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공사례]스타트업 사장이 환경 운동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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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958 등록일등록일: 2020-11-30본문
가정은 물론 음식점에서도 가장 귀찮고 골치 아픈 것 중에 하나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 주방 직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 음식물처리이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
유산균을 이용한 음식물처리기로 가정과 음식점의 음식물처리 고민을 저렴하게 해결해주는 사장이 있다. ㈜멈스의 이세영 대표(45세)다. 멈스의 음식물처리기는 홈쇼핑에서 목표치를 150% 초과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지금은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알려져 입소문으로 제품이 판매될 정도가 됐다.
멈스의 사옥은 구글 캠퍼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규모도 크고 건물도 예쁘기 때문이다. 회사 안에는 골프장, 헬스클럽, 탁구장, 당구장 등 직원들을 위한 복지 시설이 잘 돼 있다. 8년 전 창업할 때 함께했던 멤버들이 지금도 같이 일하고 있고 젊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는, 전형적인 벤처기업의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도전과 응전은 계속되고 있고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지도 않았다. ㈜멈스의 이세영 대표 창업이야기를 들어본다.
◆경제방송 진행자, 애널리스트로도 활동하다가 창업
이세영 대표의 어릴 때 꿈은 발명가였다. 전국발명대회에 나가서 입상한 적도 있다. 그 후 기업가를 꿈꾸며 명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방송국에서 경제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고 애널리스트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원했던 기업가의 꿈을 늘 가슴에 품고 유망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음식물쓰레기처리 기업을 만나게 된다. 미래의 가장 큰 이슈가 환경문제이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대표적인 환경 사업이라고 판단한 그는, 그동안 모은 전 재산을 털어 음식물쓰레기처리 기업을 인수한다. 그 때가 2013년이었다. 하지만 막상 인수하고 보니 이세영 대표의 생각과 기존 인수한 회사의 사업 방향이 달라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세영 대표는 전기를 사용하는 것도 결국 환경오염과 연관된다고 생각해 100% 친환경적인 공법을 고집했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다보니 완전히 친환경적인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당시 우리나라 미생물 기술은 걸음마 단계였다. 연구 장비가 없어 외국에서 수입해야했다.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됐다. 가장 힘들었던 건 전기사용을 최소화하는 과정이었다. 이 대표는 미생물에 의해 음식물 쓰레기가 분리되기를 원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 그것도 환경 문제가 야기된다고 생각했다. 기술 난이도가 너무 높다보니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산의 낙엽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흙이 되는 자정능력을 음식물쓰레기에 적용시키다!
이 대표의 제품 철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자정능력이 있고 그 원리를 사용한 음식물처리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산에 낙엽이 떨어지면 미생물이 분해를 해서 흙이 된다. 이것을 응용해 음식물쓰레기도 미생물에 의해 분해시켜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국내의 유명한 박사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 대표는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인 ‘멈스’를 개발했다. 멈스(mums)는Mother+Understand+Minds를 조합한 이름으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제품’이란 뜻을 갖고 있다. 반응은 좋았다. 환경부상과 특허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괜찮았다. 아직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조용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5년 홈쇼핑에 론칭, 돌풍을 일으키다!
멈스는 유산균을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분해시킨다. 유산균을 미생물 집에다가 뿌려주면 유산균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분해하는 원리다. 분해 과정을 거치면 최소한의 잔존물만 남는다. 잔존물은 퇴비로 쓸 수 있고 하수구로 배출되기도 한다. 그 양이 하수구로 배출 할 수 있는 기준 이하여서 가능하다. 전기사용은 최소화한다. 전기는 음식물과 미생물을 섞어주는 교반역할만 하기 때문에 월 전기요금이 백 원 대로 저렴하다. 설치도 간편해서 최초 설치만 하면 그 이후에는 전자동으로 알아서 작동을 한다.
이런 간편한 원리를 가진 멈스는 2015년 홈쇼핑에 첫 론칭을 하게 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목표콜 150%를 달성했다. 그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홈쇼핑의 성공은 연구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전자 제품의 특성상 지금도 업그레이드는 계속된다.
이 대표는 10년 전에 멈스가 나왔으면 팔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환경적 상황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현 시대가 요구하는 제품이 됐다. 무엇보다 이 대표를 힘나게 하는 건 까다로운 우리나라 고객들의 만족도가 크다는 것이다. 열혈 팬들이 많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사업은 성공했다고 할 수 없지만 제품은 성공했다고 생각! 이제 남은 건 완벽한 서비스와 고객 감동
사업가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기에 이 대표는 자신을 성공한 사업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나타난다. 멈스는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서 수출을 본격화하는 단계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중국 수출 계획은 예상을 밑돌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음식물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 외식 문화가 특징이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아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의 전망이 매우 밝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진정되어 대중국 수출이 활발해지길 기다리고 있다.
