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업] 가정용오븐기 한 대로 도전한 반려동물 수제간식업, 편집샵만 40개로 성장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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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321 등록일등록일: 2021-06-09본문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을 넘어서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올해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성장속에 반려동물 식품사업도 폭풍성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국내 반려동물 사료나 간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편견속에서도 믿음과 신뢰로 국내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도그쿡이다.
도그쿡은 40대 중반까지 집에서 살림만 하던 지향희 대표(57)가 2009년도에 설립한 반려동물 수제사료와 간식을 제조 판매하는 전문 회사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수제사료와 간식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지 대표는 맨땅에 헤딩한다는 마음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오븐기 하나로 수제사료와 간식을 하나하나 만들어 150여가지의 메뉴를 만들어냈다.
피자, 만두, 케이크 등 사람이 먹어도 될만큼 퀄리티 높은 간식들은 순식간에 입소문이 나 방송국에서 앞다투어 취재를 해갈만큼 이슈가 됐다. 그렇게 시작한 도그쿡은 이제 12년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초창기와는 달리 이제 반려동물 수제사료와 간식을 하는 수많은 업체들이 생겨났지만 지 대표는 꿋꿋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불모지에 이슈를 일으키다!
지향희 대표는 도그쿡을 설립하기 전 미국과 일본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이제 반려동물 붐이 일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은 10여년 전부터 이미 반려동물 관련 사업이 발전하고 있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음식을 시키고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있고, 건물 한 채가 통째로 반려동물 멀티숍으로 꾸며진 곳도 있었다. 한마디로 반려동물들의 천국이었다. 그 당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던 지 대표는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머지않아 이런 멀티숍들이 들어올 것이고, 반려동물 사업이 크게 붐을 일으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 대표는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서 ‘이거 다’라는 촉이 왔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동생들과 의기투합해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사업을 시작했다.
시작은 미미했다. 의류 온라인쇼핑몰을 하는 동생의 사무실 한켠에서 가정용 오븐기 하나로 일일이 하나하나 애견사료와 간식을 만들었다. 한 개씩 한 개씩 만들기 시작한 메뉴들은 어느새 150여가지가 됐고, 사람이 먹는 음식인지 반려동물이 먹는 음식인지 모를 예쁜 음식들은 화제가 되어 여러 방송국에서 취재를 해갈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애견 케이크, 피자, 김밥 등...책과 논문 보고 만들어낸 150여가지의 메뉴
사업 초창기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수제사료와 간식을 만드는 곳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지 대표는 책과 논문을 참고해 일일이 하나하나 연구해 만들어야 했다.
책과 논문을 보면서 강아지들이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을 추려내고 몸에 좋은 고구마, 단호박, 북어, 오리, 닭고기, 소고기 이런 것들을 주로 쓰면서 레시피를 개발했다. 사실 메뉴마다 들어가는 재료는 비슷비슷했다. 그걸 어떻게 응용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고구마, 단호박, 소고기, 밀가루, 쌀가루, 보리가루를 넣어 피자를 만들고 오리안심, 닭안심을 말려서 육포를 만들었다. 케이크를 만들 때 닭고기 케이크다 그러면 닭고기에다가 고구마 북어 단호박 등의 재료를 조합했다. 이렇게 이것저것 만드니까 무료 150여가지의 메뉴가 탄생했다.
도그쿡의 사료와 간식들은 국내산 생고기를 사용하고, 방부제와 색소, 화학첨가제가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재료들은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고 싱싱한 채소와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건조해 만든다. 때문에 보관할 때는 냉장이나 냉동보관을 하고 반려견에게 줄 때는 살짝 녹여 냉기가 빠진 뒤에 줘야 배탈을 예방할 수 있다.
도그쿡은 사람이 먹어도 될만큼 좋은 재료를 쓴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은 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을 먹으면 모질도 튼튼해지고 가려움도 없어지고 눈물자국도 없어지고 건강해진다.
