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쭈꾸미’요리를 10년 장수브랜드로 키운 청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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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226 등록일등록일: 2021-07-08본문
“취업 대신 창업” 이 아니라 “취업 보다 창업”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고용이 부진해지면서 청년들이 ‘창업’에서 느끼는 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스로 좋아하는 영역에서 평생 직장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사업이나 제조업으로 진출할 경우 성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청년 창업이 늘어나면서 올해 30세 미만 청년 창업은 2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0년 전만 해도 창업은 은퇴 후에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 시기였던 2012년, 20대 청년이 겁 없이 창업에 뛰어든다. 청년은 열정 하나로 브랜딩 기획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도맡아 했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청년은 그렇게 창업 준비를 해서 대구 남구 대명동에 ‘쭈꾸미상회’를 열었다. 쭈꾸미상회는 현재 ‘황금쭈꾸미집’으로 이름을 바꾸어 5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며 10년째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청년은 바로 황금쭈꾸미집을 운영하는 유지원(35)씨다. 유지원 대표는 20대 청년도 장수 매장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20대 청년이 겁 없이 시작한 창업이 변함없는 인기로 장수 매장 반열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일상속에서 얻은 창업 아이템
황금쭈꾸미집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무역업을 하던 중 서울로 출장을 오게 됐다. 그러다가 천호동 쭈꾸미 골목에 있는 한 쭈꾸미가게를 방문했다. 그 당시 대구에서 쭈꾸미 아이템은 비주류 메뉴였다. 생소했지만 맛이 좋았다. 대구에서 판매를 한다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다. 재밌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창업에 착수했다.
황금쭈꾸미집 창업 시작 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창업자들은 호기심이 많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에 도전의욕과 실행력이 합쳐지면 창업이 이뤄진다. 유지원 대표의 이런 성격은 메뉴 개발과정에서도 나타난다. 황금쭈꾸미집은 메뉴개발을 직접하는데 메뉴 개발 아이디어는 대부분 생활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예를 들면 외식을 하다가 ‘막창이랑 쭈꾸미 조합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면, 바로 테스트를 해본다. 바로바로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생활속에서 얻은 메뉴들은 고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황금고리가 있는 최상급 쭈꾸미만 사용, 그래서 ‘황금쭈꾸미집’
황금쭈꾸미집은 초기부터 거래해온 쭈꾸미 수입업체와 10년째 거래하고 있다. 황금고리가 있는 최상급 쭈꾸미만 사용한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이 ‘황금쭈꾸미집’이다.
대표 메뉴로는 황금쭈꾸미, 우삼겹쭈꾸미, 대창쭈꾸미 등이 있다. 대창쭈꾸미는 최근 개발한 신메뉴로 고소한 국내산 대창에 매콤한 쭈꾸미의 조합이 환상적인 메뉴다. 황금쭈꾸미는 토핑치즈쌈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새하얀 100% 모짜렐라 치즈가 올라간 얇은 도우 위에 매콤한 쭈꾸미를 싸먹으면 금상첨화다.
황금쭈꾸미집은 메뉴가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간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유행아이템이 아닌 지속력 있는 아이템
첫 번째 비결은 ‘지속력 있는 아이템’이다. 쭈꾸미는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는 해산물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유행을 타지 않는다. 특히 조류독감이나 광우병 등에 타격이 큰 육류와 달리 감염병의 영향도 없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황금쭈꾸미집을 운영 중인 가맹점의 대부분이 평균 6년 이상 꾸준히 성업 중이다. 가맹점주 대부분이 지인들이고 가맹점과 가족같이 친한 사이다.
홀판매, 배달판매, 포장판매의 3원화 전략을 구사 하고 있는 황금쭈꾸미집은 철판쭈꾸미라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것도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초기 대구 지역에 코로나 문제가 심각했지만, 내점, 배달, 테이크아웃 3가지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위기를 잘 극복해온 힘이다.
화학첨가료, 조미료를 쓰지 않고 좋은 재료를 선별해서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 맛에 얄팍한 수작을 부리지 않으니 혀끝만 건드리는 게 아니라 맛있게 먹고, 다음에 또 먹고 싶은 기억을 만든다.
쭈꾸미 수율이 90%로 가성비도 뛰어나다.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QSC관리
두 번째 비결은 ‘철저한 QSC’관리다. 황금쭈꾸미집의 슬로건은 ‘기본에 충실하자’이다. 본사 자체적으로나 가맹점 교육때나 QSC 기본적인 개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고 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다. 사업을 하다보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유혹에 넘어가기가 쉽기 때문이다. 유지원 대표는 말한다. “기본에 가장 충실해야 한다. 아무리 현란한 테크닉으로 기교를 부려도 퀄리티, 서비스, 청결이 없다면 그저 빈 껍데기 일 뿐이다.”
◆본사의 합리적인 상권분석 전략
세 번째 비결은 ‘합리적인 상권분석 전략’이다.
황금쭈꾸미집은 번화가 상권을 지향 하고 있다. 하지만 번화가 중에서도 센터 상권 보다는 비교적 임대료 권리금이 저렴한 B급 입지를 선호한다. 유명 커피프랜차이즈의 상권분석 전략을 벤치마킹 해서, 현재 황금쭈꾸미집 종로점과 상인점의 경우 호황 중인 유명 맥주 브랜드의 옆 상권으로 입점했다. 쉽게 말해 장사가 잘되는 유명 브랜드의 옆에 들어가 낙수효과를 보는 전략이다.
