 올리며 동네맛집으로 등극했다.
◆정부지원금으로 창업한 지혜로운 20대 청년
창업에 대한 열정있는 청년들이 많지만 막상 창업할 기회가 오면 주저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이유는 자본금 때문이다.
20~30대 청년들이 수천만원의 창업비용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부모찬스, 가족찬스를 쓰지 못하는 청년들은 창업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할까. 정부지원사업을 잘 활용해 내 자본금 없이 창업을 한 청년의 사례도 있다.
바로 인천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눈꽃마을에서 ‘마카롱데이즈’라는 마카롱 푸드트레일러를 4년째 운영 중인 박소슬 대표(29)이다.
박 대표는 마카롱에 빠져 유럽으로 마카롱 투어까지 다녀왔다. 그 뒤 본격적으로 창업을 해보려고 했으나 수중에 있는 돈은 단돈 10만원이 전부였다. 부모 찬스, 가족 찬스도 쓸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때 친구가 준 정보를 통해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알게 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는 나이 제한 없이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에 대한 기본부터 실제 창업까지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정부지원사업이다.
6개월간 진행된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서 박 대표는 창업에 대한 기본기를 쌓을 수 있었다. 이런 교육뿐만 아니라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사업자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박 대표는 0.02%의 저금리로 2천만원의 대출을 받아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박 대표가 활용한 또 다른 정부지원사업은 ‘청년몰’이다. 이 사업은 만 39세미만 청년들이 지원할 수 있다. 청년몰에 입주하게 되면 보증금 없이 1년치 월세, 인테리어비, 홍보마케팅비를 지원해주고 한달간 무료 교육도 해준다. 박 대표가 받은 지원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6700만원 정도 된다. 여기서 자부담금을 약 10% 내야 하는데 박 대표는 750만원 정도 냈다. 이는 대출로 충당 했다.
◆명문대 공대나와 건강 전도사 된 30대 청년사장
많은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6년, 그리고 그 이상을 공부해 대학에 간다. 그러나 막상 대학에 들어가면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거나 관심사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식단관리 스타트업 ‘채식단’의 문예현 대표(30)도 그랬다. 한양대학교에서 자원공학을 전공했지만 실험실에 앉아서 돌맹이를 들여다보며 분석하고 연구 하는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보다 관심이 많은 분야는 운동과 영양이었다.
고등학생때 유도를 해서 그런지 문 대표는 자연히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았고, 다이어트를 하려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식단은 어떻게 짜야하는지 얘기해주는 게 재밌었다. 결국 그게 사업으로 이어졌다.
머릿속에 잇는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려니 두려움이 앞섰지만 창업은 생각보다 쉽게 진행됐다.
일단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 어깨 너머로 배운 요리 솜씨를 발휘해 샐러드 레시피를 만들 수 있었다.
학교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다. 창업융합전공을 부전공으로 했는데, 교수님에게 서류 등록 루트도 배우고 사업자등록증 내는 것부터 해서 세밀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본금은 문 대표가 모아놓았던 9백만원에 2천만원을 투자 받았다. 그렇게 2019년 3월 창업을 했다.
처음에는 샐러드 판매를 위주로 했다가 지금은 일주일 단위로 식단을 짜서 샐러드나 도시락을 판매 중이다.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2019년 10월부터 매출이 점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초창기보다 매출이 2배 가까이 올랐다.
문 대표는 적은 매출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건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해준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 건강이 좋아졌다는 고객들의 반응을 접할 때 가장 힘이 난다.
◆아내와 함께 배달 창업에 도전한 30대 청년
청년들이 많이 하는 창업 중 하나는 배달전문점이다. 코로나19에 살아남는 업종은 배달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배달전문점들이 날개를 달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깃발만 꽂으면 매출을 올리기 쉬웠지만, 배달 로직이 바뀌면서 신규 창업한 업체들은 배달 매출 올리는 게 불리해졌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아내와 함께 배달 전쟁에 뛰어든 청년이 있다. 바로 대구에서 ‘고기듬뿍대왕비빔밥’을 운영하는 이강민 사장(38)이다.
이 사장은 올해 4월에 창업을 했다. 그 전에는 병원에서 방사선사와 사무장으로 7년 정도 일했지만 스트레스가 많고 적성에 맞지 않았다. 병원을 나와 주방장 보조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눈썰미가 좋아 금새 주방장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내 사업에 대한 열망은 점점 커져갔고 열심히 자금을 모으고 아이템을 물색한 끝에 ‘고기듬뿍대왕비빔밥’을 오픈했다. 초기창업 비용은 총 5천만원 정도가 들었다.
이 사장의 매장은 매출의 90%가 배달 매출이다. 오픈 초기에는 하루 80만원대 매출을 올렸는데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오픈때보다 두 배 이상 매출이 올랐다.
가장 큰 비결은 ‘약속을 잘 지킨 것’이다. 배달전문점을 운영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음식 만들어서 포장만 하면 되겠지’라고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사장이 생각하는 배달전문점은 책임감이 필요하다. 특히 고객은 주문후 빨리 음식이 도착하길 원하므로 약속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조리해서 포장도 해야 하고 배달 플랫폼, 라이더, 고객과도 연결돼 있어 어느 한쪽에서 삐끗하면 배달 시간이 지연된다. 배달전문점은 이런 구조에서 중심 축의 역할을 한다.
배달음식점에서는 라이더와 약속한 시간, 고객과 약속한 시간을 잘 지켜야 하며 이를 위해 ‘스피드’ 경쟁력이 중요하다.
현재 창업 6개월차인 이 사장은 현재 월 4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족의 도움으로 창업에 성공한 30대 청년
치열한 경쟁으로 매출 10%, 20% 올리기도 힘든 배달음식 시장에서 매출을 무려 300% 이상 올린 청년 사장이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배달삼겹직구삼’을 운영하는 김태진 사장(38)은 배달 음식점 직원으로 일하다가 그 매장을 인수했다. 투자비는 점포 보증금, 권리금 포함해서 4천만원이 채 안됐다. 그가 매장을 인수한 후 월 3천만원대이던 매출액은 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런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가족의 도움이다.
김 사장의 매장은 새벽 5시에서 새벽 2시까지 21시간 영업을 한다. 현재 매장이 있는 지역 특성상 밤에 일하고 아침에 고기로 식사를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21시간 영업이 가능한 이유는 부모님 덕분이다. 오전 시간은 어머니가 매장에서 근무하고 오후 시간대에는 김 사장과 아버지, 직원들이 함께 일한다. 김사장과 아버지가 함께 직접 배달에 참여하기 때문에 원거리 고객에게도 근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배달비를 받을 수 있다.
가족이 힘을 합쳐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힘을 합해 창업한 형제
올해 4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뛰어든 형제가 있다. 바로 ‘힘난다버거’ 안양 덕천점을 운영하는 이진수(32), 이재명(28) 형제다. 형제는 현재 약 15평의 매장에서 일 평균 15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힘난다버거를 선택한 것은 ‘맛에 대한 확신’과 ‘희소성’ 때문이다. 부담없는 창업비용도 이유였다.
형제라서 많이 싸울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가족이라서 서로의 고민을 더 털어놓을 수 있고 케미가 좋다.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은 매장이 있는 동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상권에 대해서도 그 누구보다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근방에서 살면서 동네 주민들의 성향과 연령층도 그 누구보다 자세히 안다고 자부한다.
지금의 매장이 더욱 자리를 잡게 된다면 다점포 운영까지 생각하고 있는 형제 사장은 현재 월 4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