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고수가 말하는 코로나19에도 음식점 망하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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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481 등록일등록일: 2020-06-09본문
언택트 시대, 온택트 문화가 확산 되는 요즘에 효과적인 영업 방법은 무엇일까. 블로그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기본이고 동영상을 찍어 랜선으로 나를 홍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랜선 연애가 깊은 관계를 맺기에는 한계가 있듯이 랜선 영업도 높은 실적을 쌓기에는 분명 한계점이 있다. 그래서 ‘우쿠야’ 광주태전점의 정윤성 사장(46)은 발로 뛰는 영업 방법을 택했다. 자신의 음식점에 한 번도 안 와본 손님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손님은 없다는 정 사장. 그가 말하는 코로나19에도 매출이 오르는 비결을 들어보자.
30대후반, 12년간 해온 영업 일을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들다!
정윤성 사장은 12년간 중소기업에서 영업일을 했다. 워낙 사람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 있었던 터라 그쪽 일이 몸에 맞았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기자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에 치이고 상사들에게 치이다보니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느꼈다.
또 그 당시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자주 회사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더 이상 회사 생활은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40대가 넘으면 자영업을 할 생각을 갖고 있었던 정 사장은 어차피 나중에 장사를 시작할 거 좀 더 일찍 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아내를 비롯한 주위 지인들이 만류를 했지만 한번 장사하기로 마음을 먹자 다른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본금을 모아 업종을 알아보며 회사 다닐 때 배운 영업·마케팅을 기반으로 시장조사를 하며 자영업을 준비했다.
매출의 한계점 느끼자 매너리즘에 빠져 그만둘 생각까지...과감히 브랜드를 변경
그렇게 해서 처음 장사를 시작한 건 떡볶이 프랜차이즈 ‘올떡’이었다. 분식업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대중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을 거라고 생각했다. 임대료를 제외하고 4~5천 정도의 자본금이 들었다. 그렇게 경기도 광주 쌍령동의 8평 매장에서 8년을 운영했다.
8년간 떡볶이 프랜차이즈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왔지만 주 고객이 아이들이다보니 객단가도 낮고 매출에 한계점이 보였다. 이제 40대 중반인데 더 도약하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했고 앞으로 50대 이후에는 뭘 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때 본사에서 브랜드를 변경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왔다. 고민 끝에 지난해 10월, 지금의 광주태전점에 우쿠야와 올떡이 합쳐진 프라자 매장을 열었다. 매장 규모도 15평대로 과감히 확장했다. 광주태전점 부근은 새로 생긴 아파트단지가 많고 인근에 공장지대가 있어 역세권은 아니지만 30~40대의 직장인과 가족단위의 손님이 주로 찾았다. 우쿠야는 돈가스 우동전문 브랜드이고, 올떡은 떡볶이 분식 브랜드이다. 돈가스와 떡볶이를 함께 판매하다보니 객단가도 높아져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더 나왔다. 이제 좀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배달기사들의 잦은 실수로 컴플레인이 잦아지자 직접 배달에 나선 정 사장!!
회사에 다닐 때와는 달리 창업을 하고 나니 내 시간은 없었다. 그래도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안보고 내 생각대로 이런 저런 시도를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물론 조직에 있을 때는 내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사람이 채워주기도 했지만 이제 모든 걸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은 물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배달 문제였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크게 상승했다. 전체 매출에서 배달 매출이 70~80%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주로 배달이 밀리는 저녁 시간대에 시간을 못 맞추거나 음식이 식어서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배달기사들의 불친절한 태도에 대해서도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도 정 사장이 배달을 직접 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배달 횟수를 70~80%까지 늘리기로 했다. 배달 주문이 가까운 인근 지역에서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장이 빠르게 직접 배달하다보니 음식이 따듯한 상태에서 도착하기 때문에 반응이 좋았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문이 늘어난 냉모밀을 배달할 때는 아이스팩을 꼭 같이 넣어서 가져간다. 또 정 사장의 성실함과 친절한 태도에 대해서도 고객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배달하는 틈틈이 돌리는 전단지 효과도 생각보다 크다. 꾸준히 하루에 100장 씩 한 시간 정도 주변 아파트 단지나 상가, 병원·학원 등지에 돌린다. 온라인 시대지만 발로 뛰는 아날로그 홍보 방법은 여전히 통했다. 물론 온택트 시대에 맞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도 하고, 배달 리뷰도 열심히 작성하려고 노력한다.
