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송도 총격사건, 비극의 중심에 선 ‘약손명가’ 위기관리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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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521 등록일등록일: 2025-07-31본문
브랜드는 위기 앞에서 말한다. 우리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
2025년 7월, 송도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단지 충격적인 범죄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눈앞에서 잃은 비극은 한 기업의 중심과 연결돼 있었고, 사회는 기업이 이 참사 앞에서 어떤 얼굴을 보여주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이 비극의 중심에 선 브랜드는 약손명가다. 매일경제신문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 선정위원으로서 몇 년전 약손명가를 100대 브랜드로 추천했다. 약손명가가 건실하게 사업을 잘 해왔고, 사업성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이후 약손명가는 지속적으로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약손명가의 사업 내용을 들여다 본 사람이기 때문에 서비스업이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 프랜차이즈로 잘 성장한 한 브랜드의 비극과 그 핵심 인력의 불행이 더욱 안타깝다.
하지만 기업은 비극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약손명가는 프랜차이즈 기업이며 가맹점주와 그 곳을 찾는 무수히 많은 고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송도총격 사건에서 그 누구의 책임이냐를 따지기 전에, 우리는 먼저 묻는다.
“기업은 인간의 고통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가?”
◆ 피해자 가족이 경영자인 약손명가
약손명가 측은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해당 회사는 그 사건과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다. 피해자 모친은 약손명가 대표가 아닌 등기이사이며, 유족들은 총기 사건 자체 못지않게 구조 지연으로 인한 사망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가 발표한 문장은 옳을 수 있지만, 고객은 ‘정서적 거리’까지는 설명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법적으로 명확하더라도, 감정적으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 없음’과 ‘무관심’은 전혀 다르다. 고객은 브랜드의 상품만이 아니라, 브랜드의 감정과 태도까지 기억한다. 이 사건은 기업가 정신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된다. 위기 속에서 리더는 침묵하지 않고, 조직은 공감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공감 없는 브랜드는 위기 앞에 가장 먼저 무너진다’는 말은 이제 뻔한 경고가 아니라, 살아 있는 경험이 되었다
◆ 웰니스와 어긋나는 브랜드 감성의 탄생
약손명가의 고객이라면, 이 사건 때문에 약손명가를 이용하지 않지는 않겠지만, 그곳을 갈 때마다 마치 내 일처럼 아픈 마음이 들 수 있다. 약손명가는 힐링과 웰니스가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인데 고객의 아픈 감정은 브랜드 정체성과 부합되지 않는다.
앞으로 약손명가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떠올리며, 약손명가가 편안한 공간이 되기보다는 끔찍하고 유례없는 가족 간의 잔인한 폭력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단지 기업 이미지 관리 차원의 이슈를 넘어, 기업의 존재 이유와 도덕적 품격, 그리고 고객의 공감과 신뢰에 대해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약손명가처럼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들과 감정적 유대와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법적 무관함만으로는 고객들의 ‘감정적 불편함’을 해소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가 실질적인 경영자였고, 사건이 기업 경영자 가족 내부에서 발생한 만큼, 기업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브랜드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
그래서 약손명가 혹은 유사한 상황에 처한 기업이 취해야 할 입장과 구체적 행동 방안을 생각해봤다.
◆ 지침1. 단순한 ‘법적 거리두기’는 부족하다
약손명가의 발표는 법적 책임의 내용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법적인 거리 두기를 넘어서 공감과 슬픔의 공동체로 말해야 한다.
지금까지 약손명가는 “이번 사건은 개인적인 일이며, 피의자는 당사와 무관하다”는 법적·행정적 선 긋기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고객들은 그런 설명을 듣고 싶은 게 아니다. 고객이 느끼는 섬뜩함, 두려움, 인간적 공포는 법률의 문장이 아니라 공감과 애도의 언어로 다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발표할 수 있다.
“고인을 잃은 깊은 슬픔은 약손명가 모든 가족의 비극이다.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젊은 리더의 상실은, 우리 구성원 모두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이 비극 앞에서 기업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 유족의 고통에 함께 슬퍼하며 애도한다.”
정신건강, 가족 내 폭력, 감정 노동과 고립된 구성원들… 이 모든 문제는 회사 밖의 일이 아니다. 위기를 피할 수 없다면, 우리는 그 앞에서 어떤 존재 이유를 드러낼 것인가. 기업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지키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강의를 해온 사람으로서 약손명가가 맞닥뜨린 위기를 생각해 본다. 이 대응 방식은 단순한 방어 전략이 아니다. 우리 브랜드가 위기 앞에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언어로 세상과 대화할지를 정의하는 우리의 선언이자 약속이다.
