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부캐마케팅전략 어떻게 활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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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575 등록일등록일: 2021-02-01본문
2015년 지성이 주연했던 ‘킬미, 힐미’라는 드라마는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갖고 있는 해리성 정체 장애를 주제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
다중 인력을 다룬 해리성 장애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다. 이전에는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MZ세대들 사이에서는 적극적으로 다중 인격을 추구하는 부캐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부캐, MZ 세대에게 멀티 페르소나로 인기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인 부캐는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인 말이다.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부캐란 평소 알고 있던 내 모습과 다른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 즉 다양한 정체성인 멀티 페르소나를 의미한다.
해리성 장애가 서로다른 인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반해 부캐는 의식적으로 멀티 퍼스낼리티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캐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직업과 창업, 비즈니스에서도 부캐 전략이 인기다.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N잡러, 멀티 브랜드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창업시장에서는 한 지붕 두 업종인 숍인숍이나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기존 브랜드를 활용한 신시장 진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캐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기존 기업들은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브랜드 안티테이징 전략으로 부캐마케팅이 인기다.
◆코로나로 무너진 음식점, 부캐도입해 대박
백인숙씨는 용인에서 9년간 에스닉음식점을 운영했다. 매출이 아주 높은 건 아니었지만,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안정적인 음식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매출이 70~80%나 떨어졌다.
1일 100만원대이던 매출이 20만원대로 줄어들자 매장은 개점 휴업상태가 됐다. 식사 시간이면 바쁘게 움직이던 주방장이 우두커니 천정을 바라봐야 하는 날이 계속됐다. 코로나 지원용 소상공인 대출을 2천만원이나 빌렸지만 적자 폭이 커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백 씨는 업종 변경을 생각하며 맛집 순회를 했다. 그러던 중 서울 강남역에서 맛집으로 인기를 얻는 힘난다버거를 발견했다. 힘난다버거의 ‘소상공인힘난다 프로젝트’ 덕분에 추가 투자없이 숍인숍으로 햄버거 매장을 부캐로 도입했다.
소문난 맛집 버거가 부캐로 입점하자 곧바로 1일 50만원대의 추가 매출이 발생했다. 이미 부캐브랜드를 알고 있던 청소년들이나 젋은층이 소비를 주도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주부, 인근 직장인, 학원, 학생들의 주문이 이어졌다. 배달을 시작한 후에는 매출이 1일 100만원까지 올랐다.
본캐 사업인 에스닉푸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30만원대까지 매출이 떨어졌지만, 배달과 테이크아웃에 강한 부캐 브랜드로 1일 80만~110만원대 매출을 올리자 아예 업종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부캐가 본캐를 이긴 셈이다.
◆ 외식업에서는 배달앱 확산이 부캐 마케팅 성장 배경
부캐 마케팅이 인기를 얻는 가장 이유는 첫째, 외식업의 경우 배달앱의 확산 때문이다.
배달앱 마케팅 특성상 매출을 높이려면 다양한 카테고리에 입점하는 게 좋다. 한 지붕 두 업종을 가질 경우 카테고리를 추가해서 배달 주문을 늘릴 수 있다.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을수록 효과는 높아진다.
이 때문에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신상품을 부캐 브랜드로 개발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이다. 이름없는 신상품보다 마이크로 브랜딩을 통해 명성을 만들어 판매를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다.
배달음식 프랜차이즈인 수유리혼밥왕은 ‘혼술몽’이라는 부캐 브랜드를 개발해 기존 매장에 숍인숍으로 제안하고 있다. ‘수유리혼밥왕’은 주식인 밥시장을 공략하고 ‘혼술몽’은 야식 시장을 공략한다. 배달앱에서 2개의 카테고리로 홍보를 해 주문을 늘리고, 매장은 점심 저녁 야간 등 3모작으로 운영할 수 있다.
힘난다버거 역시 자매 브랜드인 슈퍼푸드 샐러드카페 ‘주시브로스’를 부캐 브랜드로 도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슈퍼푸드샐러드는 객단가가 높은 웰빙 메뉴다. 햄버거를 먹을 때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영양 밸러스를 잡아줘 고개만족도 높이고 매출도 향상된다.
