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전문점의 운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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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693 등록일등록일: 2014-04-11본문
창업 시장에는 유행업종이 많다. 조개구이가 그랬고, 탕수육이 그랬고, 도서대여점이 그랬고 저가 참치전문점이 그랬다. 유행 업종이 떴다 질 때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도 떴다방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겼다가 없어졌으니 가맹점이야 두 말할 나위 없다.
최근 1~2년 사이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는 닭강정전문점의 운명이었다.
어떤 컨설턴트들은 지난해 닭강정전문점들이 곧 망하지 않으면 내 손을 자르겠다라는 격한 표현까지 하며 창업자들에게 닭강정의 유행 업종 주의령을 내리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불어난 닭강정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줄을 서서 창업했다.
그 중에 상당수는 지난 겨울을 지나면서 문을 닫기도 했다. 당연히 나도 고민스러웠다. 닭강정전문점이 곧 망할 유행 업종이라고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는 건지..
나는 유보적인 쪽에 손을 들었는데 근거는 늘 하듯이 고객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이었다.
우리나라의 닭 소비량은 아직 선진국에 많이 못 미치는 편이다. 닭은 돼지, 소와 함께 동물성단백질을 섭취하는 중요한 식품인데 우리나라는 일반 가정에서 닭요리를 즐겨먹는 구조가 아니고 거의 외식으로 즐기는 문화다.
그리고 치킨은 일반인들이 닭을 소비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치킨은 호프집에서 1만5천원이상 주고 즐기든지 1만~1만5천원이상 주고 배달을 시켜서 먹어야 하므로 우리 주변에서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게 치킨인 것같지만 생각보다 치킨을 쉽고 편하게 즐기는 방법이 많지 않다. 배달이나 호프집 안주가 대표적이라면 그건 너무 닭을 즐기는 방법이 너무 협소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닭강정은 치킨을 강정으로 만들어 2천원부터 6천원, 1만원대에 즐기는 문화를 만들었다. 여기다 테이크아웃을 결합해 어린 학생들이 학원을 마치고 2천원짜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혼자 사시는 노인 분들도 치킨 한 마리 시키는 건 부담스럽지만, 2천원 6천원하는 닭강정은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닭강정 열풍이 불 때 노인 분들이 줄을 서서 닭강정을 구입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해외의 반응이다.
‘꿀닭’이라는 브랜드가 진난 해 싱가폴과 인도네시아에 진출을 했는데 현지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고무적이다. 줄을 서서 먹을 정도다. 우리나라 후라이드 솜씨가 좋은데다 동남아지역에서 닭은 매우 친근한 식품이고 특히 우리나라 재래 시장 통에서 만들어진 닭강정의 달콤함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현지의 경우 손으로 음식을 먹는 문화, 테이크아웃 방식에 대한 친근함도 작용했을 것이다.
나또한 저녁 퇴근길에는 딸래미 성화로 우리 동네 모퉁이에 있는 가마로 닭강정 가맹점에 들러 닭강정을 구입해서 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 꿀닭은 싱가폴, 인도네시아 매장 진출에 이어 중국과도 MOU를 체결하고 필리핀 베트남 지역과도 진출을 위해 교섭중인 걸로 알고 있다.
가마로라는 브랜드도 현재 중국 동남아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얼마 전 대만의 소고백화점에서 가졌던 가마로강정 행사에는 통제선이 만들어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꿀닭은 중견 육가공업체인 ㈜대대푸드원과 가족사 관계인 ㈜대대에프씨가 운영하는 브랜드이고, 가마로강정은 사바사바치킨 등을 성공시킨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가마로와 꿀닭은 닭강정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들인데 이런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닭강정 시장의 미래를 밝게 한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닭강정이 유행 업종이냐 아니랴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으며, 기존의 많은 유행업종들이 그랬듯이 동네의 소형 테이크아웃 매장이 가진 한계는 분명히 있다.
너무 영세하게 출점한 소형 매장들은 청결 등 신뢰에서 소비자들의 점수를 받지 못했고, 일부 닭강정 브랜드들은 특별한 준비나 장기적인 비전도 없이 창업자들의 호주머니만 노렸다가 본부의 명맥조차 유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점들은 가능성 있는 업종의 미래에 먹물을 껴 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짝 유행 업종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냐는 특정 기업의 의지가 중요하다.
죽전문점의 경우도 한때 경쟁 브랜드가 40~50개 이상 난립했지만 지금은 대표적인 브랜드 몇 개로 정리되어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브랜드들의 노력이 시장을 만든 것이다. 자칫 유행업종이 될 수 있었던 많은 업종들이 선도 브랜드의 노력에 의해서 시장을 키우고 결국은 안정적인 업종으로 자리를 잡는다.
단, 닭강정이 히트 사업으로 지속 성장하려면 선도 브랜드들은 창업의 실패율을 줄이고, 부실출점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많이 창업하고 많이 문닫는게 아니라 적정 숫자로 창업하고 많이 살아남도록 가맹본부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창업 시장을 폭넓게 알고 있는 컨설턴트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어떤 업종이 유행 업종인가 아닌가를 점쟁이처럼 예측하려고 하지 말고 그 업종이 시장에 만족을 주는가, 그리고 그 업종을 이끄는 선도 브랜드들은 해당 업종을 유행에 따라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키우려고 노력하는가를 봐야 한다. 그리고 선도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언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하나의 새로운 업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느냐 여부는 고객의 만족도와 훌륭한 기업가들의 시장 개척 정신에 달려있다고 할 수도 있다.
가마로강정은 최근 제2의 성장기를 겨냥해 인테리어를 카페형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꿀닭은 가족사인 자연애벗의 효소발효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육가공품 쇼핑몰 사업을 꿀닭 매장에 콜라보레이션으로 접목해 최근에 오픈한 꿀닭 신대방동 매장의 경우 4평에서 1일 80만~13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닭강정 분야의 선도 브랜드들이 해당 산업을 포기하지 않고 발전시켜 우리 전통기술로 만든 재래시장통의 닭강정이 세계 치킨시장을 한국의 맛으로 매혹시키기를 바란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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