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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창업뉴스 [성공사례]

[여성창업] ‘식당에서 식품기업으로’ 종가집 장녀였던 주부의 특별한 창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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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717 등록일등록일: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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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는 항상 전 부치는 냄새가 났고 향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것은 일 년에 열 다섯 번이 넘는 제사를 지내는 종가집 장녀로 태어난 박효순 대표(나루가온 에프앤씨)의 숙명이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도와 전 부치고 산적 만들고 나물 무치고, 대가집의 비법을 가진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산과 들에서 나물을 따고 작은 손으로 꼬물꼬물 요리하는 법을 배운 박 대표에게 한식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었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요리를 도우며 깨뜨린 계란 만해도 수백판이 넘을 것이다.  그 일상이 지겨워 요리를 좋아했지만 한식은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던 박 대표. 그러나 먼 길을 돌아 다시 마주한 것은 한식이었다. 종가집 장녀는 이제 100년 기업을 꿈꾸는 한식기업의 어엿한 대표가 됐다.
    
서울 광장동을 비롯해 서울 명동성당 등에서 ‘가온’이라는 유명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대표에게는 코로나19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했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가온도 과거에 비해서는 찾는 사람이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공장을 설립하고 식품 제조업에 도전했던 박 대표는 그동안 오프라인 음식점에서 쌓았던 명성이 가정간편식 제품의 브랜드 파워로 연결되면서 탄탄한 성장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이전만큼 매장을 자주 찾지 못하던 단골 고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가온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일상 생활에서 좋아하던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음식점에서 식품 제조기업으로, 최근에는 유튜브를 활용한 미디어에도 도전했다. 어느 유튜버와 달리 단 맛을 많이 안쓰고도 맛을 내는 전통적인 요리 비법으로 유튜브에 도전한 지 3주만에 구독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 500평 규모 공장으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1천평대 공장으로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나아가 전통음식을 테마파크로 해서 식물원과 병행하는 문화공간도 준비하고 있다. 음식점에서 출발해 외식서비스, 제조, 미디어, 문화가 결합된 식품융복합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효순 대표는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류 바람을 타고 호주, 캐나다 등으로 전통한식을 수출할 준비까지 하고 있다. 입소문이 해외에까지 난 것이다.  평범한 주부가 식당에서 시작해 모범적인 융복합 외식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지긋지긋했던 한식 대신 선택했던 트렌드 외식업에서 좌절을 맛보다... 
15년 전 아이들을 다 키우고 일을 해보고 싶어 하는 박 대표에게 주위에서는 요리에 관심이 많으니 음식 사업을 해보라고 권했다. 가장 잘하는 건 한식이었지만 종가집 장녀인 박 대표에게 한식은 지긋지긋한 대상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레스토랑을 차렸다.
  
유명호텔 조리실장과 호텔지배인을 영입해 오픈한 레스토랑은 유명세를 타고 성공했다.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부터 크랩전문점, 스파게티전문점, 이자카야까지 외식업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뭐든 과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사업을 하는 데는 변수가 많이 발생했다. 계절 영향도 있었고 광우병 같은 이슈도 나타나 타격을 받았다. 여러 개의 직영음식점을 운영하며 100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리던 박 대표는 지치기 시작했다. 천재지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편하게 할 수 있는 사업이 없을까. 그 때 생각난 것은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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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배운 한식, 내가 제일 잘하는 한식...거기에 정답이!    
사업에 지쳐 찾아 온 딸에게 어머니는 떡만두국 한 그릇을 만들어주셨다. 진한 사골 국물로 만든 떡만두국이었다. 너무나 익숙한 맛이었지만 속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눈물이 핑 돌았다. 박 대표는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자기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 그 길로 박 대표는 한식전문점을 구상해 2008년 서울 광장동에 가온을 오픈하고, 2010년 나루가온에프앤씨(주)를 설립해 한식당을 확장했다. 종가집 며느리였던 어머니에게 배운 손맛을 되살리며 전통요리연구가로서의 길도 새롭게 시작됐다. 특히 할머니는 어린 손녀를 끼고 살며 요리를 가르쳤는데  박대표의 모든 요리에는 할머니의 혼이 깃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대표가 주부로 사는 것에 만족했더라면 어머니의 비법은 한 가족을 즐겁게 하는 데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박대표가 창업에 도전하고 기업을 키우면서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전해준 비법은 박효순 대표에게 이어지고 다시 박 대표의 딸에게 전해지고 있다. 나아가 유튜브로 요리비법을 찾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더 많은 고객들이 가정간편식을 통해 대가집의 요리비법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나루가온’이라는 말은 집 가(家)에 따뜻할 온(溫)에서 따온 말로 나루터에 있는 따스한 집을 의미하며 따스한 국물이 있는 집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대표 메뉴인 곰국시, 떡만두국, 더덕산나물비빔밥 등은 모두 박 대표의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던 음식에서 착안해 개발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마주한 한식에서 박 대표는 인생의 정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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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 전통요리전문가가 만든 가정간편식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나루가온의 음식은 화학조미료 보다는 자연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사람은 건강하게 먹어야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 대가집의 요리비법을 알려주는, 박효순 대표의 유튜브가 인기를 얻는 것도 '건강'에 대한 신념을 기반으로 타협하지 않는 박대표의 고집스러운 음식철학이 구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루가온에프씨는 현재 3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서울 광장동과 명동성당 1층에서 ‘광장동 가온’, 현대백화점에 입점된 브랜드 ‘나루가온’, 서울 목동과 부천 중동에서 운영 중인 '리원'이 있다. 외식업은 이전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직 가맹점을 확장할 계획은 크게 없다. 외연의 확장보다는 내연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트렌드에 맞게 나루가온의 음식을 가정간편식으로 생산해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로 어렵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 회사의 공장은 현재 풀가동중이다. 제품을 만드는 대로 소진 되고 있다.
    
