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마다 문닫던 식당자리, 미슐랭맛집 만들어 성공한 20대 사장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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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789 등록일등록일: 2024-08-01본문
공유주방에서 창업자금 800만원으로 출발한 식당이 사업한 지 1년 6개월 만에 미쉐린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주인공은 아시안화덕바베큐 전문점으로 싱가폴요리인 시우메이(燒味) 전문점 <원디그리노스>다. 6개월마다 망하던 식당을 인수해 창업했는데 문 연지 1년도 안돼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일반적으로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에스닉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턱없이 가격이 비싼 곳도 많은데 <원디그리노스>는 스스로 싱가폴 시장 음식을 자처하며 가성비 있는 합리적인 가격이 또다른 경쟁력이다.
이 매장의 경영자는 <원디그리노스>를 창업하기 전 식당을 한 번도 경영해본 적이 없는 식당 초보자였다. 하지만 창업 5년 차인 지금 <원디그리노스>는 서울에서 가장 핫한 지역인 성수와 강남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쇼핑몰에서 앞다투어 입점 제의를 받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에도 매장을 오픈한다. 가맹문의가 많아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도 고려 중이고 현지 식당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만 등 동남아 역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외식업 외에 공간개발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원디그리노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싱가폴에서 결혼한 남편과 식당 창업 결심
원디그리노스의 이승현 대표(29세)는 싱가폴 유학생 출신이다.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졸업하고 대학을 싱가폴에서 다녔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했지만 외식업 창업은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던 이 대표가 식당 사업에 도전하게 된 것은 싱가폴에 만난 한 남자 때문이다.
싱가폴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이 대표는 막 교대를 한 택시 기사가 잔돈이 없어 쩔쩔매는 상황을 맞게 됐다. 택시 기사가 잔돈을 준비하지 못하자 이 대표가 행인들에게 잔돈을 바꾸려고 했지만 잔돈을 바꿔줄 사람이 없었다. 마침 다른 차에서 내리던 젊은 남성을 보고 뛰어가서 사정을 설명했다. 그 남성은 ‘잔돈을 바꿔줄 수는 없지만 택시 기사가 일하러 갈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겠다’고 예쁘게 말을 했다. 그게 인연이 되어 그 남성과 현지인 친구로 지내게 됐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연인으로 발전했다. 그 남성은 현재 이승현 대표의 남편인 조엘 림 원디그리노스 공동대표다.
이승현 대표보다 여섯 살 연상이던 조엘 림 씨는 항공사에 다니던 직장인이었고, 이승현 대표는 대학 새내기였다. 이 대표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자 두 사람은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깨소금같은 신혼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남편은 한국에 가서 살고싶다는 말을 했다. 나이가 서른에 접어들자 남편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싱가폴은 동남아의 선진국이지만 도시국가라 너무 협소해 남편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한국에서 살기를 원했던 것이다.
◆싱가폴과 한국을 오가며 식당 창업 준비
이승현 대표는 망설임없이 남편과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 생활을 위해 그들이 선택한 것은 식당이었다. 고민하던 이승현 사장은 ‘한국의 김치찌개만큼 싱가폴에서 대중적인 음식인 화덕구이를 활용한 시우메이를 메뉴로 택했다. 이 대표는 성공을 확신했다. 한국 사람에게 이 메뉴를 추천했을 때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화덕구이한 돼지와 오리, 저온에서 조리한 치킨 또는 로스트치킨을 소스를 곁들여 라이스나 면과 함께 즐기는 요리인데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식당경험이 제로라는 점이었다. 남편은 항공회사에 근무하던 직장인이었고 이승현 대표는 어린이 체육 교육 관련 기업에 근무한 경력이 다였다.
마침 싱가폴에서 외식업을 하는 남편의 친척이 한국을 방문했다. 관광 가이드를 자처한 이 대표는 식당 창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친척은 ‘본인이 식당업을 처음 시작하던 때로 돌아간다면 주방부터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를 통제할 수 없으면 셰프들에게 휘둘려 식당을 경영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조언을 들은 이승현 대표는 남편을 싱가폴로 보내 현지 시장에 있는 식당에서 요리를 배워오도록 했다. 남편은 싱가폴로 가서 3개월 가량 주방 경험도 하고 별도로 노하우 전수와 현지 조리 교육도 받았다. 그는 3개월을 3년처럼 보내면서 메뉴를 개발했다. 그 동안 이 대표는 식재료 조달방법을 알아보고, 창업서적과 유튜브를 보고 인터넷을 뒤지면서 차근차근 식당 창업을 준비 했다.
