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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비즈 칼럼] 생활명품과 대안소비 시대, 여성창업 활짝 꽃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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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315 등록일등록일: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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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빛깔 도자기에 구리 손잡이가 달린 컵을 선물 받았다. 어느 자리에서나 돋보이는 색상과 디자인 때문에 딸과 서로 그 컵을 사용하려고 눈치전쟁을 하기 일쑤다.


실례를 무릅쓰고 선물 준 친구에게 도자기컵의 내력을 물었더니 미술을 전공한 작가가  만들었는데 가격은 5만원대라고 한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독특하고 날렵한 디자인을 가진 그 컵이 주는 만족감은 분수에 넘치는 값을 한다.


◆크래프트작가들이 만드는 생활명품

희소하고 힙한 디자인에 오래 오래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생활명품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명브랜드 제품은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것들이다. 이와 달리 요즘 인기를 얻는 생활명품은 대부분 크래프트 작가들이 소량을 만들어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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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보다는 훨씬 저렴하고 일반 브랜드 제품에 비해서도 비싸지 않지만, 대중적인 저가품보다는 값을 좀 더 지불해야 하는 수준이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매가 가능한 가격대이다. 대신 품질은 명품 못지 않다. 수준급의 작가들이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사동이나 민속촌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값싼 중국산 전통 공예품을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아는 사람도 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핸드메이드 플랫폼인 엣시닷컴에도 싸구려 중국산을 핸드메이드로 둔갑시켜 판매하다가 들통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진짜 핸드메이드 제품이라고 해도 너무 값이 저렴하면 조악한 품질 때문에 만드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만족도가 낮기 일쑤다.


이에 비해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은 수준급 작가들이 만드는 제품들은 명품에  버금간다. 디자인도 전통적이지 않고 현대적이거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값이 싸지 않지만 개성있고 똑같은 제품이 흔치 않아서 다른 사람을 위한 선물용으로도, 나를 위한 선물로도 인기가 높다.


◆100만원으로 부엌옆 창고방에서 창업한 자매

떡국이누나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김나형, 김신아 자매는 사랑하는 반려동물 떡국이를 모티브로 한 크래프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 자매의 인스타그램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는 사람이 많다. 70년대에 가정마다 못난이 인형이 진열돼 있었던 것처럼 펫코노미 시대의 장식인형은 반려동물 도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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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를 전공한 이들 자매는 덕후창업자다. 전공을 살렸을 뿐만아니라 자신들이 사랑하는 반려동물 ‘떡국’이가 모델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언니 김나형씨가 용돈을 절약해 100만원으로 주방옆 창고방에서 창업을 했다. 인스타그램 기반으로 제품을 판매하다가 주문이 늘어나면서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역시 조소를 전공한 동생 김신아씨가 합류했다. 김신아씨는 대학에 재학하면서도 언니와 함께 일을 하다가 얼마 전 대학을 졸업했다.


이름이 날려지면서 오프라인에도 판매 매장을 여러 곳에 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매출에 타격이 있었지만 떡국이 디자인을 담아 컵 그릇 등 생활용품으로까지 확대하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판매 채널 확대, 창업 여건 좋아져

마이마스터즈는 크래프트 작가를 위한 오프라인 플랫폼이다. 크래프트 작가 850여명을 네트워크해 백화점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코로나 이후 집콕족이 늘면서 ‘공작인’이라는 브랜드로 공방과 판매를 복합화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도 준비하고 있다. 몇 년전부터는 월 1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작가도 배출했다.


아이디어스는 핸드메이드 플랫폼이다. 초보부터 수준급 작가들의 제품까지 다양한 핸드메이드 용품을 판매할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라이브커머스, 전문적인 온-오프라인 플랫폼까지 판매 채널이 다양하게  늘어나는 것은 이 분야의 창업에 꿈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청신호이다.


◆크래프트 작가와 고객 모두 여성이 80~90% 비중

재미있는 것은 크래프트 제품의 고객도, 작가도 80~9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연령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강원대 영상문화학과 유승호 교수는 자본주의 다음 시대를 아르티장, 즉 장인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는 한 나라가 문화의 저력을 가지려면 ‘두터운 장인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수공예장인의 부활을 말한다. 이는 ‘낭만적 사회주의의 부활’이며 ‘러다이트적 유산’이다.


아르티장들이 만드는 크래프트 제품은 대량생산 이후의 사회에서 대안소비로 주목을 끈다. 대안소비는 가치소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행이 바뀔 때마다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유행과 트랜드를 포용하되 장인들이 혼을 담은 ‘가치’와 ‘의미’를 소비자가 공감하며 오래 두고 쓰는 생활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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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아르티장인 크래프트작가들은 순수 미술전공자들 비중이 높다. 이들은 대량 생산을 전제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작품 한 작품에 혼을 담는다. 최근에는 직접 제작하지 않고 디자인과 기획을 해서 공장에서 제작을 맡기는 작가들도 많은데 이 때도 대량 생산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소량으로 만들어 고객과 소통한다. 때문에 같은 작품에도 계속 변화를 줄 수 있고 심지어 고객맞춤형 주문도 가능하다.


◆투자비가 적은 대신 재능과 혼을 담은 크래프트 제품들

이들은 안방이나 작은 작업실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비가 적게 든 대신 제품에 재능과 혼을 담는다.


대량생산 기반의 자본주의가 꽃을 피우면서 사람들은 소비 비만증에 걸렸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신제품 구매를 말린다. 파타고니아 고객들은 중고품이 더 자랑스럽다. 신제품을 소비할 때마다 환경은 더욱 파괴되기 때문이다.


생활명품도 ‘파타고니아’의 철학과 같은 맥락에 자리한다. 오래 오래 옆에 두고 사용하고 싶은 크래프트 제품들은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


크래프트 산업이 가장 활발한 곳은 북유럽이다. 북유럽 문화를 대변하는 이케아도 크래프트 산업에서 출발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도 저렴하고 좋은 것을 사용할 수 있다’는 북유럽 철학은 크래프트 작품 속에 녹아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데 굳이 수백만원하는 명품가방을 들 필요가 없다. 자신의 제품을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어느 크래프트 작가의 개성있는 가방이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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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액세서리, 잡화, 그릇, 인테리어소품, 패브릭, 식품까지.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서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들이 크래프트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다. 식품이나 외식업계의 아티잔 푸드도 ‘크래프트’ 소비 트렌드의 확산을 반영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특징 중에 하나는 분권화다. 대량 생산되던 제품들이 크래프트 작가의 손으로 더욱 많이 넘어갈수록 생산과 제조에서 분권화가 일어나고 여성창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부자비즈’ 운영자. ‘CEO의 탄생’ ‘내사업을한다는 것’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탈샐러리맨 유망업종' 등 창업 . 마케팅 분야에 다수의 저서가 있다. 세종대 MBA, 동국대 MBA, 경희사이버대학 호텔외식MBA, 한국방송통신대학 프라임스쿨, 세종사이버대학 등에서 프랜차이즈 전략, 신사업개발, 상품개발, 브랜드마케팅, 상권입지론, 외식산업경영, 기업가정신 등을 강의했으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과정 주임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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