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 전문점의 성공 vs 실패
페이지 정보
조회:3,625 등록일등록일: 2006-09-16본문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인생살이에서 가장 큰 이벤트다. 특히 핵가족화로 자녀수가 줄어들면서 귀족 육아가 유행하는가 하면 아이들에게 들이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다. 성장기 자녀를 둔 대부분의 주부들이 자주 찾게 되는 곳이 바로 아동복전문점. 자녀의 옷을 사러 갔다가 괜찮은 사업이다 싶어 부업에 나서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때문에 주부들이 가장 손쉽게 떠올리는 부업 중 하나다. 성장기 아이들은 금방 자라기 때문에 아동복은 소비회전이 빠른 품목에 속한다.
하지만 고급 아동복은 가격이 너무 비싸 서민층이나 중산층 주부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따라서 중하급 브랜드 제품이 인기다. 아동복전문점은 유명 브랜드와 일반 도매시장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점 두 종류가 있다. 브랜드 제품만 전문으로 할인하는 경우도 있다. 유명 브랜드 아동복전문점은 입지조건도 까다롭고 투자비도 많이 드는 데 비해 마진율이 낮아 중소 브랜드 전문점이나 저가 아동복전문점이 여성들의 부업으로 인기다. 늘 이용하던 업소라 쉽게 보고 부업개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주부들이 많은데 방심은 금물이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대충 운영했다가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동복전문점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상품력이다. 팔리는 상품을 찾아내는 안목이야말로 사업성공의 조건. 체인점을 선택한다면 본사의 머천다이징(MD) 능력을 집중 체크해야 한다. 창업자의 안목도 중요하다. 같은 상품이라도 코디를 어떻게 하느냐,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품의 구색 맞추기에도 신경 써야 한다. 아동복만 고집하지 말고 잡화를 제대로 갖추면 매출이 최저 10%에서 최고 30%까지 늘어난다. 판매력도 중요한 성공요건이다. 혹자는 아줌마들을 상대로 하는 사업이 가장 어렵다는 말도 한다. 그만큼 주부고객들의 요구를 맞추기가 까다롭다. 하지만 까다로운 주부고객들을 상대로 슬기롭게 판매력을 키우지 못하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아 사업을 포기하게 된다. 영업일수와 영업시간 준수도 중요한 항목. 부업으로 여기고 사업을 했다가 개점 및 폐점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주말에 불규칙하게 영업을 했다가 고객을 뺏기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 신갈에서 아동복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35)는 아동복전문점 창업을 부업으로 했다가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케이스다. 초반에는 결과가 좋았다. 하루 평균매출이 잘 될 때는 90만원까지 올라갔다. 상호를 잘 바꿨다는 생각도 잠시. 다시 매출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루 평균매출이 40만원까지 하락했다.
박씨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사업에 대한 관점이 잘못된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업을 단순히 부업으로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자신의 문제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출이 줄다 보니 매장에 대한 애정도 식어가기 시작했다. 종업원들에게만 매장을 맡기고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러 다녔다. 매일같이 나오던 매장에도 나중에는 가끔 들르는 정도가 됐다. 주인 없는 매장은 금방 티가 난다. 종업원 관리도 하지 않았다. 매장에 대한 무관심은 디스플레이에도 나타났다. 의류 관련 사업에서는 매장의 디스플레이가 매우 중요하다. 디스플레이가 바뀌지 않다 보니 손님들의 관심을 끌 수 없게 된 것이다. 매출이 낮아지면서 홍보비용도 거의 지출하지 않았다. 장사가 잘되지 않다 보니 직원수를 줄여 1명의 직원과 박씨만이 남은 상태이다. 박씨는 또 다른 대안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생각해냈다. 현재 그는 다시 상호를 변경해 아동복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본인의 운영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한 전철을 되풀이할 가능성은 여전한 셈이다.
반면 적극적인 운영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 광명에서 아동복전문점 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씨(36). 김씨는 예전에는 성인복전문점을 운영했다. IMF를 겪으면서 타격을 크게 입어 업종전환을 고려하게 됐다고. 아이들 옷은 경기를 덜 탈 것 같았다. 저가로 옷을 공급하면 불경기 때 더욱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서다. 처음에는 15평 매장에서 시작했다. 옷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그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매장을 광명으로 옮기면서 40평으로 확장했다.
“내 아이들에게 입힐 옷이라 생각하고 판매합니다.” 그는 날마다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오늘은 어떤 디스플레이를 해서 매장에 변화를 줄 것인가. 어떤 옷들을 판매대에 올릴 것인가. 매장꾸미기와 손님접대를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른다는 김씨. 매일 매장분위기를 바꾸는 게 그의 취미생활이다. 어떻게 하면 좀더 손님들의 시선을 잡을 수 있을지, 다른 경쟁점포보다 좋은 점은 무엇인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항상 생각한다.
아이들의 생일 때는 고객카드에 적힌 주소로 생일카드를 보낸다. 이 카드는 10% 할인쿠폰 역할을 한다. 세일이나 사은품행사 때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어린이날이나 추석, 신학기,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 사은품행사를 자주 여는 것도 그만의 비결이다. 아동복전문점이다 보니 엄마들과 함께 온 아이들이 시끄럽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그만큼 참을성이 요구된다.
광명점의 독특한 전략은 매장 앞 판매대 설치. 앞에 지나가는 행인들을 잡기 위해 설치했다. 내년에 팔 제품을 비시즌기간에 미리 구입해 가격을 내렸다. 김씨만의 운영전략이 엿보인다. 1,000원짜리 제품이면 원가는 900원 정도다. 즉 판매대에서는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다. 판매대 제품을 보고 가게에 들르는 손님이 많아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은 상당히 크다. 김씨가 창업에 들인 비용은 가맹비 300만원, 인테리어비 2,000만원, 초도물품비 5,000만원 등 총 8,000만원이다. 물품에 대한 욕심이 많아 남들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 현재 월 평균 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중 순수익은 2,400만원이다. 마진율은 40%선이다.