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의 핵심 아이콘 중 하나는 ‘면요리’다.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면은 나라마다 다른 빛깔을 지니고 세계인의 입맛을 유혹한다. 우리나라 외식업에서도 면요리는 스테디셀러 아이템 중 하나이다. 칼국수 소면(비빔국수, 잔치국수) 메밀국수 등 한국형 면요리는 물론이고 메밀소바 우동 같은 일본식 면요리, 파스타 쌀국수 등 에스닉 면까지 다채로운 면들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요즘 면요리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대안업종으로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낮은 원가’ 덕분이다.
면요리는 일품요리로 제공되므로 반찬 등 추가 식재료비가 절약된다. 면 자체의 원가도 다른 음식에 비해서 훨씬 낮다. 토핑을 잘 활용하면 전문점으로 운영하면서 메뉴를 다양화하는 데도 유리하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 면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수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대표적인 분식업종에 속한다. ‘국수나무’의 생면국수는 4000원, 비빔면은 5500원이다. 가께우동은 4500원, 새우튀김우동은 5800원이다. 프리미엄급 베트남 소고기 쌀국수도 6300원이면 즐길 수 있다.
‘명동할머니 국수’도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업종이다. 할머니국수 4500원, 비빔국수와 두부국수 등 대부분의 메뉴가 5000원이면 즐길 수 있다. 국수나무와 명동할머니국수는 33~49.5㎡에서 창업할 있는 전형적인 분식업종으로 덮밥류 등과 메뉴를 구성해 탄탄한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내세운 칼국수 전문점이 인기다. ‘밀숲’이나 ‘밀겨울’이 대표적이다. 밀숲의 경우 육수와 생면을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메뉴를 단순화해서 주방의 효율을 높였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골칼국수가 4000원, 열무냉국수가 5000원대이다. 공기밥은 무료로 제공된다.
‘밀겨울’은 최저인건비 시대에 최적화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1인분씩 라면처럼 끓일 수 있도록 원재료를 공급해 왕초보도 주방에 바로 적응할 수 있게 했다. 칼국수 가격은 3500원, 냉모밀은 4900원이다. 찐만두와 떡갈비도 2000원대라 5000원이면 두 가지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저가의 위력이 대단해서 김밥 전문점에서 밀겨울로 업종을 전환한 후 매출이 세 배 이상 뛴 사례도 있다.
요즘은 쌀국수에서도 가격파괴가 인기다. 서울 노량진에서 시작된 ‘미스사이공’은 3900원대 쌀국수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노량진에 문을 연 ‘국민반점’ 역시 가성비 중국면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업종이다. 옛날짜장이 3000원이고 곱빼기도 4000원이다. 일반 중국집과 달리 메뉴를 짜장·짬뽕·탕수육 등으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프리미엄 가성비를 내세우는 면들도 인기다. ‘에머이’는 베트남 생면 쌀국수라는 것을 강조해 마니아층을 확보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은 9000원부터 1만2000원까지다. 분짜는 1만3000원 선이다. ‘어탕채’는 소면국수와 자연산민물고기를 뼈째 갈아 넣은 어탕육수를 결합한 어탕국수로 자연보양식 이미지를 얻으면서 백화점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인기다.
분식형 면요리와 가격파괴 면요리의 경우 매장 평수도 10평대에 창업이 가능하고 투자비도 저렴해 부부가 운영하기에 적합하다. 요즘 인기를 얻는 보급형 무인포스를 설치하면 계산대 인력을 절약할 수 있어 원가가 낮은 인건비 절약형 업종으로 제격이다.
저가형 면요리가 폭넓은 고객층을 상대로 하므로 상권 입지 조건이 덜 까다로운 데 반해 프리미엄형 면요리 전문점은 상권 입지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중고가 면요리는 일반 음식점에 비해서 소비회전이 느리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거나 상권 반경이 넓은 곳에 점포를 얻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