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밀키트 신선식품 청년사장이 30억 투자 유치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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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796 등록일등록일: 2021-05-06본문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식품 스타트업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프레시지’이다. 프레시지 사업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직원이 1천명이 될 때까지 미친 듯이 일하고 엑시트 한 청년이 있다.
발바닥이 헤어질 정도로 뛰어다니며 고생했으면 이제는 어엿하게 성장한 큰 기업에서 편안한 회사 생활을 할 법도 하건만 편해지는 게 싫어서 뛰쳐나온 청년은 밀키트 B2B 제조를 하는 스타트업인 ‘베지스타’의 한형석 대표(34)이다.
‘베지스타’는 바로 ‘농산물 신선식품 부문 1등 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농산물 전처리를 기반으로 밀키트나 도시락, 샐러드 등의 신선밀키트를 만드는 제조회사다. 화장품업계에 한국콜마가 있다면 식품업계에는 ‘베지스타’가 있다는 말을 듣는 게 한 대표의 목표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지만 베지스타의 한형석 대표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농산물 유통부터 상품기획, 제조, 물류 능력까지 갖췄을 뿐 아니라 초창기 식품 스타트업 기업이 상장할 때까지 함께 뛰며 스타트업 기업의 문화와 조직 운영 노하우까지 터득했다.
국내 식품 전처리 기업들은 대부분 매출액 100억원대 미만이다. 대부분 올드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이런 업계에 현장 노하우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이 대표적인 식품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함께 만든 청년 사장에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덕분에 2020년 설립 된 베지스타는 벌써 2개의 기관으로부터 30억 투자를 받은 상태다. 올해는 300억원, 2022년에는 1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신선식품 스타트업으로서 외식업 B2B사업을 꿈꾸는 한 대표의 창업 도전기에 대해 살펴본다.
◆대한민국 대표 밀키트 회사에서 일하다
한 대표는 농산물 시장 중매인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농산물 시장에서 자랐다. 시장 한 가운데서 먹고 구르마를 끌고 노는 게 일상이었다. 군대 전역 후 부모님처럼 농산물 중개인을 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시장은 좁게 느껴졌다. 대신 부모님에게 농산물을 받아서 급식 하는 학교에 납품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다른 제조사에도 납품을 하게 됐는데 제조사에서 전처리를 요구했다. 그것을계기로 20평 규모의 작업장을 얻어 전처리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2017년도에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밀키트 회사인 프레시지의 정중교 대표를 만나게 된다. 처음 만난 계기는 농산물 전처리 납품 의뢰가 들어와서였다. 정 대표는 제조 전처리에 강점을 가진 한 대표를 높이 평가했고 곧 두 사람은 의기 투합해 함께 사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한 대표는 2년 넘게 프레시지에서 일하다가 2020년 초에 역할을 다하고 나왔다. 이미 조직은 커졌고 그 안에서 부속품이 되는 게 싫었다. 한 대표는 편하게 가는 길 보다는 내가 직접 도전하고 만들어가는 길을 택했다. 그뒤로 창업 한 것이 지금의 베지스타이다.
◆농산물 전처리를 넘어 제품 개발과 제조 까지 영역을 확장
베지스타는 2020년 3월에 창업한 뒤 그 해 5월부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세척수는 10도씨 이하의 냉각수를 사용하고, 작업장은 15도씨 이하로 관리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현재 베지스타 전체 매출의 비중은 전처리가 30%, 밀키트 20%, 샐러드 20%, 그 외 프랜차이즈 체인점에 납품하는 게 10%를 차지한다. 샐러디, 서브웨이, 롯데리아 등이 주요 공급처다. 일반 커피전문점이나, 베이커리 카페 등의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한 대표는 2022년 1천억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한 후에 상장 계획을 갖고 있다. 그때가 되면 B2B 중심의 사업으로 체제를 변환할 예정이다. 4월 중순경 B2B몰 오픈을 앞두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시장 보는 안목을 갖추다
한 대표는 젊은 청년 사장이지만 조직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것은 프레시지에서 2년 간 일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프레시지 입사 당시 직원이 20~30명 규모였는데 한 대표가 퇴사할 때는 1천명이 넘었다. 한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서 일하며 조직을 세팅하는 법을 배웠다.
한 대표가 꼽는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비결은 휼륭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조직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는 직원을 선별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베지스타의 경우 한형석 대표와 부대표 2명의 관련 분야 경력을 합하면 50년이 넘는다. 사업에 대한 확고한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산지 개발, ▴신선식품 퀄리트 유지, ▴구매와 생산 ▴상품기획과 개발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기업의 조직 문화 습득, ▴자본조달 능력. 한 대표는 조직이 이런 역량을 갖춰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베지스타가 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대표는 업무역량보다 더 중요한 게 소통 능력이라고 강조하며 목표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성공하려면 먼저 시장에 어떤 산업에 성장 기회가 있는 지를 포착하고 성장하는 시장에서 자본시장의 특성을 이해해 상승기류에 동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통해서 성장 기반을 마련하므로 자본 시장을 이해하는 안목도 키워야 한다.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스타트업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행사에 적극 참여해서 투자자들과 인연을 만들어두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투자자를 만나러 다니면 안된다. 미리 투자자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얻는 것이다. 결국 남는 건 사람이다. 조직 내의 팀원뿐만 아니라 주변의 스타트업 투자자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이번에 베지스타를 투자한 회사는 바로 프레시지에 투자를 했던 회사다. 그 때 심사를 한 사람이 이번에도 투자를 해줬다. 투자는 돈만 오고가는 것이 아니다. 투자의 중심에도 사람이 있다.
◆원재료 상승이 가장 힘들어...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의 성공사례에 힘 얻어
한형석 대표의 강점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서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이런 한 대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될 때이다. 가령 최근에 있었던 대파 가격이 급등 사건. 이럴 때는 참 난감하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필요한 게 선불구매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력이 필요하다. 1년 치 분기 사용량을 예측하고 미리 잡아둬야 한다. 이럴 때 자본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인력 조달이다.
최근에는 IT, AI분야에 젊은 인재들이 몰리고 있어 식품업계에서는 유능한 인재 확보가 힘들다. 그래도 배달의 민족과 마켓컬리, 프레시지 같은 식품 및 외식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공으로 최근에는 식품업계의 사정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신선식품 전문가로서 프랜차이즈 업체와 함께 성장하고파
한 대표의 사업 노하우는 다른 게 없다. 밤잠을 아껴가며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일한 것이다. 창업 초기에는 하루 3~4시간 자며 원료 구매를 위해 트럭타고 산지를 돌아다녔다. 한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입사해 결혼까지 결혼한 아내. 아내와 결혼 전 데이트를 한 곳도 바로 새벽시장이었다.
이렇게 맨땅에 헤딩해서 몸으로 습득한 지식을 이제는 좀 더 가치있는 일에 투자하고 싶다. 한 대표는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사업가 가격으로 물건을 납품을 해준다. 가능성 있는 프랜차이즈라면 적극 지원해 함께 성장해가고 싶다. 베지스타는 ‘베지터블(vegetable)’과 ‘스타(star)’의 합성어다. 이름처럼 베지스타가 신선식품의 1등 기업이 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