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편의점부터 치킨프랜차이즈까지 ‘수제맥주’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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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016 등록일등록일: 2021-01-15본문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수제맥주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수제맥주의 인기요인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지난해 개정된 주세법이 큰 몫을 했다. 술 종류와 출고량만 같다면 같은 수준의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로 주세 과세 체계가 바뀌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늘어난 홈술족의 영향을 들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한 ‘2020년 우리 국민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혼술’과 ‘홈술’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주로 마신 주류는 ‘맥주’가 94.6%로 월등했다.
또 한가지는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를 하는 고객의 증가다. 기존의 라거 위주의 국내맥주 시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수제맥주에 대한 니즈가 폭발한 것이다.
수제맥주는 다양한 분야에서 열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선두에 있는 편의점 뿐만 아니라 치킨프랜차이즈들도 앞다투어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각 지역에서도 고유의 수제맥주를 선보이는 중이다.
◆편의점, 수제맥주 맛집이 되다
수제맥주 열풍의 중심에는 편의점이 있다. 편의점 맥주 시장은 수입맥주가 처음으로 국산맥주의 매출을 넘어선 지난 2017년 이후 전체 시장의 최대 60%까지 수입맥주에 자리를 내줬다. 당시 40% 남짓의 국산맥주 매출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그쳤다.
수입맥주의 삼년천하가 끝난 것은 2019년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때문이다. 수입맥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맥주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단번에 꺾였다.
수입맥주 대신 편맥족의 선택을 받은 것은 국산 수제맥주였다. 선호하는 맥주 맛과 향이 분명한 젊은층이 대형 제조사 맥주가 아닌 소규모 브루어리의 수제맥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편의점 GS25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캔맥주(500ml 대캔기준) 매출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구성비는 2018년 2.1%에서 2019년 7.0%, 2020년 11월 10.6%로 점차 증가했다. 또한 전년 동기대비 지난해 11월 한 달간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433.6%, 지난해 12월 1일부터 21일까지는 약 472.5% 늘었다.
편의점들은 이런 수제맥주 열풍의 기세에 앞다투어 이색적이고 독창적인 수제맥주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CU의 ‘곰표밀맥주’, ‘말표흑맥주’, GS25의 ‘광화문에일’, ‘비어카리노’, 세븐일레븐의 ‘유동골뱅이맥주’ 등이다. 이들 맥주들은 맛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간의 이색 컬래버레이션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들을 사로잡고 있다.
◆치킨프랜차이즈,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다!
수제맥주는 편의점 뿐만 아니라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에도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수제맥주를 개발해 판매 중인 BBQ에 이어 교촌치킨도 수제맥주 시장에 가세한 것이다.
제너시스BBQ는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비비큐 비어’(BBQ Beer) 6종을 개발하며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로 수제맥주 자체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BBQ는 수제맥주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지도 및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BBQ 치킨과 어울리는 수제맥주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브루어리 코리아와 손잡고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BBQ 헬레스’, ‘BBQ 바이젠’, ‘BBQ 둔켈’, ‘BBQ 아이피에이’, ‘BBQ 지피에이’, ‘BBQ 필스너 등 6종을 개발했다.
‘BBQ Beer’ 개발에 참여한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는 국내 수제맥주 면허 1호 소유기업으로 2002년부터 하우스비어 레스토랑인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향후 원활한 수제맥주 사업 진행을 위해 추가로 경기도 이천에 자체 양조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1년 완공 후엔 자체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교촌치킨의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LF그룹 자회사인 ‘인덜지’의 문베어브루잉과 손잡고 현재 일부 매장에서 문베어브루잉의 수제맥주를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향후 사업성을 판단해 교촌의 수제맥주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문베어브루잉은 LF의 자회사인 인덜지가 자산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금강산 골든에일, 한라산 위트, 백두산 IPA, 설악산 스타우트 등을 판매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치킨프랜차이즈들의 수제맥주 공급이 이뤄지면 2018년 약 600억 원, 2022년 약 1500억 원, 2024년 약 3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히스토리 담은 ‘수제맥주’도 출시
수제맥주는 지역에서도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전 유성구는 유성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 이름을 담은 수제맥주 ‘유성 골든에일’을 출시했다.
구는 지역 대표 먹거리 선정을 통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5월 대전·충청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제조사인 바이젠하우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3개월 간의 연구 끝에 수제맥주를 개발했다.
지역이름을 담은 '유성 골든에일’은 부드러우면서도 시트러스한 상쾌함과 황금색 빛깔을 띤 100% 올몰트의 고소함이 매력적이며, 한여름 태양아래에서 즐길 수 있는 상쾌한 에일맥주의 특징을 갖고 있다.
부산 북구는 구포 만세운동의 간절함과 독립의 쾌감을 담아 지난해 5월 출시한 구포맥주 시즌1 ‘구포만세329’의 성공에 힘입어, 구포맥주 시즌2 ‘놀:구포’를 본격 출시했다.
구포맥주 ‘놀:구포’는 낙동강의 붉은 노을을 스토리텔링하고 희망과 치유의 의미를 담아낸 수제맥주이다.
구포맥주 시리즈 개발은 부산 북구청이 기획하고, 동서대학교 링크사업단이 브랜드 디자인을, 또한 부산의 대표적인 수제맥주 제조업체 ㈜갈매기브루잉이 레시피 개발을 맡았다.
구포에서 저 멀리 보이는 노을의 붉은 빛을 강렬하게 담아내고,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의 푸른빛을 은은하게 표현했다.
또한 ‘놀:구포’ 네이밍은 하루가 마무리 되어가는 시간에 석양과 노을을 바라보며, 걱정을 비워내고 구포에서 즐겁게 놀아보자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갈매기브루잉은 ‘놀:구포’의 브랜딩과 디자인을 맥주 맛으로 구현하기 위해 미국식 밀 맥주를 베이스로 매그넘이라는 독일식 홉을 사용해 레시피를 개발했다.
또한 맥주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위해 라즈베리 농축액 100%를 사용해 붉은 노을의 강렬한 이미지를 시각화해냈다. 여기에 온종일 고생한 당신의 하루를 위로하고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달콤한 맛을 더했다.
시즌1 맥주인 '구포맥주329'와 '놀:구포' 맥주는 구포 만세 거리에 위치한 밀당브로이 펍과 부산 시내 갈매기브루잉 펍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