황금쭈꾸미집은 출범이 대구 지역이라 현재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직접 본사에서 상권 분석을 하고 있다. 향후 지사 설립을 하게 될 경우에도 직접 상권분석을 할 계획이다.
◆운영의 단순화·표준화·전문화
네 번째 비결은 ‘운영의 단순화·표준화·전문화’이다.
황금쭈꾸미집은 정식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지는 않았다. 첫 상호는 쭈꾸미상회였다. 그런데 주변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대구의 한 지역에 폐점할 처지에 놓인 매장을 쭈꾸미전문점으로 업종 전환시켰는데 현재까지도 월매출 4천만원대를 올리며 6년째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확장된 매장이 대구 달서구 장기점, 칠곡 상지구, 구미 석적, 대구 달서구 상인동, 대구 종로점 총 5개가 있다.
6년간 5개의 매장들이 협력해서 운영하다보니 프랜차이즈사업으로 진출하는 게 구매파워, 마케팅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체 매장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고 그동안 사업을 단순화, 표준화, 전문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쭈꾸미 아이템 특성상 진입장벽이 낮지는 않지만, 초보창업자들도 본사의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창업 할수 있도록 조리를 단순화·표준화 했다. 또한 신속 정확한 배달 서비스를 위해 간편하고 빠른 5분 조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화 한 것이 특징이다.
그 예로 까다로울 수 있는 쭈꾸미 세척을 전용세척기와 배합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위생’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사업이 단순하다고 해서 전문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단순한 사업을 전문적으로 해야 장수하는 매장을 만들 수 있다.
20평대 매장에서 홀판매-배달판매-포장판매(밀키트)이 가능한 3모작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도 많은 연구와 노력을 했다. 그 결과는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열매로 돌아왔다.
이런 사업의 시스템화로 황금쭈꾸미집의 가맹점들은 비슷한 대의 매출을 올린다. 총투자비 대비 7~8%대의 수익률을 보이며 빠른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게 했다. 원재료비는 30%, 인건비는 매출 1천만원당 직원 1명이 필요한 구조이다. 순수익률은 평균 35%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다섯 번째 비결은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있다.
황금쭈꾸미집은 대표가 젊다보니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 대표부터 직영점 아르바이생까지 누구나 아이디어와 좋은 의견을 편하게 공유한다. 형식적인 회의 문화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꼭 필요한 내용으로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때는 아이디어 배틀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유지 하기 위해서는 ‘시간’ 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이 바로 서야 한다. 출근 시간, 맡은 업무는 기한을 정하고 그 안에 무슨일이 있더라도 끝내는 것이 원칙이다.
유지원 대표는 “직원 채용 시에는 학업과 능력보다는 본성적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진솔함, 겸손함, 무사욕 등의 3가지 부분은 타고난 환경과 직결되는 본성적인 부분이라 고칠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교육 기회를 많이 제공하며 필요한 경우 회사 차량도 편하게 이용해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볼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칭찬하는 손님보다 불만 많은 손님에게 귀 기울이기
여섯 번째 비결은 ‘불만 많은 손님에게 귀 기울이기’이다.
유 대표는 직원들을 교육할 때 칭찬을 많이 하는 손님보다 불만이 많은 손님에게 귀 기울이라고 얘기한다. 그 이유는 불만이 많다는 것은 불만족 하는 부분이 개선되면 가게의 단골 고객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단골이 된 손님이 현재 황금쭈꾸미집의 가맹점주가 되어 6년째 운영 중인 사례도 있다.
유 대표는 고객을 대하는데 있어 원칙이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유 대표는 “컨디션이 좋은날은 기분 좋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그저 그렇게 하나? 일관성을 가지려 노력하고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다.”고 말한다.
◆한 발 한 발...길고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
유 대표는 본인의 사업 철학을 ‘4개 의자 다리’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유 대표는 “본사, 가맹점, 거래처, 고객은 브랜드를 받쳐주는 4개의 다리다. 하나의 다리라도 부러진다면 의자는 넘어지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이해관계자 모두가 상생하는 시스템을 생각한다.
유 대표는 본사의 이기적인 욕구와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 보지 않는다. 유 대표는 말한다. “1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오로지 쭈꾸미 하나만 생각했다. 앞으로 황금쭈꾸미집의 사업존속 여부는 점주와 고객이 결정할 것이다.”
유 대표의 앞으로의 계획은 전국에 100개의 가맹점을 만드는 것이다. 좀 더 목표치를 높여도 되겠지만 무리한 가맹점 확충보다는 길고 오래가는 브랜드, 천천히 가더라도 멀리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현재 황금쭈꾸미집의 가맹점은 대구·경북지역에 다섯 군데 분포돼 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창업비용은 20평 기준 1억4천만원 정도가 든다. 가맹비는 500만원, 교육비는 200만원, 인테리어비는 평당 150만원 선이다. 로열티는 현재는 월 22만원이 책정되어 있고, 추후 매출의 2~3%로 전환할 계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