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개와 유연성 함께 갖춘 여성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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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487 등록일등록일: 2006-06-12본문
미국의 한 통계에 의하면 여성들의 창업 성공률은 75%로 남성의 20%보다 훨씬 높다. 이는 여성이 창업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국내에서 여성 창업 붐이 인 것은 IMF 이후이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실직과 조기퇴직이 일반화되면서 가장들의 경제적 지위는 흔들리게 되었고 여성들이 창업 전선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집안에 갇혀 있던 에너지를 밖으로 분출하면서 능력을 십분 발휘, 조그만 점포에서 시작했던 여성들이 이제는 CEO까지 진출하고 있다.
여성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업종의 특징은 깔끔하고 현대적이며, 운영이 간편한 업종이 선호된다는 점이다. 살림과 병행이 가능하거나 육아, 교육, 살림, 취미활동과 연계된 업종 또한 인기가 높다. 주부들의 경우 가사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데다 본업 개념보다 부업이라는 생각이 강해 힘든 일을 꺼리는 경향 때문에 선호되는 업종도 일반 남성 창업자와 다르다. 또 시대 흐름에 따라 인기를 얻는 업종도 변화돼왔다. 80년대에는 생계를 위해서 부업전선에 나섰고, 90년대 중반까지는 남편을 졸라서 쌈짓돈으로 부업을 해야했지만 90년대 후반부터는 남편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원에 힘입어 대출도 불사하고 과감하게 창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사회경험이 부족하다', '배짱이 없다' 등의 말로 주부 창업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지만 여성은 특유의 장점을 갖고 있다.
첫째, 여성은 소비를 주도한다. 외식, 생활용품 구입 등 여성의 손을 거치지 않고 이뤄지는 분야는 많지 않다. 살림을 하면서 터득한 체험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여성들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둘째, 여성은 섬세하고 꼼꼼하다. 일 처리에 있어서도 신중해 어려움에 부딪혀도 차분히 해결해 갈 수 있다. 또한 손놀림이 빠르고 손재주를 가진 여성이 많아 솜씨를 살린 업종에 강하다.
이런 여성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유망사업으로는 외식업, 아동과 관련된 교육 및 판매업 등을 꼽을 수 있다. 교육사업의 경우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면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육아, 살림과 병행할 수 있는 분야다. 또한 창업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어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방문학습지 사업도 여성에게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일주일에 한번 회원 가정을 방문해 학습지를 전달해 주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시간에 대한 부담이 없어 가사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교사가 직접 방문해 미술을 지도하는 방문미술지도사업이나 교구를 활용해 창의력을 길러주는 교구활용 홈스쿨도 교육에 관심 많은 여성이 창업하기 좋다. 외식사업은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유리한 창업 아이템. 그만큼 부침이 심한 업종이기도 하다. 고만고만한 업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누가 기존의 사업을 신선한 테마로 잘 재편집하느냐에 따라 고객 수요창출 능력이 달라진다. 햄버거와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되는 정통핫도그, 순대와 갖은 야채를 함께 볶아 먹는 순대볶음 등은 이런 흐름을 잘 응용할 사례로 꼽힐만하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여성의 힘이 발휘되는 것은 아직 초기 단계다. 양과 질적인 면에서 여성 인력의 활용은 더욱 넓어지고 전문화되어야 한다. 전세계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의 활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신림동 또순이원조순대 정인자사장 “순대를 먹으려면 신림동으로 오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 신림동 순대타운의 터줏대감 또순이원조순대(www.soondea.co.kr) 정인자(51) 사장은 시장한복판에서 맨주먹으로 시작해 현재 20여개의 가맹점을 만들어냈다. 정 사장은 지난 70년대에 순대와 고추장, 야채를 결합한 순대볶음을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 사장이 순대볶음 장사의 길에 들어선 것은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다. 신혼집에 불이 나 한겨울에 길거리에 나앉을 형편에서 친척들에게 빚을 내어 신림시장에 1.5평 순대가게를 열었다. 간신히 들어간 가게 주위에는 이미 다른 순대가게들이 단골을 확보하고 있었고 하루 벌어 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어느날 한 고객이 남대문 시장에서 파는 순대곱창볶음이라는 메뉴를 제안했고, 시험 삼아 순대에 마늘과 파, 깻잎, 후춧가루를 넣고 볶아 고객들에게 나눠주었다. 결과는 대성공. 순대의 비린 맛이 나지 않아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비슷한 가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정 사장에게 특별한 성공전략이나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로지 갓난 자식 둘을 데리고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스물세살 그녀를 시장 한가운데로 내몰았다. 자식이 백일쯤이던 78년의 일이다. 절박하게 먹고 살아야겠다는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정 사장.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가맹비를 받지 않고 점포를 여는데 도와주기도 한다. 조금씩 돕다보니 신문과 방송에 크게 나왔다며 쑥스럽게 웃는다. “꽃다운 나이를 순대에 바치고 보니 이제는 아까와서 못 놓겠더라구요. 인생을 바친 것만큼 성공해 보자, 그래서 체인점을 시작했죠.” 정 사장은 순대점이 여성에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보통 외식업을 하려면 주방장이 별도로 필요한 데 비해 순대점은 주인이 직접 요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 “예전에야 특별한 날에만 고기를 먹었지만 요새야 어디 그러나요? 안 먹는 음식이 천지인데. 순대도 요새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어 주어야지요. 그래서 끊임없이 맛을 개발하고 연구를 많이 합니다.”