◆ 부캐마케팅, 브랜드 안티에이징에 필수
부캐 마케팅이 인기를 얻는 두 번째 이유는 브랜드 안티에이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MZ 세대가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브랜드들은 더 젊어지기 위해 트렌드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산되는 비대면 언택트 트렌드도 변화를 주도하는 요인이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부캐 개발을 통해 젊고 활력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만족과 매출 증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홈바트렌드는 대표적인 예다. 코로나19 이후 홈바가 인기를 얻으면서 와인홀릭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와인수입액은 2600억원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트렌드에 편승해 지난해 교촌치킨은 아영FBC와 제휴해 일부 매장에서 와인배달을 시작했다.
도미노피자도 지난해 ‘와인’과 ‘맥주’ 테스트 판매를 시작했으며 파리바게뜨 역시 지난해 여름부터 와인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이전 같았으면 와인 판매를 생각할 수 없었던 업종들이 ‘와인’ 부캐를 적극 수용해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부캐 마케팅
셋째, 부캐마케팅은 줄어드는 오프라인 고객을 매장으로 불러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부캐 업종은 기존 사업모델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고객의 매장 방문 동기를 높일 수 있다.
편의점 이마트 24시는 최근 비대면 중고거래서비스업체인 ‘파라바라’와 제휴해 오피스 18곳에서 중고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고물품 판매를 원하는 고객은 파라바라 앱에 물건을 등록한 후 하트 3개를 받으면 오프라인에서 파라바라 박스 이용 권한을 받는다. 구매자는 편의점에 설치된 파라바라 박스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중고물품을 확인할 수 있다.
패션샵들은 커피나 디저트 코너 설치를 강화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즐기는 커피 디저트는 시즌별로 구매가 일어나는 패션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CU는 일부 매장에 무인프린트코너를 설치했다. 인쇄 수요가 줄어들면서 프린트기가 없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생긴 틈새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매출보다는 고객의 내방빈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차별화로 브랜드 프리미엄을 더하다
넷째, 상품을 차별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캐가 활용되고 있다. 이마트24시가 일부 매장에서 ‘스무디킹’과 컬래버레이션한 것이 그 예다. 이름없는 상품을 추가하면 고객의 관심을 끄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스무디킹’ 정도의 브랜드 파워라면 부캐로서 고객 시선을 확 끌 어당길 수 있다.
‘스무디킹’은 매장이 입점하지 않은 상권에서도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편의점은 ‘고급브랜드’를 부캐로 도입해 상품에서 프리미엄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스터디카페 작심은 다양한 교육기업들과 제휴, ‘온라인교육’이라는 부캐를 통해 콘텐츠가 있는 스터디카페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초융합 시대, 다이나믹 브랜드를 만드는 부캐마케팅
다섯째, 채널 다양화와 융합서비스에 부캐마케팅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와 온라인 및 모바일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상품을 팔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때문에 기존에 하던 본업만 고집하면 다양한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위해 부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 맛집들의 밀키트 시장 진출과 기존 기업들의 미디어 전략이 대표적이다.
지역맛집 밀키트는 홈코노미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식품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밀키트 개발을 위해 지역 맛집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방의 한 분식점은 중소기업과 제휴해 개발한 밀키트 매출이 매장 매출을 능가해 본업이 부업이 되어버렸다. 부캐 사업이 본캐 매출을 앞지른 것이다.
한편 유통회사나 제조회사들은 자체 미디어를 강화해 크리에이터로서 인플루언서 경제에 영향력을 발휘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광장동에서 ‘가온’을 운영하는 전통요리연구가 박효순 사장은 유튜브에 진출한 지 얼마안돼 5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본캐는 전통요리연구가이자 외식업와 식품제조기업 사장이지만 부캐인 요리 인플루언서가 인기를 끌면서 본캐의 브래드 파워를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멀티 페로소나와 부캐마케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초융합, 초연결, 초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 브랜드에도 멀티 페르소나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가변성’이 특징인 사이버세상이 우리 생활을 지배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부캐마케팅은 ‘다이나믹 브랜드’를 만드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아 나갈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부자비즈’ 운영자. ‘CEO의 탄생’ ‘내사업을한다는 것’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등 창업 . 마케팅 분야에 다수의 저서가 있다. 세종대 MBA, 동국대 MBA, 경희사이버대학 호텔외식MBA, 한국방송통신대학 프라임스쿨, 세종사이버대학 등에서 프랜차이즈 전략, 신사업개발, 상품개발, 브랜드마케팅, 상권입지론, 외식산업경영, 기업가정신 등을 강의했으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과정 주임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