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대학생이 창업 5개월만에 이태리식당을 핫플로 만든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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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2,060 등록일등록일: 2024-11-21본문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학생이 방학때 고향에 갔다가 아예 휴학을 하고 이태리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테이블오더에는 예약한 손님의 이름이 뜨도록 해서 여성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신청해 국비 지원으로 서빙로봇도 도입했다. 직접 인스타그램도 운영한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피자 메뉴도 선보였다. 요즘은 선불카드도 준비 중이다. 이런 다양한 노력 덕분에 올해 6월에 문을 열었는데 벌써 지역 핫플로 자리잡았다.
주인공은 강원도 태백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태리집>이다. 김지환씨(23)는 이 매장을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부모님은 27년 자영업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링이지만 김지환씨는 부모님이 갖지 못한 Z세대 감성을 매장에 불어넣고 있다. 인구 3만8천의 작은 도시에서 성공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비결은 무엇일까?
◆온가족이 함께 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태리집>은 김지환씨의 어머니 이명순 사장(47)과 아버지 김동근 씨(54)가 같이 운영한다. 2024년 6월에 오픈했다. 서울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에 재학중이던 김지환씨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중이다.
이명순 사장 부부는 <이태리집>을 하기 전 태백에서 27년 간 자영업을 해왔다. 커피숍, 바, 막걸리집, 노래방 등 안 해본 장사가 없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운영했던 베이커리 카페인 <카페 건널목>이 가장 잘 됐다. 한 달에 1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인력관리의 어려움과 코로나로 인한 문제로 매각을 했지만, 이명순 사장 부부는 이 때 많은 장사 노하우를 얻었다.
이명순 사장 부부는 1년 여의 공백기를 갖다가 다시 재창업을 준비했다. 아이템을 물색하다가 태백에는 제대로 된 이태리 양식당이 별로 없음을 알게 됐다. 시내에 양식당을 만들면 수요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대학에서 벤처중소기업학을 전공하고 있는 아들은 경영과 마케팅을 잘 알았다. 프랜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도 있었다. 문제는 메뉴 개발이었다.
◆서울과 부산, 태백 오가며 메뉴 완성
양식당이 귀한 태백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서는 메뉴에 독창성이 있어야 했다. 엄마와 아빠, 아들은 머리를 맞대고 메뉴 콘셉트를 연구했다. 결론은 ‘수제 음식’으로 가자였다. 기성품을 활용한 흔한 이태리 음식은 시중에 잘 나와 있는 밀키트와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게 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메뉴 개발을 담당한 이명순 사장은 음식의 종류를 크게 피자와 파스타, 돈까스로 잡았다. 그 후 피자는 부산에 있는 식당, 파스타는 서울에 있는 식당에 가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광명의 유명한 요리학원에도 다녔다. 음식을 배우며 한식, 양식 자격증도 땄다. 틈틈이 다른 유명 이태리 식당에 가서 벤치마킹도 하고, 인터넷으로도 배웠다. 그 모든 것에서 장점만 뽑아내 이명순 사장만의 피자와 파스타, 돈까스를 재창조했다.
◆카페 알바 경험 살려 고객·직원관리 매뉴얼 완성한 아들
엄마 이명순 사장이 메뉴개발에 힘쓸 동안 아빠는 매장을 구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아들은 경영에 대해 연구 했다. 동시에 직원관리 매뉴얼과 고객관리 매뉴얼을 짜고 마케팅 방향성을 세웠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 때 경험을 되새기며 식당 경영의 틀을 만들었다.
가족이 함께 준비한 양식당 <이태리집>은 2024년 6월 모습을 드러냈다. 2023년 겨울부터 준비해서 7개월 정도가 걸렸다. 태백시 황지동에 60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주방이 6평, 테이블 수는 11개였다. 4인석 8개, 6인석 3개다. 룸도 있다.