또순이원조순대는 창업희망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사업설명회를 하고 있으며 현재 가맹점은 20여개. 각 가맹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50~70만원선으로 괜찮은 편이다. 가맹점 개설비용은 10평기준 3천4백만원, 20평기준 5천2백만원이다. 10평대 월매출액은 1천을 웃돌며, 여기에 지출경비를 뺀 순이익은 3백3십1만6천원선이다.
[문의] 또순이원조순대 02-2232-4855 www.soondea.co.kr 온
앤오프독서논술 여미옥 사장 “요즘같은 불경기에 2천명 이상이 먹고 살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합니다” 한문, 논술 학습지에서 출발해 방문미술지도, 방문성악지도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오다 최근 온앤오프 독서논술사이트(onoff.hongss.co.kr)를 만든 홍선생교육의 여미옥(44) 사장은 온앤오프 독서논술의 지점 설치 가입비가 4백8십만원으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온앤오프 독서논술은 집으로 배달된 책을 읽고 인터넷에 글을 써 올리면 첨삭진이 실명제로 지도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각해낸 공부방법이다.
평범한 주부였던 여 사장이 프랜차이즈 업계를 선도하는 경영자로 나선 것은 한자학습지 가맹점주였던 시절의 인연 때문. 매일 오전 4시에 일어나 전단지를 돌려 한달만에 1백명이 넘는 회원을 모으며 정성을 쏟았으나 1년 후 본사가 망했다. 지난 열정들이 아까웠던 여사장은 아예 홍선생교육을 인수하기로 했다. 어떤 아이템이든 선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 사장이 특별히 독서교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3이었던 딸의 “지금 읽어야 하는 책을 예전에 미리 다 읽어놓았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 때문이었다. 기존의 도서대여점은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이었던 반면 온앤오프 독서논술 교실 대상은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생이므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홍선생미술 회원 모집의 기획력과 광고방법 등을 적용하여 지점에 안정된 수익을 보장한다.
현재 가맹점은 91개. 가격이 저렴하고 첨삭진?집필진이 좋아 회원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여 사장은 사업을 하면서 성공한 경영자의 스토리를 수없이 읽었다. 힘들 때면 성경, 삼국지, 토지, 상도, 한강 등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성격과 처세에 대해 연구했다. 시간을 철저하게 사용하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행동으로 실천했다. 여 사장은 “죽도록 일을 해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예비창업자들에게 당부한다. 지점 개설비는 초도물품비와 보증금을 합하여 4백8십만원이고 무점포로 창업이 가능해 벌써 90여개가 개설됐다. 최소 1백명의 회원을 지점에서 모집하여 관리하면 월 125만원의 수입이 가능하며 이중 순수익은 1백만원 정도이다.
[문의] 홍선생교육 02-583-0037 onoff.hongss.co.kr
뉴욕핫도그전문점 스티븐스 최미경사장 정통 뉴욕식 핫도그전문점 스티븐스(www.stevens.co.kr) 최미경 사장(46)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국가대표 육상 선수로, 대학에서는 에어로빅 전공으로, 결혼 이후에는 미국 이주까지. 1970년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소위 ‘잘 나가는’ 육상선수였던 최 사장은 여성이라는 체력적 한계를 느끼고 과감히 에어로빅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졸업후에는 재학시절에 만난 교포 1.5세대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커다란 인생의 전환점이 왔다. 초기 이민들 대부분이 새로운 문화와 음식 등에 적응하기 힘들어 어려움을 겪지만, 최 사장은 이러한 환경을 오히려 즐기며 헤쳐나갔다. 늘 사람들의 중심에 있었던 그녀는 언어 등의 문제로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지자 파티에 한복을 입고 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덕분에 그녀는 파티에서 모든 화제의 중심이 될 수 있었고 영어도 마스터했다. 적극적인 커리어우먼이었던 최 사장은 의류 사업을 하며 한국에 자주 드나들었다. 지난 2002년에는 월드컵후원회 부회장을 하면서 이태리, 프랑스, 브라질, 미국 등 다국적 선수 21명을 데리고 한국에 왔다. 이 때 먹거리로 고생하던 선수들을 보면서 미국에서 간단한 식사나 간식용으로 먹던 즐겨먹던 핫도그가 떠올랐다. 주변의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니 한국 여행 중 불편했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는 점에 착안, 핫도그 사업을 구상했다.
장부같은 그녀지만 사업 초기에 좌절도 맛보았다. 2002년에는 월드컵을 맞아 해외 관광객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 예상하고 다량의 소시지를 수입했으나 검역 때문에 통관이 되지 않았다. 유통기간이 1년 이상이라 부패 염려는 없었지만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월드컵 특수를 놓치고 그해 11월에야 1호점을 오픈한 것이다.
현재는 22개의 가맹점이 생겼다. 해운대점의 경우는 고객의 80~90%가 외국인일 정도로 정통 핫도그 맛을 아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다른 지점에도 외국인들이 많다. 앞으로 4~5개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스티븐스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주부들이 남자 이상으로 일을 잘 할 수 있어요. 아이를 기르면서 축척됐던 여러 가지 경험들이 창업에 살아날 수 있거든요.” 스티븐스라는 상호는 바로 최 사장 아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 스티븐스 핫도그도 청소년들을 주 대상으로 영양소가 풍부한 재료를 듬뿍 넣어 만들었다. 축구뉴욕한인회부회장, 청소년재단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던 최 사장은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축구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꿈이다. 가맹점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8평기준 4천만원 선이며 월평균 매출액은 1천5백만원 정도다.
[문의] 스티븐스 414-6086 www.steve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