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창업자금 0으로 도전한 디저트사업, ‘마카롱데이즈’ 20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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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929 등록일등록일: 2021-07-21본문
청년창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취업 환경이 어려워진 탓이다. 그러나 아이템도 있고 관심도 열정도 높지만 대다수의 청년들이 창업 앞에서 망설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자본금 때문이다.
학교를 막 졸업한 청년들이 수천만원의 창업비용을 마련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부모 찬스, 가족 찬스를 쓰지 못하는 청년들은 창업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정부지원사업을 잘 활용하면 내 자본금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하다.
실제로 정부지원사업으로 내 자본금이 없이 창업한 사례는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인천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눈꽃마을에서 ‘마카롱데이즈’라는 마카롱 푸드트레일러를 4년째 운영 중인 박소슬 대표(29)도 그런 경우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창업에 뛰어든 박 대표는 어떻게 자본금을 마련했고 어떻게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지 그 비결을 알아본다.
◆마카롱에 매료되다!
20대 때의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은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박소슬 대표도 그랬다. 박 대표는 대학시절 유명 제과제빵 프랜차이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6개월간 일을 하며 빵 만드는 일이 자신에게 맞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이곳에서 마카롱을 처음 먹어보고 이 때부터 마카롱에 빠져들게 된다. 맛있다는 마카롱 맛집을 찾아다니고, 유럽까지 마카롱 투어도 다녀왔다.
그러다가 문득 ‘마카롱은 크기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데, 조금 더 푸짐하고 저렴한 마카롱은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직접 만들어서 팔고 싶은 생각에 창업까지 준비하게 됐다.
◆전 재산 10만원. 창업이 가능할까?
그러나 창업 준비 과정은 생각보다 더 쉽지 않았다. 열정만 갖고 창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장 높은 벽은 역시 ‘자본금’이었다. 대학교를 막 졸업한 박 대표가 가진 돈은 10만원이 전부였다. 머릿속에는 다양한 마카롱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가득차 있었지만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필요했다. 박 대표는 부모 찬스, 가족 찬스도 쓸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때 친구가 준 정보를 통해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알게 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는 나이 제한 없이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에 대한 기본부터 실제 창업까지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정부지원사업이다. 박 대표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으로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지원해 합격을 한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정부지원사업 적극 활용
6개월간 진행된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서 박 대표는 창업에 대한 기본기를 쌓을 수 있었다. 이론 뿐만 아니라 실전교육도 이루어졌는데, 넉달간 실제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점포체험도 한다. 점포체험을 하면서 사업자등록증 내는 방법부터 손님 응대하는 방법, 가격책정법 등 전반적인 매장 운영을 배웠다. 이 모든 것이 무료로 진행된다.
이런 교육뿐만 아니라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사업자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박 대표는 0.02%의 저금리로 2천만원의 대출을 받아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박 대표가 활용한 또 다른 정부지원사업은 ‘청년몰’이다. 이 사업은 만 39세미만 청년들이 지원할 수 있다. 청년몰에 입주하게 되면 보증금 없이 1년치 월세, 인테리어비, 홍보마케팅비를 지원해주고 한달간 무료 교육도 해준다. 박 대표가 받은 지원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6700만원 정도 된다. 여기서 자부담금을 약 10% 내야 하는데 박 대표는 750만원 정도 냈다. 이는 대출로 충당 했다.
박 대표는 점포 창업이 아니라 푸드트레일러 창업이다. 푸드트레일러는 푸드트럭과 유사한데 차 뒤에 걸어서 끌고다니는 형태다. 신포국제시장의 청년몰 푸드트레일러들은 정박시켜서 땅에 고정해놓고 사용하고 있다.
푸드트레일러는 구청에서 구입했는데 임대료는 1년간 무료였고, 이후에는 보증금 없이 월 10~20만원씩 내고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백종원과의 만남
남들이 볼때는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쉽게 한 창업같지만 박 대표는 남모르게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메뉴개발도 그렇다. 워낙 마카롱을 좋아해서 시작한 창업이라 메뉴 개발은 힘들지만 재밌다. 다양한 마카롱을 먹어보고 밤을 새워가며 유튜브도 참고해 아이디어를 얻는다.
