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비즈 창업] 쓰레기가 미래의 황금사업으로...'자연상점' 창업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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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7,002 등록일등록일: 2021-09-15본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언택트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가정마다 쓰레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쌓이는 배달음식 포장지와 배달 되온 제품 포장지 등이 넘쳐난다. 코로나 사태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일상 생활은 넘치는 쓰레기로 신음중이다.
“이대로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많아질 수 있다” 지난 5월 30~31일에 열린 ‘P4G 서울 정상회의’에서 나온 말이다.
미국·영국·중국 등 여러 나라 지도자 47명과 국제기구·기업들이 화상으로 참여한 이 회의에서는 지구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억제하고, 재생에너지를 써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바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것을 논의한 바 있다. 기업들도 플라스틱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순환경제를 얘기했다.
순환경제란 ‘자원채취-대량생산-폐기’로 이어지는 방식이 아닌, ‘자원 절약·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경제 모델을 말한다.
이 순환경제를 사업화한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친환경 스마트 폐기물 수거장치 브랜드 ‘자연상점’과 폐기물에서 유가물을 선별장비의 브랜드인 ‘ENTECH을 만든 ACI다.
이 회사의 김현수 대표는 처음에는 플라스틱 원료를 해외에 수출하는 일을 주로 했지만, 결정적인 계기로 플라스틱을 수거해 재생하는 장비를 생산하는 일을 함께 해오고 있다. 그 계기는 무엇이고, 김 대표가 순환경제에 앞장서게 된 이유를 들어본다.
◆포장지, 옷, 샴푸, 자동차, 기저귀....우리 일상에 가득한 플라스틱
김현수 대표는 창업하기 전 대기업에서 주로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일을 해왔다. 직장 생활 시절 일년에 30만톤의 석유화학 원료를 글로벌 고객에게 판매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마시고 쓰는 것 중에 플라스틱과 관련 없는 것은 거의 없다.”
음료를 마시고 남은 병, 두부를 사고 남은 플라스틱 용기. 심지어 옷도 플라스틱이다. 가령 폴리에스터로 된 방수되는 잠바는 나일론에다 테프론을 코팅한 건데 이런 원료들은 플라스틱이다. 칫솔모는 나일론, 손잡이는 플라스틱이다.
우유를 마시면 우유팩이 나오는데 우유팩 안쪽도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것이다. 자동차의 60%는 플라스틱이다. 버스가 달리는 길이 아스팔트인데 아스팔트도 석유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차가 지나가도 버틸만큼 강도가 세다. 정확하게는 폴리머라는 고분자인데 쉽게 말해 플라스틱이라고 말한다. 종이컵 안도 플라스틱. 심지어 애기 기저귀도 플라스틱이다.
일반인들은 모르지만 현대인의 일상 생활은 플라스틱으로 넘쳐나고 그것에 둘러싸여 있다. 이 플라스틱은 모두 석유에서 나온다.
수십억년 전 지구상에는 엄청나게 큰 나무들이 있었고 나이가 들어 그 나무가 쓰러지면 그들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그 당시에는 없어서 나무들이 그냥 뭉쳐 있었는데, 그 뭉친 것들이 지각변동을 통해 지구속으로 들어가서 수십억년동안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분해되어 석유와 석탄이 되었다.
현재인들은 지난 200년동안 엄청나게 많은 석유와 석탄을 지구로부터 꺼내서 사용했고, 지금은 바다까지 뚫어서 석유를 꺼내 사용하고 있다. 석유는 주성분이 탄소인 C와 수소인 H로 구성돼 있다. 나무도 동일한 성분이다. 이 성분이 하이드로카본, 탄화수소물이라 불린다. 이 탄화수소물은 핸드폰 노트북 TV 벽지 등의 생산에 사용된다. 샴푸도 벤젠으로 만든 것이다. 벤젠에서 계면활성제를 만들어 향료와 혼합하여 만든 것이 샴푸인데 이 약품이 없으면 때가 안빠진다.
한 마디로 탄소경제, 수소 경제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그것들을 사용하고 마구 버렸다. 아무도 기저귀를 사용하고 쓰레기 봉투에 버린 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콜라 한 병을 마시며 시원하다고 즐거워하지만 버린 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그걸 치울까? 유한한 자원이 바닥나면 어떻게 할까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김 대표 역시 어떤 계기가 오기 전까지는 일반인과 동일한 사고를 갖고 있었다.
◆플라스틱을 만들다가 플라스틱 재생에 관심을 돌린 계기는?
2004년 창업한 ACI는 석유화학제품 수출업체이다. 플라스틱 중 페트병의 원료인 PET, PE, PP, PS 등의 합성수지를 아프리카, 유럽, 중동, 베트남, 일본 등에 수출한다.
김 대표가 플라스틱을 판매하다가 플라스틱 재생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김 대표가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판 나라 중 하나가 튀니지다. 어느 날 그는 튀지니에 출장을 가서 아름다운 지중해에서 수영을 했다. 그런데 수영하는 그의 주변에는 김 대표가 플라스틱을 팔았던 음료회사의 페트병이 굉장히 많이 떠다녔다.