창업비용은 3층 건물 매입비용 포함 총 8억5천 정도가 들어갔다. 대출을 많이 받고 한 창업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매출이 잘 나왔다. 6월 13일 오픈해 보름간 17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둘째 달은 5천, 셋째 달은 4천 정도가 나왔다. 그 매출이 현재까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태백에 이런 양식당이? 4개월 만에 핫플로 등극한 비결
초기 매출의 일등공신은 지인들이다. 오픈 준비가 좀 미흡하다고 생각해서 장사하면서 자리잡아가기 위해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인들이 와서 입소문을 내줬다. 손님들이 왔다가 다음번에 친구와 가족을 데리고 왔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가게가 홍보가 됐다. 손님들은 태백에 이런 양식당이 생겼다는 것에 놀라워 했다.
매출이 오르자 아들 김지환 씨는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했다. 네이버플레이스를 세팅하고, 네이버 검색광고도 했다. 인스타그램도 만들어 운영했다. 김지환 씨는 인스타그램에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노출시켰다.
무엇보다 <이태리집>이 4개월 만에 태백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비결은 수제로 만든 음식 때문이다. <이태리집>은 소스부터 모든 피자와 파스타, 돈까스 등을 직접 만든다. 대표 메뉴는 ‘초당 옥수수, 페퍼로니&칩스 반반피자’, ‘명란 새우 바질 크림파스타’, ‘수제 돈까스’ 등이다. 가격은 1만 원대 중반에서 2만 원대이다. ‘새우오일파스타’의 새우 오일과 ‘토마토파스타’의 토마토 소스도 매장에서 직접 끓인다.
태백의 특산물로 만든 ‘곰취 피자’도 인기다. 태백에서 자란 곰취를 반죽에 넣고 72시간 저온에서 숙성시켜 만든 도우로 조리한다. 호불호를 줄이기 위해 곰취 향을 약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식재료 구입 위해 대구까지 가야하는 고충
모든 메뉴를 수제로 만들다보니 어려움도 있다. 식재료의 수급이 쉽지 않다. 재료의 대부분은 택배로 주문하는데 배달이 오는 데 2일, 주말이 끼면 3일이 걸리기도 한다. 미리미리 체크해서 구매하지 않으면 메뉴를 못 만드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양식 식재료를 태백 내에서 구할 수 없는 것도 많다. 그래서 이명순 사장 부부는 2주에 한번씩 대구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장을 봐온다. 태백에서 구매하는 것은 신선재료 정도다.
◆고객 마음 사로잡는 전략은
<이태리집>은 음식의 맛과 마케팅으로 태백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거기에 전략적인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태리집>의 주 고객층은 30~40대 여성이다. 태백에는 고깃집은 많지만, 이태리 양식당은 흔치가 않아서 이태리 요리를 좋아하는 30~40대 여성들이 많이 온다. 이곳에서 모임도 갖는다. 특히 룸이 있어서 좋아한다. 한번 왔던 여성 고객들이 친구나 가족들을 데리고 재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아들 김지환 씨는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궁리했다. 그리고 생각해낸 것이 예약한 손님의 이름을 테이블 오더에 뜨도록 했다. 고객들은 ‘000님,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테이블오더에 뜨면 대접받는 기분이 느껴진다고 좋아하며 사진도 찍어갔다. 평소 집에서 다른 가족을 위해 궂은 일만 하다가 식당에 와서 자신의 이름을 알아주는 것에 감동을 했다.
김지환 씨는 선불카드도 준비 중이다. 돈을 충전해서 쓸 수 있는 카드다. 10만 원 충전 시 5%, 20만 원 충전 시 10% 더 추가해주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이태리집> 주변에는 태백시청, 건강보험공단, 중고등학교, 강원랜드 등 큰 기관과 기업이 많다. 선불카드는 이곳의 직원들이 회식할 때 긴요하게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청년 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었던 이유
<이태리집>의 직원은 조리파트에 이명순 사장 포함 3명, 홀 파트에 매니저 1명과 아르바이트생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 아빠 김동근 씨와 아들 김지환 씨가 백업을 한다. 정직원은 3명이다.