마카롱데이즈에는 다쿠마롱을 판다. 다쿠마롱은 마카롱보다 달지 않고, 다쿠아즈보다 쫀득한 식감의 디저트다. 기존에는 마카롱과 다쿠마롱 2가지 메뉴를 판매했는데 현재는 다쿠마롱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박 대표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가성비’이다. 타 점포 대비 1500원의 저렴한 가격과 지름 6cm의 커다란 크기의 제품을 판다.
이런 숨은 노력 덕분일까. 박 대표는 창업한지 한달만에 좋은 기회를 얻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유튜버, 블로거,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마케팅을 하게 됐다. 가장 감사한 것은 백종원 대표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일정한 시간에 오픈하는 성실과 뚝심!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많은 반대를 했다. 아직 어리니 취업을 해서 경험을 쌓기를 바라셨다. 그때 당시에는 반대하는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왜 반대하셨는지 알고 있다. 창업의 고됨을 알기에 더욱 반대를 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장사가 잘되니 모르는 사람은 박 대표가 순탄하게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박 대표의 숨은 노력을 알면 눈물겹다.
마카롱데이즈는 일반적인 콘크리트 매장이 아니라 푸드트레일러다. 푸드트레일러 특성상 비나 눈이 오면 매장 안으로 물이 들어와 궂은 날씨에 취약하다. 폭우나 폭설이 내리면 여간 애를 먹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항상 일정한 요일, 일정한 시간에 오픈을 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이런 박 대표의 성실과 뚝심을 알아주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날씨가 안 좋을 때, 그리고 가끔 컴플레인이 들어올 때는 어깨에 힘이 쭉 빠지지만 응원의 인사를 건내고 가는 고객들이 있어 힘을 낸다.
◆코로나에 매출 하락, 온라인을 판로 확대
박 대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박 대표의 매장은 푸드트레일러 형태고,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이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매출이 많이 줄었다. 그만큼 유동인구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12월부터 온라인 택배 판매를 시작했다. 오히려 지금은 온라인 택배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보다 훨씬 높아졌다.
박 대표는 온라인 택배가 가능한 품목의 사장들은 온라인택배에 도전하길 추천한다. 박 대표는 “택배를 시작하기 전에는 받아야 하는 서류도 많고, 과정도 복잡하다고 생각해 계속 미루었지만, 생각보다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 온라인은 전국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판매 대상도 넓어지고, 24시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강조했다.
SNS를 통한 마케팅도 꾸준히 하고 있다. 또한 지금은 인천시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온라인 마케팅 비용의 80%를 지원해주는 온라인마케팅 사업에 신청해 네이버 검색광고도 진행 중이다.
◆푸드트레일러를 넘어 ‘디저트카페’ 차리는 게 목표!!
사실 방송에 나간 뒤 프랜차이즈 가맹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박 대표는 아직은 내실을 다질 때라고 생각한다.
예비창업자들, 특히 청년창업자들의 창업에 대한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 그런 사람들에게 박 대표는 자신처럼 정부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박 대표는 말한다. “저도 처음 창업할 때 가장 큰 고민이 돈이었다. 이러한 돈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사업이 정부지원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잘 활용해 효율적으로 창업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박 대표는 디저트 전문점의 전망을 밝게 본다. 앞으로는 비건 디저트나 애견 디저트도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박 대표도 궁극적으로는 디저트 카페를 차리는 게 목표다. 좁은 푸드트레일러를 벗어나 나만의 예쁘고 매력적인 카페, 가성비와 가심비까지 채워줄 수 있는 카페의 주인장이 되고 싶다. 또한 HACCP 인증을 받아 카페나 기업에 다쿠마롱을 납품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0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창업이 벌써 4년째가 돼가고 있다. 매출도 늘어 박 대표 또래의 친구들이 직장에서 버는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번다. 그 모든 것이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용기와 지혜, 노력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이뤄낸 결과다.
4년 전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눈꽃마을이 오픈했을 때 8개의 푸드트레일러가 있었다. 현재는 다 폐업·이전하고 마카롱데이즈만이 남아 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 오늘도 박 대표는 푸드트레일러의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