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창업] 코로나 직격탄 맞은 숙박업 사장이 위기 극복한 비결은?
페이지 정보
조회:4,021 등록일등록일: 2021-03-04본문
물론 예외는 있지만, 사람은 태어나면서 가족이란 울타리를 갖게 된다. 각자에게 가족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남보다 못한 웬수같은 존재일 수 있다. 그렇기에 좋은 가족을 갖고 있는 것도 행운이라 말할 수 있겠다.
올해로 25년의 장사 경력을 갖고 있는 권태혁 사장(52)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족이다. 운이 좋게도 권 사장은 든든한 가족을 가졌다. 25년 전 결혼 하면서 차렸던 슈퍼마켓부터 지금의 돈까스 우동전문점 우쿠야까지 항상 가족이 함께 했다. 슈퍼마켓을 시작할 때 함께 일했던 부인과 처제는 지금까지 원팀이다. 거기에 성장한 23세의 막내아들이 합류해 최정예 맴버를 이루고 있다.
가족이 장사를 하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고 한다. 그만큼 잘 되면 성공할 수 있지만, 잘 안 되면 서로 웬수가 돼버릴 수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일 때는 더욱 그렇다. 권 사장은 어떤 가족경영 노하우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알아본다.
◆장사 베테랑, 코로나라는 암초를 만나다!
권태혁 사장은 슈퍼마켓을 비롯해 다양한 자영업을 해왔다. 최근까지는 가평 마루산 부근에서 펜션을 운영해오고 있었다. 펜션 뒤로는 마루산이, 앞으로는 계곡이 흐르는 경치 좋은 곳이라 15년간 그럭저럭 장사가 잘 됐다. 이대로 쭉 순항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가 터진 것이다. 처음 몇 달은 이러다가 말겠지 하며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물러나지 않고 있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이렇게 오래 갈지 생각하지 못했다. 매출이 90%까지 떨어졌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돈이 돌지 않는 것이지만, 그보다 더 힘든 건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무기력해지고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해야 했다.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삶이 무너질 것 같았다.
가족이 머리를 맞댔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비어 있는 펜션 한 동을 리모델링해서 음식점을 차려보자는 것이었다. 주위에서는 코로나 시국에 창업을 한다고 미쳤다고 했다. 그러나 뭐라도 해야 했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이 좋을까 생각 끝에 남녀노소 좋아하는 돈까스를 해보자고 의견이 모였다. 가족이 함께 여기저기 돈까스를 먹으러 다녔다. 맛도 좋고 가성비도 좋은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결정이 났고, 이것저것 조건을 따져서 결정한 브랜드가 우쿠야였다. 그렇게 2021년 1월, 코로나19가 발생한지 1년 째 되던 날 우쿠야를 오픈했다. 그와 함께 권 사장과 가족은 다시 활력을 찾게 된다.
◆돈까스 맛집, 뷰맛집의 등장에 인구 2만의 가평읍이 들썩이다
권태혁 사장이 매장을 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맛과 매장 분위기, 서비스다. 우쿠야 가평마루산점이 있는 가평읍은 인구 2만의 작은 동네다. 때문에 음식 맛이 없거나 서비스가 안 좋으면 삽시간에 소문이 퍼진다. 그러면 가게는 끝이다. 하지만 반대일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맛집으로 소문나면 지역 주민과 관광객까지 끌어모을 수 있다.
맛과 가성비, 뷰까지 좋은 가평마루산점에 대한 소문은 생각보다 빨리 퍼져나갔다. 인근에는 순대국집, 막국수집, 장어집 등의 가게들이 대다수였다. 이렇게 분위기 있는데서 외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인근 군청의 직원들과 지역주민들은 돈까스 맛집의 등장을 반기고 자주 찾아왔다. 아직 오픈 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뿐이지만 벌써 가평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도 음식 맛집, 뷰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매장이 있는 마루산 앞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4명의 최정예 가족구성원이 만들어내는 조화!
현재 권 사장은 부인과 처제, 막내 아들과 우쿠야 가평마루산점을 이끌어 가고 있다. 조리는 막내 아들이 진두지휘하고 있고, 서빙은 권 사장이 도맡아 한다. 막내 아들은 음식 조리에 대한 기술이 없었지만, 우쿠야의 간편한 레시피 덕에 금방 배울 수 있었다. 얼마전부터는 직장에 다니는 큰 아들과 막내 아들이 SNS 홍보도 돕고 있다. 함께 고생을 해온 가족들은 이제 서로 얼굴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팀워크를 보인 건 아니다. 25년 전 슈퍼마켓을 처음 할 때는 부인과 처제와 많이 부딪히고 많이 싸웠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서로 의지하며 장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권 사장이 말하는 가족경영의 가장 큰 노하우는 큰 게 아니다. 바로 양보와 배려다. 서로 잘 아는 가족일수록 상처를 주기 쉽다. 때문에 말 한마디도 조심해서 한다. 뭘 원하는지 알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뭘 싫어하는지 알기 때문에 배려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서로 허물없이 대하는거 같지만 그 안에도 다 규칙이 있다. 그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잘 지켜질 때 4명의 가족들은 서로 시너지를 내고 그것은 곧 매출로 이어진다.
◆아침에 일어나 할 일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
펜션 사업은 단체 손님을 상대로 했기 때문에 목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돈까스 우동 전문점은 매출이 많지 않다. 그래도 권 사장은 우쿠야를 시작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 1년 간 지옥같은 나날을 보냈기 때문이다. 사람이 할 일이 없어서 무기력해진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꼈다. 음식점 장사가 어떻게 보면 손이 가는 일이 많지만, 메뉴와 이벤트 구상하는 일 등 모든 게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권 사장은 이제 아침을 맞는 것이 설레고 재밌다.
권 사장은 이제 음식점 장사를 시작한 초보지만, 25년간 다양한 장사를 해온 경력자로서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조언을 했다. 권 사장은 “절대 무리해서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은행빚이 투자금의 절반을 넘으면 절대 안 된다. 잘못하면 빚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수 있다. 사람이 망하는 건 순식간이다.”라고 말한다.
현재 펜션과 우쿠야를 운영 중인 권 사장은 앞으로 카페도 하나 더 열고 싶다. 그래서 이곳이 가평의 명소가 되는 게 목표이자 꿈이다. 가평에서 태어나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고 있는 권 사장. 인생의 동반자인 가족을 만난 행운을 누리고 있지만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 사장과 그의 가족들이 그 행운과 노력으로 앞으로도 가슴 뛰는 삶을 살기를 기원해본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 더 힘들어집니다. 힘들수록 더 활동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 에너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시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