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방탄소년단, 유행가를 클래식으로 바꾸는 마법은?
페이지 정보
조회:5,258 등록일등록일: 2020-09-17본문
2부 성공따라잡기
2-2. 탁월한 콘텐츠
2-2-3. 방탄소년단이 노래에 담는 메시지
방탄소년단이 현제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보이그룹이고 가장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음악은 취향의 문제이고 세상에는 개인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훌륭한 곡들이 많다. 그들의 음악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다른 비결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가사에 담긴 의미와 메시지이다. 곡 자체도 훌륭하지만 가사의 내용과 의미는 한 번 빠지면 탈출할 수 없게 만드는 블랙홀 역할을 한다. 동시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담은 사회 문제의식, 이런 문제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더 나아가 인간의 삶과 실존에 대한 철학적 사유까지 담고 있다. 이 것은 비슷한 또래들인 10대, 20대는 물론이고 중장년 고령자까지 팬으로 흡수하는 힘이다.
아침드라마의 빈번한 주제 중에 하나는 ‘불륜’이다. 톨스토이같이 위대한 소설가도 동일한 주제를 다룬다. 전자가 반짝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치는데 반해 톨스토이의 작품이 시대를 뛰어넘어 고전적인 가치를 담은 위대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보편적인 현상에 담아내는 시대정신의 반영,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찰의 수준,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도 비슷한 면이 있다. 음악에 실제로 본인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내면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돼 있다. 그안에 철학적 인문학적인 세계관을 녹인 곡이 많다. 방탄소년단은 명성이 더 널리 알려질수록 음악은 내면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데뷔곡에서 ‘그동안 갈아왔던 칼을 보여주겠다’며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보이던 그들은 원하던 자리에 와봤더니 ‘그림자는 더 깊어지고 높은 곳이 부담스러우니 밑으로 내려가겠다’고 말한다. 또 ‘더 이상 노래를 불러도 심장이 뛰지 않고 첫 번째 죽음을 맞이했다’고 노래하기도 했다.
BTS가 부르는 곡의 가사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람들과 그들이 조금 다름을 느낀다. 즉 그들은 ‘그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누가 그 성공을 만들어 줬는지 잊지 않는다’, ‘그토록 바라던 성공조차 사막같이 허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일 설렜지 내가 어디까지 갈지.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지
Yeah 음 발밑의 그림자. 고개 숙여보니 더 커졌잖아
도망쳐봤자 날 따라오는 저 빛과 비례하는 내 그림자. 두려워 높게 나는 게 난 무섭지
아무도 말 안 해줬잖아. 여기가 얼마나 외로운지 말야. 나의 도약은 추락이 될 수 있단 걸.
이제야 알겠어 때론 도망이 차선이란 걸. 사람들은 말하지. 저 빛 속은 찬란하네. 근데 내 그림자는 되려 더 커져. 나를 삼켜 괴물이 돼.
질펀하게 화려한 성공을 즐기는 게 아니라 해야할 일에 집중하면서 노래를 통해 모두가 갈망하는 성공 뒤에 숨어있는 그림자를 내보인다. 그들은 ‘꿈에 대한 갈망을 가진 세상도, 꿈을 이룬 세상도 모두 사막’이라고 말한다. 방탄소년단은 아침 드라마의 불륜이 아니라 톨스토이의 ‘안나까레리나’처럼 불륜을 이야기 한다. 인간의 저 밑바닥에 숨어있는 심성을 끄집어내서.
늘 뭔가에 쫓기며 분주하게 사는 현대인들은 존재의 심연으로 내려가지 않고 장 보드리야르가 언급했던 시뮬라시옹 세계에 살고 있다.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을 껴안고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삶에 휘둘리며 헛된 것을 갈망하며 산다.
방탄소년단은 대중들이 갈망하고 그들이 갈망했던 화려한 성공의 실체를 드러내며 하이퍼리얼리티의 허망함을 자신들이 알고 있음을 드러낸다. 포스트 모던 사회를 사는 우리는 시뮬라시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모조된 가짜라는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차이가 있다. 본질을 더 파고들고 추구할수록 톨스토이같은 고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19로 글로벌 투어 계획이 좌절됐다. RM은 브이로그를 통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뷔는 빌보드 핫100 1위를 한 후 가진 MBC 라디오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상실감과 우울함으로 힘들었는데 지금 행복하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심연과 그림자를 들여다보던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매하고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한 후 '그림자'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밝아졌다. 핫100 1위라는 엄청난 성공이 그들이 들여다 본 그림자를 지웠을까?
그들은 자신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높이 오르는 것이 무서웠다. 그 자리의 무게와 미래에 대한 불안, 명성이 주는 그림자를 마주하면서 아래나 위가 모두 사막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더 큰 좌절을 마주하게 됐다.
최악의 상황에서 분노와 실망을 삼키며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보냈다. 자신들의 본질이 음악임을 다시 확인하고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었고 어쩌면 큰 욕심없이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다. 그 결과 발매 첫주에 빌보드 핫100 2주연속 1위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은 핫100 1등 가수가 됐지만 그들의 행동이나 표정은 여전히 전과 같다.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듣고 트위터에 개구장이 같은 영상을 올렸다.
요즘 멤버들에게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좋은 상황이든 나쁜 상황이든. 높은 자리든 낮은 자리든. 매순간에 진심이었던 사람들이 롤러코스트를 타면서 터득한 내공처럼 느껴진다. 기업의 경영이나 우리의 삶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방탄로드 인사이트
기업이든 개인의 생애든 롤러코스트를 피할 수 없다. 화창한 날이나 비바람치부는 날이나. 높은 자리에서나 비루한 자리에서나. 어떤 상황이 다가오더라도 과도하게 자만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매순간 내가 원하는 것에 진심일 수 있을까? 외부 환경은 변하지만 나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 껍데기와 허상을 벗겨낼수록 더 단단한 내가 된다. 시대를 뛰어넘는 성공은 허상을 벗겨내고 존재의 본질에 깊이 뿌리를 내릴 때 가능해진다.
이경희. 부자비즈 운영자.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창업 마케팅 트렌드 경영전략 컨설턴트. 저서 '내사업을 한다는 것' 'CEO의탄생' '이경희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베스트창업아이템100' '탈샐러리맨유망사업정보' 외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에는 코로나19 이후 가상세계에 필요한 뉴노멀이 담겨있다고 판단, 방탄소년단 1등의 비밀을 연재합니다.
I. 입덕-열광의이유
II. 비밀-성공 비결 따라잡기 – 현재 연재중
III. 과제-열광을 넘어 영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