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작은 동네 서점이 화제다. ‘어서어서’란 알쏭달쏭한 이름을 가진 이곳은 기껏해야 7~8평 남직한 크기의 작은 서점이다. ‘문학전문서점’을 내세우며 시, 문학, 에세이, 인문, 예술 위주의 책을 구비해놓았다. 크기는 작지만 이미 경주 황리단길의 명물이 됐다. 어떻게 작은 동네 서점이 대형서점 못지않은 파급효과를 낳게 되었을까.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이다.

◆낭만적인 꿈을 현실로 이뤄내기까지의 과정

누구나 한번쯤 서점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적하고 풍경 좋은 곳에서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으며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일을 상상만 해도 근사하다.

그러나 서점을 운영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은 서점에서도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클릭 한 번이면 살 수 있는 책을 똑같이 판매하고 있고, 심지어 그 양조차 대형 서점과 비교할 수 없다. 수익의 문제도 크다. 낭만을 꿈꾸지만 엄연히 자영업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동네 책방은 딜레마에 빠진다.

이렇게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책방들의 현실 속에서 경주의 작은 책방 ‘어서어서’는 어떻게 주목 받을 수 있었을까. ‘어서어서’의 주인이자 이 책의 저자는 작은 도시에서 그보다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주인으로의 삶을 현재형으로 담아냈다. 작은 서점을 알기기 위한 고민과 노력, 그리고 흥미진진한 서점 이야기가 합쳐져 읽는 재미와 함께 동네 책방을 어떻게 브랜딩 했는지도 엿볼 수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나만의 것을 브랜딩하고 마케팅 할 것인가!
작은 서점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까지!

카페나 식당보다 접근이 쉽지 않은 서점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줄여서 ‘어서어서’라는 서점 이름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풀어놓았다. 그리고 오래된 도시 경주의 시간을 담은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 서점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읽는 약 책 봉투를 만들기까지의 이야기와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전한다. 또한 손님들의 숨은 미술 감각을 드러내게 해주는 책갈피도 소개되고, 서점을 알리기 위해 꾸준한 SNS관리 등을 해오면서 어떻게 하나의 작은 서점이 하나의 브랜드가 됐는지를 전달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서점 ‘어서어서’다. 책을 판매하는 서점의 존재 이유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자신만의 서재가 아닌, 어서어서만의 서재를 공유하고 서점의 얼굴인 큐레이션으로 드러내기 위한 노력은 서점만의 개성과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개인의 브랜드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서점을 통해 지역문화를 나누자

지금의 동네 서점은 이전의 동네 서점과는 다르다. 현재 출판 시장은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대부분의 판매를 차지하고 있다. 독자들은 대부분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네 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모험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그 모험을 위해 책이 담고 있는 문화와 서점이 위치한 지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이라는 것은 특별하면서도 익숙하고 평범한 것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배움을 채우고, 시간을 때우고,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 책을 통해 저자와 독자를, 출판사와 독자를 이어주는 곳이 바로 서점이다. 더불어 지역 사람들의 지식보관소이자 소통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작은 서점 ‘어서어서’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통해 ‘경주’라는 지역의 문화와 ‘경주’라는 도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역과 함께하는 동네 서점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