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전략] 전쟁 소식, 불황기 창업 시장 대세는 ‘폐업’대신 ‘업종변경’
페이지 정보
조회:1,427 등록일등록일: 2026-04-22본문
![]()
전쟁이 멀리 있는 이야기처럼 들리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전쟁은 전체 경제를 흔드는 핵심 변수가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흔들렸고, 중동 갈등은 물류와 원자재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는 ‘고비용·고리스크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경제 환경이 이렇데 보니 창업 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 이미 장사를 하고 있는 소상공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전쟁은 불안을 조성하고 신규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든다. 새로운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런데 창업 시장의 위축에는 전쟁 외에 또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대출’이다. 과거에는 창업을 고민할 때 정책자금, 은행 대출, 프랜차이즈 금융 지원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금리 상승과 금융 규제 강화로 창업 자금 조달의 문이 매우 좁아졌다. 금융기관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고, 담보가 부족한 소상공인은 사실상 대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금을 마련하기 힘드니 좋은 사업기회가 있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전쟁과 대출 규제, 창업시장 판도를 바꾸다
이런 경제 환경 변화는 창업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신규 투자’가 아니라 ‘업종변경’이 창업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업종변경’ 막다른 골목에서 선택하는 마지막 대안으로 여겨졌다. 반면 지금은 매장을 살릴 ‘최선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종변경 창업은 전쟁과 대출 규제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시대 흐름을 긍적으로 반영한다.
그 중에 하나가 ‘기존 자원의 재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에코 창업(Eco Entrepreneurship)’이라는 관점이다.
에코 창업은 단순히 친환경 산업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다. ‘경제적 생태계(Economy)’와 ‘자원의 순환(Ecology)’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재활용하고 구조를 개선해 사업 모델을 다시 만드는 창업 방식이기 때문에 환경적인 가치는 물론이고 투자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업종변경으로 재창업에 성공하는 사업가들
업종변경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다.
많은 브랜드들이 신규 창업보다 업종변경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효자동솥뚜껑도 그 중에 하나다. 전체 가맹점의 60% 이상이 업종변경 창업자들이다. 대구에 있는 한 가맹점은 이 브랜드로 바꾼 후 월 2천만 원 대이던 매출이 월 8천~1억원 대로 껑충 뛰었다. 이 매출은 2년 가까지 유지되고 있다.
영업 부진으로 페업까지 고민했으나 이제는 지역 맛집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기존 고깃집은 특별한 경쟁력이 없었는데 새로운 모델은 특허받은 솥뚜껑에서 계란찜과 된장찌개를 끓여먹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여기에 푸짐함과 가성비까지 갖추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재투자 여력이 없어서 가맹본사의 도움을 받아 기존 고깃집 장비와 시설을 그대로 활용했다. 인테리어도 페인팅을 통해 브랜드 톤만 맞추고, 약간의 설비만 변경했기 때문에 최소 투자로 업종을 바꿀 수 있었다.
이 사례처럼 영업이 부진한 매장은 지역 사회에서 평판을 잃었거나 신선함이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경쟁력있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인 후 맛과 서비스 관리를 잘하면 매장을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다.
◆ 불황에 강한 업종으로 변경
잦은 업종변경은 지역 주민들에게 망한 가게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한 번 선택하면 적어도 5년 이상, 가급적이면 10년 이상 유지하겠다는 각오로 업종이나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자면 트렌드와 경기 변동 흐름을 고려해서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요즘처럼 미래가 불투명할 때는 반짝 유행업종보다 수요가 풍부하고 오랫동안 검증된 사업이 안전할 수 있다. 특히 커피나 분식처럼 재구매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식당은 에스닉 음식점을 일상식인 김밥전문점으로 변경했다.
그가 택한 브랜드는 얌샘김밥이었다. K-김밥 대표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김밥과 분식이 일상식인데다 해당 브랜드가 푸드테크를 통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매리트였다.
이 매장은 얌샘김밥의 에코창업 지원 대상매장으로 선정돼 업종변경에 필요한 인테리어비까지 지원받았다. 지난 해에 업종을 변경했는데 현재 월 7천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
◆ 업종변경 창업이 대세인 이유는
많은 소상공인들이 요즘 폐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폐업 후 완전히 새로운 창업을 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보증금, 인테리어, 설비, 권리금 등 초기 투자비가 다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업종변경은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 기존 식당의 주방 설비를 활용하거나, 카페 공간을 유지하면서 메뉴를 바꾸는 방식이다. 이미 확보된 상권, 기존 고객, 장비, 공간을 활용하면 초기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는 ‘자산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미 투자된 고정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방식의 업종변경 창업
업종변경 방식도 다양하다. 내 사업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프랜차이즈 변경’이다. 개인 브랜드로 운영하던 매장을 시스템이 갖춰진 프랜차이즈로 바꾸는 방식이다. 운영 안정성과 마케팅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얌샘김밥과 효자동솥뚜껑 외에도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업종변경을 중요한 사업 확장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어 기회가 풍부하다.
