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할매입맛 MZ세대 사로잡은 레트로 음식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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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457 등록일등록일: 2021-02-17본문
레트로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고궁에서는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주로 근대 미술을 전시하는 덕수궁 미술관의 주 관람객은 2030대 젊은층이다. 이들은 과거로의 여행이 신기하고 재밌으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레트로 열풍은 문화에서 뿐만 아니라 음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MZ세대들은 카페에서 쌍화차나 전통차를 마시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인절미, 쑥떡, 흑임자 케이크 등과 같은 디저트도 인기다. 찹쌀꽈배기나 옛날통닭도 레트로 음식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런 레트로 음식을 먹으며 젊은 세대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부모 세대의 감성을 느낀다.
이런 레트로 음식들이 인기를 얻는 또 하나의 이유로 코로나를 빼놓을 수 없다.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며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으려는 욕구도 레트로 음식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식품·외식 기업들도 앞다투어 레트로 상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커피 대신 ‘쌍화차’, 마카롱 대신 ‘인절미 케이크’
이디야커피가 지난해 출시해서 한달 만에 30만잔을 판매한 음료가 있다. 새로운 커피가 아니다. 바로 쌍화차, 대추차, 생강차 등의 전통차이다. 이 전통차들을 마시는 주고객은 중년층이 아니라 MZ세대들이다.
스타벅스가 지난 1월 시즌 한정메뉴로 선보인 ‘홀 그레인 오트 라떼’와 ‘홀 그레인 오트 블렌디드’는 현미, 보리, 검정콩, 검정깨 등 몸에 좋은 통곡물이 들어간 음료다.
스타벅스가 홀 그레인 오트 음료 2종의 주요 소비 성향을 분석해본 결과, 20~30대 MZ세대의 소비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홀 그레인 오트 음료를 구매하는 전체 연령대 중 20대와 30대의 비중이 70%로 높았다. 특히 최근 떠오르는 신조어인 할머니 입맛과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의미인 ‘할메니얼 세대’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떠먹는 인절미 생크림 케이크’과 ‘떠먹는 흑임자 생크림 케이크’를 선보였다. 이 제품들도 20~30대 할메니얼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전통차와 디저트의 인기는 코로나19로 높아진 건강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옛 것을 즐기는 레트로 트렌드가 반영되어 젊은 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옥에서 즐기는 십전대보차와 흑임자 아이스크림
이렇게 전통차와 디저트를 즐기는 수요가 많아지자 아예 전통 한옥 콘셉트의 매장을 오픈한 곳도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10월 전통 한옥 콘셉트의 ‘배스킨라빈스 삼청 마당점’을 오픈했다.
기왓장, 목재 기둥, 담장 등 전통 한옥의 특성을 살린 이곳의 메뉴는 한국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흑임자와 옥수수를 이용한 아이스크림과 인절미 떡을 넣은 와플 아이스크림, 단호박 식혜 블렌디드, 십전대보차 블렌디드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곳에는 없는 색다른 메뉴를 맛볼 수 있어 20~30대 젊은층 뿐만 아니라 전연령층에게 인기다.
◆인절미 스낵, 양갱 등 전통 간식거리 재인기
‘인절미설빙’으로 인기몰이를 한 설빙은 지난해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함께 ‘인절미 디저트 3종’과 ‘인절미떡뻥’, ‘인절미스낵’을 출시해 할매 입맛 MZ세대들에게 다시 한번 인기를 얻고 있다.
인절미 디저트 3종은 ‘인절미’, ‘인절미크림롤케익’, ‘인절미크림단팥빵’으로 국내산 찹쌀떡에 콩고물을 묻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인절미떡뻥’은 온 가족이 즐겨 먹는 추억의 간식 쌀떡국튀밥에 고소한 인절미 콩고물을 고르게 묻힌 영양간식이다. ‘인절미스낵’은 100% 국내산 쌀 그릿츠를 사용해 좀더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
그밖에도 할머니들의 간식으로 통하던 양갱도 MZ세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U의 양갱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젊은 소비자의 관심이 급증하자 양갱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CU는 녹차·고구마·호박을 포함한 여러 맛으로 구성한 ‘양갱상점 디저트’를 출시했다. 실제로 이들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매출이 30% 가까이 증가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추억의 음식 ‘옛날통닭’과 ‘꽈배기’ 꾸준한 인기
성장세가 한풀 꺾인 듯한 옛날통닭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치킨프랜차이즈에서 옛날통닭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거나 가정간편식으로도 제품이 출시됐다.
두마리치킨 브랜드 티바두마리치킨은 올해 1월 대치동에 티바옛날통닭 직영점을 오픈했다. 한달 만에 동일 브랜드 매출 2위에 등극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티바옛날통닭 측은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젊은 세대에는 새로운 경험과 통닭이라는 퍼포먼스에 아버지 세대의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며 “과거 배고팠던 시절, 월급날에 누런 봉투에 담긴 통닭 한 마리가 주는 가족의 정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라고 인기 원인을 분석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에어프라이어 전용 가정간편식 ‘올반 옛날통닭’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올반 옛날통닭’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37% 증가했다. 또한 1월부터는 일 판매량이 전월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판매량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추억의 맛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중장년층과 레트로 제품에 호기심을 갖는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동시에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꽈배기와 도넛도 추억의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다.
꽈배기는 시장통이나 동네 작은 빵집에서 만날 수 있었던 간식이다. 그런 꽈배기가 전문점으로 변신해 또 다른 전문 업종으로 성장하며 젊은층 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