말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도 브랜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 지침2. 고객의 감정에 대한 인식과 치유 프로그램 운영
고객이 “그 브랜드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는 고객의 슬픔을 받아들이는 일종의 정서적 리스크 관리이며,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다.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사건 이후 일정 기간 전국 매장에서 조용한 애도 캠페인을 운영해야 한다. 전 매장 조명 조절, 추모 문구 부착, 웹사이트에 애도 배너 표시 등이다.
둘째, ‘기억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 가맹본사에서 성금을 마련해 피해자의 뜻을 기리는 이름으로 아동·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셋째, ‘기억을 넘어서’ 고객 사연 공모 및 공감 나눔 콘텐츠 제작도 가능하다. 고객도 감정과 트라우마를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약손명가 경영자 가족의 사건은 너무 끔찍했지만 지금도 우리 사회는 크고 작은 가족 간의 온갖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넷째, 고객 응대 매뉴얼 및 직원 상담을 강화해야 한다.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게 불편하다”는 감정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지침3. 프랜차이즈 가맹점 보호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수립
가맹점주들은 현재 고객의 불안, 의심, 질문을 일선에서 직접 감당하고 있다. 본사는 이에 대해 즉각적이고 전략적인 공식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가맹점 보호조치를 위해 본사 차원의 프랜차이즈 FAQ 제작 및 매장 내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
“이 매장은 전국의 가맹점 중 하나로, 이번 사건과 전혀 무관하며, 고객의 편안함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라는 공통 문구를 제공할 수 있다.
가맹점주의 심리상담, 고객 응대 교육, 리뷰관리 대응 지원도 필요하며, 상권별 브랜드 회복 캠페인과 공동 마케팅 비용 지원이 요구된다.
◆ 지침4. 경영 쇄신 검토
경영자 중 한 사람의 과거 가족사이긴 하나, 이 사건은 피해자가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경영자의 아들이자 실질적인 경영자였다는 점에서 기업의 윤리성과 투명성에 직결되는 문제다.
회사는 피해자의 어머니가 등기이사 일뿐 대표가 아니며, 그 사람도 가해자가 아니고 피해자이며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책임을 지는 것과 유책을 지는 것은 다르다.”
개인의 고통 때문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와 신뢰 회복을 위한 경영 쇄신 전략이 필요하다.
◆ 지침5. 브랜드 리브랜딩 및 명칭, CI/BI 조정 검토
브랜드 명칭 자체가 ‘사건의 연루 대상자’인 피해자, 즉 중요한 경영자의 아들과 깊이 연결돼 있다면, 향후 고객들의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부분적 리브랜딩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약손명가 by newname’으로 보조명을 추가하거나 CI(로고·색상 등) 조정 및 내러티브 리셋을 검토할 수 있다.
송도 사건은 ‘가정과 가족’의 문제를 극단적으로 환기시켰다. 이런 문제의 피해자로서 ‘회복, 치유, 관계’를 주제로 한 브랜딩 메시지 리포지셔닝이 요구된다.
◆ 고객은 ‘무죄’를 따지지 않는다. 공감을 기억한다
이번 사건에서 약손명가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죄가 없다. 구성원 한 사람의 문제이며 당사자는 오히려 피해자 측이다. 그러나 고객은 ‘정의’보다 ‘정서’로 브랜드를 받아들인다. 법적 설명만으로는 ‘찜찜함’을 해결하지 못한다. 그래서 기업은 공감과 치유의 언어로 고객과 대화해야 한다.
이 사건은 약손명가가 브랜드를 넘어 사회적 공동체로서 어떤 책임감을 지는 조직인지, 그리고 그 고통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는지 시험하는 계기다.
지금 약손명가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이 비극은 한 가족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마주한 가정의 위기다. 약손명가는 이 경험을 딛고, 무너진 가정의 회복을 돕는 브랜드가 되겠다.”
그날의 고통을 기억하며, 무너지는 가정을 다시 일으키는 일에 마음을 보태는 브랜드가 되고, 그 선언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고객은 약손명가를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약손명가는 잔인한 폭력의 피해자를 핵심 경영자로 둔 기업이 아니라, 가정을 살리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KFCEO과정 주임교수. 부산프랜차이즈사관학교 주임교수
**송도 총격 사건의 전체적인 경위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시점이므로 일부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음을 양해바랍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잔인한 가족폭력으로 희생당한 고인을 애도하고 본 사건으로 잘 성장해온 한 브랜드가 꺽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사랑받는 아들이자, 멋진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살다가 가슴아픈,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