업체들의 지원 조건을 잘 활용하면 최소한의 비용 투자로 새출발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숍인숍 도입 전략이다. 기존 사업은 그대로 하면서 매장 매출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업종을 도입하기 위해서 부분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다. 셀렉토 커피의 경우 매장이 원할 경우 샌드위치나 샐러드 브랜드를 도입해 한 매장에서 2개의 업종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모든 사례의 공통점은 ‘새로운 자본 투입보다 기존 자원의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배달 중심 업종변경’이다. 홀 중심 식당이 배달 특화 브랜드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한 가지 업종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군에서 여러 브랜드로 영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같은 주방에서 여러 배달 브랜드를 운영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인데
네 번째는 ‘카테고리 추가 또는 이동’이다. 고깃집이 점심 식사 브랜드로 변경하거나, 술집이 간편식 매장으로 바뀌는 경우다. 이는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업종을 조정하는 전략이다.
서울 신사동에 있는 닭발집은 원래 주점으로만 운영되었으나 뷔페형 점심 식사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도입했다. 낮 시간에 비어있는 주점 공간을 활용해 매출을 높인 것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경우 자칫 전문성이 떨어져 보일 수 있으니 가급적 연관성있는 분야를 추가하는 게 좋다. 또 대표 상품의 경쟁력이 강할수록 카테고리 변경이나 추가로 매장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투자 수익률을 높여라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는 순수익률 못지 않게 투자 수익률(ROI)이 중요하다.
창업에서 가장 위험한 구조는 초기 투자금이 크기 때문에 회수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다. 투자비가 3억 원인데 회수 기간이 6년 이상이라면 금리와 경기 변동을 견디기 어렵다.
반면 업종변경 창업은 투자 규모 자체를 줄일 수 있다. 인테리어를 최소화하고 설비를 재활용하면 투자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투자금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회수 기간도 짧아진다. 이것이 바로 에코 창업의 핵심이다.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투자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에코 창업은 글로벌 글로벌 창업 생태계에서도 비중이 커지고 있다.
벤처창업에서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라는 개념이 널리 확산되었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빠르게 실험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요즘은 외식업에서도 이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불안한 경제 환경 속에서 대형 매장보다 소형 매장, 복잡한 메뉴보다 단순한 메뉴,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효율적인 운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 업종변경 창업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
그런데 업종변경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패하는 사례도 많다.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상권과 업종의 궁합’이다.
같은 자리라도 어떤 업종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성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주거 상권에서는 가족형 외식이나 생활형 브랜드가 강하고, 오피스 상권에서는 점심 회전율이 중요한 업종이 유리하다. 고소득 직장인이나 접대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면 이 수요를 겨냥한 업종으로 변경할 수도 있으나 투자 효율성과 상권의 규모를 고려해서 의사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업종변경을 고민할 때는 반드시 상권의 고객 구조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
두 번째는 ‘설비와 업종의 적합성’이다.
기존 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인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설비 대부분을 교체해야 한다면 업종변경의 장점이 사라진다. 효자동솥뚜껑의 경우 업종변경 투자비를 절약해주기 위해서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간단한 인테리어는 가맹점주가 직접 시행해 비용을 절약해준다.
세 번째는 ‘운영 난이도’다.
외식업에서 가장 위험한 업종변경은 경험이 전혀 없는 카테고리로 이동하는 경우다. 카페를 하다가 고깃집이나 전문 한식으로 이동하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다. 전문성이 높고 조리가 복잡할수록 운영 리스크가 커진다.
이럴 때는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경영지원 시스템이 좋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하는 게 낫다.
네 번째는 ‘매출 구조’다.
업종변경을 할 때는 반드시 예상 매출과 비용 구조를 계산해야 한다.
월 매출, 원가율, 인건비, 임대료, 기타 비용을 모두 계산한 뒤 실제 수익 구조가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인기 있는 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다섯 번째, 업종변경 사업성 검증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업종변경을 할 때는 해당 브랜드가 업종변경을 통해 거둔 성과를 검증해봐야 한다. 내 매장과 비슷한 조건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다면 어느 정도 업종변경 성공률이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여섯 번째, 사업자의 변화다. 기존 매장의 영업 부진 이유가 경영자의 역량 부족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업종변경을 해서 매출이 올라도 반짝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경영 역량에서 부족한 게 무엇인지,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전략은?
지금은 불확실성이 큰 시대다. 세계 경제는 전쟁과 정치, 금융 변수에 의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창업 전략은 ‘큰 투자’가 아니라 ‘현명한 구조’다.
에코 창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업종변경 창업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하나의 생존 전략이 된다. 이미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 모델을 재설계하는 방식이다.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가게를 여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다. 지금 영업이 부진하다면 새로운 가게를 열 것인가, 아니면 이미 가진 자원을 다시 설계할 것인가,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답이 업종변경 창업일 수도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KFCEO과정, 프랜차이즈 사관학교, 잇플외식경영세미나 주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