◆리스크 줄이기 위해 공유주방에서 출발
식재료를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마장동 시장에 가서 오겹살 파는 곳을 묻고 다녔는데 시장 분위기는 살벌했다. 아무도 이 대표의 질문에 대꾸해주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중년 남성 한 명에게 묻자 그는 오겹살이라고 하지 말고 미박이라고 말하라고 조언하면서 수입산 미박은 다른 시장에서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현 대표는 가락시장에서 거래처를 발굴했지만 소량이라 배송이 되지 않아 창업후 주 3회 가량 가락시장을 방문해서 장을 봐야 했다. 이렇게 좌충우돌하며 묻고 공부하며 창업 준비를 했다.
한국에서 싱가폴요리의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공유주방에서 시작했다. 공유주방에는 주방설비가 준비돼 있어서 소자본으로 식당 사업 아이템을 검증하기 위한 곳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초기 투자비는 공유주방 보증금 500만원에 화덕 및 간단한 비품 구입비로 3백만원이 채 안들었다. 월세는 150만원이었다. 1천만원이 안되는 최소 비용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결혼도, 사업도 몰라서 용감할 수 있었다
이승현 대표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공유주방 매장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년 가량 운영했다.
오픈 첫날 배달 앱에 가게를 등록하자 갑자기 10건 가량의 주문이 한 번에 들어왔다. 배달 앱에서 처음 오픈한 매장은 2주 정도 상위에 노출시켜 주기 때문에 호기심을 갖고 주문한 고객들이었다. 식재료는 준비했지만 한 번도 음식을 포장해 본 적이 없어 주문이 들어오자 당황했다. 공유 주방에 입점한 다른 음식점 사장들이 이승현 대표의 매장에서 포장을 대신해주며 일을 가르쳐줬다.
공유주방에 입점한 다른 식당 사장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원디그리노스의 음식은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홍콩이나 싱가폴 등 동남아 여행 경험을 가진 고객이 많은데다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에 배달 맛집 랭킹 1위에 올랐다.
초기에는 하루 60만 원대이던 매출이 100만 원까지 올라 꾸준히 유지됐다. 하지만 사업성이 있으려면 그보다는 매출이 더 나와야 했다. 배달사업은 고객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사업성이 검증된 만큼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가야 했다. 공유주방을 정리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음식 맛에 대한 자신감으로 오프라인 매장 창업 도전
1년 후 공유주방을 정리하고 로드샵 매장 오픈 준비를 했다. 공유주방을 나가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60% 이상의 높은 재주문률이었다. 싱가폴 음식이라는 호기심이 아니라 일상적인 식사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였다.
식당 콘셉트는 ‘아시안로스트전문점’이었다. 아시안 화덕구이 바베큐를 밥이나 면과 즐기는 요리다. 밥과 면을 고르면 화덕구이 바베큐를 같이 제공한다. 돼지와 오리는 화덕에서 굽고 닭은 로스트를 하거나 삶는다. 원디그리노스의 닭은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비결은 저온 조리다. 닭을 고리에 걸어서 80도 저온에서 한 시간 정도 삶으면 닭가슴살이 부드러워진다. 원디그리노스의 닭요리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100도에서 팔팔 끓이는 우리나라 삼계탕이나 백숙과는 다른 조리법이다. 닭은 높은 온도에서 삶으면 단백질이 응고돼 고기가 푸석푸석해진다.
밥은 닭육수로 지어 밥만 먹어도 맛있다. 면은 얇은 에그누들과 두꺼운 라유누들 두 종류다. 소스도 칠리와 중국식 고추장인 라조장 두 종류다.