지 대표는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하고 싶어 대학원에 들어가 식품영양학 박사과정까지 밟았다. 지 대표의 이런 열정으로 사업은 순항을 했다.
◆대기업과 손을 잡다!
반려동물 수제간식과 사료 사업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 요리에 대한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작은 업체들이 창업을 한다. 그러나 꾸준히 하려면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그런 업체들이 많지 않은 게 현 실정이다.
반려동물 시장, 그 중에 수제사료와 간식쪽이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대기업들이 모를리 없다. 그러나 대기업이 하기에 수제사료와 간식을 만드는 것은 자잘한 손이 많이 가는 분야다. 매출이 많으면 그만큼 인건비와 재료비가 많이 든다. 손이 많이 가고 효율이 안 나온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작은 기업들과 협업을 많이 한다.
도그쿡도 사업을 시작하고 몇 년 후 국내 유명 유통회사와 손을 잡았다. 그 기업의 대형마트에 편집숍으로 들어가게 됐다. 도그쿡의 독특하고 다양한 메뉴, 좋은 품질을 눈여겨 본 대기업 측에서 제안을 해왔다.
현재 도그쿡은 대형마트 팻숍안에 40개의 편집샵을 운영 중이다. 또한 얼마전에는 ‘뽀뽀제과’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17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도그쿡이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라면 뽀뽀제과는 좀더 캐주얼한 수제사료와 간식을 판매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50대 50 정도다.
◆수많은 카피 메뉴, 카피 브랜드들의 등장! 싸움 대신 상생을 택하다!
사업 초창기에 지 대표의 경쟁자는 자기 자신이었다.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시장의 불모지에서 모든 것을 혼자 연구하고 개발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고 도그쿡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국내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시장이 커지자 도그쿡의 메뉴와 브랜드를 따라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도그쿡의 메뉴와 모양, 온라인 쇼핑몰 매뉴얼, 심지어 회사 이름까지 노골적으로 모방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도그쿡을 음해하기도 했다.
지 대표는 법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생을 택했다.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좋은 거라 생각하고 같이 가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지 대표의 뚝심과 브랜드파워가 있기 때문에 웬만한 흔들림에도 도그쿡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의 성공비결은 첫째도 신뢰, 둘째도 신뢰! 고객 앞에서 무릎을 꿇다!
도그쿡이 10여년 간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시장에서 굳건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공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좋은 재료를 쓰고, 둘째는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고, 셋째는 10년 전 남들이 뛰어들지 않았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는 점, 넷째는 정성과 정직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지향희 대표가 꼽는 가장 큰 성공비결은 바로 ‘고객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중요히 여긴 점’이다. 지 대표는 ‘현재의 고객을 소중히 여기는 게 100명의 고객을 늘리는 것과 같다’는 말을 좋아한다.
지 대표는 이 말을 모토 삼아 고객의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그 한 명의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직접 선물을 들고 찾아가 사과를 한다. 수제로 만드는 음식이기 때문에 간혹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이런 이유에 대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설명하고 사과를 한다. 심지어 지 대표는 고객에게 무릎을 꿇은 적도 있다.
지 대표는 “처음에는 그 고객을 잃을까봐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정성껏 진심을 다해 사과를 하자 그 고객이 충성고객이 돼 다른 고객을 소개해줬다. 실수를 인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도 없이 반려동물 사업 해서는 안 돼!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 맞지만 이미 수많은 크고 작은 업체들이 진출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진입 장벽은 낮지만 그만큼 살아남기도 어려운 분야다.