나루가온의 가정간편식은 기존의 가정간편식과 차별화되는 맛으로 인기가 높다. 좋은 재료와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박효순 대표의 철학 때문에 철저하게 품질 중심으로 제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 맛본 사람들의 재구매율이 높다. 개인적으로 구매한 사람들이 이웃에게 선물을 하고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개인적인 소비를 하며 고객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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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것을 베풀며 살자, 미닝아웃을 실천하는 사업가로    
박 대표가 이렇게 한식프랜차이즈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종가집의 장녀로 태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에게 배웠던 음식비법과 손맛을 물려받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루가온은 없었을 터. 박 대표는 자신이 받은 이러한 재산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마음을 먹자 기회는 왔다. 동부지방법원과 검찰청에서 형사, 민사사건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조정해주는 분쟁조정위원으로 일하게 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며 도움을 주다가 박 대표는 범죄 피해를 당한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사회적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게 된다. 그 모임이 현재의 한국피해자지원협회의 전신이 됐다.
 

100년 기업 만들어 사회의 약자들을 돕는 게 꿈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만보면 손 끝에 물도 안묻힐 것같지만, 박 대표의 실제 삶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매일 매일 바쁜 일과의 연속이다. 제품개발, 한식당 운영, 조직관리 등을 총지휘하는 일만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배움이야 말로 지속 성장의 비결이라고 생각해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박효순 대표는 사회 생활을 하지 않던, 주부였을 때도 침대 맡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경기대 조리외식학과를 나온 그녀는 획일화된 조리법보다 창의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책벌레라는 소리를 들으며 인문학적 지식을 쌓은 것도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된다. 나아가 요리를 넘어 경영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세종대학교  MBA에 들어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현재 경영학 박사 과정을 4학기째 이수하며 배움을 계속하고 있다. 
    
가정간편식 주문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이후 박 대표의 기상 시간은 점점 빨라지고 취침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도 부족할 정도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매장에서 먹는 것과 동일한 맛의 가정간편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선정, 대량 생산에 따른 맛관리, 포장까지 신경쓰고 연구해야 할 것이 많다.


박 대표가 이렇게 사업에 매달리는 것은 나루가온을 100년 전통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기업을 성공시키겠다는 목표의식 때문만은 아니다.
 
범죄피해자들을 만나 도움을 주면서도 박 대표는 늘 가슴 한쪽이 무거운 것을 느꼈다. ‘이들이 이번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도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 그 후의 삶은 어떻게 꾸려갈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떠오른 생각이 나루가온의 가맹점을 그들에게 제공하고 그들이 자립해서 또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선순환이 되게 하는 것.  나아가 박 대표는 자신의 요리비법을 담은 반찬사업까지 진출해 푸드뱅크를 통해 한가족 돕기 운동도 할 계획이다. 어떤 것은 이미 실행하고 있고 아직 구상만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바램은 사업을 더 탄탄히 성장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어져 박 대표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더욱 일에 매진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책임감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기업가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게 박효순 대표의 생각이다. 유튜브도 좋은 재료로 건강한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많은데 너무 인스턴트같은 조리 비법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사명감으로 시작했다.
    
종가집 장녀로 태어나 일 년에 수십 번의 제사를 지내며 전을 부치던 소녀에서 어엿하게 한식 프랜차이즈와 식품제조기업의 수장이 돼  식품융복합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박효순 대표.
  
건강한 맛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그렇게 이룬 성과로 범죄피해자들의 더 건강한 행복을 후원하는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중 하나인 미닝아웃, 즉 의미있는 일에 대한 사업가의 신념으로 브랜드에 가치를 더하며 행동하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는 여성 CEO로서 미래의 주부 창업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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