◆식당만 열면 망하던 장소를 살리다
서울 강남구청역 3번 출구쪽 논현동에 1,2층 합해 40평인 복층 매장을 얻었다. 철거팀은 그 매장이 6개월 마다 망해서 나가던 자리라며 이승현 대표의 사업을 걱정했다. 그 말을 들으니 이 대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다른 사업자들이 망해서 나가던 자리에서 승부를 걸어야 했다.
2022년 1월 강남점이 문을 열었다. 원디그리노스 강남점은 보란 듯이 성공했다. 오픈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월 8천만~1억 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이 유지되고 있다. 원래 그 상권 주변은 유흥가였다. 오픈 당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라 낮에는 유동인구가 좀 있었지만, 밤에는 행인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원디그리노스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거리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변 상권 풍경도 바뀌었다. 유흥매장이 하나 둘 씩 사라지고 그 자리에 카페나 일반 음식점이 입점했다. 성공한 식당 하나가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서비스와 맛 두 가지를 모두 잡다
로드 샵을 열면서 광둥오리와 로스트 포크 차슈를 추가했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로스트포크 차슈다. 원디그리노스는 현지 음식점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에 거주하는 화교를 비롯해 동남아 거주자들이 찾는 성지같은 곳이 됐다. 싱가폴 등 동남아 여행의 추억을 간직한 내국인의 발길도 이어졌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방문했다가 다음에는 가족, 연인과 함께 오고 직장 동료와 회식을 하기 위해서 찾았다.
원디그리노스는 맛만 잡은 게 아니라 서비스도 잡았다. 공유주방에 있을 때는 1년 내내 설거지를 담당했던 이승현 대표는 로드샵 매장을 열면서 홀을 맡았다. 싱가폴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키즈짐 자격증을 따고 시급이 가장 높은 어린이 체육 돌보미 아르바이트도 했던 이승현 대표는 홀 매장을 책임지면서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했다. 바로 서비스 능력이다.
오픈 후 1년간 매장을 떠나지 않고 직접 고객 응대를 했다. 시각과 청각에 모두 장애를 가진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는 일일이 종이에 글을 써가며 소통한 적도 있다. 이승현 대표의 서비스에 감동한 고객들이 선물을 사올 정도였다.
◆최단 기간에 미쉐린가이드 빕구르망 선정
사업 초기 남편이 주방을 책임졌는데 싱가폴 요리가 흔하지 않아 잡지와 방송 인터뷰도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대표가 비명을 지를 일이 발생했다. 이메일로 미쉐린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선정됐다는 통지였다. 처음에는 타이어 광고인 줄 알고 대충 읽다가 내용을 확인하자 비명을 지르며 남편을 불렀다. 23년 선정 리스트에 올랐고 2022년 3월에 Q&A 요청 이메일이 왔고 2022년 9월에 새로운 업체 선공개 기사에 처음으로 소개가 됐다. 미쉐린가이드 대상이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빕구르망으로 선정된 사실은 최고였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선정이 됐다.
공유주방에서 배달 매장을 운영할 때부터 맛집1등을 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최단 기간에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미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맛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외식업계 최고의 인증을 받으면서 사업의 격이 한층 높아졌다.
◆외식업은 빠른 성장이 중요하다
첫 매장이 성공하자 2호점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는 광화문에 내고 싶었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쌌다. 그래서 2023년 7월 성수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성수동은 현재 우리 나라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다. 원디그리노스 성수점의 입지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장 핫한 지역에서 맛집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의미가 있었다.