그러나 지 대표는 자신이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성공했듯 수제사료&간식 시장에도 틈새가 있을 거라고 말한다. 지 대표는 말한다. “도그쿡은 150여가지의 메뉴를 만들다보니 좁은 영역을 못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범위를 좁게 들어가면 분명 틈새시장이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오리’만을 주재료로해서 성공하는 사례도 봤다. 또한 요즘 시대에는 광고 마케팅을 잘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 대표는 조심스러운 조언도 했다. 지 대표는 “많이 알고 공부하고 해야 한다. 소상공인 멘토링을 해보면 반려동물 수제사료&간식 사업을 한다고 꿈에 부풀어 있지만 정작 강아지도 안 키워보고 음식 만드는 것에도 취미가 없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내가 정말 잘하는 거 내가 정말 많이 하는 걸 해야 한다. 블루오션이고 사업 전망이 밝다고 시작하면 실패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수제간식 리딩 기업으로서 존중받는 기업 되고파
반려동물 관련 회사다보니 지 대표는 직원을 뽑을 때 가급적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키워본 적 있는 직원을 뽑는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메뉴를 만들 때는 물론이고 컴플레인을 건 고객들이 화내는 이유에 대해 공감하기 힘들다.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지 대표지만 브랜드가 10년이 넘다보니 순간순간 초심을 잃을 때가 가끔 있다. 그럴 때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반려인에게 반려동물은 기쁨을 주는 존재이자, 가족을 하나로 뭉치게 해주는 힘을 가졌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지 대표는 도그쿡이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고객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이 업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정직한 기업으로 중심을 잡길 바란다. 앞으로도 리딩기업으로 20년, 30년을 넘어 100년이 가는 브랜드로 견고하고 탄탄한 회사로 거듭나서 많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도그쿡 지향희 대표의 성공비결
첫째, 얼리어답터.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많이 먹듯 반려동물 관련 사업의 가능성을 빨리 발견하고 도전했다.
둘째, 실천력. 해외 여행에서 반려동물 수제간식 사업의 기회를 발견했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지 대표는 가정용 오븐 한 대로 일단 도전하고 실천했다.
셋째, 공부하면서 성장했다. 모르는 분야라고 겁먹을 필요가 없다. 공부하면서 성장하면 된다. 지향희 대표도 전공은 체육학이지만, 논문을 보고 책을 보며 공부를 했고 결국 영양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넷째, 경쟁보다 상생. 초기에는 경쟁자가 적었지만 시장이 성장할수록 경쟁자가 늘어났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음해를 하는 경쟁자도 나타났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지 대표는 경쟁보다 상생을 택했다. 오히려 소상공인 멘토링을 하면서 수제간식 창업자를 육성하고 협업하는 체제를 마들었다.
다섯째, 본질과 진정성에 충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사람이 먹어도 될만큼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등 반려동물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수제 간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진정성이 지속가능한 사업이 가능하게 했다.
여섯째, 미래보다 현재 고객에 집중. 거창한 꿈을 쫓아 막연한 미래의 고객을 쫓으면 현재의 고객을 놓친다. 아무리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더라도 현재 고객에 집중했다. 그것이 미래에 100명의 고객을 만드는 비결이다.
일곱째, 위기가 와도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위기가 있었다. 억울한 음해도 있었고 고객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에 일희일비하면 사업을 할 수 없다. 크고 작은 위기를 통해 배우면서 묵묵히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매일 발전한다는 생각으로 버티면 시장에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여덟째, 긴 안목. 사업은 운칠기삼이다. 이 중 운이란 바로 시대흐름이다.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분야를 긴 안목을 갖고 사업을 하면 노력이 축적되어 큰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아홉째, 소기업 특화 분야의 강점. 반려동물 시장은 지금까지도 급성장했고 앞으로도 더 커질 시장이다. 하지만 수제간식은 대량 생산이 힘들어 대기업의 진입이 힘들다. 대기업과 제휴해 편집샵을 40개나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도 반려동물 수제간식 사업이 소규모 기업에 적합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열 번째, 신앙심이다. 사업을 하면 온갖 유혹과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한다. 그럴 때 분명한 중심이 있다면 핵심가치를 잃지 않고 지킬 수 있다. 지향희 대표에게 그 원동력은 믿음이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지향희 대표는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하고 있고 사업을 통해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