영업의 기본 원칙!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즐겨라!
정 사장의 매장이 코로나19에도 매출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은 사장이 직접 발로 뛰는 영업·홍보 방법 이외에도 입소문의 효과가 톡톡히 작용했다. 음식이 맛있는 건 기본이고, 8년간 운영했던 올떡의 단골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고 소문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쌍령동에서 살다가 태전동 아파트로 이사 온 옛 단골들도 잊지 않고 찾아주었다. 또 정 사장이 조기축구회 활동을 하는데 축구회 회원들이 내주는 입소문도 단골들을 끌어 모으는데 한 몫 한다.
정 사장은 “가장 큰 영업 방법은 입소문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인 관계가 좋아야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대화 나누는 걸 즐긴다. 사람 상대하는 게 좋다. 먼저 다가가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다. 기억력도 좋아서 한 번 본 사람은 꼭 잊지 않고 알은체를 한다. 내가 벽을 치지 않고 허물없이 기분 좋게 대하면 상대방도 기분 좋아지는 거 아닌가. 그러다보니 주위에 사람이 많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주변에 사람이 모여드니 정 사장의 식당은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 됐다.
가장 큰 성공비결은 영업시간 준수!
성공비결을 묻자 정 사장은 주저 없이 “영업시간을 준수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너무 기본 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영업시간을 제대로 안 지키는 사장들이 많다. 조금 힘들면 늦게 열거나 일찍 닫고, 며칠씩 예고도 없이 문을 닫는 경우도 다반사다. 물론 장사를 하다보면 쉬고 싶은 날도 많다. 휴일에 가게 문 닫고 아직 11세인 아들과 놀이공원에 가고 싶은 유혹도 있다.
그러나 정 사장은 그것은 고객의 시간을 뺏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 휴무와 명절 휴무를 제외하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영업시간을 준수하려고 노력한다. 그게 고객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그 다음으로 꼽는 성공비결은 ‘매장의 보이지 않는 곳의 청결’이다. 바쁘게 장사를 하다보면 가장 뒤로 미루게 되는 게 매장의 청소다. 그래서 보이는 곳만 대충 청소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그러나 정 사장은 “손님들은 매장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러운 것도 다 안다”고 말한다. 그래서 평일은 물론 쉬는 날인 월요일에도 매장에 나와 주방의 후드며 바닥까지 곳곳을 꼼꼼히 청소하고 있다. 이것이 고객의 신뢰를 얻는 두 번째 성공 비결이다.
또 한 가지 성공 비결은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이다. 현재 정 사장의 매장은 정 사장과 아내, 그리고 4명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생들이 시간대 및 요일별로 나눠서 일을 한다. 직원들 나이는 20대부터 50대까지. 아내는 주방을 책임지고 정 사장은 홀과 배달,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데 분업이 되다보니 부딪힐 일은 많지 않다.
직원들과는 수시로 대면을 하거나 문자메세지로 대화를 나눈다. 서로 말을 안 하면 오해가 쌓이고 결정적일 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집안이 편해야 모든 일이 잘되듯 직원들과의 관계가 좋아야 매장 운영도 잘 돌아간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한 번도 안 와본 손님은 있지만 한 번만 왔다간 손님은 없다!
정 사장은 요새 같은 장기불황일수록 소자본으로 무리하지 않게 창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몇 천 만원 버는 건 어렵지만 까먹는 건 순식간이다. 자신이 가진 자본금에 맞게 해야지 무리하게 대출받아서 창업해선 안 된다고 정 사장은 힘을 주어 말했다. 그리고 창업을 한 뒤에도 끊임없이 다른 가게도 벤치마킹하고 내 가게의 회계 관리도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장사가 안 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적자가 계속 날 경우에 매출 장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분명히 과도하게 지출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정 사장은 “우리 가게에 한 번도 안 와본 손님은 있지만, 한 번만 왔다간 손님은 없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 만큼 음식과 청결, 서비스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일 테다. 정 사장의 목표는 손님이 즐겁게 먹고 가는 식당을 만드는 것. 그런 즐거운 식당이 2호점, 3호점, 4호점까지 확장되는 개 정 사장의 꿈이다. 정 사장의 바람대로 그 꿈이 이루어질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