<이태리집>의 직원들은 태백의 다른 식당에 비해 연령대가 낮다. 10~30대가 대부분이다. 2023년에 태백에 있던 강원관광대학이 폐교되면서 태백의 청년인구가 많이 감소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청년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태리 양식당이라는 업종이 크게 작용했다. 고깃집에 비해 일이 어렵지 않고, 깔끔하기 때문이다.
물론 직원관리에 애로점은 있다. 젊은 직원들이라 기분, 감정 컨트롤을 잘 못할 때가 많다. 또한 그 또래의 청년들이 그렇듯 대도시나 서울로 가고 싶어하기도 한다. 어린 직원들이 동요하거나 힘들어할 때는 아빠 김동근 씨가 나선다. 조용한 데서 차분히 대화를 나누며 젊은 직원을 다독여 주고 힘을 실어준다.
직원들을 위해 이명순 사장은 점심시간마다 요리 실력을 발휘한다. 주로 집밥으로 점심메뉴를 만들어주는데, 음식이 맛있고 화려해 직원들이 오늘의 점심 메뉴를 기다리기도 한다. 한참 식욕이 왕성한 직원들을 위해 간식과 음료는 항상 구비해놓는다.
◆직원과 서빙로봇 함께 하니 업무 효율 높아져
청년직원들이 식당 업무에서 만족해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빙로봇이다. <이태리집>은 가게 오픈을 하면서 서빙로봇을 한 대 도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2024년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에 신청해 선정이 됐다. 이명순 사장이 위생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정보를 알고 신청했다.
<이태리집>은 60평으로 큰 규모다. 직원들이 다 담당하기에는 체력적으로 소모가 크다. 서빙로봇이 서빙을 하면 그만큼 직원은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 업무효율이 높아진다. 양식당은 음식이 접시에 담겨져 나오기 때문에 서빙로봇이 모든 음식의 서빙도 가능하다. 직원과 서빙로봇이 번갈아가며 서빙하고 있다. 기존에 개인적으로 설치한 테이블오더도 주문과 결제가 동시에 되는 기기다. 테이블오더와 서빙로봇이 직원 1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객들도 서빙로봇에 만족해 한다. 태백은 서빙로봇을 사용하는 식당이 많지 않아 신기해 하는 고객이 많다. 특히 아이들은 로봇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기도 한다.
서빙로봇 도입비용은 540만 원 정도가 들었다. 국비 1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간이과세자라 80%의 지원 혜택이 있다.
◆대전에는 성심당이, 태백에는 이태리집이!
오픈 5개월 차인 <이태리집>은 현재 월 4천300~4천5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서울에서는 큰 돈이 아닐 지 몰라도 인구 4만이 안되는 지역에서는 상당한 매출이다. 원가율은 35%, 인건비는 35% 정도다.
<이태리집>이 초기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희소성의 가치를 잘 살린 것이다. 태백에 양식당이 흔치 않다는 점을 잘 살렸고, 모든 메뉴를 수제로 만들어 퀄리티를 높여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이명순 사장 부부와 아들 김지환 씨는 <이태리집>이 태백에 오면 꼭 가봐야할 식당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김지환 씨는 현재 휴학 중이라 언젠가는 학교로 복학을 해야 한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것은 없다. 그러나 큰 프랜차이즈 회사에 들어가 좀 더 외식업의 시스템을 배운 뒤 다시 부모님의 사업에 합류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실력을 키워서 태백에 성심당 같은 지역 기업을 만들고 싶다. 김지환 씨는 지역소멸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자신의 고향인 태백이 거론되는 것이 안타깝다. 태백이 없는 도시가 되지 않도록 자신이 세운 기업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꿈이다.
이 콘텐츠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2024년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 서울.인천.강원권 전문기관의 미래형 스마트상점 우수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