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의 창업트렌드&경영전략] 소자본 창업, 입소문을 믿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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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본 창업자들이 어려워하는 문제 1순위는 업종 선정이다. 업종 선정이 어렵다는 것은 특별히 잘 하는 것, 자신 있는 게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창업 성공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다.
뭐든지 자신 있는 것을 해야 하는데, 자신 있는 업종이 없고 눈앞을 스쳐가는 사업들이 모두 피상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 창업자들이 창업 준비 기간 대부분을 업종 선정으로 흘려보낸다. 사업설명회도 참석해 보고, 인터넷도 뒤지고, 동네 산책길에서 또는 지하철을 타고 오가다 눈에 띄는 업종을 유심히 보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신빙성 있는 정보는 바로 지인들을 통해 듣는 것이다. 성공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가운데 상당수는 광고가 아니라 가맹점주의 지인 소개를 통해 창업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성장했다. 최근에 급성장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경우 아예 자사 홈페이지에 지인 소개로 창업한 사례를 도표로 그려서 넣어두었다. ‘사업이 잘 되니까 입소문이 난다, 그러니 믿을 수 있다’는 취지로 광고를 전개해 창업자들에게 큰 호감을 얻었다.
‘맘스터치’는 대학생 자녀들이 버거를 사 먹고 자신이 부모들에게 추천해 가맹점 창업을 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자녀가 먼저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평가한 뒤 부모에게 추천을 하는 것이다. ‘이디야커피’도 특별한 광고 마케팅은 하지 않았지만 현재 한국에서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 대열에 올랐다. 대부분 지인들의 입소문 등을 거쳐 점포가 많이 확산된 것이 특징이다.
▲ 맘스터치 매장 내부 모습. |
치킨 대표 브랜드인 ‘비비큐’는 더욱 재미있다. 비비큐에는 단순한 지인 소개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 2대가 함께 경영하는 사례가 많다. 부모가 비비큐 치킨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자란 자녀가 나중에 커서 취업 대신 비비큐를 선택해 부모와 함께 점포를 운영하거나, 별도로 점포를 내서 집안 2대가 나란히 비비큐를 운영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고 한다. 2대가 함께 운영하는 가맹점이 많으니 누나, 동생 등 가족이나 친척 간에 모두 비비큐를 운영하는 경우까지 합하면 비비큐 가맹점 중 상당수는 인척으로 엮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베이커리 카페 ‘브레댄코’도 한 가족이 여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하나 운영해 보고 영업이 잘 되니까 추가로 매장을 내어 운영하는 것이다. 한 가정이 각자 다른 지역의 브레댄코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는 가맹본부가 지하철역이나 병원 등 유망한 상권의 입지를 미리 구해서 가맹점들이 저렴하게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가족외식 공간을 지향하는 ‘이바돔’의 경우는 가맹본부의 협력업체 직원들이 가맹점을 개설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바돔은 협력업체에 결제 조건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결제를 잘 해주는 기업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데다, 거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성을 확인하게 되어 이바돔 가맹점을 창업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액세서리 브랜드인 ‘못된 고양이’도 창업하는 매장마다 매출이 높고 장사가 잘 되다 보니 초기 점포들 대부분이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의 추천이나 입소문으로 가맹점이 늘어났다.
▲ 비비큐 매장 모습. |
그런데 지인을 통해 얻게 되는 정보라고 100%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한 카페 프랜차이즈는 단 한 번의 광고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가맹점이 개설됐지만, 현재 그 브랜드의 가맹점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또 다른 치킨 브랜드도 친구에, 친척까지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이 나며 줄을 서서 가맹점 창업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전성기 시절 점포 수의 20%도 남아있지 않다. 실제로 입소문만으로 점포가 늘어났지만 2~3년 반짝하고 사라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적지 않다.
똑같은 입소문인데 여기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여기서 아무리 가까운 사람들의 추천이라고 해도 사업성만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단순히 가맹점이 매출이 높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수익모델이 탄탄하고 상품성이 좋아야 하는 것은 물론 가맹본부가 역사도 있고, 시스템도 안정화되어 있고 브랜드 파워도 있어야만 장기적인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반짝유행 업종은 아무리 입소문이 확산되어도 결국 반짝업종으로 끝나고 만다.
일반 창업 아이템 선정이나 동업 권유에서도 가까운 지인의 말이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 친구가 특정 분야 사업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친구를 믿고 투자를 하거나 사업성 분석 없이 지인의 동업 제의를 받아들였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친구를 기대거나 믿지 말고 자기 판단의 원칙으로 사업성을 분석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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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BUZABIZ님에 의해 2020-05-08 02:03:40 전문가 칼럼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