외식업은 IT사업이 아니므로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는 게 이승현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성수점이 자리를 잡자 새로운 매장 출점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에 매장을 오픈하게 된다. 현재 백화점, 몰 등에서 입점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가맹문의도 많다. 직영점과 가맹사업 중 방향을 정해서 사업을 확장해나가야 할 시기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이승현 사장은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사람답게 창업전에는 소비자의 심리를 알기 위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공부를 했다. 하지만 막상 창업 후 실무에 부딪치자 사소한 하나 하나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은 메뉴를 어떻게 정하고 조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그 다음에는 어디서 더 좋은 식자재를 더 저렴하게 구매할 것인가? 원가와 직원 인건비를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가? 매출이 달라질 때마다 인력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고 조리 동선은 어떻께 짜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배웠다. 매출이 높고 많이 벌어도 회계 관리를 못하면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 회계를 배우고 숫자를 보는 훈련도 해야 했다. 그래서 월 매출액 5천만원을 직원 2명이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 진짜 전문가가 되려면 디테일을 정복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책, 인터넷 창업 카페나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서 배우고 현장에서 실무에 부딪치면서 배우고 거래처를 통해서 배웠다. 아무 것도 모르고 창업했지만 계속된 배움 덕분에 지금은 주방을 완전히 장악하고 매출 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공간개발 사업에 도전
1호점이 안정되고 2호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승현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바로 공간 개발사업이다. 디테일을 파고들다보니 결국 공간 개발사업까지 확장하게 됐다. 부동산, 건축, 실내 디자인은 외식업에서 중요한 요소다. 외식업 성공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결합해 새로운 공간이 탄생되는 것은 멋진 경험이었다. 2호점을 내면서 공간 개발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되자 아예 전문적인 팀을 꾸렸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공간개발 사무실까지 마련했다. 직접 공간개발팀을 꾸리니 매장 오픈도 훨씬 경쟁력있는 조건으로 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상업공간과 사무실 인테리어를 많이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부동산을 활용한 공간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 볼 생각이다. SNS의 발달로 오프라인 매장의 마케팅 방식이 바뀌면서 오프라인의 체험을 강화하는 공간 연출은 오프라인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어 공간개발업의 전망이 밝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달라서 서로 보완이 되는, 남편은 최고의 파트너
식당 알바도 안해본 왕초보 식당 사장에서 공유주방을 창업하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전환한 후 1년 만에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되고 2호점을 내고 공간개발업까지 진출한 성장과정의 일등 공신은 남편 조엘, 림 공동 대표다.
조엘 림 공동 대표는 원디그리노스 경영과 조리파트, 메뉴 개발 등을 총괄한다. 이승현 대표는 대외 활동과 경영, 공간개발 사업을 맡고 있다.
이승현 대표는 권한위임을 많이 하고 추진력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성격이라면 남편은 세심하고 꼼꼼하게 관리하고 챙기는 스타일이다. 사업 초기에는 서로 너무 다른 업무 스타일때문에 갈등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면서 다름이 더 큰 시너지를 만든다는 것도 알게 됐다.
◆쌀국수, 마라탕처럼 대중적인 음식점으로 만드는 게 목표
보통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되는 에스닉푸드는 현지의 시장 음식이라도 가격이 비싼 곳이 많다. 그런데 원디그리노스는 가격이 합리적이다. 특별한 외식을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다는 고객도 많다. 이 대표는 시우메이는 싱가폴의 시장 음식이므로 비싼 가격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재방문율도 높고 대중화 가능성은 더욱 크다.
사업 5년차를 맞이한 이승현 사장의 목표는 싱가폴 요리가 마라탕이나 쌀국수처럼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아 누구나 가까운 곳에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또 맛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싱가폴 현지 식당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역으로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성장과 의미를 동시에!!
이승현, 조엘 림 대표는 성장과 수익을 넘어선 꿈도 있다. 단순히 돈만 버는 것을 넘어서 내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재 하고 있는 공간개발 사업을 통해 독거노인이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찾아가 전등, 장판 등을 교체해주는 사회 활동도 해보고 싶다. 사업이 신념과 가치를 만나면 사업 성장의 보람도 커질 것이고 사업의 뿌리도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두 사람의 생각이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에스닉푸드의 성장과 확산은 글로벌 현상이다. K푸드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것도 에스닉푸드 현상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몇 년간 마라탕 열풍이 불면서 도입기를 넘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에스닉음식점은 조기에 아이템을 잘 발굴하면 블루오션을 만들 수 있다. 외식업의 지옥으로 여겨지는 과열 경쟁을 피해서 선발주자의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에스닉 음식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화에 대한 고민과 합리적인 가격, 문화적인 경험의 창조, 건강이나 지속가능성 등 외식 트렌드의 수용을 잘 연구해야 한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저서 <CEO의탄생><내 사업을 한다는 것><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