이세영 대표가 가장 자신있게 생각하는 것은 제품 완성도다. 남은 것은 완벽한 서비스와 고객 감동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정수기처럼 관리가 중요하다. 모든 전자제품의 승패는 제품의 완성도, 관리와 AS 수준이다. 삼성, 엘지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AS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멈스도 이런 기업이념을 갖고 있다.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제품 완성도와 서비스다.
과거에는 가정용 멈스가 인기였으나 최근에는 음식점용 대용량 제품이 인기다. 가정용 음식물처리기의 경우, 처리 용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월 렌탈료가 2만6900원 정도다. 렌탈 기간은 보통 48개월인데 이후에는 자기 소유가 된다.
기업가보다 환경운동가로 기억되고 싶은 이유
이 대표는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생물 연구가 관련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멈스가 유산균이라는 미생물을 활용해 음식물을 깨끗한 물처럼 만드는 기술력으로 작동되는 원리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미생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미생물 연구 장비도 국내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8년 간 사업을 하면서 공장 설립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한 적도 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월급을 주지 못해서 월급이 밀린 적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가장 큰 원동력은 직원들이라고 말한다.
직원들이 월급이 밀린 상태에서도 퇴사하지 않고 어려운 시간을 함께 버텨준 것이다. 구글 캠퍼스같이 직원들을 위한 최고의 시설을 갖춘 사옥을 마련한 것도 그런 직원들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이다.
이 대표는 훗날 환경문제를 개선하는 데 작은 힘을 보탠 사람으로 자신이 기억되기를 바란다. 과거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두 바다에 버렸다. 하지만 런던협약이후 그것이 금지되면서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데가 없어졌다.
정부에서 찾은 해법은 돼지한테 먹이는 것이었다. 돼지 축산 농가들이 사람이 먹던 잔반을 먹이니까 수지 타산이 맞게 됐다. 그래서 돼지 값이 저렴했다. 하지만 음식물 잔반은 대부분 상하고 썩은 것이다. 돼지들은 항생제를 엄청나게 맞으면서 나쁜 음식을 먹고 이겨냈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됐다. 우스갯소리로 돼지 축사하는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안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 돼지고기 값이 비싸졌다. 2019년 아프라카 돼지열병이 한국에 상륙했다. 사람이 먹던 음식을 돼지가 먹으면 감염이 되는 질병이다. 사람은 증상이 없고 감염이 없는데 돼지는 열이 나고 죽는다. 그래서 2019년 10월 사료법이 개정됐다. 앞으로 돼지에게 사람이 먹던 음식을 먹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진다.
이세영 대표는 8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 이미 이런 일을 예견했었다. 이제는 지구의 자정 능력을 활용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 이세영 대표가 CEO이면서 환경운동을 하게 된 이유이다. 그걸 위해서는 이 대표가 오랫동안 기술 연구에 투자했던 바이오 IT기업이 필요했고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멈스이다.
연구개발을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 자금 사정이 어려울 때도 연구개발 멈추지 않아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유명한 박사들을 찾아다니고 연구원들을 채용해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맨땅에 헤딩하며 우리나라 미생물 연구 기술을 발전시켜온 것이다.
지금까지 번 돈은 모두 연구 개발비로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세영 대표는 한국 소비자 눈높이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 1등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멈스는 지금이 출발선상이라고 생각한다.
K브랜드를 달고 세계로 나가서 멈스를 통해 지구를 깨끗하게 하는 환경 운동 기업이 되는 것, 그것이 이세영 대표의 꿈이다.
그동안 엉터리 기술력으로 만든 불법제품들과 싸우는 데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진심이 담긴 제품을 알아준다는 걸 알게 됐다.
CEO가 무지하면 많은 경영수업료를 지불해야...창업이나 사업을 하려면 경영수업은 필수!
이 대표는 많은 예비창업·사업가들에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성공 가능성은 0.1% 이하다. 확률이 낮은 이유는 아이템이 나빠서가 아니라 대표가 대표로서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나 자신도 그랬다. 그래서 엄청난 경영수업료를 지불했다. CEO가 무지하면 많은 경영수업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돈과 아이템만 갖고 사업을 하는 것은 결국 망하는 지름길이다.
이 대표는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정부에서 창업자금은 지원해주는데 교육을 해주는 곳은 많지 않다. 자금 지원 전에 정부에서 해줘야 할 일이 경영을 배우는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수업을 듣고 이수를 한 사람에 대해 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자등록증을 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이 대표는 의견을 피력했다.
경영은 사람을 생각하는 것! 명품처럼 오래 쓸수록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
8년이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사업을 해온 이 대표에게 경영이란 어떤 의미일까. 이 대표는 “경영은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다. 제품을 쓰는 사람을 속이면 안 된다. 이익을 취하기 앞서 옳고 그름을 먼저 따질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을 생각하고 만든 제품의 품질이 나쁜 경우는 없다. 명품이 가치가 있는 건 50년 100년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말한다. “멈스가 명품처럼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이 되길 바란다. 사람을 생각하고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철학이 담긴 제품으로 오래 사용되고 기억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