생각을 해봤다. 어떻게 해야 하나. 10개 중 6개는 내가 판거다. 누군가는 회수를 해야 할 텐데, 왜 다들 안 할까. 그럼 내가 해야겠다. 그렇게 김현수 대표의 환경사업은 시작됐다.
그때부터 김 대표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구체적이 되어갔다. 플라스틱을 이렇게 버리다가는 편안한 삶은 커녕 지구에서 인간이 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첫 번째 생각한 게 잘 모으자는 것이다. 예를들어 페트병을 잘 선별해서 재생하면 다시 페트병으로 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벌써 그렇게 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 우리나라 지자체에서도 재활용 선별장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종류별로 모아졌던 페트병은 다시 색깔별로 모으고 씻고 닦고 해서 실을 만들어 중국에 팔고 있었다. 그런데 옛날 방식이라 이것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데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김 대표는 좀 더 발전된 기술의 자연상점을 개발하게 됐다.
◆자연상점은 어떤 브랜드?
김현수 대표는 쓰레기만 잘 버리고 관리해도 북극곰을 살리고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환경설비 개발, 제작과 설치, 운영과 컨설팅으로 폐기물 처리분야 최고의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4년 전 론칭한 ‘자연상점’은 김 대표의 환경문제에 대한 철학이 담긴 친환경 쓰레기 배출수거 시스템이다.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폐기물 수거함인 ‘자연상점’은 종량제봉투 없이 24시간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
자연상점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무인결제시스템에 카드를 꽂으면 투입구가 열리고, 쓰레기를 넣으면 무게만큼 비용이 결제되고 투입구가 닫힌다. 투입구로 들어가면 쓰레기는 자동으로 압축된다. 쓰레기 50g 당 6원꼴.
쓰레기를 투입하면 내부에서 오존을 발생시켜 악취를 없앤다. 밀폐형이라 쓰레기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폐기물 날림이나 해충 발생이 효과적으로 억제된다. 고양이나 개가 접근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외관이 깔끔해 어디에 설치해도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진다.
자연상점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ACI의 재활용 선별장에서 종류별로 분류된다. 그 중 플라스틱은 다시 재생해 플라스틱 원료로 만들어 재활용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소각발전소도 만들어 전기로 뽑아내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 다음 목표는 다시 녹여서 실을 만들든지 병을 만드는거다. 다양한 경로로 플라스틱으로 다시 돌리는 거다. 그게 바로 순환경제다.”라고 말했다.
자연상점 이름에는 폐기물의 전주기관리와 선순환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버리고 관리하면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자연상점은 현재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에 10대 정도밖에 없다. 올해 많이 설치하는게 목표다. 자연상점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술을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카메라를 이용하여 버려지는 폐기물의 종류를 감지할 수 있다. 폐기물 중 페트병을 인식하는 것 처럼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폐기물의 종류별로 인식하여 자동으로 선별하는 인공지능 로봇도 10월이면 첫 장비가 설치 운영된다.
◆자연상점은 쓰레기통이 아니라 목숨줄이다!
ACI는 화학 및 환경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조직은 화학사업부와 엔텍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화학사업부에서는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석유화학제품과 정밀화학제품, 의약품 원료 및 제품을 공급한다. 엔텍사업부에서는 환경설비 및 시설을 기획, 설계, 제작, 설치, 운영하며 다양한 제품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제품 생산하는 비용보다 폐기물이 되서 회수하는 데 돈이 더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김 대표는 이 사업 한 뒤에 자부심도 있지만 후회도 많이 했다.
김 대표는 “자연상점을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쓰레기통이 아니라 목숨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먼 미래도 갈 것 없이 지금부터 20년 후에 우리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기온이 조금만 더 올라가도 우리나라에서 쌀을 못 키운다. 우리 지구는 바로 지금 비상사태에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말한다. “냄새나는 쓰레기를 왜 비싼 봉투에 담아서 버려서 묻고 소각해야 하나. 비닐 봉투가 썩는데 400년 걸린다. 환경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데도 안하는 거고 못하는 거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환경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김 대표는 지금의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후계자에게 물려줄 계획이다. 그리고 난 뒤 김 대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바로 환경을 교육하는 환경교육자가 되는 것이다.
그의 대학 전공은 환경원예다. 꽃키우는 걸 배우는 학문이 아니라 생태학, 즉 식물이나 숲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부하는 학문이다.
김 대표는 “학교에 환경 과목이 생겼는데 선생님이 없다고 하더라. 내가 그것을 하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서 무료로 환경에 대한 강의를 하고 다니고 싶다.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김 대표가 바라는 것은 지속가능한 세상이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지구는 그렇게 많은 나무를 땅속에 집어 넣어서 기름도 만들었는데, 왜 다시 환경을 살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나. 지금이라도 환경문제에 조금만 눈을 돌리면 지구를 다시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